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태경 보현당한의원 원장

기사입력 2009.09.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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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의 암 치료와 관리⑥

    ⑥암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의 이해

    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것은 암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는 것이다. 암이란 죽음과 싸워야 하는 병이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환자들은 무섭고 외롭다. 그런 마음을 남에게 보이기 싫거나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내색하지 않으려고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힘들다. 이들이 이런 마음을 떨쳐내고 자신의 상태를 수용하여 즐겁고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암을 유발하는 여러 원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세포의 노화가 촉진되고, 인체의 면역 기능이 저하되어 발암인자와 암 항원이 쉽게 결합되면서 유전자에 손상을 입혀 정상 세포가 암 세포로 전환된다. 이렇듯 스트레스는 암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암 치료와 재발에 있어 가장 무서운 천적이기도 하다.
    아무리 물질적인 치료를 열심히 하여도 불안과 공포 속에서 힘들어하며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대부분 암환자들은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한의원에 오면 별별 이야기를 다 한다. 관심을 기울이는 가족이 있음에도 이들은 두렵고 외로운 마음을 풀어놓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잘 어루만져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된다.
    환자들이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흔히 겪게 되는 정서가 있다. 이러한 감정을 퀴블러 로스는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이라는 말로 묘사했다. 각각의 감정은 단계적으로 경험하는 경우도 있으나 꼭 순서대로 겪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환자는 일정 단계를 계속 반복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환자는 수용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부정의 단계
    진단을 불신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더 좋은 병원에서 다시 진단받기를 원한다. 암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을 부정하고 자신의 병에 대해 말하는 것을 회피한다. 이것은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받아주어 환자의 마음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좋다.

    분노의 단계
    다음으로 환자는 내가 왜 이 병에 걸렸는가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게 되며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수록 분노의 강도는 커진다. 이럴 때는 환자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며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타협의 단계
    치료에 들어가면 분노,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완치될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과 타협하게 된다. 절대자와 타협하려 하거나 병원에서 시키는 것은 뭐든 다 하면 나을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기도 한다. 이럴 때는 극단적으로 암에 좋다 나쁘다는 이분법적인 마음이 강해진다. 특히 음식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고 의사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게 되고 이성적인 판단이 약해지고 암에 좋다는 말 한마디에 맹신적이 되고, 나쁘다는 말 한마디에 극단적인 거부반응을 나타내게 된다.

    우울의 단계
    환자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낄 때 우울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의 환자들은 대부분 말을 하기 싫어한다. 가족들은 환자와 함께 느끼고 슬퍼하며, 환자의 옆에 조용히 있어 주면서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기운 내라, 웃어라 하며 억지로 웃기거나 분위기를 바꾸려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용의 단계
    환자들은 이러한 감정들을 겪으면서 결국 수용 단계에 이른다. 수용 단계에서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할 수 있게 되고, 삶을 돌아보고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말하자면 수용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삶의 질 향상에 있어서 의미가 있으며, 치료의 효과 또한 배가 된다. 결론적으로 마음의 훈련을 한다는 것은 환자가 결국 수용의 단계에 빨리 이르도록 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가족 또한 환자와 비슷하게 부정적인 반응, 분노의 반응, 슬픔과 우울의 반응, 죄책감 등이 나타나며 환자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정서적으로 힘들다. 더욱 힘든 것은 환자와 가족 한명 한명의 감정이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는 수용의 단계에 이르렀으나 가족은 타협의 단계에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가족의 정서는 환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환자와 가족 각각의 정서 상태가 다를 때 환자와 가족은 더욱 힘들게 된다. 따라서 마음 훈련은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필요하며, 가족끼리 잘 화합하여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

    이렇게 마음으로 암을 받아들이고 치료해 나가지 않는다면 암의 노예가 되기 쉽다. 음식을 먹는 것, 운동을 하는 것 등 일상의 모든 행동들이 암에 좋은지 나쁜지를 가려 하게 되고 스스로를 구속하며 여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원칙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이를 극복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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