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성학적 관점서 한약 독성 문제 해결방안 제시
전국한의학학술대회… 한약의 안전성 등급화 방안 제안
대한한의학회(회장 김갑성)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대한한의사협회·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가 후원한 ‘2014 전국한의학학술대회(수도권역)’가 지난달 3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530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의학회 추정인원)한 가운데 ‘21세기의 실용한의학’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아토피피부염의 이해와 치료(조용주 두리한의원장) △맥진을 통한 자궁과 임신상태의 진단(임동국 임동국한의원장) △임상에서의 실용적 응용을 위한 한약의 독성학적 이해(박영철 대구가톨릭대 교수) △어깨질환의 매선에 대한 접근(김재수 대구한의대 교수) △골반교정 테크닉과 해머링을 통한 허리통증 치료(김형민 척추진단교정학회 이사) △교통사고 치료로 본 한의학의 실용성(김한성 유니드한의원장) 등의 강의가 진행됐다.
특히 박영철 교수는 발표를 통해 “독성학이란 화학물질과 생물체의 독성 및 질환의 원인적 연관성을 확인하고, 이를 예방하는 학문”이라며 “독성학은 한약제제를 비롯한 약물 개발에 필수적으로 응용되는 분야로, 최근 한의학이 근거중심의학적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향후 한의학 분야에서도 독성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한약이 부작용 및 독성 측면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주된 원인과 기전으로 △Cytochrome P450 활성에 의한 유해활성산소(ROS) 생성 △Cytochrome P450과 독성대사체인 친전자성대사체 생성 △한약에 의한 면역체계 이상반응 등을 꼽는 한편 독성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한약의 독성적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인체의 간에 있는 57여종의 Cytochrome P450 중 16종이 약물대사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간이 약물대사의 중추기관인 이유라는 설명이다. 또한 Cytochrome P450은 한약재의 체외배출에 있어 핵심적인 기능도 하지만 독성의 핵심적 기능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양면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하며, Cytochrome P450에 의해 생성된 독성대사체는 glutathione(GSH)에 의해서만 제거되는 만큼 한약 부작용에 대한 독성학적 대응방안에서 GSH는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현재까지의 확인에 의하면 감초는 glutathione를 비롯한 관련 효소에 가장 높은 활성을 유도하고 있으며, 마늘 및 대계의 silymarin 성분은 강력한 glutathione 합성물질로 알려져 있는 등 해독작용을 가진 한약재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해독 한약재를 적극 활용한다면 한약에 대한 독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효과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독성을 문제로 퇴출된 양약에 대한 문제 해결에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발간되고 있는 ‘표준한방처방 의약품 정보’는 단순한 서술에 불과해 한의사의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응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문제점의 대안으로 임상용량과 동물 독성시험의 용량을 응용한 ‘한약의 안전성 등급화’ 방안을 제시, 이러한 방법을 통해 모든 한약(재)의 안전성에 대해 등급화 한다면 실제 임상에서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이 한약을 믿고 안심하고 복용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키도 했다.
이밖에도 박 교수는 대학병원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한약 부작용에 대한 자료는 국민들에게 한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만큼 한의계 내에서도 한약 부작용에 대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한의과대학 커리큘럼에도 ‘독성학’ 과목이 확충돼 한약과 독성학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술대회에 앞서 김갑성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번 전국한의학학술대회는 실사구시의 원칙 아래 한의학이 우리 주변에서 가장 실용가치가 높은 의학으로의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며 “앞으로 전국한의학학술대회가 단순히 보수교육의 시간을 메우는 형식적인 자리가 아닌, 실질적인 정보와 자료를 재충전할 수 있는 참된 의미의 교육의 장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필건 한의협회장은 축사에서 “한의학이 현재의 여러 난관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의학의 정체성을 되찾고, 치료의학으로서의 역할을 국민들로부터 충분히 신뢰받을 수 있는 관점으로 나아가야만 법과 제도에서도 한의학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의계의 여러 난제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한의협과 한의학회를 중심으로 모든 회원들의 힘을 결집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