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간판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건물이 간판으로 도배되어 있는 상황에서 눈에 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크게, 원색을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손님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느냐이다. 그래서 간판의 위치와 색, 글씨 모두를 고려하여 효과적인 간판 전략을 세워야 한다.
간판이 어떤 위치에 있어야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해 일본의 큐슈 예술공과대의 사토마사루 교수가 주시 특성에 관한 실험을 했다. 아이카메라를 장착한 보행자가 일본의 텐진 거리를 시속 4km의 속도로 걸을 때와 자동차로 시속 40km로 주행했을 때 나타나는 안구운동을 아이카메라에 장착된 16mm필름에 기록하였다.
그 결과 보행자는 보도측의 높이 0~5m, 건너편 도로 측 높이 5~10m에 위치한 간판에 시선이 머무는 시간이 가장 길었다. 따라서 걸어가는 방향에서는 5m이하의 돌출 간판에, 건너편 도로 측에서는 5m이상 10m이하의 건물에 평면으로 된 간판이 효과적이라 판명되었으며, 운전자는 지상에서 높이 10m 즉, 일반 건물의 2~3층 부분에 위치하는 간판이 시선을 가장 오래 머무르게 하였다.
간판의 크기도 크면 클수록 눈에 보일 것 같지만 너무 크면 한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야 한다. 보통 보도의 폭이 평균 3m이므로 가로 간판은 60cm, 돌출 간판은 40~50cm정도가 적당하다. 글자의 크기도 간판의 절반 정도의 크기로 또 12~15cm정도면 반대편 도로에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글자의 수도 너무 많으면 단번에 읽을 수 없기 때문에 15자 이상이 되면 효과가 떨어지며, 먼저 전달할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여 그 글자를 상대적으로 크게 쓰는 것도 좋다. 전화번호는 다른 내용이 10분의 2의 비율이 이상적이다.
한의원의 간판은 색의 선택도 중요하다. 너무 화려하면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 최근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후보가 보라색을 자신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같이 한의원도 자신만의 색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대체적으로 빨강이나 주황은 따뜻한 색으로 식욕을 돋구는 역할을 하므로 음식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색이며, 파란색은 심오한 지성을 연상시키고 신뢰를 상징하는 색으로 병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색이다. 초록색은 자연과 건강을 암시하는 색으로 몸의 균형을 유지시켜주고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색으로 한의원에 적합한 색이라 할 수 있다. 또 노란색은 활발한 에너지와 기쁨을 주는 색이고 분홍색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애교 만점을 상징한다.
하얀색을 주색으로 검정을 보조색으로 배색한 간판은 단정하나 장례용품을 파는 곳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를 가진다. 일부 한의원에서 이러한 간판에 붓글씨체로 간판을 제작하였는데 별로 좋은 이미지는 주지 못할 것 같다.
이와 같이 색은 한의원의 이미지와 부합되어야 하며 또 눈에 띄어야 하기 때문에 크기와 색, 위치 등을 모두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의 할아버지 조형물, 나이키의 심볼, 애플컴퓨터의 한입 먹은 사과 등은 회사를 상징하는 것으로 그것만으로도 회사를 대표한다. 이러한 좋은 심벌을 간판에 부착한다면 보다 좋은 시각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간판은 눈에 잘 띄어야 되지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요소도 함께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