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관련 의료비 지출 규모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작고, 잘 크지 않는 느낌이 든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수 없다.
성장장애는 일반적으로 신장이 잘 자라지 않는 경우로, 연간 성장 속도가 같은 연령·성별 대비 백분위상 25% 이하(100명 중 작은 쪽에서 25번째)로 낮거나 연간 성장 속도가 4cm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키가 같은 연령·성별의 성장곡선에서 -2 표준편차거나 정규분포상 키가 3%(100명 중 작은 쪽에서 3번째) 미만일 때 진단되는 저신장의 경우도 있다.
한의치료, 키 뿐 아니라 전신상태 균형 있게 성장 도와
한의학에서 소아는 ‘비상부족(脾常不足) 폐상부족(肺常不足) 신상허(腎常虛)’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를 바탕으로 내분비계, 소화기계, 호흡기계 등 전신 상태를 조절하고, 균형 잡힌 성장을 통해 성장부진 원인 치료를 목표로 한다.
이와 관련 방미란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교수는 “임상을 하면서 특발성 저신장, 3백분위수 이상 정상범위 저신장, 성조숙증을 동반한 성장장애 환자가 주로 방문하는데, 환자들의 신장과 체중을 측정해 백분위수를 산출하고, 성장속도 등 성장지표 및 생활습관을 확인한 뒤 진료한다”며 “특히 성조숙증을 동반한 성장장애의 경우에는 성장판이 빨리 닫히는 조기골단융합이 주 원인이 되기 때문에 치료시 뼈 나이가 실제 나이에 비해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조절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따라 한의치료 시행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따르면 소아 청소년 성장장애 환자의 성장 개선을 위한 한의치료에는 한약 치료, 침 치료, 뜸 치료, 근건이완수기요법이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한약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사군자탕가감, 보중익기탕가감, 육미지황환가감 등의 처방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침 치료의 경우에는 족삼리, 독비, 양릉천, 현종, 삼음교 등 성장판 주위 또는 뼈와 근육에 관련된 경락의 혈자리에 침 치료를 시행하게 되며, 뜸 치료는 안전을 위해 전자뜸을 주로 활용해 기해, 관원 족삼리 등의 혈자리에 시행한다.
실제 한방소아과를 방문한 특발성 저신장 환아 1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약 치료 및 필요시 뜸과 이침 치료를 병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아는 평균 1.5%에서 1.9%, 여아는 평균 1.4%에서 2.1%가 되어 성장이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치료를 위해 대부분 연간 3회 내외로 방문했으며, 평균 1년 치료 후 예측키는 남아의 경우 162.5cm에서 163.3cm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여아의 경우 152.9cm에서 154.8cm로 증가했다.
특히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Medicine’에 ‘Integrative traditional Korean medicine treatment for children with idiopathic short stature: A STROBE-compliant case series’란 제하로 게재되기도 했다.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하는 투트랙 전략 필요
이와 함께 성장호르몬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경우에도 한약 치료를 병행하면 더 효과적인 성장을 보일 수 있다. 특발성 저신장에 대한 한의치료의 비교 효과 및 비용 효과 연구에 따르면 어떤 치료도 받지 않는 경우와 비교한 1년 성장 속도는 한약 치료가 평균 2.31cm, 성장호르몬 치료가 평균 4.84cm, 한약과 성장호르몬을 동시에 한 경우가 평균 6.57cm 더 높다고 나타나 단독 치료보다 병행 치료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방 교수는 성장은 치료뿐만 아니라 식습관과 운동습관 등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즉 탄산음료와 카페인 음료는 칼슘의 손실과 영양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어 과잉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칼슘이나 단백질, 무기질 및 비타민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짜는 것이 중요하며, 신체 활동은 매일 하루 6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