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8)

기사입력 2011.06.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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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瀷의 醫書比喩論

    李瀷(1681〜1763)은 이황의 철학사상을 계승한 남인계열의 학자이다. 理氣二元論的 세계관으로 天圓地方說을 비판하고 地轉說을 비판할 만큼 신진 사조에 개방적이었고, 당쟁에 대해서 비판적이었으며, 民本과 愛民의 정치를 주장하였다.
    李瀷의 저술 『星湖僿說』 16권 人事門에 ‘醫書比喩’라는 제목의 글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의서에 비(脾)로써 대사간에 비유하는 것은 그 맡은 바 일이 없이 소화의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미루어 보건대, 심(心)은 천군(天君)이 되고 폐(肺)는 후설(喉舌)의 관원이 되며, 간(肝)은 종백(宗伯, 예조판서)의 관원이 되고 위(胃)는 탁지(度支)의 관원이 되며, 신(腎)은 대사농(大司農)이 되고 담(膽)은 형옥(刑獄)의 관원이 된다. 질병을 다스림에 있어는 감초(甘草)는 국로(國老)가 되고 인삼(人蔘)ㆍ백출(白朮)은 오경삼로(五更三老)가 되며, 망초(芒哨)·대황(大黃)은 대장군이 되고, 술은 도인(道人)이 되며 생강은 정위(廷尉)가 되니, 다른 것도 모두 이 규례로써 미루어 볼 수 있다.”

    ‘醫書比喩’라는 제목은 “醫書에 나오는 臟腑와 藥物을 人事에 비유함” 정도의 의미일 것이다. 臟腑와 藥物을 관직에 비유하는 시도는 봉건적 통치제도가 운용된 이후로 일관되게 지속되어왔다.

    위의 글은 간결하지만 몇가지 면에서 李瀷의 사상을 표출한다. “비(脾)로써 대사간에 비유하는 것은 그 맡은 바 일이 없이 소화의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대사간은 대사헌과 함께 언론과 규찰을 주관하는 관원으로 왕권을 견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맡은 바 일이 없이 소화의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한 것은 왕권의 견제가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일을 한다는 의미이다.

    “심(心)은 천군(天君)이 되고 폐(肺)는 후설(喉舌)의 관원”이라는 것은 임금의 명령을 받는 것을 하늘에 있는 공기를 흡수하는 肺의 호흡작용과 관련시킨 것이다.

    肝을 宗伯에 비유하고 있는데, 宗伯은 禮曹判書의 다른 이름이다. 禮曹는 예악, 제사, 연향, 학교, 과거 등의 일을 주관하는 부서이다. 그러므로 肝의 기능은 국가적 예도에 관한 행사를 주관하는 것으로 비유된다. “위(胃)는 탁지(度支)의 관원”의 度支는 度支部를 말하니, 국가 전반의 제정을 담당하는 관청을 말한다. “신(腎)은 대사농(大司農)이 되고 담(膽)은 형옥(刑獄)의 관원이 된다”의 大司農은 호조판서를 말하니 국가의 재정을 맡아보는 관원을 말하고, ‘刑獄의 관원’은 형벌과 감옥을 주관하는 관원을 말한다.

    ‘감초(甘草)는 국로(國老)’란 甘草의 解毒·補中의 작용으로 나라에서 자문을 구하는 최고 노인과 같음을 비유한 것이다. ‘五更三老’란 노인으로서 덕망이 있고 나라 일에 경험이 풍부한 이를 말한다. 芒硝와 大黃을 대장군에 비유한 것은 강력한 힘으로 적을 몰아내는 것이 두 약물의 사기를 몰아내는 모습과 같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술을 道人으로 본 것은 술을 먹고 취한 모습이 도에 통한 사람에 비유되기 때문이다. ‘생강은 정위(廷尉)’는 생강의 嘔吐, 反胃 등을 치료하는 것이 형법과 사법을 주관하는 廷尉의 법 집행과 유사하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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