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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6일 (화)

포항 지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상)

포항 지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상)

지진 피해 이재민 30여명 2년 가까이 체육관서 생활
아직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불면 등에 시달려
정신불안 극복 위해 김상호 교수팀 이침치료


포항기고문(김상호).jpg
김상호 조교수 대구한의대 부속포항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편집자 주]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708일이 지났지만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한 순간 지진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포항이재민 30여명은 여전히 체육관에 머물고 있다. 트라우마와 불면 등 정신질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김상호(대구한의대 부속포항한방병원) 교수는 의료 지원팀을 이끌고 약 두 달간 의료봉사에 나섰다. 그 진료일지를 상, 하에 걸쳐 소개한다.  

 


 

 

의료지원을 준비하며

한국은 비교적 최근까지 지진과는 거리가 먼 지진 안전지대(earthquake-free zone)로 알려져 있었다.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5의 강진이 포항을 강타했다. 포항지진은 1905년 지진관측 이후 경주지진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했으며 피해규모는 역대지진 중 가장 컸다. 특히 경주지진보다 진원지가 얕아 더 큰 피해를 발생시켰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 개발로 인한 촉발지진으로 밝혀졌다. 포항지진 발생 후 약 1년 5개월의 기간이 지났으나, 포항지진 임시대피소 포항시 흥해읍 실내체육관에 이재민들이 거주하고 있었으며, 이재민은 여전히 트라우마 증상을 호소하고 장기간의 대피소 생활로 불면, 우울, 통증 등을 호소하고 있었다. 또 대피소 생활이 매우 길어지면서 이에 대한 의료지원 및 심리사회적 지원은 점점 미진해지고 있었다.  

포항지진대피소에 거주하는 장기 이재민 대부분은 지진 진앙지와 매우 가까운 흥해읍의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이었다. 한미장관맨션은 건축안전도 검사상 ‘소파(작은 파손)’로 판정받아 이재민들은 시로부터 임대주택을 대여 받지 못했고, 상기 맨션은 지진으로 인한 파손으로 거주가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장기간 대피소 생활 중이었다. 

지진은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자연재해로 보통 예고 없이 발생해 갑작스런 사망, 부상, 재산손해, 거주지 파손 등 광범위한 피해를 일으킨다. 많은 연구들에서는 지진 생존자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불안, 중독 등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하다고도 보고됐다. 

또한 지진 같은 대형 자연재해는 그 피해가 단시간에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피해자들이 임시대피소 생활을 하게 된다. 때로는 이번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처럼 수년간 임시대피소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장기간의 대피소 생활은 불안, 우울 등 트라우마 증상을 지속시키고 감염질환 증가, 통증 및 불면, 기타 만성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 지진 이재민에게 지속적으로 적절한 의료 및 심리사회적 지원이 지속돼야 함에도 지원인력이 부족하고 주로 교육이나 상담 등을 제공하기에 이재민들이 호소하는 심리 및 신체증상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는 못한다.


이침치료 의료지원 시행 

이침치료는 부작용이 적고 간편하게 시술 가능한 비약물치료이다. 이번 의료지원에서 치료혈자리로 ‘the National Acupuncture Detoxification Association (NADA) protocol’에 따라 신문, 교감, 간, 신, 폐를 사용했다. ‘NADA protocol’은 원래 헤로인중독환자를 위해 미국에서 개발된 보조치료지만 지난 2001년 뉴욕의 9.11 사건 이후로는 NADA protocol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경험한 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침치료는 해외에서도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에 활용되고 있으며 9.11테러 외에도 케냐내전 난민, 아이티지진 이재민 등 전 세계 재난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본 의료지원팀은 포항지진이재민 대피소에서 1년 5개월째 거주하고 있는 지진이재민 30여명을 대상으로 2019년 4월 12일부터 2019년 6월 7일까지 흥해보건지소 재난심리지원센터의 협조 하에 이침 치료 의료지원을 시행했다. 의료지원팀에 대구한의대 부속포항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김성태 교수님, 내과수련의 진동은 선생님, 포항시 남구 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 한선용 선생님이 함께 했다.


진료 D-1 일

전날 미리 흥해체육관에 진료준비를 위해 다녀왔고 저녁7시부터 9시까지 첫 진료를 시작했다. 

어제 첫 진료 시 약 스무 명 정도 치료를 받았는데 아무래도 처음이라 생각보다 진료시간이 많이 걸렸다. 장기간의 대피소생활로 인해 불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다. 이침치료는 매주 화요일, 금요일 두 번 좌측 귀, 우측 귀에 번갈아 시술했다. 두 번째 내원 시부터는 기존에 부착된 이침을 제거하고 반대 측에 시술했다. 시술 후 30분간 대피소 텐트에서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 부착한 이침은 하루에 5번씩(기상 후/ 아침식사 후/ 점심식사 후/ 저녁식사 후 /취침 전) 매 혈위당 10초씩 매일 스스로 지압하도록 말씀드렸다. 지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고, 우리 손길이 조금이라도 장기간의 대피소생활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진료 D+7 일

귀에 붙인 스티커침이 잘 유지될까 의문이 있었는데 병원에서 외래환자들보다 더 적극적이고 열심히 이침을 소중히 붙이고 계셨다. 계속 붙이고 있는데 통증이나 불편감 없이 잘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이침은 활용하기 손쉬운 치료 순응도 높은 치료법이다. 신규 환자도 4~5명이나 왔고 설문지 작성도 했다. 역시 불면증이 많았고, 비록 적은 분이지만 1주일 만에 불면증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분도 있었고, 소화가 잘된다는 분도 있었다. 한 할머니는 이침이 불면증에 좋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먹던 수면제 바로 끊어도 되냐고, 불면증에 효과가 좋으니까 낮에 너무 졸리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했다.

 

진료 D+14 일

오늘은 진료를 마치고 돌아가다가 문득 이층 한편의 초록빛이 눈에 띈다. 초록빛을 따라 이층에 올랐더니 어느 한 젊은 분이 있었다. 초록빛 화분이 가득해 마치 식물원 같았다. 우리를 무척 반가워하시며 초록식구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해준다. 난부터 아주 다양한 식물들을 제각각 모양도 다른 화분에 돌보고있었다. 대피소 생활도 일 년 반이 되어 가는데 집은 금이 가고 불안해서 생활을 할 수 없으니 대피소에서 주로 지내는데 집에 있는 화분을 많이 가져왔단다. 마침 이쪽 구석 코너 쪽에 창이 있어 햇빛이 적긴 하지만 들어온다. 그래서 이렇게 화분을 키울 수 있다. 

대피소가 추워서 4개의 온풍기가 돌아가기 때문에 실내가 너무 건조해 오전에 빨래를 널면 금세 바싹 말라버린단다. 식물들이 공기도 정화해주고 습도도 조절해줘 좋다고 한다. 삭막하고 불편한 대피소 공간을 화분들을 돌보며 새로운 보금자리요, 집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손길과 밝은 마음을 만날 수 있었다. 초록 생명을 돌보며 장기간의 대피소 생활로 굳어진 몸과 마음도 부드럽게 치유되리라 믿는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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