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글로벌 전통의약 협력 위한 국제 컨퍼런스’를 보건복지부와 공동개최한 WHO는 이날 전통의약의 발전방안 전략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WHO는 세계보건총회에서 전통의약 전략과 결의안을 채택, 각 국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가이드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새롭게 개설된 WHO 글로벌전통의약센터의 대표이자 보편적 의료보장 관련 WHO의 선임 전략자문을 맡고 있는 샤마 크루빌라 대표는 ‘글로벌 전통의약센터의 설립배경과 협력을 위한 노력’ 발제를 통해 “전통의약은 하나의 체계로써 전 세계에 자리 잡았다”며 “일부 지역에 특화돼 있었던 전통의약 의료행위는 글로벌 현상으로 확대되며 수백 만 명에 도입, 수행되고 있다. 중국이 개똥쑥으로 노벨생리학상까지 수상한 것도 비근한 예”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특히 제약 분야의 경우 천연의약품이 40% 가량을 차지하고 수조달러 산업이 생약, 뷰티제품과 관련해 부상하고 있다”며 “팬데믹 기간 동안 2500여건의 전통의약 연구가 이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전통의약은 여전히 잠재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80여개국이 WHO에 보고하고 있지만 근거와 데이터 표준, 규정 등을 정해 달라 하고 있다. 최선의 의료행위(Best practice)에 대한 공유가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또 “WHO에서는 글로벌 전통의약 전략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시작해 내년쯤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내년 G20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인도에서 제1회 전통의약 회담을 함께 개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내년 회담에서는 그룹별 아젠다를 제시, 회원국 간 지식 공유의 장을 열어 전문가들의 이행 경험을 공유하고 글로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기존에 전수돼 왔거나 국가 체계 내에 있던 데이터와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학적 근거 축적과 관련해 “전통의약을 가르치는 교과과정 개발은 물론 수세기 전수되던 의술의 관찰 및 학습 방식에서 벗어나 임상 연구를 통한 근거 기반의 의료행위 구축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또한 인공지능 등 혁신 기술을 전통의약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WHO 기술관으로 파견돼 있는 안상영 한의약진흥원 연구원은 ‘전통의약 전략과 그 이행’ 발제에서 지난 2014년부터 WHO가 수립해 온 전략 및 이행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안상영 연구원은 “그동안 정책이나 연구 개발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2014년도부터는 회원국에게 업무계획 등 가이드를 제공하고 전략이 어떻게 이행되는지 보고하도록 명시했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에 따르면 WHO는 지난 2018년에 발표한 선언문에서 전통의약 의료진을 보건의료진으로 간주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 UN 총회에서는 결의안을 채택, 적절한 증거기반의 T&CM을 보편적 의료 보장으로 국가 일차보건의료시스템에 통합할 것을 명시했다고 한다.
안 연구원은 또 “일부 국가들이 감염병 팬데믹 극복을 위해 전통의약을 적극 활용해 왔는데 코로나19 관련 전통의약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제 임상시험 등록에는 1054개의 T&CM 임상시험이 등록됐고 3000개 넘는 논문이 게시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지역 사무소와 본부가 협업해 전통의약의 기여도를 살펴볼 예정”이라며 “향후 10년은 그동안 설정한 목표를 상기하며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진호 WHO 서태평양사무소 의료전문관은 ‘규제 시스템 강화를 위한 글로벌 정책 및 프로세스’에 대해 “품질이 좋지 못한 의약품으로 환자를 치료할 경우 큰 해악”이라며 “WHO에서는 비즈니스 규제 뿐 아니라 안전성, 유효성 등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 전문관은 기존의 다양한 전통의약 의료행위들을 토대로 최소한의 범위를 설정하는 벤치마킹 툴을 언급하면서도 “회원국별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의 기준을 유지하거나 연장할지 의료진들이 모여 결정을 해 WHO에 전달하면 그에 맞춰 움직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교육시스템과 관련 “각국별 의료제도가 달라 국제적 표준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건 무리가 있지 않냐”는 플로어 질문에 대해 김재균 WHO 서태평양사무소 기술관은 “표준이나 스탠다드의 경우 지역사무소보다는 본부에서 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나라나 중국, 호주의 경우 특이하게 중의학이 들어와 시스템이 만들어진 케이스로 다른 국가들의 케이스를 참조하면 더 수월하게 자국 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답했다.
강민규 한의약정책관은 “한국 정부도 어느 정도 국제적 전통의약 분야에서 의료서비스나 교육의 표준화 필요하다 생각하지만 특정 나라 중심으로 표준화가 된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의 한의약은 오랫동안 내려온 것을 현대에 발전시킨 서비스가 있지만 전세계에 통용되는 교육 표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루디 에거스 WHO 통합보건서비스 국장은 “사실 이는 우리 모두가 당면한 과제로 국가별로 나름의 역사적 배경에 따라 자신들만의 가이던스를 개발해 왔기 때문에 다양한 시스템이 동시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벤치마킹은 공통의 이해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각국의 표준이나 메커니즘이 달라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먼훗날 시스템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