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연 피트니스한의원 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심화컨설팅·해외진출 지원사업에 선정된 피트니스한의원 박호연 원장에게 선정 소감과 사업에 지원하게 된 계기, 한의약 글로벌 진출의 현주소 등을 들어봤다.
Q. 의료기관 해외진출 지원사업에 참여한 계기는?
그동안 캐나다 카이로프락터·정골의사 등과 교류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생각해왔다. ‘19년부터 준비를 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제약이 있던 상황이었다. 이후 지난해부터 진출을 다시 준비하면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의료기관 해외진출 지원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참여하게 됐다.
Q. 심화컨설팅·해외진출 지원사업이란?
진흥원에서는 의료기관·의료인 해외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피트니스한의원은 ‘22년 처음으로 진행한 심화컨설팅 사업에 지원해 1등으로 선정됐다. 일반 컨설팅은 건당 50만원을 지원해주며, 심화컨설팅은 1000만원 상당의 컨설팅을 받는다.
이후 ‘23년 해외진출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지원해 최종 선정됐다. 해외진출 지원사업은 △사업화 △본격화 △안정화 등 3단계로 나눠 1년에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까지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Q.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16년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해외진출 신고현황을 보면 의원, 치과의 경우 의원급의 진출이 병원보다 활발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한의계의 경우 한방병원 진출 신고는 6건 있었지만, 한의원의 진출 신고는 0건으로 전무했다.
진출 지원 사업계획서를 비교하면 당연히 매출 규모가 영세한 한의원이 불리한 부분이 있지만, 진출과목만 보면 성형외과·치과에 이어 한의과가 피부과와 공동 3위를 차지할 만큼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 다만 지원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한의원 진출 신고가 0건인 점 때문에 선정이 완료될 때까지 긴장을 놓지는 않았다.
Q.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한의사들에게 조언한다면?
진출을 희망하는 국가의 면허·비자 관련 규정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계속 예의주시해야 한다.
해외 진출은 과거처럼 한의사의 단독 면허 취득이나 국내 홍보를 위한 보여주기식 진출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NGO 등과 연계해 의료봉사를 진행할 수도 있고, 헬스케어·제약·의료기기 등 새로운 분야와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Q. 어느 국가에 진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지?
올해 안에 캐나다 밴쿠버 지점을 설립하고, 내년에는 캐나다 토론토 지점을 오픈할 계획에 있다. 이를 위해 진흥원 세미나에 주기적으로 참석하면서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의원·치과·의료기기 경영인들과 네트워크 모임을 쌓아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불가리아 등 다양한 나라에 진출하는 타 의료기관과 정보도 공유하고 기회가 되면 동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Q. 한의약의 해외 진출시 장점은?
한의약은 화장품·음식·문화 등 어떤 영역과 결합해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특히 ‘21년 진출사업을 보면 양방병원에서 한의의료기관으로 진출한 사례도 있다. 한의사 한 명, 한의원 한 곳의 진출이 아닌 연관 산업과의 동반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최근 의료해외진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방향성이다.
또한 나라별 규제 때문에 (양방의 경우에는) 약이나 의료기기가 없으면 정상적인 의료서비스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 반면 한의학은 침과 손만 있으면 추나와 침 치료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에 따른 규제 제한이 적은 편도 해외 진출시 장점일 수 있다.
Q. 향후 계획은?
캐나다와 한국이 추나치료, 침치료, 정골요법 등 학문적으로 원활한 교류와 발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 밴쿠버 센트럴 컬리지 중의학대학, 토론토 정골요법 교육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의계에도 양의계의 K-DOC과 같은 해외진출 정보교류 채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기회가 되면 한의의료기관, 한의사 해외진출 사업도 해보고 싶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글로벌 시장은 한의사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영역이다. 아직까지는 한의약에 대한 지원의 경우 대부분 병원급이나 규모 있는 단체에만 한정돼 왔던 것 같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고 앞으로 한의사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작지만 특색을 갖춘 경쟁력 있는 한의원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해외 진출에서는 대형보다는 작지만 민첩한 스타트업 같은 클리닉이 유리한 만큼 많은 한의원들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새로운 기회를 쟁취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