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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8일 (토)

너무 앞서간 전염병학자의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의 만남

너무 앞서간 전염병학자의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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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호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내과학 


지난 11월 13일, 일본 국내 발행 부수 2위의 아사히 신문 1면에 하늘의 목소리 사람의 말이라는 뜻의  「천성인어」에서 ‘너무 앞서간 전염병 학자’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에도 후기의 야마나시 현에 살았던 하시모토 하쿠쥬라는 한방의사가 19세기 초에 전염병의 시대에는 밀집, 밀접, 밀폐의 3밀을 피하도록 외식이나 연극 구경, 배우러 다니는 행위 등 외출을 자제하여야 하며, 입은 옷은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세탁해야 하고, 답례품을 주거니 받거니 해서도 안 되며, 환자는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소개하였다. 

 

기술과학 문명이 주도하는 21세기 오늘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대응하는 생활준칙이 이미 200년 전의 한방의사에 의하여 역설되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한방의학을 배우고, 뒤에 서양의학을 배운 의학자로서 1809년에 『단독론(斷毒論)』을 내면서 전염병의 시대에 대처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가 쓴 한문책은 현대어로 번역되어 지난 2019년에 새로운 책으로 나왔으며, 의사학자들은 지금이야말로 역사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우면서 『전염병 일본사』  등을 내고 있다. 

 

이 칼럼의 필자는 19세기가 시작할 무렵의 이론이 오늘날 코로나 대응책에도 통한다는 사실, 전염병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과의 전염이라는 것, 바이러스나 백신의 정체도 전혀 몰랐던 시대에 저항력이나 면역의 이론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이론이 탁견이었지만, 위대한 인물임을 몰라봤다는 사실을 반성하면서 전염병 선각자의 혼신의 가르침을 깊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작년에 몇 번이나 지나간 역사에서 경험 의학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이런 흐름으로 한방의학을 전공하는 일본 의사들은 <일본의사신보>, <한방의 임상> 등의 저널에 코로나 19에 대한 한방약의 역할이라는 증례를 발표하고 있다. 전통의학으로서 경험 의학이 과학과의 결합으로 개인의 방어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양방과 한방이라는 의료이원화의 법체제에 있는 우리라 하더라도 19세기 말,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전까지의 의학은 민족의 자산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과거의 경험 의학은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 공유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한 공로로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중국의 투유유 약학자는 4세기에 편찬된 『비급주후방』에 나온 약재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하였다. 어제의 경험을 통한 지식의 새로움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의 좋은 예이다. 

 

과학의 힘으로 나온 백신으로 코로나19는 멀지 않아 남의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총, 균, 쇠’의 인류 역사에서 보듯 미증유의 바이러스는 우리를 또 위협할 것이다. 코로나가 창궐하는 지금이나 이후라 하더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개인의 욕망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오늘도 효과가 없다거나 가짜 뉴스라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떠도는 약물을 처방해달라는 요구가 끊임없다는 기사를 접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하겠다는 기본 욕망에서 나온 것이다.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초기의 힘은 오로지 저항하는 면역력에 달려있다. 면역력이라는 방어체계는 한의학의 기본 치료방법론이다. 개인의 항병력 정도를 진단하여 수비력과 공격력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한약 처방의 기본 골격이다. 오늘 한의학은 이 경험이 과학을 만나 재조명되고 있다. 터널 안에서 언제 벗어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선현들이 남긴 경험 의학을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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