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사의 의료기기 독점으로 의료기기업체들 ‘울며 겨자먹기’로 악순환 이어져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은 내수시장 활성화 통해 리베이트 악순환 끊고 의료기기산업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될 것

[한의신문=강환웅기자]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이하 KMDIA)가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개최한 '2016 KMDIA 의료기기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좌담회'에서는 의료기기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한 요인으로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간납업체를 지적하며, 간납업체를 통해 편취되는 건강보험이 몇 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전영철 KMDIA 간납업체개선 TFT 부위원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간납업체가 유통단계에 들어오면서 △계산서 발행 수수료 △치료재료 할인 및 수수료 징수 △과다한 수수료·할인율 강요 및 지속적 인상 등 업계의 어려움이 극대화되고 있다"며 또한 이러한 수수료는 결국 리베이트로 흘러가고 건강보험 재정을 고갈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간납업체의 즉각적인 철폐와 함께 정부의 의약품 유통구조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특히 토론자로 참석한 노상섭 법무법인 정진 고문도 "한미약품은 지난 2007년 이전까지는 리베이트 사관학교였지만, 정부의 리베이트 제지 강화로 한미약품이 리베이트에 갈 돈을 연구개발에 사용하면서 지난해 신약 개발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다"며 "유통을 절감하는 쪽으로 움직임이 이뤄진다면 미래 먹거리인 의료기기 시장의 알파고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료기기 리베이트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미래의 먹거리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찬물을 끼얹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의료기기를 독점하고 있는 양의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 지난달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억 1000만원의 의료기기 제조일자를 삭제 또는 위조해 신형인 것처럼 공립의료원에 납품한 의료기기 판매업자와 중고제품인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구입한 공립의료원장은 검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의계 관계자는 "이와 같이 의료기기 리베이트가 암묵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국민건강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의료기기를 독점하고 있는 양의사들 때문"이라며 "의료기기업체로서는 의료기기의 대부분의 수요처가 양방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리베이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의료기기 리베이트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한다면 의료기기 관련 내수시장 활성화는 물론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며 "실제 지난 2014년 기준으로 한의병원 210여곳과 한의원 1만 3600여곳의 한의의료기관이 있으며 연평균 3.2%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약 50%에서 영상진단기기·생체계측기기·체외진단기기 등 세 가지 의료기기만 구매한다면 최소 3년내 1조원 이상의 의료기기산업 신규 매출과 더불어 1만개 이상의 일자리 생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의료인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한다'는 사명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의료기기에 대한 독점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무조건 반대하고 있는 양의사들이 과연 진정한 의료인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