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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7일 (수)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2> 촬영 현장서 침 시술 시행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2> 촬영 현장서 침 시술 시행

침 맞으며 새벽까지 촬영…한의학에 진심인 사람들 만나
“침을 들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혈 자리 위치에서 연기”

권해진1-증명사진.jpg

 

권해진 래소한의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tvN에서 새해 1월11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30분부터 10부작에 걸쳐 방영 예정인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2>의 촬영 현장에 투입돼 출연 배우의 대역으로 참여해 한의 의료 자문 및 침 시술 등에 나선 래소한의원 권해진 원장의 단상을 싣는다.

 

유세풍8.png

 

<허준>, <순풍산부인과>, <낭만닥터 김사부>, <슬기로운 의사 생활> 등 의학 드라마의 경우는 한의사라는 직업병 때문인지 꼭 보게 됩니다. 시청하면서 내 안의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드라마 작가를 칭찬하기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구성했으면 현실 반영이 더 잘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갖곤 합니다.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의학 드라마 촬영장에 한의사가 필요하다는 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당초 침술 대역을 맡은 강동경희대한방병원의 한의사 선생님께서 사정이 생겨 촬영 당일 다른 한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두 말 할 것 없이 간다고, 가고야 말겠다고 말했습니다. 촬영시간도 장소도 묻지 않았지요. 빠른 결정에는 가고 싶었던 속마음이 곧바로 투영된 것입니다. 다행히 촬영장은 한의원에서 멀지 않은 파주시 헤이리마을 근처였습니다. 

 

유세풍.png

 

촬영시간이 밤 12시라는 이야기에 ‘내일 환자는 어떻게 보지, 피곤하면 안 되는데’ 하는 걱정도 스쳤습니다. 집에서 9시에 눈을 잠시 붙였습니다. 두 시간 정도 잠을 자고 출발할 요령이었죠. 짧은 수면 시간 속에서 어느 여배우에게 침을 놓는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지음혈’은 아픈 자리이기에 걱정이 들어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2> 대본을 받자마자 읽어보니 촬영진의 친절함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인당’ ‘합곡’ ‘내관’ ‘지음’ 등 혈자리 마다 보기 편하도록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놓았습니다. ‘이 정도는 한의사들이 많이 쓰는 자리이니 쉽겠다’ 생각을 하면서도 ‘지음혈’은 아픈 자리이기에 걱정이 들었습니다. 

 

옛날에는 출산 중 사망하는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출산 시 아이가 머리부터 나오려면 태아의 위치는 머리를 아래로, 엉덩이를 위로한 자세여야 합니다. 거꾸로 있는 거지요. 이는 출산을 위한 태아의 올바른 자세입니다. 태아 머리가 위로, 다리가 자궁 아래로 위치하면 한의학 용어로 역산(逆産)이라고 합니다. 다리부터 나오면 산모도 아이도 건강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순리를 거스르는 출산이라는 뜻에서 역산이라 불렀던 것입니다.

 

태아가 머리부터 나오지 않을 때 쓰는 유명한 혈자리는 음기에 도달한다는 뜻을 가진 ‘지음혈(至陰穴)’입니다. 새끼발가락 바깥쪽의 발톱 근처 혈 자리입니다. 대부분의 혈 자리는 아프지 않지만 유독 이 자리는 아픕니다. 

 

족태양방광경의 혈 자리는 눈 안쪽의 정명혈에서 시작해서 머리로 올라가서 목 뒤로 허리를 지나 허벅지 뒤를 따라가다가 발 바깥쪽에서 새끼발가락 지음혈에 이릅니다. 이 지음혈에서 족소음신경의 용천혈로 연결이 됩니다. 지음혈의 자극으로 허리로 흐르는 경락을 자극하게 되어 태아를 움직이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세풍3.png

 

“화면 구성이 어색하면 말씀해주세요”

 

밤 12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촬영 스태프 모두가 낮처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촬영 중에는 50여 명의 스태프들이 세 명의 배우가 펼치는 연기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감독님의 ‘컷’이라는 말이 떨어지면 일사천리로 움직였습니다. 재빠르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인지 앉아 있는 사람은 거의 없고 모두가 선 채로 있었습니다. 

