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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이선동 교수

이선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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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정책과 제도가 한의학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한의계가 지금 해야할 일 (4)



(5)정책 전문성의 중요



(필자의 생각으로는) 환자가 한방의료기관을 외면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한의학에 대한 의학적 신뢰가 부족하거나 무너진 것이며, 두 번째로는 한방건보 등 국가의 한의학 관련 정책 접근의 문제나 실패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학의 의학적 신뢰의 문제는 일단 환자가 한방의료기관을 이용한 뒤에 일어나는 한의학이나 한의사에 관한 사후 평가이다. 진단과 치료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다시 방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도 권할 것이다.



그러나 한방 건강보험 등 한의사 정책이 중요한 것은 외부의 환자를 한방의료기관에 일단 방문하게 하는 요소가 강하다. 사람들이 한방의료기관의 방문을 생각할 때는 우선 건강상담이나 질병의 고통이 있으며 동시에 그에 대한 치료비 지불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누구도 치료하려 오면서 빈손으로 올 수는 없지 않은가. 이때 아무리 환자 주변에 치료를 잘하는 한방의료기관이 있어도 치료비가 없으면 갈 수 없다. 보험이 안되거나, 자신의 지불능력 이상으로 비싸거나 하면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먼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싸고 가까운 건강보험이 되는 양방의료기관으로 가게 된다. 거기에서도 낫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나중에 한방의료기관을 찾아올 수도 있다.



이처럼 치료비는 의료기관을 선택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당연히 반복치료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치료결과와도 관련이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건강보험료를 매달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비보험에 대한 거부감과 이를 이중 지불하는 것에 대한 경제적 손해 등 심적 불편함이 매우 강하게 있다. 이미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이 또한 과거에 비해 많이 올라서 만만치 않은 금액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또다시 자기 호주머니에서 100%치료비를 지불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지불할 수밖에 없는 생명 관련 질병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대인들은 이해도, 용납도 않는다.



이처럼 건보제도 하나가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전에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단 환자가 한방의료기관에 찾아와야 어떻게 해볼 것이 아닌가. 역설적이게도 한방건보 도입 당시에 무관심하거나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았으며, 준비 미비상태로 도입된(일부는 반대까지함) 한방건강보험제도가 지금 한의사들에게 그나마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또한 그의 문제와 한계가 지금의 임상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제도 하나가 의학을 죽이기도 하며 살리기도 할 수 있을 만큼 위력적이다.



건강보험제도는 단순히 제도로써만 의미있는 것이 아니며, 이것을 통해 국가의 관리와 보호 등을 받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한 국가의 제도적 참여와 한의학이 국가의 보건의료제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서부유럽을 중심으로 사회보장정책의 하나로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를 도입했으며 이제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이것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장한다는 뜻이다. 오래전의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를 알고 당연히 한방건보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수용했어야 한다. 나의 기억으로는 한방건보 도입 당시의 상황은 한의계가 조금만 적극적인 준비를 했어도 첩약 등 원하는 정도의 수준과 범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컸었다.



당시에는 한방의료기관의 경영상태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한의사협회의 집행진과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유감스럽게도 건강보험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그때보다 많은 상황이 변했으며 악화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것을 바꾸려 해도 너무 어렵다. 지금도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전통적 사고에 젖어서 과거의 의식으로 환자를 대하고 치료비를 받는다. 치료비 관련 제도나 환자의 의식도 너무 많이 바뀌었다. 가장 좋은 것은 지금이라도 한방건보를 환자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확대적용하는 것이다. 이것이 힘들면 비보험 치료비를 적정수준으로 한의계 스스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이 모든 것이 한의계 내부의 전문성과 수준의 문제이다. 대부분 한의사들은 진료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도 인정한다. 그러나 지금의 여러 상황은 한방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의 편의성에 무관심과 긴 시간동안 쌓인 불만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에서 한의계 지도층의 책임과 역할은 매우 크다. 일선 한의사들이야 진료에 열중할 수밖에 없으나 한의사 대표자로써의 역량은 막중하다. 한의계의 대표자에 관심있는 한의계 인사들은 미리미리 관련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익히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사람 또는 몇사람의 잘못된 판단과 무능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고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진심으로 원하건데 한방정책연구소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의료관련 단체 중 산하 정책연구소들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고 있지만 한의사단체만 정책연구소가 유명무실하다. 이게 우리의 현주소이다. 이것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제2의 한방건강보험제도 도입 당시 같은 잘못 판단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각각 100배 노력하는 것보다 좋은 정책하나가 그리고 전문성 있는 훌륭한 지도자가 더 큰 역할을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올바른 정책과 제도가 한의학을 살리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6) 교육과 연구 분야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



교육은 미래의 한의학 전문가를 기르는 일이며, 연구는 한의학을 의학적 의미로써의 전문성과 학문적 타당성을 인정받게 하는 역할을 한다. 둘다 한의학의 중추신경계이다. 잘 가르치고 필요한 좋은 연구를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분야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학교교육에 불만이 많으며, 그동안 발표된 연구들이 읽혀지지 않으며 임상 등에 활용되지 않는다. 서로 각각인 것이다. 당연히 일차적으로 해당 학생들이나 공부하지 않는 한의계의 책임이다.



-학생 위주의 교육과정이 필요



학생들의 불만은 학교에서 배우는 많은 것들의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즉 교육 내용이나 과정이 너무 이론적이거나 과거적이며 비현실적인 내용이 많다고 생각한다. 대학 졸업 후 임상에서 바로 사용해야 하는 대부분의 학생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전문의제도 등 졸업생들이 적절한 임상실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또한 열악한 학교의 현실도 학생들의 많은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학생 우선의 교육과정이라기보다는 교수 중심의 교과과정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6년의 짧은 교육기간과 요즘의 상황으로 볼 때 대학 졸업 후 바로 개업을 한다는 것은 일단 무모하고 잘못된 것이다. 개업하기에는 공부한 기간이 너무 짧아 정상적인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매우 부족한 시간이다. 한의과대학에서 한의학의 모든 내용을 가르치지도 못하며 그럴 필요도 없다.



한의과대학의 교육목표는 학생들에게 1차의료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물론 1차의료의 한의학적 범위나 수준 등을 연구해야 하겠지만 주로 생명과 관계없는 비교적 간단한 질병과 건강문제로 찾아오는 환자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수준이다. 2, 3차의료수준의 좀더 어려운 질병을 해결해 주려면 전문의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올바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1차보건의료수준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질병의 치료와 건강관리 방법에 관련된 이론과 실습의 교육이 동시에 강조되야 한다. 다시 말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의료인으로 사용가능한 의료지식을 가르쳐야 하며 실용적이야 한다. 우선 찾아오는 환자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찾아온 또는 찾아올 환자의 건강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소비자 중심의 미래형 교육과정의 발전적 추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교육 관련 hardware·software도 모두 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제대로된 한의사가 되려면 최소한 10년정도는 담금질이 필요하며, 그리고 한의과대학은 교수가 아니라 환자와 그 치료를 위한 학생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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