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 전문의 즐비한 전군응급처치경연대회서 당당히 2위 수상
올해 4월 전역한 한의군의관 조송현 한의사

[한의신문=김대영기자]양방 응급의학전문의나 내과전문의 출신 군의관들이 즐비한 전군 응급처치 경연대회에서 한의군의관이 당당히 사단의무대급 군의관 개인부분 2위를 차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701특공연대와 20기계화보병사단에서 군의관 생활을 마치고 지난달 전역한 조송현 한의사.(사진)
전군 응급처치 경연대회는 야전부대에서 발생하는 긴박한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의무요원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매년 11월 경 국방부와 의무사령부 주관으로 국군 대전의무학교에서 개최된다.
이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권역별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각 군병원을 중심으로 나눠진 권역별 1위 부대만이 본선 경연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것.
◇준비없이 참가하게 된 전군 응급처치 경연대회
2박 3일간 합숙을 하며 여러 분야에 걸쳐 경연을 펼치게 되는 본선 경연대회에서는 사단의무대급 경연과 연대이하 전투부대급 경연으로 구분해 진행되며 이를 다시 부대별 단체와 군의관 개인으로 평가한다.
단체평가는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 능력과 환자 후송 등을 평가하는데 그중 백미는 전장상황 평가다.
10여명의 환자가 발생한 전장상황에서 군의관의 지시 하에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치하는가를 평가하는 것으로 절단, 혈흉, 안면부를 포함한 기도화상, 압사, 총상, 트라우마 환자 등의 상황이 동시 다발적으로 펼쳐진다.
여기에는 실제 사람이 환자로 제시되기도 하고 맥박, 호흡, 출혈, 부상이 똑같이 재현된 더미가 사용되기도 한다.
전장상황이 제시되면 군의관이 환자의 경중과 소생 가능성 등을 판단, 처치 순서를 제시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군의관은 정확한 지시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신속한 기도삽관(intu-bation)과 혈흉환자의 흉곽천자 등을 시행해야 한다. 10분이라는 제한시간 안에 그것도 시야가 어둡고 연기와 소음, 트라우마 환자의 방해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모든 처치를 해야 하는 것이어서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군의관 개인평가는 질환과 응급처치, 약물, 심전도 등 의학지식을 평가하는 필기시험과 CPR 등 응급처치 능력, 그리고 전장상황에서의 처치와 지휘능력을 종합해 평가한다.
이렇다 보니 전군 응급처치 경연대회 참가자는 양방 전문의, 그것도 응급의학전문의나 내과전문의 출신 군의관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한의군의관이 참가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제가 근무하던 사단의무대에는 군의관이 8명 정도 있습니다. 당연히 한의군의관이 아닌 내과나 응급의학과 군의관이 참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저는 당시 사단의무대장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아무 준비 없이 참가하게 됐어요. 그래서 예선만 제가 참가하고 예선 우승을 하게 되면 본선은 정형외과 군의관이 참가하기로 했는데 예선 통과 후 주최측에서 참가자를 바꿀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본선까지 참가하게 된 거죠.”
조송현 한의사는 그렇게 참가한 제9회 응급처치 경연대회(2014년)에서 사단의무대급 군의관 개인부분 2위를 차지해 의무사령관 표창을 수상했다.
◇병원 수련 경험 덕 톡톡히 봐
준비 없이 참가하게 된 대회. 어려움이 많았다. 손발이 잘 맞지도 않았다. 그래서 매순간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필기시험은 응급상황에 사용되는 약물의 정확한 적응증과 용량, 각 질환에 대한 양방적 지식, 심전도 판단 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 내과 등 타과 군의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어요. 기도삽관, 흉곽천자, 절단 처리 등의 처치 또한 양방 군의관들이 훨씬 능숙하죠. 그런 상황에서 2위를 했다는 사실이 좀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아마 시뮬레이션 상황에서 의무병과 의무 부사관들이 잘해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같이 합숙을 하던 다른 과 군의관들이 한의군의관이 수상한 것이 대단하다고 감탄할 때 조금은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사실 그가 특별한 준비 없이도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병원 수련과정에서 직접 보고 시행해 본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병원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기에 가능했을 뿐 현재 한의학은 응급의학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
◇학부서부터 응급의학 분야 교육 강화 필요
>“병원 수련이라도 거친 전문의 한의사는 응급의학을 경험할 수 있지만 수련을 거치지 않을 경우 실제로 그러한 상황을 볼 수 있는 기회조차 거의 없어요. 기본적으로 학부때부터 이에대한 교육이 강화돼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 응급 상황에서 한의학적 치료법 중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부족해 보입니다. 한의학이 응급의학 분야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제도적 한계로 응급처치 부분이 오히려 퇴보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의학이 의학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응급의학 부분도 더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응급처치와 후송이 주된 업무인 전통적 의미에서의 군진의학이라면 한의약의 필요성이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현재의 군진의학은 단순 응급처치를 넘어 장병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
조송현 한의사는 병사들이 한의약의 다양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의치료를 제공하고 나아가 젊은 연령층의 한의학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데 군진의학으로서 한의약이 중요한 역할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군에서 다양한 한의 치료를 시행하는 데 제약이 많은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젊은 층 한의학 선호 높이기 위해 군진한의학 관심 가져야
“사업자 등록이 없는 군의관이 다양한 한약이나 약침, 의료도구를 사용하려면 굉장히 복잡한 절차가 필요해요. 예산과 인력이 한정된 군에서 그렇게 복잡한 절차를 거치다 보면 원하는 만큼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비 한약이나 침 치료만을 시행하게 되고 장병들은 그것이 한의학적 치료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 점이 안타깝습니다.”
한의군의관이 너무 소수다 보니 외면당하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였을까?
군의관 훈련을 받을 때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직접 위로 방문을 해준 것이 너무나 감사했다는 조송현 한의사.
그는 군진 한의학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질 당부했다.
한편 병원에서도, 군에서도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좋았다는 조송현 한의사는 앞으로 개원을 해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그러나 당분간은 쉬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