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약 보편적 치료의학으로 가치 인정받을 것
‘한의약글로벌센터’는 한의약 세계화의 구심점
10년 전부터 한의계에서는 한의약 세계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동안 한의약 세계화 사업은 산발적으로 그리고 단발적으로 진행돼온 측면이 있다보니 그간의 성과나 자료 구축을 통해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거나 향후 방향설정에 대한 지표를 마련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지난 3월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이하 한의협) 제9회 정기이사회에서 ‘한의약글로벌센터’ 설치를 의결, 비로소 한의약 세계화 사업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직 초기라 완전한 조직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한의약글로벌센터 산하에 한의약 세계화 자문단 및 총괄기획팀, 진출팀, 유치팀, 운영팀 등의 사무국을 구성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초대 센터장을 맡게된 한의협 박완수 수석부회장은 향후 한의약글로벌센터가 활성화되면 한의학이 가지는 국제적 위상을 한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외에서 한의학을 바라볼 때 어쩌면 한민족에게만 국한된 의학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한의학이 인류의 질병 극복을 위한 보편의학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큰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는 한의학을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알려 인류 보건 향상에 유용한 의학임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약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한의학글로벌센터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의 한의약 세계화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지원하고 있는 한의약글로벌센터는 최근 러시아, 슬로바키아, 터키를 거점으로 유럽시장을 향한 한의약 세계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한의사협회의 한의약 해외거점구축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유라시아의학센터는 진출대상국 중 최초로 러시아에 개소됐다.
특히 보건복지부의 정책지원 아래 국내 보건의료단체로는 최초로 개소한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슬로바키아 코메니우스대학 예세니우스의과대학에서는 올해 가을학기부터 1주일에 2시간씩 1학기(15주) 동안 ‘한의학 개론’ 강의가 선택과목으로 개설됐다.
오는 9월23일 첫 강의가 예정된 가운데 최근 방한한 바 있는 예세니우스의과대학 학장과 부학장은 의대생뿐 아니라 교수들과 관련 업계에서도 이번 강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완수 센터장은 “우선 한의학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현지 의대생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의학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그래서 현지 의대 내에 한의학 강좌를 개설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한의약에 대한 인지도를 넓히는 핵심 아이템”이라고 밝혔다.
한의학 강좌를 통해 한의학이 질병치료에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치료의학이며 인류의 건강과 보건향상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있는 의학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1차적 목표인 셈이다.
그 다음으로 임상 교육이나 보다 전문적인 이론 연구 등으로 구성된 심화교육을 실시한 후, 현지 의료진과 협진 혹은 통합진료 방식으로 시범진료를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게 되면 법적으로 한의사가 현지에서도 의료인의 자격을 인정받아 진료하는 단계까지 기대하고 있다.
박완수 센터장은 이같은 한의약 세계화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이라고 말한다.
“한의학은 국가적 자산이다. 한국이 갖고 있는 독창적이고 고유한 자산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못해 한의학이 발전되지 못한다면 이 또한 국가적 손실이다. 그래서 한의약 세계화는 정부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고 한의사는 헌신하는 마음으로 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정부와 한의계가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그는 태권도의 사례를 들어 한의약 세계화는 관련 산업과 인력 진출의 기회를 넓혀 결과적으로 경제적 측면에서 국부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록 부족한 예산과 인력임에도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해 작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어나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내년보다는 내후년이 더 발전하고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박완수 센터장.
그는 “한의학이 현재 국내에서 의료기기 문제, 천연물신약 문제 등 많은 현안을 안고 있지만 결국 이를 푸는 핵심은 과연 한의학이 정말로 필요한 의학이냐, 인류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느냐 하는 판단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한의약 세계화가 단순히 해외에 한의학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의 정당한 보편적 치료의학으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확인 받기 위한 것이며 이는 한의학이 더욱 발전하고 정당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의계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앞으로 한의약글로벌센터가 한의약 세계화에 대해 어떠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어떻게 현실화시켜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