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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산업 활성화가 곧 한의약 외연 확장”[한의신문=강환웅 기자]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가 오는 6월23일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지부 보수교육과 함께 ‘제1회 한의약 및 통합의약 국제산업박람회(이하 K-MEX·Korean Medicine & Integrative Medicine International Industry Exposition)’를 개최한다. 본란에서는 김동희 K-MEX 준비위원회 사무총장으로부터 행사 개요 및 현재의 준비사항, K-MEX 개최 의미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동희 K-MEX 준비위원회 사무총장(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 Q. K-MEX 준비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저는 서울특별시한의사회 부회장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현재는 대회장인 박성우 회장님을 도와 K-MEX의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 직책을 맡아 행사를 기획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K-MEX는 한의계에서 13년 만에 다시 개최하는 한의약을 주제로 하는 국제박람회로, 한의사들은 진료에 도움될 인사이트를 얻고 산업계에서는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는 장을 마련해 상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올해 좋은 성과가 없으면 2회 박람회는 없다는 각오로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Q. K-MEX를 추진한 계기는? “처음부터 K-MEX를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으로 재개된 지난해 서울지부 보수교육 당시, 코로나 전에는 부스 참여업체가 10개도 안되던 것이 지난해에는 22개 업체가 28개의 부스로 참여했다. 과거에 진행된 행사부스에서는 실익이 없었다면서 한의사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꺼려했던 업체들도 지난해 부스 참가 후 반응이 좋았고, 한의사 회원들도 볼거리가 많아졌다며 호응이 좋았다. 보수교육 종료 이후 박성우 회장님이 다음에는 참가업체를 더 늘려 한의계와 산업계 모두 활기가 돌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해보자는 제언이 있었고, 그 결과 코엑스 전시장에서 ‘제1회 K-MEX’를 보수교육과 함께 진행하게 됐다. 초음파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범위가 확장되고, 피부·미용 시장에 대한 관심과 진출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의사들의 변화만큼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지는 않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특히 한의사가 진료에 사용할 의료기기를 구매하고자 하는데 아직까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등 기업들은 의료기기 시장에서 한의사들의 비중을 크게 두고 있지 않은 듯하다. 이에 K-MEX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한의계 관련 산업의 영역을 확장하고 우호적인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며, 한의사들이 박람회에서 업체와 의료기기, 제품들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고 구매까지 이뤄질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Q. 제1회 K-MEX의 대략적인 개요는? “제1회 K-MEX는 오는 6월23일 코엑스 C홀에서 서울지부 보수교육과 같이 진행된다. 서울지부 회원들을 비롯 한의사 회원들은 누구나 참여해 보수교육 이수와 함께 한의 산업체들의 부스 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은 한의사, 한의업계 종사자, 일반 시민들을 포함해 약 1만여 명이, 또한 부스에는 100여 개의 업체가 약 150개의 부스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스 행사에는 영상 진단기기,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비롯해 제약, 원외탕전, 약재, 플랫폼, 의료소모품, 경영 지원 등 다양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부스 중간중간에 휴식을 위한 공간과 카페와 더불어 소강의실·체험존에서는 업체의 의료기기 시연 및 실습, 의료관광 관련 세미나도 진행된다. 또 참여 회원들을 대상으로 푸짐한 경품 추첨도 진행될 예정인 만큼 참여해 정보는 물론 알찬 경품도 받아갈 수 있는 장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Q. 현재 준비 상황은? “서울지부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행사의 완성도와 회원들의 편의를 위해 PCO업체를 선정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서울특별시로부터 K-MEX와 웰니스 행사 추진 목적으로 2억원의 지원금을 확보키도 했다. 현재는 부스에 참여할 산업체들을 모집하는 중이며, 오는 4월부터는 K-MEX와 보수교육에 대한 안내와 함께 회원들의 사전등록이 진행될 예정이다.” Q.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한의사 회원들과 산업체들의 만족을 가장 1순위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 KIMES를 비롯해 의료산업에 관련된 많은 박람회들이 있지만, 한의사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다. 이에 K-MEX는 한의사들을 위한 박람회로써 진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들에 대한 정보와 경험, 좋은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산업체에게도 사용자인 한의사들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고, 기술을 보여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매출이 늘어나고, 그것이 또 다른 새로운 기술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B2B 라운지를 통해 기업끼리도 교류와 협력, 수출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Q. 준비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한의사 회원과 산업체의 참여다.