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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9일 (토)

이선동 교수

이선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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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한의계가 지금 해야할 일-6



(8)임상가의 올바른 역할



특히 요즘에는 개업한 임상가가 매우 힘들다. 그래서 unhappy하다. 내원환자가 매우 적은 탓도 있으며 주변에 동종업종 의료기관이 개업하는 것도 많이 신경 쓰인다. 더욱 큰 스트레스는 요즈음 난치, 불치병이 많아서 치료결과도 신통치 않아 환자의 만족도가 많이 떨어진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의료인들이 행복하지 않다(‘unhappy doctor’라는 논문도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오랫동안 축적된 결과이다. 즉, 한의학의 의학적 신뢰 수준과 관련이 있으며, 한의사의 실력, 올바른 한방건강보험 여부, 한의학의 사회적 이미지 등 모든 것의 복합적 결과이다. 복잡한 생명현상으로 인한 연구의 어려움과도 관계된다. 또한 올바르고 정상적으로 임상을 하기 위해서는 이외에도 먼저 한의학적 이론과 경험 지식이 많아야 하며 동시에 생명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서양의학 지식도 많을수록 좋다. 이래서 한의사는 의사보다 훨씬 공부하거나 경험하며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잠시도 쉴 수 없다. 의학의 특성상 죽을 때까지 꾸준한 공부와 연구가 필수이다.



여기까지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한의사라면 반드시 모두가 갖추어야할 자세이다. 더불어 앞에서도 이미 지적했지만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과정이 원칙적으로 모든 한의사가 같아야 한다.



특히 진단결과가 다른 것은 우리도, 환자도 이해하지 않는다. 무시당한다. 정상적인 의학이라면 반드시 같아야 한다. 그래야 환자들이 한의학·한의사를 신뢰하게 되어 한방의료기관을 찾게 된다. 요즈음 의료기관들이 운영이 어려워지고 힘들어지면서 자신만의 좋은 독특한 비방이나 치료 방법이 있는 것처럼 과장하는 한의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선 개인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도 결과적으로 자신과 한의계에 많은 부담과 피해를 입힌다.



왜냐하면 의료의 특성상 일개 개인적 노력만으로 새로운 특이한 치료효과를 얻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사람의 힘으로 의학적 법칙과 이론을 만들 수 없으며 원래 가능하지도 않다. 상당부분이 과장되거나 사실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사는 길은 교과서적 진료지침을 따르는 것이다. 자신의 진단과 치료과정의 근거를 교과서에 두어야 한다. 여기서 교과서적 진료란 한의계 모두가 인정하는 전문서적이나 관련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나 방법 등의 근거에 의해 진료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경험에 의한 것보다 객관적 근거가 훨씬 높아서 진료결과가 좋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실패 등 시행착오를 거쳐 다듬어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자신만의 경험을 너무 과신하거나 강조하는 것을 자제해야 하며 제제해야 한다. 동시에 교과서적 진료가 가능하도록 협회, 교수, 학회 그리고 임상가들이 참여하여 모든 한의계가 관심을 갖고 실용적이고 유용한 지침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따라야 한다.



아래의 문제를 풀어 보라. 아래의 증상으로 한의사인 당신을 환자가 방문했다. 어떻게 치료하겠는가?



1단계: 두통, 피로, 관절통, 갑작스런 복통, 불안, 우울증, 불면, 성욕 상실, 자연유산, 저체중아, 불임증과도 관련이 있다. 이 환자의 정확한 진단(병명 또는 진단명)과 처방은 무엇인가? 또한 그것이 환자의 증상이나 질병이 호전되거나 완치될 수 있다고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는가?



2단계: 위의 증상 외에 IQ를 낮추며, 고혈압, 백내장, 청력 저하, 심장과 신장 장애, 자율 및 말초, 중추신경계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또는 생식계통 질병과도 관계가 있다. 알겠는가? 아니면 아직도 아닌가?



