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의료’의 경제성을 평가한다
한방 의료의 경제성 평가 (1)
여러 매스컴을 통해 정부가 시행하는 여러 사업이나 정책들과 관련하여 ‘경제성 평가’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경제성 평가’라는 용어가 새만금 사업 같은 건설 분야에서부터 고혈압 치료약의 가격 책정 같은 의료 분야에 까지 다양한 곳에서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분야의 경우 200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의약품 경제성평가 지침’을 발표할 정도로, 의료 급여와 관련하여 그 활용도와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경제성 평가 결과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의료인들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제(Economy)의 어원은 ‘집안 살림하는 사람’을 뜻하는 그리스 말 ‘oiko nomos’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경제성은 일상적인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에도 몇 번씩 경제적 결정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어떤 차를 구입할까’ 같은 비교적 큰 비용이 나가는 것에서부터 ‘오늘 점심 식사는 어디서 할까’ 같은 일상적인 것들까지 모두 경제성과 관련된 결정들이다.
이처럼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은 한계가 있는데 이 돈으로 가장 만족스런(효용) 결과를 얻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이 경제적 결정 과정이다. 즉 사용할 수 있는 돈(자원)은 희소한데, 이를 이용해 최대한 만족(효용)할 수 있는 결정을 골라내는 방법이 바로 경제성 평가이다.
보건의료 분야의 경제성 평가들은, 원격의료와 같은 새로 도입되는 의료기술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치료제들에 대한 급여 타당성에 대한 평가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한방의료와 관련된 경제성 평가 또한 최근 다수 보고되고 있다.
영국의 NICE 같은 기관에서는 경제성 평가 연구 결과를 근거로 ‘만성 요통환자에 대한 표준 임상 진료지침’ 목록에 침 치료 등을 추가하였다.
경제성 평가 연구와 일반 임상연구의 차이점은, 일반적인 임상연구가 치료 효과만을 대조군과 비교하는데 비하여, 경제성 평가는 비용과 효과성을 모두 대조군과 비교한다는 것이며, Drummond 등은 비용과 효과를 모두 비교대안들과 비교하는 연구만이 완전한 의미의 경제성 평가라고 언급하였다.
도표에서 보듯이 경제성 평가는 분석 방법에 따라, 비용비교 분석(Cost analysis), 비용효과분석(Cost-effectiveness analysis : CEA), 비용효용분석(Cost-utility analysis : CUA),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 : CBA) 등으로 나누어진다.
또한 분석 모형에 들어가는 모수들의 추정 방법에 따라, 임상시험을 통해 추정하는 ‘(실용)임상시험 등을 이용한 경제성 평가’(Economic evaluation using patient level data)와,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등을 이용하여 도출하는 ‘결정분석모델을 이용한 경제성 평가’(Decision modelling analysis)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모든 경제성 평가 결과들은 칼날의 양면과 같아서 우리 한의계에 미치는 영향은 약이 될 수도 혹은 독이 될 수도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되어 있고 대부분의 의료단체들이 자신들의 의료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정부로서는 국민 전체의 만족(효용)을 증가시키는 곳에 의료비 지출을 늘리는 선택을 해야 하고, 이런 선택은 결과에 따라 한의계에 유리할 수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필요할 때 정부와 의료 이용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한방의료의 비용 효과성 근거를 한의계 스스로 미리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또한 더 나아가서 현실성 없이 산출된 한방 상대가치 점수의 개정 노력들이 실효를 보지 못한 요즘 같은 상황에서, 보험 수가 현실화를 위한 근거 자료로서 경제성 평가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