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제20회 대한한의학회 학술대상에서 ‘가미 태음조위탕을 투여한 성인 비만 여성에서 수면과 체중감량과의 연관성’ 논문으로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이엄지 전 누베베한의원장에게 논문 주제를 선정한 배경과 한의학 학술 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제 등을 들어봤다. 경희대학교 한의학과와 동대학원 임상한의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이 원장은 경희대한방병원에서 수련과정을 거쳐 한방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는 육아를 하면서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Q.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한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뛰어난 연구자분들이 많이 계셔서, 제가 우수논문상을 수상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만큼 정말 큰 영광이다.
일차의료기관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의학 임상 진료에서 일차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한의학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해나가도록 하겠다.
Q. 논문 주제를 선정한 배경은?
지난 5년간 집중적으로 비만 치료에 매진하면서 수많은 비만 치료 케이스들을 봐 왔다. 환자의 체질과 건강 상태 뿐만 아니라 식사 및 생활습관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다양한 치료 결과를 통해 어떤 요소가 체중 감량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 중 수면과 비만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활발히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실제 체중감량과의 연관성은 어떠한지, 특히 비만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방법 중 가장 주가 되는 한약 치료 시에는 그 연관성이 어떠한지 살펴보고 싶었다.
Q. 연구 과정에서 중점을 두고자 했던 점은?
면밀한 분석을 위해서 여러 선정·배제 기준을 두어야 하는데, 어떻게 기준을 설정해야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더욱 명확히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또한 조건에 부합하는 연구 대상자의 수가 처음 예상한 만큼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다.
이는 일차의료기관에서 연구를 진행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할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다소 제한이 있을 수 있는 데이터라도, 중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이를 분석해낼 것인지 고민하고 결론을 도출해내는 과정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Q. 육아·임상·연구를 병행 중이다.
원래 한 번에 하나 밖에 못 하는 스타일이라 세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각각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분리하고, 하나를 할 때에는 그 하나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해 오고 있다. 시간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임상에 임하는 시간이 충분치 않고 연구 진행 속도도 느려 아쉬울 때도 많다. 하지만 육아만 전담할 때보다는 즐거운 것이 사실이다.
제가 다른 일을 할 때에는 누군가 육아를 대신 해주어야만 하니, 양가 부모님과 남편의 지지와 도움이 없다면 해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Q. 한의학 학술 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제는?
한의학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와 임상의 접목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임상에서 직·간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연구가 많이 이뤄져야 하고, 우수한 경험적 데이터는 데이터로만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연구로 치환하여 한의학적 치료 행위의 효능·효과를 객관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근거로 축적시켜야 할 것이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흔히 비만 치료라 하면, 미용 목적의 비만 치료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른 건강 상의 이유로 비만 치료를 원하는 경우와 질환의 치료를 위해 충분한 체중 감량을 해야 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저도 단순히 비만 치료 시의 체중 감량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넘어 대사증후군,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비만과 연관되는 질환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