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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30일 (목)

신준식 회장 "한의계는 지금 깔딱 고개 위, 이번 고비만 넘기면…"

신준식 회장 "한의계는 지금 깔딱 고개 위, 이번 고비만 넘기면…"

한의신문, 신준식 대한한방병원협회장 단독 인터뷰



신준식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지난 1988년 설립돼 전국 259개 한방병원을 대표하는 대한한방병원협회(이하 한방병협)의 16대 회장으로 재임에 성공한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한의신문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실에서 신 회장을 만나 두 번째 임기에서 한의 실손보험 적용, 증가하는 자동차보험 환자, 추나 급여화, 한의학의 세계화 등 산적한 한의계의 현안과 한방병협회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재임 소감과 이번 임기에 꼭 이루고 싶은 업적이 있다면?



중요한 중책을 다시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 이전 임기 때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장을 도와 추진했던 표준임상지침 개발을 통한 한의약의 '실손보험 재적용' 등을 마무리해달라는 의미인 것 같다. 역대 이렇게 한의협과 한방병협이 합심해 공조를 이룬 적이 없던 것 같다. 몇 십 년 만에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공헌해달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한방병원을 운영하면서 체감한 실손 보험의 중요도는 어느 정도인가?



양방은 수술, 비수술, 약까지 보험 적용을 다 해준다. 이건 국민들보고 무조건 양방에 가서만 치료 받으라는 얘기다. 우리 병원만 봐도 자생에는 양방 도수 치료와 한의 추나 치료 둘 다 있는데 양방 도수는 예약이 안 될 정도로 꽉 차 있다. 10만, 15만 원짜리 두 개가 있는데 실손보험에서 보장을 해주기 때문에 환자들은 가입시기마다 다르지만 자기부담인 10~20%만 지불하면 물리치료사가 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병원에서 추나는 전문 의료인인 '한의사'가 치료하고 고작 3만원만 내면 되는데도 보험적용이 안되다 보니 환자들 입장에선 비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또 환자들 사이에서 원래 15만 원짜리 치료는 더 좋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다. 문제는 그렇게 도수치료를 받아본 환자들이 추나가 더 낫다며 다시 추나 치료를 요구한다는 사실이다. 병원의 이익 논리로 따지면 그냥 편하게 물리치료사를 고용해 양방 도수치료실을 늘릴 수 있지만 의료인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올해부터 손해보험 등 민영보험에서 한의 관련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최근 어느 한 보험사는 한의 실손보험을 출시한 지 열흘도 안 돼 무려 약 5500건, 3억 원어치가 팔렸다고 한다. 그만큼 한의치료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약상품이라 제한도 있다. 보장을 받으려면 양방에서 진단이나 수술을 받고 와야 하고 뇌출혈 등 3대 질병과 디스크, 자동차 사고 부상 같은 일부 질환에만 국한돼 있고 전액 보장도 아니다. 국민의 치료 선택권과 의료 접근성을 넓히는 측면에서 보장범위를 3대 질병에서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전액 보장을 위해 한의계에서도 '표준임상지침' 마련에 더욱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



◇자생병원 하면 수술 없는 '디스크 환자 치료'가 떠오른다. 그런 점에서 추나 급여화를 앞두고 정부에서 내년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한국 추나요법의 창시자로서, 한방병협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을 것 같다.



전국 259곳의 한방병원 어디에서나 표준화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방병협의 목표다. 병원마다 추나요법의 방식도 다르고 횟수도 다르다면 누가 신뢰하겠나. 대다수 한의사들은 정직하게 잘하고 있다. 다만 보험회사에서 우려하는 수준을 넘는 비급여 치료를 하는 곳이 있다면 한방병협은 시정될 때까지 자정노력에 앞장설 것이다.



◇자동차보험에서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한 해 동안 20%이상 넘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 성장은 한해 9% 정도인데 유독 '한방병원'만 이를 훌쩍 뛰어넘다 보니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진료비가 양방과 비슷하거나 우리가 조금 더 낮고 양방 종합병원과 비교하면 우리가 절반이다. 심지어 치료 기간은 우리가 더 짧다. 그런데도 환자가 늘었다는 것은 만족도가 높으니 양방 가던 환자들이 이동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물리치료만 비교해도 양방은 물리치료사가 하는데 우리는 한의사가 직접 한다. 지난해 동신대 한의대가 실시한 '교통사고 환자 한의치료 만족도 조사'에서 90% 이상이 한의치료에 만족했다는 답변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해외의 메디컬 센터나 자생병원 해외 지점 구축 등 한의학 세계화에 누구보다 앞장서 오신 걸로 알고 있다. 현지에서 체감한 반응은?



미국이나 멕시코, 몽골 등 초청강연을 갈 때마다 느끼지만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의료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대체의학은 중의학으로 인식될 만큼 중의학의 비중이 큰데 지난해 11월 미 정골의학협회에서 정식 학점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미국 의사들이 1년에 취득해야 하는 보수교육 중 정식 과목으로 한의학이 채택된 것이다. 한의사가 양방의 본거지인 미국 현지 의사를 대상으로 보수교육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다.

해외 치료 현장에선 진통 효과에 탁월한 '동작침'이 반응이 좋다. 혈자리에 침을 놓고 환자가 움직이게 하는 방식인데 외국에서 바라볼 땐 특이한가 보다. 척추전방전위증에 탈출이 있던 50대의 환자가 제대로 걷지도 못하다가 즉석에서 동작침을 맞고 보행을 하는 걸 현장에서 보여주면 환자와 청중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자생한방병원이 한의대생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걸로 알고 있다. 반면 입사하기가 바늘구멍이라는 볼멘소리도 만만치 않다. 사실인가?



12개 대학에 모두 열려 있다. 지역, 출신 안 따진다. 28년 전에 추나학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했던 시절부터 임원을 뽑더라도 전국 대학에서 뽑았다. 역삼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다 압구정동으로 이전해 스태프를 뽑을 때도 당시 11개 대학을 골고루 배정했다. 굳이 따진다면 영어 실력과 인성 정도다. 의료인은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긍휼지심(矜恤之心)으로 인술로서 병을 고치는 것이다. 심성이 어진 사람은 배우는 기간 동안 아무리 힘들어도 수련이 끝나면 한의사가 된 것에 긍지를 가진다.



◇회원들에게 한마디, 남기고 싶은 말



'깔딱 고개'란 말이 있다. 산을 넘다 보면 나오는 마지막 고비인데 한의계가 지금 여기에 있다. 한의협도 한방병협도 회원들이 벽돌 한 장만 덜어주면 고비를 넘어갈 수 있는데 오히려 자꾸 근거 없는 루머, 비난, 시기, 질투 등의 짐을 얹어 인간이라 고꾸라지게 된다. 범한의계가 뭉쳐 표준약관도 만들고 보험개발원과의 약속도 지켜야하는 중요한 시기다. 선봉장에 나선 김필건 회장이 두려워하지 않고 나서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한방병협은 후방에서 무엇이든 지원할 각오가 돼 있다. 축구로 따지면 한의협은 공격수, 우리는 미드필더, 양쪽 윙에 한의학회, 학장협의회, 한평원 등이 있다. 우리가 합심해 움직이면 깔딱 고개를 넘는 날이 결국 오지 않을까.



[caption id="attachment_357178" align="aligncenter" width="1024"]카자흐스탄 국립의과대학이 주최한 제3회 국제컨퍼런스에서 신준식 회장이 침 시연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 유카탄 주 오호란 국립병원에서 신준식 회장이 침 시연을 보이고 있다.[/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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