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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1일 (수)

치료의학으로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의학의 위상 새삼 느낄 수 있어

치료의학으로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의학의 위상 새삼 느낄 수 있어

임슬기·동신대 한의대 본과 4학년



무제 마지막으로 맞는 한의대 본4 여름방학을 정말 뜻 깊게 보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그동안 막연히 생각만 해왔던 해외의료봉사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고려인분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과, 러시아어가 통용된다는 사실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을 선택했고, 김부환 파견단장님의 양해로 봉사 단체로 참여하는 울산시한의사회팀에 추가로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봉사에서 ‘의료’가 대폭 줄어든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민이 되었지만, 의료는 줄어들더라도  반드시 무언가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현지에서 실질적인 진료 일정은 적었지만, 좀 더 주변을, 그리고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아리랑 요양원, 아픈 역사의 산 증인 만나

전 일정을 통틀어 가장 강렬했던 기억은 역시 아리랑 요양원이었습니다.

아리랑 요양원은 고려인 전체가 아니라, 강제이주 1세대와 1.5세대 분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인원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국경, 민족, 연령,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이기 이전에 아픈 역사의 산 증인들이라는 생각에 한 분 한 분 더 마음이 가고, 손이라도 한번 더 잡아드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을 손꼽으라면, 그분들의 건강상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유의 식생활 때문인지 10명중 8명은 고혈압환자라는 것과 청력이 심하게 안 좋은 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 그 중에 보청기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도 -보청기를 착용한 분이 한 분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10명중 8명 고혈압환자

개인별 사전 검사, 사후A/S등 관리, 평균적으로 높은 가격대 등- 여러 문제가 산재해 있어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해결점을 찾아 지원해드릴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뾰족한 해결책은 없지만, 여러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되어 단지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할아버지께서 “관절염을 수 십년간 앓고 계신데 여름보다 겨울에 더 통증이 더 심하다. 침을 맞으면 나아지는데 어째서 봉사팀은 죄다 여름에만 오느냐” 하는 이야기를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풍한습으로 인한 관절통을 상기해보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겨우 처음 와본 입장이지만, 겨울에 또 오겠노라 기약할 수 없는 것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하나 더 인상 깊었던 기억은, 그 곳에서 한의학의 위상에 대한 발견이었습니다. 그 곳에 한방병원이 있다는 것도 제대로  모르고 갔던 저에게  있어서 한국-우즈베키스탄 친선 한방병원 방문은 제 개인적으로도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한의진료소, 많은 환자들 줄이어

‘한의학이 세계화’라는 것이 자주 회자되는 화두이긴 하지만, 정작 피부로 와닿은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저 자신의 인식은 ‘한국에 오는 외국환자들을 치료하는 것’ 정도로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타슈켄트 한복판에 한의사가 진료하는 한의진료소가 있고, 많은 환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것이 생소하면서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치료의학으로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의학의 위상과 발전가능성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醫者 意也라는 말을 새삼 떠올려봅니다. 환자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그 아픔에 공감하고 실제로 낫게 해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 한의학도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새길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복잡다단한 문제가 잘 해결되어 내년에는 콤스타를 통해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진료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다시 봉사팀으로 참가할 때는 아픈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치료해 줄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한의사가 되어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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