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부산광역시와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이학철·이하 부산시회)가 진행한 ‘2020 한의 난임치료비 지원사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74명의 최초 사업대상자 가운데 68명이 치료를 완료했고, 이 중 12명(17.65%)이 임신에 성공하는 한편 7명(10.3%)이 임신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업은 참여자들에게 한약 15일분씩 8회를 투약하고, 한약 복용 중인 4개월간은 주 1회 이상, 한약 복용이 끝난 6개월간은 격주 1회 이상의 침구 치료를 진행하는 한편 투약 기간 중 주 1회 상담 등을 진행했다. 또한 7회째 시행하는 사업인 만큼 임상특성에 맞는 치료를 시행키 위해 족삼리·삼음교·사관의 기본혈위를 고정하고 이외의 침 처방과 횟수는 제한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 발간된 결과 보고서에서는 임신자와 비임신자를 나눠 임신 여부별로 연령·신장·체중은 물론 평균 생리주기, 월경통 정도 및 지속기간, 인공수정·체외수정 횟수 등과 같은 다양한 항목과의 비교를 통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을 검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연령·신장·체중과 관련해서는 p-값이 유의수준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평균으로 보면 임신자가 비임신자에 비해 연령이 적고, 신장이 더 작았으며, 체중도 덜 나가는 경향이 확인됐다.
또 월경통 지속기간은 임신한 경우가 비임신한 경우보다 평균이 낮게 나타나 월경통 지속기간이 짧을수록 임신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임신시도기간의 경우에도 기간이 짧을수록, 체외수정 횟수가 적을수록 모두 임신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월경곤란증의 경우에는 임신한 경우가 비임신한 경우보다 월경곤란증 점수가 낮게 나타나, 월경곤란증이 낮을수록 임신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에도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사업 참여를 통해 한의난임치료가 시행된 가운데 임신한 11명 가운데 9쌍이 부부가 함께 한의치료를 받아 약 82%가 임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에도 한의난임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남성과 함께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근거를 제시키도 했다.
이밖에 △생리양 △양이 많은 날의 지속시간 △생리 출혈기간 △월경통 가족력·빈도 △생리기간 외의 통증 △규칙적인 경우 생리주기 △월경의 농도 및 생리혈의 색깔 등에서는 임신-비임신군간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이와 함께 사업 참여 자격기준을 충족한 분석 대상자들의 KCD 상병명은 모두 ‘상세불명의 여성 불임’으로 나타났으며, 한의 상병명의 경우 ‘충임포궁병증’ 측면에서는 △충임허쇠증/충임불고증(52.1%) △충임어조증/충임어습응결증/담습조포증(27.3%) △충임허한증(20.2%) 등의 순으로, 또한 ‘육경병증·오장병증·사상병증’ 측면에서는 △간혈허증 18.1% △한습곤비증, 습담증 10.1% △신기허증, 신기불고증, 신불납기증 10.1% △소음인울광증 7.8% 등의 순이었다.
이번 사업에서 활용된 처방 중 상위 5개 처방은 조경종옥탕 계열이 156사례(32.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사물탕 계열 35사례(7.4%) 및 보중익기탕, 창부도담탕, 팔미지황탕, 팔물군자탕, 향부자팔물탕, 향사양위탕 계열들이 15사례(3.2%)에서 19사례(4.0%)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처방의 출전은 ‘동의보감’ 194사례(40.8%), ‘방약합편’ 112사례(23.5%), ‘상한론금궤요략’ 55사례(11.6%) 등이었다.

특히 사업 전후 혈액검사를 실시해 △AST △ALT △총 콜레스테롤 △요소 질소-BUN △크레아티닌 △당검사 식전 FBS △혈색소 헤모글로빈 △요PH 등을 확인한 결과 진료 전 정상 범위 내 수치들이 치료 종결시에도 유지되고 있었고, 이 가운데 AST·혈색소 헤모글로빈·PH 항목의 경우에는 정상 범위 내에서 수치가 내려가는 등 한약 치료의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여성 생식건강 개선을 위한 평가에서도 MMP와 월경곤란증 평가에서 유의한 개선효과를 나타내 한의치료의 여성생식건강 개선의 효과 역시 확인됐다.
이밖에 이번 사업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10점 만점 기준) △필요성 9.52점 △유익성 9.44점 △건강상태 개선 9.19점 등으로 전반적인 만족도가 9.30점으로 매우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다만 치료기간의 적절성(8.75점) 및 홍보(8.29점)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보여 향후 치료기간의 연장과 더불어 다양한 홍보 지원을 통해 이를 보완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병욱 부산시회 국제친선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홍보와 진료에 있어 많은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 평균 9점대의 만족도를 나타냈고 이 가운데 필요성·유익성 부분에서는 9.5점대의 만족도를 나타낸 것은 현재 정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강압적인 임신 방식에 대한 대안책으로 자연친화적인 한의 난임부부 치료비 지원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더불어 여성생식건강 개선에 대한 만족도 역시 해마다 꾸준히 9점대를 넘고 있어 이번 사업 기간 내에 임신이 성공되지 않더라도 향후 임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까지도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의 난임부부 치료비 지원사업을 완료한 지원자들을 분석한 결과 인공수정 무경험자는 60.3%, 체외수정 무경험자는 73.5%, 기타 시술 무경험자는 69.1%에 달하는 등 사업 참여자들은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보다는 안전하고 자연친화적인 한의난임치료를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병욱 이사는 “일방적이며 강압적인 임신 방법에 대한 대안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향후의 임신 기대효과까지 높은 자연친화적인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에 지원하는 신청자가 7년의 사업기간 동안 줄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한의난임치료를 더욱 알려나가는 일은 일선 개원가 한의사들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연임신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사회적인 노력이 한층 강화돼야 할 것이며,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