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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1일 (월)

건강보험 재정, 보험료만으로 지속 가능한가?

건강보험 재정, 보험료만으로 지속 가능한가?

“중장기 지속 가능성 불확실···해외처럼 재원 다변화해야”
건강보험 준비금 2029년 소진 우려…보험료 인상만으론 한계
정부의 재정 책임 강화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재정 구조 개편
국회예산정책처, ‘건강보험 재정···해외 건강보험의 다른 선택’ 보고

[한의신문] 우리나라 건강보험 재정이 올해 적자로 전환된 뒤 오는 2029년에는 누적 준비금마저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보험재정의 지속가능한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선 해외 국가처럼 재원의 다변화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재정 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행한 ‘건강보험 재정, 보험료만으로 지속 가능한가, -해외 건강보험의 다른 선택’(임슬기 사회비용추계과 사무관)에 따르면, 한국 건강보험의 보험료 의존도는 84.7%로 일본(42.0%), 대만(65.0%), 프랑스(36.7%) 등 주요 3개국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이에 보고서는 일본, 대만, 프랑스 등 해외 사례를 짚으며, 우리나라도 정부의 재정 책임을 강화하고 재원을 다변화하는 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보험재정1.jpg

 

국회예산정책처의 중장기 재정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의료개혁 1·2차 실행방안을 반영한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올해 5조 2,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며, 적자 폭은 매년 커져 2030년 10조 9,000억 원, 2035년에는 39조 5,000억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의료개혁 반영 후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26년 –5조2000억 원에서 시작해 △2027년 -8조원 △2028년 –9조4000억 원 △2029년 –8조7000억 원 △2030년 –9조8000억 원 △2035년 –39조5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며, 누적준비금도 2026년 25조원에서 2027년 17조원, 2028년 7조6000억 원으로 감소한 뒤 2029년 –1조1000억 원으로 전환된 이후 △2030년 –10조9000억 원 △2035년 –136조1000억 원으로 나타나 적립금 부족 규모가 지속 확대될 예정이다.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급증하는데 반해 수입 기반이 부실한 이유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보험료를 낼 사람은 감소하는 것을 비롯 현행법상 건강보험료율 상한선이 8%로 묶여 있어 인상 여력도 제한적이다.

 

또한 수입의 주요 축인 정부지원금 역시 법정 기준인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크게 못 미치는 평균 14.3%(최근 3개년 평균)에 그치고 있는 데다, 지원 근거 조항마저 2027년 말 일몰 예정이어서 구조적 불안정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사회보험 방식을 채택하면서도 고령화 위기 및 재정 압박이라는 공통의 도전 과제에 직면한 일본, 대만, 프랑스의 건강보험 재원 마련 방안을 살펴봤다.

 

일본은 고령화로 인한 노인의료비 급증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화를 위해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후기고령자의료제도’를 별도 회계로 분리했다. 이 제도의 재원은 정부가 50%, 직장가입건강보험이 40%, 고령자 본인이 10%를 분담한다. 특히 정부지원금의 재원은 소비세를 핵심 재원으로 하는 ‘사회보장 4경비(연금·의료·장기요양·저출산)’로부터 조달하는 체계를 구축해 안정성을 높였다.

 

건강보험재정.png

 

대만은 ‘전민건강보험법’을 통해 정부의 연간 총 부담액이 건강보험 총 예산(법정수입 공제 후)의 ‘36% 이상’이 되도록 명문화하고 있으며, 추계액과 결산액 간의 차이 등으로 인해 정부 부담분이 36%에 미달할 경우 부족분 보존을 법제화하고 있다.

 

또한 보너스·배당 등 월급외 소득에도 추가 보험료를 부과하고, 복권 및 담배 판매금의 일정 부분을 재원으로 조달하고 있다. 이에 더해 반도체 호황 등으로 초과 세수가 발생하자 2024년 특별예산을 편성해 건강보험에 200억 NT$(약 9,300억 원)를 탄력적으로 추가 지원했다.

 

프랑스는 아예 직장가입자(근로자)의 보험료를 전면 폐지하고 고용주가 100%를 부담하게 하거나 조세 성격의 재원을 대폭 확대했다. 근로소득뿐만 아니라 연금, 실업급여, 자본소득, 도박수입 등 전 국민의 모든 소득원에 ‘사회보장분담금(CSG)’을 부과하고, 알코올·담배·의약품 등 건강보험 지출과 연관성이 높은 항목에 ‘사회보장목적세(ITAF)’를 매겨 건강보험 재원의 55.0%를 정부(준조세)가 책임진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일본, 대만, 프랑스 등 주요국의 재원 마련 방안과 비교해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방향의 중장기적 논의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첫째, 보험료 외 재원 다변화다. 그간 수입을 보완해 온 담배부담금 재원이 감소세에 있는 만큼, 프랑스나 대만처럼 건강보험 지출과 연관성이 높은 특정 소비 항목에 목적세를 부과하거나 근로소득 외의 다양한 소득원으로 부과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재정을 확충하고자 가당음료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설탕부담금’ 관련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둘째, 정부의 재정 책임 강화다. 정부지원률 하한을 법으로 명문화하고 부족분 보전 의무를 법제화하거나, 건강보험 재정에 탄력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대만의 사례 등을 참고해 정부지원금의 예측 가능성과 재정기여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셋째,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재정 구조 개편이다. 장기적으로 노인 피부양자 증가에 따른 재정 잠식을 막기 위해 일본처럼 노인의료비를 별도 회계로 분리해 관리하거나, 대만의 사례를 참고해 피부양자 수에 따라 보험료 부과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 등 다층적인 접근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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