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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09일 (목)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어디까지 왔나? <3>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어디까지 왔나? <3>

부인과질환을 중심으로 본 한의 표준임상경로의 개발과 적용
CPG 기반 CP 개발 및 적용, 한의진료 공공성 확대 위한 ‘필수 요소’
한의 CP 개발목표에 환자만족도 제고 및 적용 준수 따른 치료율 개선 등 반영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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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일 교수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김동일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로부터 한의 표준임상경로에 대한 정의 및 필요성, 개발 절차, 임상에서의 활용 의미 등을 부인과질환을 중심으로 들어본다.


CP란 무엇인가?

‘표준임상경로’(Clinical Pathway, 이하 CP)는 진료과정이 비교적 일정하면서 예외적인 상황의 발생 가능성이 낮은 질환을 대상으로 명확한 목표에 따라 진료의 순서와 행위의 적용 시점을 미리 정해 둔 표준화된 진료과정을 의미한다. 이것은 특정 질환에 대한 진료의 전반적인 과정을 포괄하므로 의료기관에 속한 구성원들의 시기와 상황에 따른 역할과 절차를 담고 있고, 그것을 환자에게 정확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미리 계획한 것이다.

한의의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환자 중심의 치료 지향적인 진료를 통한 공공성 확대와 예방의학적 특성과 맞춤의학적 장점을 극대화하는 다소 상반돼 보이는 작업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 그간 이뤄진 한의 표준임상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 CPG)의 개발과 보급 노력은 공공성 확대에 방점을 찍은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임상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에 맞는 표준적인 진료절차와 상황별 진료계획표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표준적인 진료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은 것이 CP인 것이다.


CP는 왜 고안되었을까?

원래 CP는 ‘임계경로’(Critical Path)로 번역되는 산업공학 용어이며, 1950년대에 듀폰트(Dupont)사가 최소비용 적용과 공기단축을 위한 선형계획을 수립하고 분석하면서 정립된 개념이다. 따라서 서구에서 1980년대부터 의료시스템에 CP를 도입한 것은 입원환자에 대한 환자군 분석에 따른 적정 수가모델 도출을 염두에 둔 것이다. 즉 각기 다른 개별적 환자들을 대상으로 상병진단에 따라 분류하고 계획된 표준적 진료를 적용함으로써 의료비용을 통제하면서도 의료의 질은 유지하기 위해 미국의 New England Medical Center에서 최초 도입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CP와 분리할 수 없는 개념이 환자분류체계와 의료수가지불체계다. 특히 ‘진단명기준 환자군’(Diagnosis-related group, 이하 DRG)과 DRG에 근거해 진료행위가 아닌 질환 중심의 수가체계를 적용하는 ‘포괄수가제’가 CP의 배경이며, 결과이기도 한 것이다. 이것은 포괄수가의 구성요소가 결국은 표준적인 임상진료와 관련된 모든 행위이기 때문이다. 

입원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포괄수가제는 DRG 분류체계를 이용해 입원환자의 진료비를 보상하는 제도로서 입원기간 동안 제공된 검사, 수술, 투약, 간호중재 등 의료서비스의 종류나 양과 무관하게 어떤 질병의 진료를 위해 입원했는가에 따라 미리 책정된 일정액의 진료비를 적용하게 된다. 이때 기준행위와 수가는 CP의 제반 절차에 따른 행위와 가치에 따른 수가를 반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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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의 이점과 개발 절차는?

CP는 미리 계획된 진료내용을 환자에게 설명할 수 있어 환자의 알 권리와 진료 만족도를 제고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표준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진료과정의 오류 및 합병증을 감소시켜 환자 안전 수준을 높인다. 그리고 표준화된 치료를 계획하면서 불필요한 중복업무를 간소화하고, 진료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증진해 업무의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진료와 진료 지원업무의 효율성을 증가시킨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평가기준을 CP 내용에 반영해 의료정책과 관련된 질 관리를 가능하게 하며, △재원기간 단축 △병상가동률 증가 △보험삭감률 감소 등의 의료기관 경영 측면의 이익도 함께 가져다준다. 

이렇게 CP는 최선의 진료를 환자에게 적용하고, 진료과정의 변화를 거친 표준화를 통해 업무를 향상하게 됨으로써 궁극적으로 의료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진료 결과의 향상에 이바지한다. 그러므로 CP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대상 질환이나 임상적 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결정의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하고, 진료와 진료지원에 종사하는 의료기관의 구성원이 고루 참여하는 다학제적 개발진 구성, 평가와 그 결과 반영을 통한 개정 절차 등이 수립돼야 한다.  


한의 진료에서 CP의 개발과 적용의 의미는?

필자는 부인과 영역의 급성 갱년기장애 증상인 안면홍조·수족냉증·월경통에 대한 CP 개발 및 적용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개발된 CP는 개발의 전제인 ‘예외상황(변이)의 발생 가능성이 낮은 감염병이나 수술과 관련된 질환이면서 적용 관리가 수월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변이가 발생 가능성이 큰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급성 염좌 같은 질환을 제외한다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에서 다루고 있는 한의계의 주요 상병이 대부분 그러한 실정이다. 

한편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는 질환별 표준임상경로(CP, Critical Pathway) 가이드라인을 개발·배포하고, 모니터링, 성과평가 및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만성질환에 대한 외래진료 위주인 내과 영역과 가정의학과 영역에는 CP가 제시돼 있지 않다. 산부인과 영역에서는 난소종양제거술, 복강경하 자궁부속기절제술, 요실금, 자궁경부 환상 투열절제술, 자연분만+신생아, 제왕절개수술+신생아 등 총 6개 주제가 개발돼 있다. 이들은 모두 수술과 입원 상황을 다룬 것이다. 

따라서 한의 CP는 내원(재원)일수 단축이나 의료비용 절감과 같은 일반적 CP 평가 항목을 적용하기 어려우므로 환자 만족도 제고와 CP 적용 준수에 따른 치료율 개선 등을 목표 설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적용 환경이 외래진료라는 역동적인 상황으로 인해 CP 준수율이 저하될 수 있는 문제점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러한 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CPG 기반의 CP 개발과 적용은 환자 중심의 치료 지향적인 진료를 통한 한의진료의 공공성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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