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한의학이 앞으로 치료의학으로서 국민 속의 의학으로 정립되기 위한 방안이 적극 모색되고 있다. 이번 호부터 한의계의 주요 단체장 및 인사들의 한의학 발전을 위한 칼럼을 게재한다.
한의학과 ICT가 융합된 맞춤형 진단·스마트홈 기술 개발 전망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소재한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는 ‘융합연구’와 ‘거대R&D’가 새해의 주요 화두다. 융합연구를 통해 국가 사회이슈와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고 거대R&D 등 도전적인 연구에 뛰어들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두고 미래 국가 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의학연구원도 한의학의 의학적·철학적 가치를 과학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한의약을 기반으로 다학제 융복합 연구가 보다 활발해지고 의료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화두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다. 한의학연구원은 올해 한의계를 중심으로 하는 열린 상생의 혁신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연구원 주도로 임상계와 산업계, 대학, 연구계 등을 아우르는 한의약 상생혁신 위원회를 구성해, 한의학을 주제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연구개발 인프라를 조성하고자 한다.
그 구체적인 첫걸음으로 작년 11월 한의계 각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된 ‘한의약 R&D 상생·혁신 자문위원회’를 발족한바 있다. 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수요자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한의학 R&D에 체계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한의계 수요를 기반으로 시장지향형 기술개발 및 한의약 활용성 제고에 도움이 될 연구 프로젝트도 곧 추진될 예정이다.
한방병원, 중소기업 등 민간기관에서 과제 추진을 주관하고 한의학연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는 ‘KIOM 개방형 혁신 R&D 프로그램’이 작년 말 공모를 거쳐 최종 2개 과제가 선정됐으며 올해 초 프로젝트 개시를 앞두고 있다. 임상연구, 한약제제, 의료기기 등 한의약 연구개발 각 분야에서 산학연 상생협력을 통해 대형 연구성과 창출을 위한 트리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잠시 한의계 바깥 세상으로 눈을 돌려보자.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도래가 점차 눈앞에서 현실화되면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관련 핵심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작년 초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스위스 최대 금융회사인 UBS가 발표한 국가별 4차 산업혁명 적응력 순위에서 한국은 종합 25위로 분석된바 있다. 28위에 머무른 중국보다는 다소 앞선 순위이지만, 미국(5위), 일본(12위), 독일(13위) 보다 순위가 뒤처졌다. 세계 11위 경제국인 우리나라 위상과는 맞지 않는 부끄러운 순위였다.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의약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약 R&D 정책 수립과 연구 방향성 설정에 도움이 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향후 20여 년간의 한의약 분야 R&D 기술에 대한 예측조사를 실시해 ‘2040 한의약 기술예측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의약 기술은 로봇기술, 인공지능, U-헬스 등과 결합하여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녹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의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개인 맞춤형 진단과 종합 건강검진 기술이 개발되고, 웨어러블 한의헬스케어시스템이 상용화돼 간단한 기기를 착용하고도 실시간으로 나의 맥진, 설진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하면서 질병예후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의학 스마트건강 홈을 통해 온 가족에게 체질맞춤형 한의건강관리시스템이 제공돼 자신에게 꼭 맞는 한약처방이나 치료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변화될 미래사회에 한의학적 건강관리, 진단·치료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우리의 노력여하에 따라 현실이 될 수도, 꿈으로만 남아있을 수도 있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의학 R&D가 한의학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진단·치료 기술과 첨단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해 우리의 건강한 삶과 나아가 경제를 이끄는 한 축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