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학・한의학, 인간 대 인간의 배움
(지난 10일 오전 경희대 침구과 교수가 대만 연수 학생들에게 한의학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다.)
[한의신문=이수정 인턴기자] 지난 10일, 대만에서 온 옛 친구들을 만나러 들뜬 마음을 안고 본 기자는 경희의료원을 찾았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건물에 들어서자 조금 짧은 가운을 입고 무리를 지어 병원 진료현장을 참관하고 있는 대만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경희대 한의과대학과 대만 중국의약대학 간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중이었다.
대만 연수단은 지난 4일부터 오는 24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경희대 교수진들의 강의와 경희의료원 참관 실습 및 로컬 한의원 참관을 통해 한의학을 접하고 배우게 된다.
이와 같은 경희대와 대만 중국의약대학 간의 교류 연수는 올해로 수차례를 맞았다.
대만 중국의약대학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두 대학의 결연으로 매년 겨울방학에 한국 학생들 20 여명이 대만을 찾고 여름방학에 대만 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오고 있다.
올해는 특히 지난해 메르스로 인해 파견되지 못했던 인원을 감안해 예전보다 2배가량 많은 53명의 대만 학생(대만 중국의약대학 3-7학년 학생 17명, 중국의약대학 학사 후 과정 2, 3학년 학생 36명)이 경희대학교를 찾았다.
이들은 지난 4일 한국에 도착한 후 5일 경희대와 경희의료원 탐방,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한국 연수에 돌입했다.
5명이 한 팀이 돼 총 11팀의 팀별투어가 진행되며 2주에 걸쳐 8일 간 경희의료원 각 과와 서울지역 위주 19개 로컬 한의원들을 방문한다. 그 외 경희대 교수진들의 강의도 진행되며 제기동 약령시장 투어, 탕전원 견학도 예정돼 있다.
지난 10일 오전 경희의료원에서는 침구과, 한방소아과, 자연요법센터의 기공요법실에서 실습이 진행됐는데 총 5팀의 대만 연수팀을 만날 수 있었다. 침구과에서는 주로 안면마비로 인해 찾아오는 환자에 대해 침을 놓는 것을 보여주고 방향과 자극 세기에 대해 논하기도 하고 안면마비 단계를 확인하는 법, 봉독치료의 원리 등에 대해 가르쳐줬다.
대만 학생들은 자침하는 경혈점 하나하나를 보고 받아 적거나 치료 방법의 결정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보는 열정적인 자세를 볼 수 있었다.
한방 소아과에서는 진료 참관과 더불어 환자가 안 오는 사이사이를 활용해 강의도 진행되고 있었다.
이선행 경희대 한방소아과 교수는 대만 학생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가하는 질문에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프레젠테이션에는 한국의 한방소아과의 진단부터 약, 침 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이 담겨있었는데 무려 72개 슬라이드였다.
이 교수는 또한 “한국에서 대만과 다르게 쓸 수 있는 것을 좀 더 보여주려고 한다”며 전자 뜸이나 맥진기,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처방, 약을 달여 주는 것 등을 들었다.
한편 기공 요법실에서는 무언가를 배운다기 보다는 그간의 피로를 푸는 것 같은 시간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만 학생들도 모두 한자리씩 차지하고 누워 느슨하게 각자의 몸을 느껴보고 있었다. 같이 한자리 차지하고 누워보니 편안하게 호흡하면서도 집중해서 의식하고 느끼라는 기공의 매력을 알 것 같았다.
새삼 그간 얼마나 긴장하며 살았나 생각해보게 되었고 어찌나 편안한지 잠에 든 대만 학생들도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화진 교수는 “항상 몸이 기분 좋은 상태가 되도록 가꾸며 살길 바란다”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에 왔다는 吳廣哲(오광철)학생은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의 환자 수는 많지 않아 보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병원 서비스가 좋고 고급화된 것 같다. 환자들이 대만에서처럼 치료를 요구하며 성화를 부리지도 않고 한의사의 권위를 존중하는 느낌이다. 환자들이 선생님들을 직접 뵈러 온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병원 참관 소감을 전했다.
그 후 방문한 곳은 교대역 부근에 위치한 한동하한의원이었는데, 한동하 원장은 “재작년에 이 프로그램으로 만난 대만 학생들이 참 귀하고 소중한 인연이었고 그래서 사실 올해 1월 경희대 학생들이 대만을 갈 때 잠깐 가서 특강도 하고 대만 친구들을 또 만났다. 이번에도 대만 학생들을 만나고 싶어 프로그램에 협조하게 되었다”며 로컬 한의원으로 선정된 계기를 밝혔다.
魏任宣(위임선) 학생은 3일 간의 여러 로컬 한의원 참관 실습을 통해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고 한의원에서 어린이를 겁먹지 않고 치료를 잘 받게 하는 의사의 기술도 놀라웠다. 또한 훌륭한 의사가 되는 태도도 배울 수 있었다”며 모두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일 년에 두 번, 20여일의 짧은 교류지만 학생들에게 소중한 인연이 되고 나아가 한의학과 중의학, 우리 동아시아 의학이 함께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