3단계: 가솔린과 관련된 환경오염물질 중 하나이며, 특히 저개발 국가 등에서 아직도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최근에는 임신 중 또는 어릴적 노출이 성인이 된 뒤에 많은 질병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의 진단명은 중금속 중에 하나인 납(lead) 중독이며, 아직까지 한의학적인 치료방법이나 처치방법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보통 임상가에서는 甘豆湯을 사용할 수도 있으나 임상연구같은 정확한 연구는 아직 없다.



1단계에서 정확하게 정답을 맞추었다면 상당한 실력의 한의사이며, 2단계 정도에서 매우 좋다. 만약에 3단계에서도 정답을 알지 못했다면 요즈음에 정상적인 의료인으로써 문제가 있다.



1단계의 증상과 관련이 있는 환자들이 얼마든지 한방의료기관에 올 수 있다. 보통 현대인들이 가질 수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 관련 증상들이기 때문이다. 이 증상에 알맞은 진단과 처방을 해서 임상적 치료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납 중독에 의한 진단이 안됐다면 잘못된 것이다. 치료단계는 나중 일이다.



위의 문제로 한의사간의 토의나 논쟁을 했다면 어떨지 궁금하다. 위 환자의 진단명을 좀 더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한의사는 먼저 납 중독 증상을 정확하게 알고 있거나, 관련 의학서적을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지만) 확실하게 알 수 없다. 100%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납취급 직업력과 환자의 혈액, 소변, 머리카락 또는 골수의 납 농도 결과가 있어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위의 3단계보다 더 많은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객관적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의료인으로 하지 못할 일이 없어야 한다. 진정한 환자사랑은 앞선 의술에 있으며, 앞선 의술의 의미 중의 하나는 정확성이다.



(9) 필수의료로의 접근



한의학은 의학으로써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이다. 다시 말하면 반드시 필요한가, 있으면 좋고 아니면 그만인 의학인가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시대에서 한의학이나 한의사가 없다면 환자들의 생명 유지에 큰 지장이 있으며 사람들의 생존에 영향을 주어 모두들 불안해 할 것인가? 글쎄, 정확한 답을 하기가 어렵다. 그런 것 같지만 그렇다고 답하고 싶지만, 나로서는 솔직히 확실성이 약하다.



한의학 자체보다는 한의사의 현재 관심거리를 보면 더욱 그렇다. 거의 모두들 생명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피부, 미용, 통증 질환, 보약들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돈벌이 위주의 진료를 한다.



의학의 일차기능은 생명 유지와 연장, 보호이다. 각종 질병으로 죽어가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해주거나 치료하여 제대로 오래 살도록 해주어야 한다. 생명 연장과 유지 관련분야는 응급의료, 전염성 질병, 각종 암 등 의료인의 도움 없이는 생명 유지가 어려운 질병에 대한 치료이며 관리이다.



이런 분야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암 분야에서 다행히 경희대 최원철 교수팀과 대전대 조종관 교수팀이 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응급의료 분야나 전문적 전염성 질병 분야의 연구나 진료는 내가 알기로는 아직 없다.



최근에 신종 플루가 유행하는 데도 한의계의 의학적 역할이 없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최 교수 및 조 교수팀이 의학으로써 1차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 한의학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개인적으로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며 한의사들은 고마워 해야 한다. 생명 관련 분야는 매우 어렵고 힘들며 많은 곤란한 일들이 발생한다. 그래서 의료인으로써의 큰 사명감 없이는 안되는 일이다. 모두들 쉽게, 편하게 살려고 한다. 어렵고 힘든 궂은 일은 나보다는 누군가가 대신해 주기를 바란다. 모두가 이러면 한의학의 의학적 필수역할의 부재로 인한 한국 한의학의 영향력은 감소될 수밖에 없다.



생명 관련질병이나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가까운 한방의료기관을 찾는가, 아닌가? 정답은 아마 “아니다”일 것이다. 이 분야에 한의계 모두가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며, 특히 각 대학의 부속 한방병원의 실제적 공헌을 기대한다. 필수의료로써의 역할과 공헌이 커질수록 한의사도 반드시 필요한 진정한 의료인으로써 사회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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