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활용해 한의학의 교과과정 등 한의학을 소개한 부산대학교의 논문이 SCI급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6일 부산대학교는 한의학과 재학생이 제1저자인 최신 한의학교육 연구가 SCI급 국제학술지인 ‘유럽통합의학회지(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1월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사용한 음양 생리심리학 교육(Teaching Yin-Yang biopsychology using the animation, “Pororo the Little Penguin”)’이란 제하의 이번 연구는 대학에서 한의학 분야의 음양(陰陽)을 교육하는 데 애니메이션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과도한 학업량으로 고생하는 의학계열 학생들의 교과과정을 고려해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면서도 동시에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모듈을 구성했다.
◇임상연구로 확인된 ‘음양’ 개념을 캐릭터로 설명
연구팀은 음양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루피’와 ‘패티’를 선정하고 각각의 음양 성격을 제시했다. 연구에 사용된 캐릭터의 음양 성격 분석에는 의료 현장에서 검증된 임상검사인 ‘사상성격검사(SPQ)’가 사용됐다. 루피와 패티의 음양성격은 임상연구를 토대로 각각 22.78(±4.78), 31.66(±4.59)을 기록했다.
교육 모듈에 포함된 음 성격과 양 성격의 심리적, 신체적, 정신병리적 임상 특징은 초·중·고등학교 학생에서의 임상연구 결과로 확인된 바 있다.
강의(60분, 2세션)와 과제(30여분)로 구성된 이 연구의 교육 모듈은 과학적 연구들을 종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중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일반인 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도 한의학의 기본 이론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으므로, 체질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를 초등학생부터 시작할 수 있어 전생애주기별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교육 모듈을 사용해 본 부산대 한의학과 1학년 학생들은 ‘음양 이해’(8.15점/10점 만점)에 큰 도움이 됐으며, 한의학 이론에 대한 ‘친숙함’과 ‘자신감’도 크게 향상됐다고 응답해 교육 모듈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연구에는 부산대 한의전에서 한의학을 전공하는 이준엽(제1저자)·한지한·김민성·이환성 학생과 부산대 채한(한의학) 교수·한상윤(한의학교육학) 박사(예정자), 경성대 이수진(심리학) 교수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 근거기반교육 등 최신 의학교육 트렌드에 부합
철저하게 과학적인 근거들로 디자인된 이 교육 모듈은 ‘근거기반교육(Evidence-based Teaching)’ 프로그램으로 최신 의학교육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유명 의학 저널 'PLOS one'은 2018년에 미국드라마 ‘닥터 하우스’를 활용한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성과는 유럽 통합의학계가 부산대의 한의학 교육프로그램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침·한약 등 한의학 교육에 애니메이션, 웹툰과 K-pop 등 한류 문화를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를 지도한 채한 부산대 교수는 “음양(陰陽)은 한의학의 침이나 한약, 그리고 우리가 친숙하게 활용하는 다양한 건강관리의 기본 이론이지만, 추상적이고 철학적이라는 오해를 오랫동안 받아왔다”며 “또한 ‘한-양방 협진’이 급속도로 확대되고는 있지만, 음양에 대한 의료계 전반에서의 이해 부족이 협진과 의료인간 협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이어 “연령과 관심에 따라 다양한 한류 캐릭터와 아이콘들이 사용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의 뽀로로 외에도 다양한 미디어가 활용될 수 있는데, 웹툰이라면 ‘연예혁명’의 공주영과 왕자림, ‘이런 영웅은 싫어’의 다나와 나가, 드라마라면 ‘미생’의 장그래와 한석율, K-pop 음악이라면 ‘BTS’의 슈가와 뷔, ‘트와이스’의 미나와 나연, 게임이라면 ‘오버워치’의 위도우메이커와 트레이서 등 수많은 예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