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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9일 (수)

[기획] 한의사는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이 안 됐다?

[기획] 한의사는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이 안 됐다?

2082-14-0



[편집자 주] 우리나라는 한의학과 양의학을 동시에 인정하는 이원적 의료체계를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양의학 일변도의 법과 제도의 추진으로 인해 한의학은 각종 정책에서 소외받고 있는 실정이다. 본란에서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규제를 비롯해 각종 법과 제도에서 소외받고 있는 한의학의 현황 및 이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본다.






2082-14-1
한의예과 2년 과정서도 평균 6학점·176시간의 교육 진행돼

‘한의사 직무기술서’에도 다양한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한 검사행위 ‘기술’

한의학과 4년간 영상진단기기 관련 ‘평균 54학점·1567시간’ 교육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보건의료계의 이슈로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의계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교육과정 등을 들며 한의사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의료법에서는 의과대학·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료인면허를 취득한 자에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의 각종별 의료인에게 전문의자격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인면허를 취득하면 의료행위를 할 수 있지만, 다만 의료법 제38조(특수의료장비의 설치·운영)를 통한 별도의 법률항목으로 전문의 수련을 거친 의료인만 이용할 수 있는 CT 및 MRI 등의 의료장비가 있다. 이로 인해 CT 및 MRI와 같이 별도의 수련교육과정이 필요한 특수의료장비를 제외하고는 모든 의료기기에 대해 6년간의 교육과정과 의료인 국가면허를 취득하면 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의사, 의료기기 이용에 보이지 않는 장벽 존재



또한 국가는 의료인의 자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보수교육을 하도록 의료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대학에서 교육받지 못한 발전된 의료기술은 이러한 보수교육의 형태로 의사·한의사·치과의사 등의 모든 의료인에게 교육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년 전에 면허를 취득한 의료인이 최근 개발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보수교육 체계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의계 관계자는 “이러한 의료법 체계에도 불구하고 한의사의 경우에는 아무리 전문과목 진료를 하고 수십년간 교육을 받아도 객관적인 진단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이용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한의계의 주장처럼 이미 한의과대학(이하 한의대) 6년 동안의 교육과정에서는 전공과목으로 X-Ray, 초음파진단 의료기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영상의학, 방사선 진단교육 등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한의사 직무기술서’에도 ‘한의사는 한의학 이론을 근거로 인체의 건강상태와 질병을 진단하고 침구, 약물 및 기타 한방요법 등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고 재활 및 예방을 담당하는 전문의료인’으로 규정하면서 ‘검사’ 임무에서는 단순 X-Ray, 조영제를 이용한 X-Ray 검사하기, 초음파 검사하기 등을 일의 요소로 적시하면서 다양한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한 검사행위를 기술하고 있다.



◇한의대 해부학 교육, 평균 8학점·219시간의 이론 및 실습 교육 진행



그렇다면 실제 한의과대학에서는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얼마만큼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을까?



우선 한의예과에서의 2년간 교육에서는 영상진단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해부학’을 중점으로 1학기간 평균 6학점씩 176시간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천대 32시간(2학점) △대구한의대 112시간(4학점) △동국대 256시간(8학점) △동신대 256시간(10학점) △동의대 160시간(6학점) △대전대 256시간(9학점) △상지대 32시간(2학점) △우석대 256시간(8학점) △원광대 224시간(8학점) 등이었다.



또한 한의학과의 4년간 교육에서는 해부학을 비롯해 진단학, 영상학 및 관련 분과교과별 강의를 통해 평균 54학점·1567시간의 이론 및 실습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대학별로는 △가천대 1808시간(55학점) △경희대 1616시간(55학점) △대구한의대 1440시간(46학점) △동국대 1632시간(56학점) △동신대 1472시간(54학점) △동의대 1472시간(49학점) △대전대 1568시간(56학점) △상지대 1408시간(48학점) △세명대 1552시간(53학점) △우석대 1792시간(54학점) △원광대 2256시간(56학점)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784시간(63학점)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 중 양의계에서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있어 문제가 되는 부분으로 한의학과 해부학은 관련이 없으며, 관련 교육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실제 한의과대학(한의예과+한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해부학 교육이 평균 8학점·219시간의 이론 및 실습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제외).



