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원부설 재가요양기관 운영의 현황과 미래上
장기노인요양보험에서의 한의학 역할 (3)
오기어린 시작과 한의사랑 보살핌의 태동
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2008년 7월에 시행된다는 노인요양보험에 맞춰 2008년 초부터 고민은 되었지만, 일반인은 물론 한의사들조차도 내용을 알지 못하는 제도에 대해 무턱대고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주변 원장님들의 첫 번째 반응도 “돈 되는 거냐?”, “큰돈도 안되는데 왜 해?” 이렇게 단순화되는 경우가 많아서 동네 몇몇 원장님들과 같이 하고자 했던 선한 의지(?)도 결국은 혼자하고 혼자 망해보자는 오기어림이 바탕되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2008년 5월 말이었습니다.
재가요양기관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인식도 없는 시기에서는 방문요양 서비스나 요양보호사가 노인돌보미나 파출부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주는 인식마저도 고마운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곳인데 처음 시작할 때는 1단지 1동 1층 1호부터 10단지 10동 10층 10호까지 일일이 방문해서 대상자가 될 만한 분이 있는지, 있다면 등급신청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1:1 작업부터 하였습니다.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듯, 바닥을 뒤지듯 시작했던 시간이 흐르고 2008년 연말부터는 제도의 인식은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졌지만, 새로운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나라가 보장해주는 사업거리로 인식한 무수한 일반인들이 경쟁적으로 난립하면서 본인부담금 면제행위는 기본이고 기존 대상자나 요양보호사를 현금으로 유인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면서 많은 고민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도 처음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자리를 잡았듯이 이런 불법·탈법 행위들도 결국에는 빠르게 자리잡을 것이고 이 서비스가 의료라는 영역을 배제하고는 절대 진행될 수 없다는 자기 확신이 커지면서 길게 보는 안목에서 요양보호사의 재교육과 재활교육 중심의 서비스 질 향상 노력으로 차분히 준비했습니다.
그러한 선택이 지금에 와서는 지역내 우수 요양기관으로 인정받아 요양보호사들은 물론 대상자들에게도 만족도 높은 기관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2009년 6월부터는 서울 내에서 유일하게 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재활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 중에 있고 내년 이후에는 지역과 대상자를 더욱 확대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제가 하는 한의원부설 재가요양기관의 운영을 보던 주변 후배 한의사들의 참여가 있었고(일산·안산), 그 후 월 1회 정도의 모임이 정례화되면서 차츰 기관의 모습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이후 한의신문에 기사화되고 조금 더 많은 한의사들의 관심 하에서 지금은 서울에는 강서, 마포, 관악, 중구, 노원, 강북, 은평에 경기에는 일산, 안산, 인천, 수지, 군포에 한의원 부설 재가요양기관이 생기고 지금은 이런 기관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하니케어라는 회사를 세워 ‘한의사랑 보살핌’이라는 네트워크 재가기관을 여러 원장님들과 공동으로 운영 중에 있습니다.
10억짜리 빌딩의 임대수익 도전기…
‘한의원을 하면서 가장 손쉬운 것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고, 가장 어려운 것은 빌린 돈을 갚기다’라는 말은 요즘 와서 참으로 공감 가는 이야기입니다. 개원시에 2~3억이란 돈을 빌릴 때는 금방이라도 갚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지만, 몇 해 열심히 한의원을 한다고 해도 빚이 크게 줄지 않는 것을 보면 내가 은행과 집주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설사 은행 빚을 다 갚고 3억 정도의 적지 않은 돈을 모아 자영업자의 영원한 로망이라는 임대사업자가 된다고 해도 연 7%의 수익을 얻기가 힘든 게 현실입니다.
예를 들면 한달에 세금 후 꼬박 1000만원씩 실저축을 해도(결국 한의원 매출이 최소 4000만원인 경우) 개원 후 6년은 지나야 빚을 갚고 월세 120만원짜리 상가를 가지기도 힘든게 현실입니다. 이러니 10년이 지나도 이런 정기적인 부가소득을 갖기는커녕 날로 들어나는 지출의 압박과 줄어드는 수입의 그늘 속에 현상유지를 목표로 살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한의원이라는 업종은 원장이 1시간 쉬면 1시간 가동 중지되는 공장과 같아서 1년 중 며칠 휴가 가는 것도 어려운 ‘전문직 일용 노동자’라는 직업적 특성을 벗어나고 싶은 욕심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많은 주위 사람들이 수백만원 벌려고 사업한다는 것에 콧방귀를 끼기도 했지만, 1년이 조금 지난 지금의 제 상황은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고서도 내가 매일같이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커다란 빌딩이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지역 주민의 건강과 복지 기여 자부
10억짜리 빌딩을 사기는 어렵지만 10억짜리 빌딩의 임대수익 정도는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요새처럼 신종 플루다, 김장이다, 단풍놀이다, 수능이다해서 갈수록 나빠지는 업장상황과 비교해보면 재가요양기관의 운영은 한의원이 아닌 다른 업종과 비교해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유일한 업종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이러한 경제적인 수익 외에도 지역주민의 건강과 복지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수십명의 요양보호사들의 직장을 제공하는 기업가로서의 역할과 경험도 빼놓을 수 없는 수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