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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4일 (금)

한의학·두뇌과학 접목해 ‘발달장애’ 치료… 한약, 즉각적 효과 보여

한의학·두뇌과학 접목해 ‘발달장애’ 치료… 한약, 즉각적 효과 보여

뉴로피드백 등 보조장치 사용 제약은 한계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ADHD, 학습장애, 틱장애, 자폐스펙트럼이 한방치료’ 주제의 책을 발간한 설재현 브레인리더한의원 원장에게 두뇌과학의 한의학 접목 등 한의학 외연 확장과 과정 상의 어려움, 극복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뉴로.JPG
설재현 브레인리더한의원 원장



Q. 주된 치료 분야는?

13년차 한의사로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 졸업학기 과정을 듣고 있다. 첫 해에는 부원장으로 1년 있었고, 이후 로컬 한의원을 하다가 3년차부터 두뇌 전문 한의원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난독증,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 읽기 장애, 사춘기 우울 증 등을 치료 하다 보니 지적 장애나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 기관을 찾지 못해 우리 쪽으로 오게 됐다. 

지적 장애 등은 정신과에 방문하기에도 애매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의외로 이런 아이들에 대한 한약 치료가 효과가 좋고, 아이들이나 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아서 의료인으로서 보람이 느껴졌다. 현재는 자폐아, 아스퍼거 증후군 등 주로 사회성과 관련이 있는 장애 치료도 함께 맡고 있다. 


Q. 한의학에 뉴로피드백 등 두뇌과학 지식을 접목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강박증을 앓았다. 10년 동안 앓아온 질환인데, 책을 볼 때 두 페이지 이상 못 볼 정도여서 한의사 국가고시를 포기하고 닭갈비집을 차릴 정도였다. 그런데 국가고시 한 달을 앞두고 강박증이 극적으로 치료돼서 한의사가 될 수 있었다. 

강박증을 앓아 보니 쉽게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고,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질환이어서 나 같은 어려움에 처한 다른 환자들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뇌 관련 질환은 정신과를 가기에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뇌 건강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두뇌 전문 한의원을 하게 됐다. 


Q. 다른 분야를 접목하면서 들었던 어려움과 극복 과정은?

두뇌 질환을 치료하는 고전의 기록이 적은 점, 그리고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기기에 제한이 있는 점 등이 어려웠다. 

먼저 고전 기록의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화병 등은 과거 기록에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그 외의 뇌 질환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폐증만 해도 현대에 와서 진단된 질환이었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의학적으로 뇌를 치료하는 방법을 찾다가 뉴로피드백, IM, 시각치료 등 뇌와 관련된 인지기능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인지개선 프로그램을 먼저 사용해보게 됐다. 일단 효과를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버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원내에서 불필요한 걸 정리하고 필요한 걸 남긴 시스템이 지금의 방식이다.

한동안은 한약치료보다 두뇌과학치료에 비중을 두면서 치료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20%였던 한약치료 비중이 차차 증례가 쌓이면서 지금은 70%까지 올라갔다. 약이 개발되는 만큼 다른 보조체계의 역할이 줄어든 셈이다. 

다음으로는 두뇌 질환 분야에서 한의학이 보조 장비 등을 쓸 수 있는 환경이나 국내에선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관련 교육을 들으려면 해외를 가야 하거나, 외부 전문가들이 올 때를 노려야 한다. 외국에선 심리치료사가 ADHD, 발달장애,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치료를 위해 뉴로 피드백을 많이 활용한다. 반면 한국에선 한의사의 의료 행위에 뉴로 피드백 사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별도의 사업체를 내서 병행치료를 해야 한다. 두뇌의 뇌파를 측정하여 기능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는 ‘생기능자기조절훈련’ 훈련 같은 한의학적 용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뇌기능을 조절하는 자기조절 훈련의 치료가 신의료기술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부분은 제도가 개선돼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Q. 뇌 관련 질환은 양의학에서도 난치병으로 꼽힌다.

한약을 쓰면 효과가 확실히 나타난다. 우리 한의원에는 자폐증, 언어 지연, 부모 때리는 공격적인 아이들이 주로 내원한다. 이런 아이들의 개별 특성에 맞는 한약을 쓰면 3일에서 일주일 만에 바로 반응이 나타난다. 일주일 안에 사회성이 좋아지기도 하고 말도 트이는 식이다. 

한약의 반응이 빠르다보니 일주일 단위로 아이에게 맞게 다시 처방해준다. 한약을 투여하다 효과가 미진하면 바로 약을 바꿔서 처방한다. 처방은 상한방을 주로 사용하지만 사상방, 후세방도 쓴다. 다양한 처방을 병행하면서 합방, 가감을 많이 하는 편이다. 


Q. 두뇌 치료에 적절한 시기가 있다면?

10세 미만의 어린이일 때가 가장 적절하다. 이 시기는 아이들의 인지가 발달하거나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증은 중고등학생도 가능하지만, 중증의 경우 10살 이후에 극복보다는 장애를 완화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태어나서 인지를 발달시키거나 개선하기 가장 좋고, 그 다음이 돌, 그 다음이 36개월까지다. 그래서 치료를 받으려면 이 때, 최대한 빨리 받아야 한다. 자폐증, 발달장애는 돌 전후에 진단이 돼서 36개월 이전에 치료가 되는 게 효과도 좋고 가정의 삶의 질도 좋다. 

발달장애, 사회성 장애 등을 치료할 경우 먼저 한의원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대체로 1~2년 지켜보다가 진단을 받고 나서 대학병원에서 치료하다가 그래도 발달이 더디면 한의원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그 시기가 빨라도 4~6세가 되는데, 결정적인 시기가 지나다보니 처방 내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36개월 아이에게 같은 약을 48개월에 쓰면 결과가 달라진다. 


Q. 앞으로의 연구 방향은?

한의학에서 뇌 질환을 다룰 때, 과학적인 근거와 이론을 토대로 설명되고 증명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싶다. 넓게 보면 현대 한의학의 과제라고도 할 수 있다. 뇌 관련 분야의 장점은 한의학이 개척할 만한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양의학도 난치병으로 분류할 만큼, 두뇌 질환은 치료 방법만 규명되면 금방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Q. 한의학과 다른 분야를 접목하고자 하는 다른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최근 10년 동안 한의학과 뉴로피드백 등 두뇌과학을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국내에서는 미미한 편이었다. 한의학이 뉴로피드백 등 다른 분야와 접목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한의학의 외연 확장 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침, 뜸 등이 한의학의 주된 치료인 건 맞지만, 여기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영역과 접목하려고 시도를 하고 노력하다 보면 전문성이 한층 더 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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