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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6일 (목)

“설계부터 잘못된 ‘한국형 상병수당’”…ILO 규정 오류·예산 75.3% 삭감

“설계부터 잘못된 ‘한국형 상병수당’”…ILO 규정 오류·예산 75.3% 삭감

김선민 의원 “수당 대기는 3일 이하로, 법정 유급병가제와 병행”
보건복지부 종합감사서 ‘상병수당 3차 시범사업’ 현황 지적

김선민 상병수당.jpg

 

[한의신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은 23일 보건복지부 대상 종합감사에서 국민의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이 정부의 무관심 속에 본질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선민 의원은 또 대기기간 설정, 예산 삭감, 유급병가 제도의 부재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잘못된 정보가 공식 보도자료에 포함돼 배포된 사실까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상병수당1.jpg

 

ILO “수당 대기기간 3일 넘지 말 것” 규정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월 상병수당 시범사업 2단계 발표 당시 “ILO(국제노동기구)가 대기기간을 ‘최소 3일 이상 설계할 것’을 권고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상병수당제도에서 ‘대기기간’은 노동자가 상병 진단을 받고도 수당을 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기간으로, 실제 ILO의 상병수당 협약 원문에선 ‘대기기간은 3일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오류는 지난 14일 보건복지부가 김선민 의원실에 제출한 사업 관련 설명자료에서도 그대로 반복됐으며, 실제 복지부에서 실시하는 상병수당 시범사업의 대기기간은 모두 3일 이상으로 설계돼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시작된 3단계 시범사업 지역은 모두 7일의 대기기간을 적용하고 있어 이는 국제적 기준과 큰 차이가 있으며,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 1차 평가 및 본 제도 운영방안(‘22년)’에서도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대기기간을 부과하는 경우 ILO의 권고대로 1~3일 내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하고 있다.


상병수당3.jpg

 

내년도 예산 75.3% 삭감 및 법정 유급병가 부재…사각지대 심각


김 의원은 또 상병수당 시범사업 관련 내년도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2025년도 상병수당 예산(안)은 36억1400만원으로, 2024년도 상병수당 예산 146억500만원에서 75.3% 삭감됐다.


다수의 국가들이 상병수당 대기기간을 ‘유급병가’ 제도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법정 유급병가 제도가 없는 국가 중 하나로, 지난 202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유급병가를 제공받는 근로자는 전체의 42.2%에 불과했다.


상병수당 시범사업 초기부터 전문가들은 유급병가 제도와 상병수당 제도를 함께 도입할 것을 주장해왔다. 실제로 복지부는 2021년에 고용노동부와 법정 유급병가 도입 논의를 진행한 바 있지만 현재는 관련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상병수당2.jpg

 

한정된 대상자와 낮은 급여도 문제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소득 하위 50%의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지급되는 상병수당은 최저임금의 60%인 1일 4만7560원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대상자를 제한하고, 보장수준도 낮은 점은 시범사업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선민 의원은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대기기간 설정과 유급병가 제도의 부재가 상병수당의 실효성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기기간이 길수록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상병수당이 필요한 노동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상병수당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대기기간을 3일 이하로 단축하고, 법정 유급병가 제도를 동시에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정부가 본 사업 도입을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하는 동안 시범사업은 본질을 잃고 문제점만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 제공과 더불어 사업 설계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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