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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9일 (토)

산악인 한의사 박헌주 원장

산악인 한의사 박헌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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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이자 산악인으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네 번 오른 한의사가 있어 화제다. 본지에서는 광주광역시 서구 중앙한의원 박헌주 원장의 색다른 삶의 여정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박헌주 원장은 누구.



전남대학교 산악회 86학번으로 1991년 대학교 3학년 때 일본 북 알프스(3190m) 동계등반에 나선 뒤 10년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에베레스트 등 세계 최고봉 등정에 나섰다.



박 원장은 또 1994년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광주매일신문사에서 7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며 한국기자상, 앰네스티 언론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2004년 동신대 한의대 편입학 시험에 합격 후 2008년 3월 학교를 졸업하고, 7월 한의원을 열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박헌주 원장의 등반 이야기.



1986년 전남대학교 입학 후 산악회 입회, 91년 일본 북알프스(3190m) 동계 등반, 92년 구 소련 천산산맥 최고봉 포베다(7439m) 등반 및 칸텡그리(7010m)등정(칸텡그리는 한국인 최초 등정), 93년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 등반, 96년 에베레스트 등반, 97년 세계 6위봉 히말라야 초오유(8201m) 등정(당시 축구하다 무릎 10자 인대 수술을 하고서 깁스를 풀자마자 무릎보조기를 착용하고 비행기에 탔는데 정상까지 오른 후 기어서 내려온 일화로 미친놈 소리를 들었던 에피소드), 2000년 에베레스트 뉴밀레니엄 세계 초등(취재기자 신분 세계 최초 등정,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상 수상).



박헌주 원장의 신문기자 이야기.



1994년 광주 매일신문사 입사 후 사회부 경찰출입 기자 등 7년간 재직.

재직하는 동안 경찰의 가혹행위로 살인범으로 몰린 한 택시기사의 누명을 벗기는 보도로 97년 10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제1회 앰네스티 언론상, 98년 제30회 한국기자상 수상. 2001년 시민이 주인인 신문을 창간한다는 목표로 시민주 형식의 독립 대안언론 ‘다른신문’ 창간. 창간 6개월 만에 경영 악화로 폐간.



기자와 한의사란.



일장 일단이 있으나 한의사라는 직업이 훨씬 즐겁다. 기자는 하루하루 뉴스를 먹고 산다. 그렇기에 하루살이 같은 직업이다. 연장선이 없이 신문에 기사가 나가면 그걸로 끝이다.



또한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사건기자 시절엔 사우나에서 잠을 자면서도 삐삐(당시엔 핸드폰이 귀했다)를 사타구니 사이에 끼우고 잘 정도로 강박감이 심한 직업이다. 술도 많이 먹는 등 생활의 질서없음으로 인해 주위 산악 선후배들과도 많이 멀어졌다.



기자라는 직업은 치열한 시대 정신으로 젊은 시절엔 사회를 정면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은 직업이다. 그러나 오래할 직업은 아닌 것 같다. 몸 버리고 맘 버린다.



한의사가 된 뒤에는 일단 출근시간이 즐겁다. 오늘은 어떤 환자가 올지 어떤 하루가 될지 설렌다. 사서(四書)와 동의보감(東醫寶鑑) 등 고서를 보면서 옛 선인들과 만나는 것도 즐겁다. 무엇보다 한의학과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 알면 알수록, 공부하면 할수록 미지의 세계에 빠져드는 즐거움 같은 것이다.



또 병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환자를 통해 하루하루 배우는 재미도 솔찬하다. 자연처럼 구애받지 않고 살고 싶은 인생관과 한의사라는 직업이 너무 잘 맞는 것 같다. 한의학의 양생관이 사시 자연의 변화에 맞춰 살면서 염담허무하는 것도 좋다.



‘한의신문’이 나가야 할 방향.



한의계는 단합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또 검증되지 않는 각종 시술법들이 난무하는 것 같기도 하다. 후학으로서 이리저리 휩쓸리다보니 정체성의 혼란도 겪는다. 현재 음지에서만 시시비비 논쟁이 있는데 난상토론도 좋으니 이들을 한번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



또 협회 이하 각 지부들도 자주 소개해 단합력을 키우는 매개가 됐으면 한다. 한의사들끼리도 우호적인 관계보다도 배타적인 면이 있는 것 같다.



각종 소모임 등도 관심을 갖고 보도해 소모임이 활성화되어 결과적으로 회원간 친목과 유대감이 강해져 한의사의 위상도 제고되고 단합도 될 수 있으면 한다.



나는 왜 한의사가 됐는가.



신문사에서의 파업투쟁과 ‘다른신문’을 창간하는 과정이 실패로 끝나고 재판까지 받게돼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됐다. 가정도 엉망이 됐고 앞길이 보이지 않는 광야에 홀로 선 기분이었다.



산에 다니면서 평소 자연에 동화돼 사는 삶을 목표로 삼았고 산에서 한시를 읊을 정도로 한문,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았다. 오지여행을 하면서 자유기고가를 할까 생각도 했는데 가족이 너무 힘들어 할 것 같았다.



한의대에 먼저 편입한 기자시절 동료가 우연한 술자리에서 한의대를 권했고 시험과목이 한문, 한의학, 영어 등 모두 좋아하는 과목이어서 단박에 결정을 했다.



광주에서 구침가한의원을 운영하시는 편입학원 유평식 선생님의 첫 수업시간이 한의학의 매력에 푹 빠져 온종일 재미 속에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천지인체 음양오행 정체도에 있는 ‘地氣上爲雲 雲出天氣 天氣下爲雨 雨出地氣’라는 문장에 매료됐다).



8000m가 넘는 봉우리에서 보면 운평선이 보이는데 정말로 지구는, 우주는 그물망처럼 서로 유기체로 순환하고 있다는 정체관을 실감할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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