제게는 ‘화면을 보시면서 한의사분이 보시기에 화면 구성이 어색하면 말씀해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김향기(극중 서은우) 배우분이 침을 들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혈 자리 위치에서 연기를 하셨습니다. 

 

대본을 쓰는 작가 중에 한의사 박슬기라는 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치밀하게 대본을 만드시고 배우들이 잘 따르도록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침 놓는 장면 없이 그대로 가도 드라마가 자연스럽겠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 제 역할을 수행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배우가 침을 놓는 듯 행동했던 곳에 제가 치료용 침을 들고 자침을 하고, 촬영팀이 클로즈업으로 제 손 동작이 화면에 꽉 차도록 잡아 주셨습니다. 

 

‘인당혈’ 자침 때 산모 역할을 하는 여배우 분이 ‘원장님 저 침 잘 맞는 사람이니 걱정 마시고 하세요’ 하시더군요. 자침을 했는데 제 손동작이 너무 빨라 다시 촬영을 했습니다. “다시 해야 하는데 아프셨나요?” 제가 물었습니다. “전혀요. 걱정 마시고 하세요.” 배우께서 제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더군요.

 

촬영팀이 모두 그 배우와 저를 바라보고 있으니 저만큼이나 배우 역시 부담감이 있었을 겁니다. 시간은 새벽 1시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저를 배려해주는 배우분의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에 기운이 나서 손에 있는 ‘합곡혈’은 한 번에 촬영을 끝내고, 발가락 ‘지음혈’에 자침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습니다. 

산모역할을 하는 배우의 발은 정말 작고 하얗더군요. 그리고 그녀는 1시간 넘도록 산모 역할을 하느라 진통을 목소리로 몸으로 표현했으니 진이 다 빠져있었습니다. 

 

“다른 자리보다 이 혈 자리는 아파요. 그러니 한 번에 찍도록 해 볼게요.” 제 마음을 편하게 해준 배우를 위해 저도 최선을 다하려 했지요. 새끼발가락을 왼손에 잡고 오른손으로 마음을 다해 자침을 하는데 침이 쑥 들어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발이 움찔하더군요. 본능적으로 발이 움직였을 겁니다. 아픈 자리이니까요. 


출연 배우들 한의원 방문해 시침 교육

 

“자 이제 천천히 침 뽑는 장면 들어가겠습니다.” 감독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침을 뽑고 나서 누워있는 배우에게 “괜찮았나요?” 했더니 웃으면서 “이 정도는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하시더군요. 

제 분량의 촬영이 끝이 나자 감독님께서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여 주셨습니다. 여러 관계자들의 감사 인사를 들으며 현장을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어둡고 추웠습니다. 촬영장의 열기와는 달리 한겨울 밤 새벽 2시 칼바람은 살을 에이더군요. 그런데 마음만은 어찌 이리 따뜻할까요. 정말 한의학에 진심인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후 작가로 참여하고 계신 박슬기 원장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삼김즈라고 불리는 주연배우들(김향기, 김민재, 김상경)과 총괄 감독님 및 촬영감독님께서 한의원을 직접 방문해 시침 교육에 참여하시고, 한의학 강의도 따로 들으셨다고 합니다. 드라마 포스터에 ‘마음부터 살펴보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그들은 몸도 마음도 살필 연습을 충분히 하고 드라마에 임하고 있었습니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2>는 대강 만드는 한의학 드라마가 아닙니다. 현직 한의사 작가의 꼼꼼한 대본 체크와 그것을 제대로 숙지하고 모형 침으로 실제처럼 연기하는 배우, 밤늦게라도 한의사가 직접 자침하는 것을 찍고 싶어하는 열정적인 감독, 그리고 새벽 촬영을 이어가도 불평 없이 분주히 움직이는 스태프들의 헌신이 만들어가는 드라마입니다. 

 

흔쾌히 침 시술을 하는 손 대역을 하겠다고 한 제가 뿌듯하더군요. 그들의 진지함에, 촬영에 집중하는 분들에게서 제가 잠깐 대역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휴대폰 사진에 담아달라고 부탁을 못 하겠더군요. 유명배우와 사진을 함께 찍거나 사인을 받아오지도 못해 아쉽지만 한의학에 진심인 사람들이 만드는 드라마가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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