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drug-free)과 효과가 빠르다는 점
“내일 바로 오세요. 출입증 준비해두겠습니다.”
한의신문 인턴기자로서, 또 스포츠를 즐기는 한 사람으로서 가장 큰 관심이 가는 한의계 현안은 단연 광주 U 대회 한의진료였다.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한의진료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한의학도로서 외국인 선수들의 진료 현황을 몸소 체험하고 싶었다.
광주 U 대회 선수촌 진료소에 도착했을 때 한의진료소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비교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외국인 선수들로 붐비는 곳은 다름 아닌 한의진료소였다. 실제로 진료소들 중 가장 많은 선수들이 찾는 곳이 한의진료소라고 자원봉사자가 귀띔해 줬다. 인터뷰 허락을 맡은 후 떨리는 마음으로 치료를 받고 나오는 환자를 기다렸다.
인터뷰에 응한 첫 번째 환자는 앵귈라 국적의 숀 롬니(Shawn Romney) 테니스 코치였다. 진료를 받고 나오며 의료진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그는 인터뷰 내내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목과 어깨 통증으로 내원했다는 그의 반응은 만족보다는 신기함에 가까웠다. “고개가 양 옆으로 잘 돌아가지 않았는데 침을 맞은 후 훨씬 자유롭다.” 고개를 양쪽으로 돌리며 그가 필자에게 건넨 말이다. 양방 진료와 비교했을 때 한의진료의 장점을 묻자 그는 “drug-free”를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에게는 약 복용이 조심스럽다. 직접 손으로 치료하는 한방 진료는 매우 효과적”이라며 앵귈라 대표팀의 팀 닥터로 한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첨언했다.
한의진료소의 작은 규모로 인해 기다려야하는 불편함에는 아쉬움을 표한 그는 “테니스와 같은 종목에는 근육 통증을 호소하는 선수가 많다. 이런 점에서 한의진료는 양방 진료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다만 진료소가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방 진료 3일차라는 레바논 태권도 선수 사라 린(Sarah Lynn)은 훈련 중 하이킥(high kick)을 하다가 다리를 삐끗해서 한의진료소를 찾았다.
“어메이징(amazing) 하다.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은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라며 큰 만족감을 표한 그녀는 한방 진료의 가장 큰 장점을 묻자 “치료 직후 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린 선수는 태권도 훈련 차 몇 년 전 한국을 왔을 때도 발가락이 부어서 침을 맞았는데, 붓기가 금방 사라져서 이번에도 한의진료를 찾았다고 말했다. 다만 한의사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다소 불편함을 느꼈다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시합에서의 행운을 빌자 린 선수는 필자에게 “한의학을 전공하는 것이 부럽다. 나는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인터뷰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한의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drug-free)과 효과가 빠르고 좋다는 것이다. 한약에 대해서 설명을 했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침과 부항이 한방 치료의 주가 된다고 느꼈으며, 실제로 한의진료소에서는 침 치료와 부항 치료가 주로 행해졌다.
광주 U 대회 한의진료소에서의 외국인 선수 반응을 고려했을 때 한의학의 세계화는 근골격계 질환 치료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한의사들이 외국어 역량을 길러 의사소통이 더욱 원활해진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이정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