이를 각 대학별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천대 256시간(9학점) △경희대 192시간(9학점) △대구한의대 112시간(7학점) △동국대 256시간(8학점) △동신대 304시간(12학점) △동의대 128시간(4학점) △대전대 256시간(9학점) △상지대 64시간(3학점) △세명대 256시간(8학점) △우석대 368시간(12학점) △원광대 224시간(8학점) 등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경혈학 9학점·230시간 △생리학 12학점·297시간 △조직학 3학점·83시간의 이론 및 실습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한의학은 해부학을 기초로 발전해 온 ‘현대의학’



이와 함께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와 대한한의학회(이하 한의학회)는 지난해 4월에는 ‘해부학에 기반한 한의학의 발전-한의의료행위와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을 주제로 기획세미나를 개최, 한의학은 해부학을 기초로 발전해온 현대의학이라는 점을 강조키도 했다.



당시 김필건 한의협회장은 “한의학이나 서양의학 모두 그 근본은 병을 치료하는 학문으로, 병리적인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생리현상을 파악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인체의 구조를 알아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해부학’”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5년 ‘서양의학은 해부학적 지식을 기초로 하고, 한의학은 인체를 하나의 통일체로 인식한다’라는 한의학을 해부학적 기초에 근거한 학문이 아니라는 뉘앙스의 판결로 인해 지금까지도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함에 있어 반문명적인 제한을 받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에서부터 시작된 우리를 옥죄는 문제들을 전 한의계의 힘을 모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갑성 한의학회장도 “첨단과학의 발전으로 만들어진 의료기기들이 서양의학을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도록 견인했듯이, 의료기기의 한의학적 이용과 응용 역시 한의학의 현대화, 과학화 및 객관화를 통한 근거중심의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한의학이 해부학적 지식과 자료를 통한 학문의 접근과 응용이 이뤄져 왔으며, 이를 통해 환자의 신체정보를 수립하고 진단과 치료에 응용해 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 백유상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한의학 속의 해부학’이라는 발표를 통해 고대로부터 근현대까지 각 시대의 한의계 상황 및 해부학 관련 교육·연구 자료를 제시한 것은 물론 현재 한의과대학에서 실시되고 있는 해부학 관련 교육커리큘럼까지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해부학,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의학 안에서 꾸준히 발전



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학은 인체구조를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발전해 왔으며, 특히 해부학은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의학 안에서 꾸준히 발전하고 기초학문으로서 교육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학문적 근거에 의해 해부학은 당연히 한의학의 범주라고 할 수 있으며, ‘다양한 기기를 사용해 인체구조를 확인하는 행위 및 치료하는 행위 등’이라고 정의되는 해부학을 기반한 의료행위 역시 한의사의 의료행위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내경의 침자법에 대한 이해’에 대해 발표한 이승덕 동국대 한의대 교수도 “의학에 해부학이 포함돼 있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을 한의학에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예 없다고 단정짓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침 시술을 침을 놓는 부위나 깊이 등에 따라 皮(skin)·脈(Blood Vessel)·肌肉(Muscle)·筋(Tendon/Ligament)·骨(Joint capsule) 등 해부학적 지식을 기초로 시술하고 있음을 관침편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의계 관계자는 “양의계의 주장과 달리 한의대 6년간의 교육과정에서는 의료기기 활용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해부학을 비롯해 각종 의료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이 교육되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한의대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고, 이러한 지식들을 국가고시를 통해 검증을 받은 후 면허를 받은 한의사인 만큼 양의계가 주장하는 ‘한의사의 교육이 불충분하다’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처럼 충분한 교육을 받은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국민들 역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하루 빨리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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