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한방진료 경험이 있는 성인의 61.6%가 한방진료가 실손보험에 포함된다면 일정 비율의 보험료 인상을 수용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병덕,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주최한 ‘소비자 중심의 건강보험·실손보험 한방진료 보장 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사 내용이 공개됐다.
황진주 인하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23년 4월~’25년 4월까지 한방진료를 경험한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소비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9.8%(318명)의 소비자가 실손보험에서 한방진료를 보장할 경우 현재 보험료 대비 5% 이내의 인상률을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응답자의 17.4%(139명)가 10% 이내, 2.5%(20명)는 20% 이내, 1.9%(15명)가 20% 이상의 보험료 인상까지 감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38.4%(308명)의 응답자는 보험료 추가 지불 의사가 없었다.
또 응답자들은 약침, 비급여 물리치료, 첩약, 추나의 순으로 치료 효과가 컸다고 답했으며, 한방진료별 연평균 이용횟수를 살펴보면 약침, 첩약, 비급여 물리치료 모두 연 1~5회 수준으로 진료받는 환자들이 가장 많았으며, 추나는 진료횟수가 연 20회 미만이라고 답한 환자가 91%로 가장 많았다.
진료별 치료비 지불 시 전액 본인 부담 비율을 살펴보면 약침은 74.3%, 비급여 물리치료비는 78%, 첩약과 추나의 경우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통한 일부 보장분에 더해 본인 부담률은 각각 24.3%, 37%(추나 연 20회)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가장 비용 부담을 느끼는 한방진료는 ‘첩약’이었고, 추나, 약침, 비급여 물리치료가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황 교수는 “첩약은 건강보험 시범사업, 추나는 건강보험에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을 느껴 본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실손보험에 가장 포함되길 원하는 한방진료는 비급여 물리치료였으며, 이어 약침, 추나, 첩약 순이었다.

황 교수는 “한방 물리치료는 건강·실손보험에서 보장하지 않아 소비자가 필요성을 더 느끼는 것 같다”며 “네 가지 한방진료 모두 소비자들이 실손보험에 포함되길 원하지만 같은 진료라도 양·한방에 따라 급여·비급여·실손보험 보장 여부가 달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팀은 수년간 다양한 한방진료(허리·목 통증, 디스크 등의 질환으로 약침, 침, 첩약, 물리치료, 추나)를 이용한 고령 소비자 8명을 심층면접조사(FGI)한 결과, 이들은 모두 한방진료를 통해 증상이 완화·완치됐다고 답했으며, 한두 가지 만성질환이나 원인불명의 급성 통증 시 한방진료의 효과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지만 장기 치료 시 비용은 부담스러워 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점진적인 진료항목별 실손보험 상품 출시를 제안했다.
황 교수는 “단기적으로 소비자 지각 효과와 수용도가 높은 약침을 실손보험에 시범 도입하고, 이후 약침, 첩약, 추나 중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나, 한방의 주요 비급여 항목을 정액 범위 내에서 보장하는 상품 개발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령층 만성질환자 대상의 예방 패키지를 개발해 한방진료 실손 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실손보험 내 한방 비급여 보장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교수는 “(한방진료 실손보험 포함을 통해)정부는 정책 신뢰성을 제고하고 한의계는 의료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보험업계도 소비자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며 “무엇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인 부담 치료비가 감소하고 의료 선택권이 강화돼 저출산·초고령화사회 등 환경변화에 부합하는 보장 설계”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