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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이은경 정책국장

이은경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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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의료 합법화? 의료민영화적 발상이다

-의료 개방과 비의료인의 의료업 허용 등 한의계에 직격탄

-의료민영화 추진, 한의계는 어떤 대안을 마련할 것인가?

-27일 ‘의료민영화 법안 대응과 한방산업 발전 토론회’ 주목



지난 7월29일 헌법재판소의 대체의료에 대한 대체입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조건부 합헌판결에 대한 한의계의 분노가 뜨겁다. 대체 한의원에서 보험 적용을 받고 있는 침·뜸 시술이 대체의료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본적 내용에 대한 이해도 없이 대체의료 입법을 검토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해 수긍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사회 의료시스템이 점점 민영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정부의 집권 2기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개각이 단행된 이후, 의료민영화에 부정적 입장이던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의료민영화에 대한 적극적 지지의사를 표명해 왔던 진수희 장관으로 교체되고, 공공연히 비의료인의 병원 경영 허용 등 의료민영화를 찬성해 왔던 이재오 특임장관의 전격 입각 등은 현 정권의 의료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의료민영화 연계 ‘건강관리서비스법안’ 상정



의료민영화는 지금까지 의료산업에 대한 자유로운 자본 입·출입, 민간보험의 건강보험 대체 역할 부여, 의료인의 면허독점 완화를 통한 비의료인 의료업 참여 허용 등 의료시스템의 질서를 유지해 왔던 기본적인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무현 정권 후반기부터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주장되어 왔던 내용이 현 정부 들어 강하게 주장되고 있으며 이제는 경제부처를 넘어 복지부 및 정부 전반에 걸쳐 주된 정책과제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한의계에서는 지금까지 의료민영화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논의를 하지 않아왔다. 일각에서는 한방의료 산업화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한의계와는 별 연관없는 문제로 인식해 온 것이다. 하지만 의료민영화 정책이 몇 년에 걸쳐 추진되어 오면서 핵심 정책에 있어서 계속 수정이 되고 있고 그 내용의 핵심에는 의료 개방과 비의료인에 대한 의료업 허용,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을 위한 규제 개혁으로 포커스가 맞춰 지면서 기반이 취약한 한의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9월에 상정될 것으로 예측하는 의료민영화법안 중 가장 힘이 실리고 있는 법안은 ‘건강관리서비스법안’이다. 이 법안은 의료인의 기본 업무 중 건강 관리, 예방, 건강 교육 등에 관한 부분을 민간에게 이양하는 것이 기본 내용이다. 건강관리요원을 민간자격증을 통해 도입하여 일반인이 건강관리회사 설립을 할 수 있게 하여 건강 관리, 예방, 건강 교육 등을 수행케 하자는 것이다.



이 내용을 보고 있자면 헌재의 대체의료 입법화 내용과 상당부분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의료민영화의 주요 내용 중 하나가 의료인이 독점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의료서비스를 위해성과 전문성이 낮은 부분부터 민간에 이양하고 보험 적용에서 제외하자는 내용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헌재 판결과 건강관리서비스의 내용의 유사성이 이해된다. 더 나아가 재경부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부처에서는 아예 전문자격사제도를 도입하여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경영과 의료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도록 국가 면허제도 자체를 재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한의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중 FTA이다. 원래 FTA는 나라간 구체적 협상에 들어가기 전 보고서를 통해 협상안의 기본 내용을 잡아가는데 지난 7월 산·학 공동연구가 마무리되어 연내 구체적 협상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문제는 중국이 주장하는 개방내용에 보건의료, 특히 전문인 개방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이 체결한 다른 FTA에서도 중의사의 개방수준은 매우 높아서 뉴질랜드의 경우 일정 수의 중의사가 3년 내의 단기고용을 허용하게 한 전례가 있을 정도이다. 중국과의 FTA에서는 농업을 제외한 거의 전 분야의 이득이 높을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보건의료인력, 특히 중의사 개방요구를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막아줄 수 있을지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건강관리서비스 법안이나 한·중 FTA 등은 지역 경제특구 및 지자체 차원의 의료관광 및 한방산업 활성화 정책과 결부되면 더 큰 시너지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제주도에서는 우근민 지사의 당선 이후 민영화 추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으나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해외의료인력의 도입이나 지역특구내 침구사제도 등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현실이다. 의료민영화정책은 제안되었던 초기에는 정부 차원의 접근 위주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경제 개발을 이유로 각종 규제를 없애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 의료민영화와 대체의료합법화 등이 한의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간략하나마 살펴보았다. 기술한 내용 이외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또한 각각의 내용에 대해 우군과 적군이 따로 존재한다.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비롯한 진보진영 일각에서도 대체의료 입법화에 대해서는 찬성하기도 하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의료민영화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의료인의 독점을 완화하는 것이 정당한 가치인양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계는 어떤 대안을 마련할 것인가?



**보험시스템 내에서 한의약 저렴하게 제공



협회를 중심으로 불법의료를 척결하고 대체의료입법화의 문제점을 홍보하는 사업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의계의 모든 역량이 여기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 침·뜸의 불법진료로 인한 위해성과 부작용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과 홍보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침·뜸이 대체의료가 아닌 한의약의 중심이라는 사실도 지속적으로 알려 나가야 한다.



하지만 대체의료 입법화가 건강관리서비스 법안과 한·중 FTA를 비롯한 의료민영화법안과 같은 흐름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침·뜸을 비롯한 한의약을 건강보험과 현재의 의료시스템 내에서 국민들에게 보다 저렴하고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 동반되어야 한다. 헌재 판결은 침·뜸 시술을 보다 저렴하고 안전하게 국민에게 보급하여야 한다는 부분을 지적한 것이지 현행 불법 침구사들이 자격증을 받아 마음대로 진료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판결은 아닌 것이다.



우리는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 그림 안에는 한국 의료시스템의 올바른 전망, 한의약의 발전방향이 맨 위에 있어야 한다. 또한 이를 달성할 수단에는 국가의 책임이 우선되어야 한다. 국민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민간에 이양해서 고용을 창출하고 GDP를 올리는 성장위주의 경제논리가 아닌 국민건강의 차원에서 국가의 분담과 책임이 필요하다. 또한 그 그림을 지탱해주는 것은 국민의 지지여야 한다.



한약분쟁 이후 한의계의 호황에는 민족의학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가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우리의 대응에는 국민들의 지지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세력 내에서도 침구사제도를 찬성하는 집단이 있을 정도이다. 우리의 목표가 한의사의 밥그릇을 지키는 문제가 아닌 침·뜸을 보다 안전하고 저렴하게 국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국민들의 마음에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



**한의학 수호 통한 국민건강 증진 대의를 고민



갈 길이 멀어 보이고 대체 가능하기나 한건지 모르겠다고 생각될 수도 있으나 ‘위기는 기회다’라는 당연한 경구를 되새기면서 신발끈을 다시 졸라맬 때가 아닌가 한다.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와 한의약미래를 위한 열린포럼에서는 그 미래의 첫 단추를 꿰고자 한다. 오는 27일 동국대에서 ‘의료민영화 법안 대응과 한방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여 법안에 대한 검토와 한의계에 미칠 영향, 대체의료합법화와 민영화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한의학 수호를 통한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대의를 고민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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