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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7일 (일)

“정신병원에 한의과 설치·운영할 수 있는 길 열린다”

“정신병원에 한의과 설치·운영할 수 있는 길 열린다”

헌법재판소, 청구인의 평등권 침해…헌법 불합치 결정
결정 취지 따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입법 통해 위헌적 상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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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헌법재판소는 23일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병원·치과병원·종합병원과 달리 정신병원의 경우에는 한의사를 두어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않고 있는 ‘의료법’ 제43조 제1항이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사건은 의료기관의 설치·운영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법인인 청구인이 정신병원을 운영하면서 ‘정신병원 내에 한의과 진료과목을 설치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문의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제43조 제1항을 이유로 한의과 진료과목을 설치·운영할 수 없다고 답했으며, 청구인은 해당 규정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2021년 7월22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병원·종합병원·치과병원에 대하여는 한의사를 두어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반면 정신병원에서는 이같은 규정을 두지 않고 있음으로 인해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자를 병원·종합병원·치과병원을 운영하는 자와 달리 취급해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쟁점으로 봤다.

 

이에 앞서 2009년 1월 의료법 개정을 통해 모든 병원급 의료기관이 의과, 한의과, 치과 진료과목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동일한 의료기관 내에서 서로 다른 진료과목의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가 함게 환자를 치료하는 것, 즉 협진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신병원의 경우에도 이 의료법 개정을 통해 당시 요양병원에 포함되는 정신병원도 다른 병원급 의료기관과 같이 의과, 한의과, 치과 진료과목을 모두 설치·운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0년 3월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정신병원을 요양병원과는 구분되는 별도의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규정, 정신병원은 기본적으로 의사가 의료를 행하는 곳으로서 의과 진료과목을 설치할 수 있는 병원에 해당하게 됐다. 즉 정신병원에서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를 두어 치과 또는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필요하게 된 것.

 

이에 따라 해당 의료법 개정에서는 “병원·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정신병원은 치과의사를 두어 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해 정신병원에 치과의사를 두어 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한 반면 한의과 진료과목에 경우에는 추가 설치조항이 없어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없었다.

 

헌법재판소는 정신병원에 한의사를 두어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필요성이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에 비해 낮다거나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더불어 다른 병원급 의료기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과와 한의과의 협진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신병원에 대하여만 이를 허용하지 않을 만한 사유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신병원에 한의과 진료과목을 설치·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필요한 시설·장비가 갖춰진 상태에서 한의사에 의한 진료가 이뤄지게 되므로 국민의 보건위생상 어떠한 위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헌법재판소는 “의료법 제43조 제1항 내지 제3항의 입법목적은 같은 병원급 의료기관 내에서 협진을 가능하게 하여 의료소비자의 권익을 향상하려는 것”이라며 “의료수요자인 국민들도 한 장소에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한·양방의 통합적인 의료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욕구가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간한 ‘국가 정신건강현황 보고서(2021)’에 따르면 정신병원 등 정신의료기관의 경우에는 장기 치료가 필요한 입원환자들을 중심으로 의료가 행해지고 있고, 이 중 상당수는 비자의적 입원으로서 외부 출입이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입원기간 동안의 의료접근 선택의 측면에서 볼 때 위와 같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자신들이 입원해 있는 정신병원 내에서 한의과 진료과목 등 다른 진료과목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종합병원이나 병원은 한의과 진료과목을 설치·운영할 수 있으므로 종합병원이나 병원에 설치된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과의 경우에는 한의과와의 협진이 가능하다”며 “종합병원이나 병원에 설치된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과와 한의과와의 협진은 허용하면서, 정신병원에 설치된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과의 경우에는 한의과와의 협진을 허용하지 않을 만한 사유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더불어 “정신병원 내에 한의과 진료과목을 설치·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에 한의과 진료과목이 설치·운영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한의과 진료과목의 진료에 필요한 시설·장비가 갖춰진 상태에서 자격을 갖춘 한의사에 의하여 진료가 이뤄지게 하면 된다”며 “따라서 이로 인해 국민의 보건위생상 어떠한 위해가 생길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신병원에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하는 경우를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에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하는 경우와 달리 볼 만한 이유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이유로 헌법재판소는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자를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을 운영하는 자와 달리 취급하는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심판대상조항은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결론 지었다.

 

이와 함께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함으로써 그 효력을 즉시 상실하게 하는 경우에는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의 경우에도 한의사를 두어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없게 되는 법적 공백이 발생하게 되는 만큼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단순위헌을 통해 그 효력을 상실시켜서는 제거할 수 없고, 입법자가 정신병원에 한의사를 두어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입법을 함으로써 제거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2025년 12월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과 달리 정신병원에 대하여는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아니한 의료법 제43조 제1항이 정신병원을 운영하는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보아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며 “입법자는 이 결정의 취지에 따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입법을 하여 위헌적 상태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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