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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13일 (금)

“혼자만의 연습시간 필요한 피아노, 비대면 시대에 맞는 취미죠”

“혼자만의 연습시간 필요한 피아노, 비대면 시대에 맞는 취미죠”

동신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한의협 유튜브 ‘닥터조이’ 출연
정훈 교수, “지인·환자 초청해 소규모 연주회 여는 게 목표”

정훈1.jpg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한한의사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인 ‘닥터조이’에 피아노치는 한의사로 출연한 정훈 동신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에게 피아노를 치게 된 계기와 피아노의 매력,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들어봤다.


Q. 피아노 치는 한의사로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18~2019년에 아마추어 피아노 콩쿠르를 2번 나가서 2번 모두 ‘심사위원상’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사실을 알고 특별한 취미를 보유한 의사를 소개하는 <의사의 사생활> 작가에게 연락이 와서 책의 인터뷰어로 참여하게 됐다. 이후 ‘Classic J’라는 피아노전문 잡지에도 소개되고, 이번에는 대한한의사협회 유튜브인 ‘닥터조이’에서 연락이 와서 촬영을 하게 됐다. 


Q. ‘닥터조이’ 영상에서 쇼팽의 곡 2개와 리스트의 곡 1개를 연주했다.

연주곡을 선정할 때의 기준이 있다. 최대한 사람들에게 익숙한 곡을 고르는 것이다. 대중들은 아무래도 귀에 익숙한 곡을 들을 때 더 많은 관심이 가기 때문이다. 클래식은 어렵고 익숙하지 않다는 편견이 많기 때문에, 어디서 한번쯤은 들었을법한 리듬과 멜로디를 가진 곡을 선택했다. 실제로 쇼팽의 작품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피아노곡으로 가장 좋아한다는 설문도 있다. 쇼팽의 ‘녹턴’, ‘왈츠’ 곡은 초등학생부터 부모님 세대 모두에게 익숙한 곡이기에 선정했고, 리스트의 ‘사랑의 꿈’은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화려한 스킬을 보여주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많은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고 싶어 하는 곡이기도 하다. 두 작곡가 모두 낭만주의 시대에 살았는데, 작곡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대인 만큼 좀 더 연주자의 감성을 잘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았다.


Q. 피아노를 치게 된 계기는?

초등학생 저학년 때 학원에서 처음 피아노를 접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이 시켜서 다녔기에, 피아노에 많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체르니 100번’ 정도를 치다가 그만 뒀다. 

 

이후 20년 정도 피아노를 치지 않다가 병원 수련을 마치고 공중보건의사로 재직했던 2017년에, 나에게 맞는 취미생활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Q. 콩쿠르대회 지원 이유는?

피아노를 배운지 1년 정도가 지나자 악보를 보지 않고 칠 수 있는 피아노곡이 생겼다. 주변사람들에게 제가 친 곡을 녹음해서 들려주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감사하게도 칭찬과 응원을 많이 받으면서 다른 분들 앞에서 피아노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혼자 집에서 녹음하는 것과 남들 앞에서 실제로 하는 공연은 너무 다르기에, 공연을 올리기 전에 기술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연주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아마추어 피아노 콩쿠르에 지원하게 됐다. 

 

콩쿠르는 시험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해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다른 분들 앞에서 공연할 때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행동할 때 모티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비록 실력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콩쿠르를 통해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싶었다. 


Q. 본인만의 연습루틴이 있다면.

처음 손이 풀리지 않았을 때는 레슨 받을 때 녹음해둔 곡을 들으면서, 당시 느낌을 살려 온전하게 곡을 연주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한번 치고 나서 음악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나 손가락이 잘 따라가지 않은 부분은 따로 부분연습을 한다. 전체적으로 완성이 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해서, 주변에 음악하는 사람들이나 피아노 선생님께 들려주고 피드백을 받았다. 

새로운 곡을 배울 때는 악보를 최대한 빨리 외우는 데 초점을 둔다. 아무래도 아마추어이다 보니 악보를 보면서 손가락과 발을 모두 사용하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악보를 손과 발로 옮기는 작업을 먼저 한다. 처음부터 수많은 계이름이 적혀있는 악보를 한 번에 외울 수는 없어서 왼손과 오른손을 따로 익힌다. 이 때 주로 메트로놈과 녹음을 이용한다. 악보를 외울 수 있는 만큼 나누어 오른손과 왼손을 각각 따로 외우고, 그것을 합치는 과정을 계속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악보를 암기하게 되고 이후에는 암기한 악보를 최대한 음악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정훈2.jpg


Q. 비대면 문화에서 ‘피아노’ 취미는 혼자 몰입할 수 있어 유익할 것 같다.

아무래도 비대면을 강조하는 시대이다 보니 혼자만의 절대적인 연습시간을 필요로 하는 피아노는 취미로서 큰 장점이 있다. 여기에 피아노만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악기가 단선율로 멜로디만 연주하는 반면 피아노는 멜로디와 그에 걸맞은 화음까지 한 번에 연주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악기가 야간에는 연습을 하기 어려운데, 피아노는 디지털피아노를 이용한다면 야간에도 가능하다.


Q. 음악이 코로나19 극복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사실 음악은 취향의 차이가 커서, 같은 곡이어도 제가 느끼는 감정과 남들이 느끼는 감정이 다른 경우도 많다. 그래서 특정 곡을 정해서 추천하는 것은 참 어렵다. 

다만 남들이 연주한 음악을 듣는 데 그치는 수동적인 음악소비가 아니라, 악기를 통해 스스로 음악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음악의 소비는 어떤 식으로든 본인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음악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감정을 교류한다면 내면에 있는 우울이나 절망, 좌절 등의 부정적인 감정도 희석되리라 생각한다.


Q. 향후의 목표가 있다면?

피아노를 시작할 때의 첫 목표는 1년에 1곡씩 완주할 수 있는 제 곡을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은 이런 곡들을 모아 작은 공간이라도 관객 앞에서 연주할 수 있는 연주회를 여는 게 목표다. 주변의 지인과 환자들을 초청해 연주를 하고, 음악에 대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큰 영광이 될 것 같다.


Q. 자유롭게 남기고 싶은 말은?

우리 대부분은 한의사로서 진료실 안에서 아픈 환자를 만나며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본인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인생의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데 있다. 취미는 삶의 질을 더 풍부하게 해 주며, 음악은 그런 취미로서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음악이 아니어도 좋다. 본인에게 맞는 취미생활을 통해 좀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보시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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