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
[편집자 주]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올해 윤석열 정 출범과 함께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 등을 거치며, 변화에 대응해 왔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며 복지위를 이끈 소회와 한의약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Q.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은 소회는?
복지위 법안은 국민 건강과 복지가 직접 결부된 것인 만큼 올해 위원장을 맡게 되며, 더없이 영광스러우면서도, 어려운 때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다. 올해 목표는 복지위를 ‘민생 중심, 일하는 복지위’로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도 산적한 현안들이 많다.
복지위는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내용과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내용을 주로 다룬다. 최근 국내외 경제 흐름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생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복지위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를 거치면서, 민생을 지탱해주고 사회적 약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보건복지 정책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건강보험재정 국고지원 일몰 규정 폐지와 국고지원금 정상화, 코로나 백신 이상반응 피해보상, 공공의료 확충, 안정적이고 적극적인 복지 전달체계 구축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에 대해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코로나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지원과 급격한 인구구조변화 대응 등 중장기적 과제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
Q.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건강보험 재정의 수입-지출을 따져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책임 강화와 재정 누수 방지를 동시에 추진하는 ‘2트랙’ 전략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
연말에 건강보험 국고지원 규정이 일몰로 삭제된다. 국고지원 일몰 규정을 항구적인 지원으로 바꾸고, 20% 지원 규정을 정확하게 지키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 지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약제비를 적정화하고 사무장병원이나 면대약국 등 불법 기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여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아야 한다. 약제비를 적정화 한다는 것이 약값을 무조건 깎는다는 뜻은 아니다. 국민에게 필요한 신약이나 개량신약 등에 대한 접근성은 확대하고, 무분별한 동일 성분 약제에 대해서는 약제비를 적정화할 필요가 있다.
Q. 비대면 진료에 대한 생각은?
비대면 진료는 한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플랫폼 업체 중심으로 되는 것은 곤란하다. 비대면 진료의 목적은 환자를 잘 치료하는 것이 핵심으로 비대면으로 과잉·과소 진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의료는 찍는 것 보다 판독하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또한, 보건의료는 공동을 위해 함께 일한다는 인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함께 일한다는 인식이 깊어질수록 설득력도 높아진다. 의료단체 간 갈등은 늘 존재하지만, ‘공동선’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잘 해결할 수 있다.
Q. 평소 한의약에 대한 견해는?
한의약은 우리나라의 지혜가 녹아 있는 ‘보물창고’라고 생각한다. 현시대와 접목해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훌륭한 유산이다. 축적된 천연물 활용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이나 기능성 식품 등을 개발한다면 국가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한의약에 대한 더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한의약은 노인 친화적 진료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한의약이 꼭 맡아주셔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한의약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개선점은?
무엇보다도, 한의약에 대한 인식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한의약이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부가 편견 없이 열린 자세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에 한의약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가 있다면, 정부는 과감하게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한의약을 바탕으로 천연물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천연물을 활용한 연구개발을 위해, ‘제약-의학-한의약’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대한한의사협회 창립 124주년, 한의신문 창간 55주년과 함께 한의혜민대상 시상식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특히, 국민건강과 한의약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하신 여러분께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함께 전한다.
우리는 지난 3년 코로나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숱한 고비를 넘겼다. 이 고비를 넘기는 과정에서 한의사 선생님들께서도 국민 건강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항상 국민의 건강을 위해 진료 현장에서 애쓰시는 한의사 선생님들께, 늘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한의약이 지역사회 건강관리의 구심적 역할을 해주시길 바라고, 응원한다. 저 역시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장으로서 앞으로 한의계의 목소리에 깊이 경청하고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대안을 모색해 나가겠다. 한의사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