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성한방병원 필감매 이사장
<편집자주>
보건복지부는 원외탕전실 2주기(2022∼2025년) 평가인증 시행 이후 처음으로 일반한약을 조제하는 소규모 원외탕전실(하성한방병원 원외탕전실) 1개소를 인증했다. 이에 본란에서는 하성한방병원 필감매 이사장으로부터 소규모 원외탕전실 인증이 갖는 의미 등을 들어봤다.
Q. 하성한방병원 원외탕전실은?
하성한방병원 원외탕전실은 조제실, 탕전실, 포장작업실, 약재창고, 경옥고실, 세척실, 제환실, 수세실, 전실, 탈의실, 청정복도 등 구획된 구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든 출고 한약은 샘플을 따로 보관해 유사시 검증하고 있다. 처방받은 한약의 조제는 전담 한약사가, 환약과 경옥고 제작은 대표 한의사인 정재훈 원장이 직접 담당하고 있으며, 한의원 6곳 및 한방병원 1곳과 원외탕전실 계약을 맺고, 한약을 제공하고 있다.

Q. 소규모 원외탕전실 인증 소감은?
2년 넘게 임직원들과 한마음으로 준비한 결과가 소규모 원외탕전실 최초 인증이라는 결과물로 돌아와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 3년 동안 한방병원에 닥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하고 싶었던 일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인증 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Q. 인증을 진행한 계기는?
시대가 요구하는 상황에 맞춰 한의계도 늘 변화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20년 전부터 의료기관 내에서 자체적으로 전탕하는 시스템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마침 함께 공부하던 동료 한의사들과 외부장소를 마련해 공동탕전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원외탕전실 인증제도가 도입되면서 정식으로 병원 내 5층으로 장소를 옮겨 한의약진흥원에 인증 신청을 하게 됐다.
Q. 소규모 원외탕전실 인증의 의미는?
기존 원외탕전실은 시설과 시스템, 자본 투자와 관리 직원 등 규모도 크고 문서 작업량도 많기 때문에 유지 관리에 부담이 많지만, 소규모 원외탕전실은 문서와 유지 관리 측면에서 조금 여유롭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양한 경쟁력을 갖춘 작은 중소기업처럼 더 많은 소규모 인증탕전원이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한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준비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사실 정말 힘들었다. 시설 준비와 관련해서 처음 해보는 일이기도 하고, 여러 기준에 맞춰야 하다 보니 뜯고 다시 고치는 일을 여러 번 반복했다. 또한 규정집과 각종 문서 작성 및 점검, 그리고 업무 매뉴얼에 따른 직원 교육, 약재의 기원 확인, 검수 등 전문적으로 집중할 부분들도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힘들었던 것 같다.
Q. 이번 인증이 줄 영향은?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임직원과 환자들이 본원에서 조제된 한약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최고이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겨웠던 3년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또한 이번에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와 관련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지침을 차근히 공부하고 있으며, 쉽지 않은 사안이지만 그래도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자료 축적과 분석에 참여해 한의학 발전에 작은 힘이지만 보태보려 한다.
Q. 다른 소규모 원외탕전실에 조언한다면?
제시된 원칙대로 시설을 준비하고, 규정집을 꼼꼼히 작성해 반복적인 직원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또한 가장 중요한 점은 좋은 한약을 만들어서 환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정성스러운 마음이 필요하고 그 마음으로 급하지 않게 차분히 준비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정말 백지상태에서 이번 인증 준비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고강제약 관계자의 도움으로 공동탕전실 견학을 했고, 원광대 한방병원 병원장의 도움과 한의약진흥원의 컨설팅 지원으로 마무리도 잘 하게 됐다. 정말 많은 분들이 사심 없이 도움을 줬고, 응원해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성한방병원 역시 원외탕전실 인증을 준비하고 있는 한의사 회원들에게 언제든 필요한 지원을 흔쾌히 기쁜 마음으로 해드릴 생각이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한의학계 주변엔 참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체감했으며, 저 역시 한의학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