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성인 10명 중 8명 이상이 한방 첩약을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 2024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의 78.4% 보다 높았고, 한방 이용 경험과 만성질환이 있을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민병덕,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13일 개최한 ‘소비자 중심의 건강보험·실손보험 한방진료 보장 방안’ 토론회에서 이은희 인하대학교 명예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연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2월24일~28일까지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5%가 ‘첩약을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고, 이들 중 한방 이용 경험이 있는 사람은 88.7%,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84.9%에 달해 한방에 대한 경험(접근성)과 질환 유무가 첩약 희망 여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한방 이용이 전무한 사람은 68.2%, 만성질환이 없는 사람은 72.4%만 첩약 이용에 관심이 있어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중증질환(뇌혈관질환 후유증, 요추디스크 탈출증,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첩약 건보시범사업 3단계 연장(이하 연장)에 포함하기 보다 첩약 건보에 완전 편입(이하 편입)시켜야 한다는 대답이 우세했다. 반면 기능성 소화불량, 월경통의 경우 건보 3단계 연장에 포함을 희망한 응답자가 많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뇌혈관질환 후유증’의 경우 연장이 72.25%, 편입은 75%, ‘요추디스크 탈출증’은 연장 70%, 편입은 73.25%, ‘안면신경마비’는 연장 71.25%, 편입 72.25%, ‘알레르기 비염’은 연장 71.5%, 편입 70.5%였다.
하지만 ‘기능성 소화불량’은 연장 67.5%, 편입 66.25%, ‘월경통’은 연장 63.25%, 편입 61.75% 였다.

아울러 한방진료를 받는 빈도가 높은 25개 질환 중 소비자들이 건강보험에 포함되길 가장 원하는 질환은 ‘항암치료 후 면역치료’였다. 이어 아토피 피부염, 갱년기 장애, 근골격계 질환군, 당뇨, 질방간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질환의 요인별로 포함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근골격계(요통·경추통·슬통 등), 대사·만성질환(당뇨·간질환·항암면역), 알레르기·피부(아토피·비염·편두통 등), 정신건강(불면·불안·우울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첩약이 비싸다는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첩약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비싸서 처방받기 어렵다’는 답이 가장 많았지만, 그밖엔 ‘체질 맞춤이라 부작용이 적다’, ‘개별 처방이라 치료 효과가 크다’, ‘가격 외엔 첩약에 긍정적’이라며 호감을 보인 답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이 교수는 “첩약 가격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지만 첩약에 대한 효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만성질환자이거나 가족 중 만성질환자가 있거나 고연령층, 여성, 저자산층, 한방진료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첩약에 긍정적이어서 의료접근성과 소득 요인이 첩약 수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의 만족도가 높았고, 소비자들은 치료 접근성의 개선과 비용 부담이 완화됐음을 분명히 인식했다”며 “항암치료 후 면역치료를 최우선으로 하고 근골격계 질환 전반, 아토피, 갱년기 장애, 당뇨 등을 우선 순위를 두면서 단계적으로 건보 대상으로 확대하는 제도 마련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