
“코로나19는 한의 교육에 온라인이 안착하게 된 계기였다. 코로나19를 극복한 현재, 이를 기회 삼아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러닝(Hybrid Learning)’으로 한의 교육을 전환해야 한다.”
지난 24일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진행된 ‘한의학 교육의 디지털전환과 혁신 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IT가 한의 교육의 트랜드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원장 육태한)·㈜7일(대표 김현호)·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미래교육혁신센터(센터장 임철일)가 주최·주관한 가운데, 대한한의학회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컨퍼런스 1부에서는 △디지털 환경과 효과적 교수법(임철일 센터장) △한의학 교육의 디지털 전환: 처음 3년간(김현호 대표)을 주제로 한 강연이, 2부에서는 △통합종양 전문가 및 통합암치료 인정의 자격교육 운영사례(장성환 대한통합암학회 부회장) △M&L 심리치료 프로스쿨 트레이닝 운영사례(최보윤 한국M&L심리치료연구원 대표) △추나의학아카데미 운영사례(송윤경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학술이사) 발표가 이뤄졌다.
육태한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국의 한의학, IT, 시스템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이 세 가지 키워드가 융합된다면 대한민국이 한의학 온라인 교육 분야에서 세계 정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늘 기회를 통해 한의학 온라인 교육의 가치와 잠재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만기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컨퍼런스가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인 한의학과 한의 교육의 새 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되고, 미래를 대변하는 뜨거운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한의협은 AI 기반의 온라인 환경이 오프라인을 지배하기 시작한 현실을 한의사 회원들에게 알리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수호할 수 있도록 한의 교육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설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 학습자의 선택권을 늘려야 한다
임철일 센터장은 기조강연에서 “디지털 기술 발전하지 않았을 때는 강의를 녹화해서 전파하기 힘들었지만, 현재는 강의를 녹화해 공유하는 시스템이 보편화돼 있다”며 “강의를 굳이 왜 오프라인으로 해야 하느냐는 인식도 퍼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오프라인으로 듣고 싶은 사람은 대면으로 듣고, 온라인으로 듣고 싶은 사람은 비대면으로 듣는 하이브리드 러닝이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센터장은 플랙시블 러닝(Flexible Learning)을 빠르게 구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플랙시블 러닝이란 학습자에게 언제, 어떻게,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을 다양하게 부여하는 것이다.
임 센터장은 “플랙시블 러닝은 현재 교육의 트랜드 중 하나”라며 “플랙시블 러닝을 도입하지 않고 예전 방식만 고수한다면 해당 교육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은 디지털전환에 따른 교육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질문의 중요성도 강조한 임 센터장은 “질문을 통해 학습자의 경험을 존중하고 참여를 유도하려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학습자는 질문을 통해 모르는 것과 알고 싶은 것을 배우게 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습한 지식을 더 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질문의 과정을 익명으로 진행한다면 참여율이 더 높은 만큼 온라인 기술을 통해 이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센터장은 이러한 예시로 익명으로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인 ‘에듀테크’를 소개키도 했다.
◇ 디지털 도입된 한의 교육은?
이어 김현호 대표가 ‘한의학 교육의 디지털전환: 처음 3년간’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시기, 보수교육 등 한의사들의 졸업 후 교육에 제약이 걸리게 됐다”며 “온라인 교육을 시행하긴 했지만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혼란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코로나19 시기에서의 졸업 후 교육은 개인의 필요에 의해 진행이 됐고, 기업이나 학회가 주도권을 잡고 하게 됐다”면서 “비용도 해당 시장에 기회를 보고 뛰어든 기업 예산으로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7일의 하베스트 플랫폼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 콘텐츠만의 차별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의를 촬영하기만 한다고 온라인 강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온라인 교육에 적합한 강의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온라인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한의학 교육을 해외진출을 이뤄내는 게 가능하고, ㈜7일에서도 이를 위해 QualTEAM이라는 해외용 한의학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김 대표는 현재 한의학 교육 콘텐츠가 지역별·대학별·학회별·개인별로 파편화돼 있다며, 이를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언어장벽 또한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온라인 교육 사례 발표 이어져
이어 각 단체들의 온라인 교육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장성환 부회장은 ‘통합종양 전문가 및 통합암치료 인정의 자격교육 운영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대한통합암학회에서는 ‘통합종양 전문가 자격 교육과정’과 ‘통합암치료 인정의 자격교육 과정’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고 있으며, 온라인 인증시험을 진행해 합격할 경우 수료증도 수여하고 있다.
최보윤 대표는 ‘M&L 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코스 운영사례’에 대한 발표를 통해 “온라인 강의는 대면 강의 준비에 대한 수고와 경비를 줄여주므로 교육프로그램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실습을 분리해 등록하게 한다면 교육을 보편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나의학아카데미 운영사례에 대해 발표한 송윤경 이사는 “추나의학아카데미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교육이 불가능해지면서 온라인 교육을 도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추나의학아카데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지난해까지 온라인 교육을 위주로 시행했지만, 2023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송 이사는 “온라인 교육을 통해 교육의 표준화와 지부별 편차가 감소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실습 등에 대한 오프라인 교육에 대한 장점이 있는 만큼 둘을 병행·보완해 나가 교육의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