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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김동수 연구원

김동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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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방문재활서비스의 가능성과 실제 진행과정



장기노인요양보험에서의 한의학 역할 (2)



내가 하게 된 사업의 명칭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재활서비스 시범사업이다. 시범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더운 여름날 발산역 근처에서 팀이 첫 모임을 가지면서 부터다. 시범 사업은 ‘일단’ 시작은 되었지만 준비가 다 되어있던 것은 아니었다. 시범사업의 주체였던 공단측에서도 그렇고 급작스럽게 참여하게 되었던 나에게도 한방재활에 대한 진료프로토콜, 진료평가지표 등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내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재활서비스까지 확대된다면 그것에 대한 유력한 평가지표가 될지도 모를 사업이지만, 현실상 일단 부딪혀 보아야 했다.



시범사업에 사용할 진료기록부, 사정기록지, 간호기록지, 재활계획표 등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일본 개호보험에서 사용하고 있는 틀을 참고하였고 이것을 우리의 현실에 맞게 변화시켰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팀이 강서지부의 주임 1명, 간호과장 1명, 그리고 나였으니 서비스 시작부터 멋들어진 평가지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시범사업 평가지들과 시범사업 대상자가 결정되었다. 재가 대상자 15명과 1개 요양시설의 6명. 대상자는 되도록 1등급과 치매환자는 제외시켰고 한방서비스는 침, 뜸, 핫팩, 저주파 그리고 우리 팀의 야심작인 요양보호사를 통한 재활 운동과 지도로 정하였다. 어쨌든 비록 완성도 높은 준비는 아니었음을 알았지만 그래도 기대감 넘치는 첫 한방 재활서비스는 8월부터 시작되었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만족도는 기대했던 이상으로 대단했다. 하지만 그들의 만족은 ‘절대로’ great 한의사의 정교한 치료기술에 의한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대체로 외로웠고 만나는 의사는 차가웠으며 기댈 곳이 필요했고 활력을 줄만한 활력소가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점차 활력을 잃고 조금씩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이런 그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간 누구에게도 그들은 마음을 열었을 것이다. 어둡고 좁은 임대아파트에 누워있던 그들에게 우리는 시끌벅적하게 다가갔고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그들의 고통에 귀 기울여 침과 뜸을 놓아주었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자신의 생활 안으로 들어와 자신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우리에게 큰 고마움을 느낀 것 같았고 이것은 지표에서 보여지는 만족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재활서비스의 이러한 ‘복합적’ 서비스는 정교한 치료에 의하지 않았음에도 작은 기적들을 만들어 내었다는 것이다. 수년된 복통이 침 한방에 다 나았다면서 왕진비를 줄 테니 진료를 더 해달라던 할머니도 있었고 대화도 불가능하고 누워만 계시던 분이 지금은 혼자서 화장실을 다녀오실 정도로 기력을 회복하신 할머니도 있었다.



그 외에도 많은 대상자들이 크고 작은 호전들을 보였다. 이러한 성과가 있었던 것은 한의학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의학은 전일적 관점에 따라 환자를 보기 때문에 환자를 중심으로 치료해 줄 수 있다. 또 고가의 장비가 특별히 필요치 않으며 그러면서도 환자들에게 꽤 만족도 높은 치료들이 비교적 간단한 도구로 가능하기 때문에 재가서비스에 매우 적합하다. 이러한 한의학의 특징이 이번 재활서비스에서 빛을 발하게 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고 한의학이 지금의 상태 그대로 재활서비스에 100% 적합한 것은 아니다. 한방 재활의학 교과서 2003년도 판을 보면 한방 재활은 양방의학에서의 재활에 가깝기보다 오히려 외과쪽에 가깝다. 곧, 근골격계 어느 곳이 손상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치료’하는 데에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재활의학이란 신체의 손상자체를 회복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손상은 있더라도 인체의 기능 상태와 능력을 높여서 사회적 활동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곧, 탈구로 팔을 못 드는 페인트공에게 손상에도 불구하고 장해를 최대한 줄이면서 가능한한 페인트 칠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목적이다. 이것은 노인의학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노인들의 ROM을 10도 넓혀주는 것이 재활의 목적이 아니라 노인이 화장실을 혼자 갈 수 있게 보조장치를 해주고 의지를 주는 것이 훌륭한 재활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재활팀에 대한 개념도 한방 재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재활의학의 개념이 위와 같이 환자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다보니 기본적으로 의료인 혼자서 해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환자의 복합적인 요구들을 해결할 전문가들로 재활팀을 구성해야 한다. 양방 재활의학에서는 가장 처음에 재활의학의 개념과 함께 이 재활팀을 다루고 있다. 그만큼 재활팀이란 재활의학에서 핵심이고 기본적인 개념이다. 재활팀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심리치료사, 종교인,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되며 이 팀의 중심역할을 의료인이 담당한다.



이러한 재활의학의 개념은 물론 양방의학에 기재되어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양의학과 한의학의 구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화된 의료와 주변부 의료의 구분만이 있을 것이다.



재활의학이란 병원 안에만 갇혀있던 의료의 영역이 사회와 만나는 매우 매력적인 학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한의학의 재활의학은 아직 병원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자괴감에 빠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내가 보기에 양방 재활의학과 교수들이 재가재활서비스로의 확대에 거품을 무는 것을 보니 양방은 학문은 사회화 되었지만 아직 교수와 의료인들은 사회화되지 못한 듯 보인다.



이 틈새를 한의학과 한의사들이 빠르게 차지해내야 할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재활서비스가 한의계에 크나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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