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면 실장이 웃는 얼굴로 저를 맞이해 줍니다. 진심으로 반겨주는 눈빛과 미소를 보면 마음이 참 따뜻해집니다. 하루의 시작이 얼마나 상쾌하고 벅차지는지 모릅니다.
오늘은 저희 직원들 자랑을 조금 해 볼까 합니다. 이 글을 쓰는 도중 직원들이 사과와 배를 예쁘게 깎아왔네요. 과일 먹고 싶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갖다 주는 걸 보니 정말 고맙고 뿌듯합니다.
한의원 대기실과 치료실 벽에는 조금씩 홍보물이 늘어갑니다. 한 직원은 미술을 전공해서 그런지 정돈하고 꾸미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굳이 제가 시키지 않아도 유익한 건강정보나 한의원 치료에 관한 것을 원내에 게시하곤 합니다.
환자들이 “여기는 뭔가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아요”라고 하니 직원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거에요”하면서 웃음보를 터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가 문득 살펴보면 뭔가가 바뀌어 있는 것을 보곤 합니다.
소화제나 감기약이 들어있는 환약통에 예쁘게 디자인된 라벨이 붙어 있다거나 대기실 정리장에 새로운 약재가 전시되어 있다거나 합니다.
저나 환자가 불편할까봐 걱정이 되었는지 애매한 위치에 있는 IR을 드릴로 떼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놓기도 하고, 커튼 레일을 수리하기도 하고, 무거운 수납장을 번쩍 들어 옮겨 놓기도 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런 것들을 제가 지시하지 않았다는 점이죠. 그래서 더욱 고맙고 기쁘고 감동스럽고, 한의원 생활이 즐거워지곤 합니다.
개원 만 1년을 갓 넘기는 동안 14명의 직원을 겪었습니다. 원장님의 디테일함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그만 둔 직원도 있었고, 말도 없이 출근하지 않은 직원도 있었습니다.
유능한 인재라고 생각하고 기대를 하고 신뢰를 주었던 직원이 근무한지 1달도 채 되지 않아서 갑자기 몇 년 전에 일하던 원장님이 함께 일하자고 했다면서 그만두었을 때는……실망을 넘어서 배신감과 원망마저 들었습니다.
그 직원에게 이런 마음을 표현했을 때 원장님은 오너니까 그런 것을 감내해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대들더군요. 그 때 당시 한의원이 여러모로 어려웠기 때문에 더 화가 났습니다. 그 직원이 괘씸한 것은 물론이었고 데려가시는 원장님에게도 앙심을 품을 만큼 속상했었지요.
1년 남짓 한의원을 운영해 오면서 이런 저런 난관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 편안해 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속상하고 답답한 일들이 생기곤 하지요. 앞으로도 어려운 일들은 생기겠지요. 직원들과 부딪히는 일도 없을 수는 없을 겁니다.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더 나은 공간을 찾아 떠나는 직원도 당연히 생길 겁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보다 덜 초조하고 덜 불안합니다. 지금 이 순간, 저와 직원들은……각자의 꿈을 위해 같은 공간 안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제가 직원들을 위해, 직원들의 꿈을 위해 무언가 베풀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뿌듯합니다. 직원들이 저를 위해, 저의 꿈을 위해 무언가 베풀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고맙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는 제게 선배원장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남 원장,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야. 너무 조바심내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조언을 주셨었습니다. 지금 걱정하고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리라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