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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권순종 원장

권순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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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이 없어진다면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가?

그렇다는 것을 증명할 때 비로소 존재 가치 있어”



“선생님에게 공부를 배운지 몇 년이 지나서야 선생님이 저희에게 베풀어주신 고마움을 깨닫고 있습니다.(중략) 선생님의 따스한 관심과 귀한 도움은…저희 모두에게 삶의 진실한 방향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암흑의 동굴 속에서 갈 곳 몰라하는 저희를 인도해 주시는 한 점 불꽃이십니다.”



한의원을 들어서면 이같은 내용의 여러 감사패를 접할 수 있는 곳, 바로 서울 창동 소재의 권순종한의원(원장 권순종· 53세·사진)이다.



후학들이 정성을 담아 마련한 감사패는 권순종 원장이 학교 졸업 후 얼마되지 않아 시작한 공부 모임에서 출발한다. 권 원장은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선 끊임없는 학문 탐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매주 자신의 한의원에서 공부 모임을 갖고 있다.



벌써 20여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는 이 모임은 요즘도 매 수요일마다 10여명의 후학들이 모여 ‘한의학’을 주제로 뜨거운 토론의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21일에는 이 공부 모임의 출신들로 구성된 ‘불이학회’ 회원 100여명이 주축이 돼 ‘권순종 선생님 <의문췌언> 출판기념회’를 개최, 권 원장의 후학 사랑에 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송파경희한의원 홍성원 원장은 “선생님께서는 학생 때, 또는 졸업 후 임상을 하면서도 갈피잡지 못하는 저희들에게 상한론을 기틀로 한 한의학의 이론과 침구학 등 한의학 전반을 이해하는 안목을 길러주시기 위해 애쓰셨다”며 “‘최선을 다해 성심껏 환자를 대해야 한다’고 수업 중 항상 강조하시는 말씀은 결국 사람 사랑의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출판기념회 때 소개된 ‘의문췌언(醫門贅言) 입문편(의방출판사)’은 권 원장이 그동안 공부 모임에서 설명해온 상한론 위주의 한의학 이론과 실제를 한데 모아 엮은 것으로 한의학 탐구자들에게 ‘네비게이션(Navigation)’ 같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800여쪽 분량의 ‘의문췌언(醫門贅言) 입문편’은 △상한론(傷寒論)의 한방 병리론(病理論) △금궤요략(金 要略)에 나타난 병인논리(病因論理) △상한론 이해를 위한 주요 용어 해설 △금궤요략의 해석 △고방(古方) 해설 △본초(本草) 정리 △후세방(後世方) 해설 △증후별 치료의 실예(實例) △한의학 이해를 위한 소론문집(小論文集) △한의학의 원리(原理) △주요 처방상해례(處方詳解例) 등을 담았다.



이와 관련 권 원장은 “‘의문췌언 입문편’은 내용을 증보·개정하는 가운데 한의학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담았다. 나는 나의 사고를 매우 평균적이라고 본다. 나의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이해 가능토록 한의학의 개념을 풀어 쓰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또 “한의학에는 성격상 먼저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 있다. 그러므로 책을 보다보면 무리처럼 보이는 부분이 없을 수 없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어떤 의문이 합리적인 것이라면 실제에서 경험적으로 반드시 해소된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내 경험상 이해되지 못하는 것은 한 줄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번의 ‘의문췌언 입문편’은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이미 예전에 출판된 ‘의문췌언’의 증보 개정판이다. 권 원장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앞으로도 ‘의문췌언 변통편’, ‘임상자료집’을 비롯 일본의 고의서(古醫書) 번역 등 계속적인 출간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권 원장은 현재 많은 이들이 ‘한의학의 위기’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내 보였다.



“누가 만든 위기인지 잘 모르겠다. 만약 위기라고 한다면 그 위기를 만든 가장 큰 책임은 한의사들 자신에게 있다. 한의학의 존재가치를 지켜야 한다. 한의학도 급성(Acute) 질환 치료에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양상은 잘 낫지 않는 만성질환 등에 주력하고 있는 듯 하다. 이는 양방과 한방의, 또는 한방과 한방의 환자돌리기 형태 밖에 안 된다고 본다. 그런 것을 버리고 한의학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권 원장은 또 사회에서 한의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이 이뤄질 때 한의학의 생존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의학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누가 광고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한의사 개개인들이 거기에 대한 인식을 철저히 가져야 한다. 한의학이 우리 사회에서 없어진다면 문제가 된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한의학의 존재 가치는 없다. 그런 자세가 된다면 한의학의 위기는 있을 리가 없다.”



그는 젊은 한의사들의 분발도 강조했다. “젊은 한의사들의 한의학에 대한 정열이 근래 들어 시들어지는 것 같다. 내실적인 면보다는 외적인 면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좀 답답하다.”



그러면서 그는 위기 탈출의 한 방법으로 끊임없는 학문 탐구를 강조했다. “공부라는 것은, 어느 선을 넘어서면 누가 도와주는 것 없이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이때가 되면 공부란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엉덩이로 한다고 하는 말이 어울린다. 즉,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미련하게 붙어서 끝장을 본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그는 또 상한론 위주의 학습에 나서는 이유도 말했다. “상한론이 가장 기본적이기 때문이다. 병이라든지, 치료하든지 하는 것들이 거기에서부터 나왔다. 그것을 알지 못한다면 한의학을 한다고 할 수 없다. 거기에 어떤 각색을 하고, 살을 붙인다면 붙이겠지만 살을 붙이지 않고도 자체로 존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는 또한 상한론은 공부하기 어렵다는 통념도 반박했다.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를 보면 되는데 자꾸 동의보감을 갖고, 또는 내경을 갖고 상한론을 이해하려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른 것으로 너무 색칠하려고 하기 때문에 상한론 공부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상한론(傷寒論)’의 이론을 중시하고, ‘후세방(後世方)은 ‘방약합편(方藥合編)’, ‘만병회춘(萬病回春)’ 등의 처방을 주로 차용하고 있다는 권 원장. 그가 후학들과 고의서(古醫書)를 통해 열정을 불사르는 것은 그만의 삶의 방식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소”라고 묻는다면 “나는 열심히 산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경인년(庚寅年)의 새 아침을 여는 권순종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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