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의료원은 최근 한의계 최초로 국가참조표준데이터센터인 ‘맥진데이터센터’로 지정돼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앞으로 맥진데이터센터에서는 한의사들의 맥진 측정 및 진단 노하우를 표준화하게 된다.
특히 한국인 특성을 고려해 나이, 성별, 키, 몸무게, 질병 유무 등에 따라 한의학 진단법인 ‘맥진’ 파형 참조표준을 생산하게 되며, 이는 의료기기 및 교육프로그램, 한의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맥진데이터센터 초대센터장인 이상훈 교수(경희의료원 의과학연구원 동서의학연구소 부소장·사진)는 “AI, 빅데이터 시대에 발맞춰 한의학 분야 중 우선 진단과 치료 반응·경과 관찰에 중요한 맥진을 표준화하고, 이를 의료정보와 결합한다면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진료모델 개발과 동서의학 협진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개척 분야인 만큼 여러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원활한 협업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훈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초대 센터장을 맡게됐다.
“한의계에 국가참조표준데이터센터가 생긴 것은 기쁜 일이면서도, 타 분야에 비해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멀기에 부담도 많이 된다. 그러나 관련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의미있는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맥진데이터센터를 추진한 계기는?
“몇 해 전 고전적 관점에서 다시 우리 학문을 돌아보고자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맥진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학술모임을 만들었다. 매주 세미나를 해오던 중 오랫동안 혈류데이터센터를 이끌어온 안원식 교수님(의사·한의사)의 권유와 지도를 받아 맥진데이터센터 지원을 추진하게 됐다.”
Q. 맥진데이터센터에서 하게 되는 일은?
“맥진은 병의 원인과 치료의 방향 및 반응을 결정하는 중요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구체적 측정과 해석, 특히 정량적인 표기법의 표준화가 미흡한 상태다. 따라서 앞으로 맥진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초기에는 맥진 전문가의 측정 및 해석의 노하우를 공유 및 확산해 새 표기법에 따른 데이터를 축적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알고리즘이 개발되면, 이를 맥진기 개발에 접목시켜 빅데이터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Q. 참조표준이란 무엇이며, 이를 통한 기대효과는?
“참조표준이란 측정데이터 및 정보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평가하여 공인된 것으로서 국가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널리 지속적으로 사용되거나 반복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물리화학적 상수, 물성값, 과학기술적 통계 등(국가표준 기본법 제3조 6항)을 말한다. 맥진 참조표준은 나이, 성별, 키, 몸무게, 질병 유무 등에 따른 표준수치를 생산하고, 이를 접목한 맥진기 개발 및 교육, 한의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Q. 맥진을 정량화·표준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현대 심전도의 임상적 활용도 많은 환자의 파형 분석을 통해 다양한 심장질환과 심전도의 상관관계를 알아내었듯이, 여러 의료정보와 맥진을 연결한 증례를 누적하며 그 상관성을 탐색해 나간다면 기존 지식 이상의 새로운 맥진의 임상적 가치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맥진 전문가, 의료데이터 전문가, 통계학자, 빅데이터 전문가 등과 함께 계속 토의하며 맥진데이터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어느 분야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주변 학문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융합되고 발전되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한의계도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 의해 누적되어온 경험이 반드시 정량화되고 체계적으로 기록이 돼야 가치있는 데이터로서 다음 도약의 발판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