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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1일 (월)

대법원, 34년 만에 비의료인 미용문신 허용…‘합법’→‘안전관리’ 쟁점 전환

대법원, 34년 만에 비의료인 미용문신 허용…‘합법’→‘안전관리’ 쟁점 전환

문신 니들 분류 혼선 속 한의계 ‘의료적 문신 표준화’ 역할론 부상
국회·문신계 “감염·침습성·위생 기준 둘러싼 하위법령 논의 시급”

법원전경.jpg

 

대법원이 비의료인의 통상적 미용 문신 시술에 대해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34년간 유지돼 온 문신 관련 사법 질서가 전환점을 맞았다.

 

내년 10월 시행 예정인 ‘문신사법’과 맞물려 문신 산업의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단순한 합법화를 넘어 감염·위생·침습성 관리 체계와 기준 설계가 향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 “서화문신과 미용·두피문신, 의료행위 아냐”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석준·권영준 대법관)는 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모 씨와 백 모 씨 사건에서 각각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서부지법과 수원지법으로 환송했다.

 

박 씨는 2020년 미용실에서 두피 문신을 시술한 혐의로, 백 씨는 2019년 패션잡화 판매점에서 레터링 문신을 시술한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기존 1992년 대법원 판례는 눈썹 문신 등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해 왔으나, 이번 전원합의체는 시대 변화와 산업 현실, 위생 수준 향상, 헌법상 기본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례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문신은 의료인이 등장하기 전부터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고 의학·의술과 구분된 독자 직역으로 발달해 왔다”며 “문신 시술을 받는 사람은 질병 예방·치료 목적이 아니라 외모 개선 등 미용 효과를 위해 비용을 지급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문신 행위는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의료인에 버금가는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사에게만 문신 시술을 허용할 경우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직업 선택의 기회를 사실상 봉쇄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대법원은 현실과 법 체계 간 괴리도 직접 언급했다. 재판부는 “실제 의사로부터 문신 시술을 받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며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의료법을 해석하는 것은 문신 수요가 합법적으로 충족되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회용 바늘·멸균기·위생장갑·소독제 등 보건위생 환경 개선과 함께 침투 깊이를 자동 조절하는 타투 머신 보급 등 기술 발전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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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사법’ 시행 앞두고 판례 뒤집혀…“더 이상 범죄 아냐”

 

이날 판결 직후 ㈔대한문신사중앙회(회장 임보란)는 성명을 통해 “34년 동안 이어져 온 낡은 판례가 마침내 뒤집혔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문신사중앙회는 “이번 판결은 단순한 한 사건의 승리가 아닌 수많은 문신사들이 받아온 처벌과 불안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라며 “문신사들은 더 이상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 역시 향후 핵심 과제가 ‘위생·감염관리 표준화’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신사중앙회는 “국민의 안전한 문신 시술을 위해 엄격한 감염관리와 위생시설 운영 규격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문신사법’ 시행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2027년 10월 시행 예정인 해당 법은 비의료인 문신사의 국가시험 기반 면허제와 문신업소 등록제, 위생·안전관리 체계를 제도화했다.

 

법안은 문신사에게 △위생·안전관리 △정기교육 △건강진단 △부작용 설명 및 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시술 일자 △사용 염료 △시술 부위 및 범위 등을 기록·보관하도록 했으며, 특히 의료인 중 보건복지부령으로 의료행위 차원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예외 규정도 명시해 한의사의 문신 시술도 가능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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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화 넘어 표준화로”…한의계 역할론 부상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법 제정 이후에도 시행령·시행규칙 공백으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문신기는 의료기기법상 ‘의료용 체내표시기’, 문신 니들은 ‘의료용 천자침’으로 분류돼 있으며, 색소염료 관리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다.

 

특히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던 ‘문신사법 시행 준비 자문단’이 대표성 논란 끝에 무산되면서 정부의 시행 준비 체계에 대한 행정적 불신도 커지고 있다.

 

국회와 문신사중앙회는 현재까지 총 3차례 정책토론회를 열고 △위생·감염예방 중심 제도 설계 △전문 교육·자격체계 구축 △산업관리 체계 마련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해 왔다.

 

문신은 피부 진피층을 침습하는 시술로, 향후 하위법령 논의의 핵심 키워드는 결국 ‘침습성’이다. 

 

이 과정에서 한의계의 역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재 관련 학회의 학술행사 및 논문, 임상 현장을 중심으로 한의사의 침습 시술 관리 경험과 해부학·감염관리 교육 체계 기반의 ‘의료적 문신 표준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미 임상 현장에선 두피 문신, 백반증 색소 보정, 흉터 색소 보정 등이 활용되고 있다.

 

이에 내년 시행을 앞두고 하위법령 논의 과정에서 한의계는 △의료적 문신 적응증 분류 △침·염료·자입 깊이·부위별 위험도 체계화 △시술 전후 의학적 평가 프로토콜 △부작용 대응체계 등을 선제적으로 제안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하위법령 논의에서는 문신의 침습성을 어디까지 의료적 관리 영역으로 볼 것인지, 감염·부작용 책임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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