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좋은 산업체가 많이 와야 한의사들의 참여도 많을 것이고, 반대로 한의사들이 많이 와야 산업체에서도 많이 참여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효율적인 준비를 위해 서울지부에서는 지난해 10월 준비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지만 물리적인 시간과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K-MEX가 한의계의 외연 확장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고, 한 해 한 해가 중요하다는 생각 아래 준비위원회 구성원은 물론 서울지부 임직원들 모두 최선을 다해 준비해 나가고 있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서울지부가 K-MEX를 개최하는 목적은 한의계의 의권과 외연 확장, 그리고 한의 산업계의 활성화다. 즉 한의사들과 산업체가 상생하고 성장에 도움을 주는 관계라는 믿음으로 이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K-MEX가 한의사 회원들에게도, 산업체에게도 참여하는데 들인 시간과 비용 이상의 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또한 K-MEX 준비위원회는 항상 열려있다. 박람회에 참여할 혹은 추천해줄 산업체나 행사 아이디어, 추진 준비 도움 등 어떤 내용이든 서울지부 사무국으로 전달해주면 준비 과정에서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
한의난임치료 통해 건강한 임신과 출산 지원[한의신문=기강서 기자] 남원시의회 제26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강인식 의원이 발의한 ‘남원시 난임극복 등 임신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조례에는 한의약육성법 제2조제1호에 따른 한약 투여, 침구 치료 등 난임극복을 위한 한의치료도 함께 지원하는 것이 명시됐다. 이에 본란에서는 강인식 의원으로부터 조례안 발의 계기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강인식 남원시의회 의원 Q. 임신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제정됐다. 이번에 제정된 ‘남원시 난임극복 등 임신지원에 관한 조례’는 난임 극복을 위한 심리적, 경제적 부담 경감을 통한 출산을 장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 소멸위기에 있는 남원시에서 난임으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임신 희망부부에게 정부에서도 일부 지원이 있겠지만 좀 더 촘촘한 지원을 통해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완화하여 저출산을 극복하고자 발의하게 됐다.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세대에게 난임치료를 위한 보조생식술이나 한의난임시술 등의 선택의 폭을 제시하는 것에 중점을 뒀으며, 현재 여러 타 지자체에서도 한의난임지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우리 남원시도 효과적으로 대처하고자 했다. Q. ‘한의난임치료’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 2024년 1월 9일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한의난임치료는 체질개선을 통해 자연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치료방법이기도 하다. 난임부부들에게 보조생식술 보다는 비용 등 여러 면에서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번 조례 제정을 계기로 남원시 또한 한의난임치료 희망자 신청을 받아 자연임신 성공율을 높이고, 건강한 출산을 지원하는 계기를 만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평소 한의약에 대한 생각은? 한의약은 오래전부터 계승되어온 한국의 전통의학으로 국소적인 증상 치료에 국한된 것이 아닌 체질개선을 통해 몸이 스스로 자가면역체계를 생성해 치료하는 뛰어난 전통의학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양의와 대립하는 것이 아닌 상호 조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학문으로 발전·발달하기를 고대한다. Q. 저출산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이 매우 쉽지만은 않다. 저출산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혼밥·혼술·혼자살기 등 대중매체에서 출산이나 결혼을 기피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대중매체에서부터 결혼과 출산의 소중함과 높은 행복지수에 대한 홍보가 선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 결혼·출산 정책을 경제적 지원으로 유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에서부터 가족애·결혼·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Q. 이외에도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은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기에 새로운 시대의 현대의료기술과 접목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에 한의학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현대화된 의료기술을 활발히 연구하고 개발할 때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싶다.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한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비단 한의사분들 뿐만이 아닌 우리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환자에게는 따뜻함을, 동료 선후배에겐 믿음주는 한의사되고 파”김민하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올해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는 김민하 학생은 최근 대한한의학회가 개최한 미래인재상 시상식에서 ‘외상성 늑골 골절 환자의 특성 분석 및 한의 협진 의뢰와 수용 연관 요인 분석: 후향적 의무기록 단면 연구’라는 논문으로 미래상을 수상했다. 이번 논문은 침 치료를 의뢰받거나, 혹은 받은 외상성 늑골 골절 환자의 특성을 설명하고 관련 요인을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 연구로, 국내 최초로 3차 병원의 권역외상센터 내에 설립된 한의과에서 한-의 협진을 통해 외상성 손상 후 회복을 위한 다학제 진료 내 침 치료의 역할을 평가하기 위한 후속 연구 설계와 환자-중심 관점에서 외상 후 한의 진료 근거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김민하 학생과의 일문일답이다. Q. 미래상을 수상한 소감은? “올해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게 된 김민하라고 한다. 먼저 지면을 통해 이번 연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돼 감사한 마음이다. 국시 공부를 하면서 초록을 제출해 포스터를 발표할 기회를 얻었지만, 바쁜 일상 속에 참석하지 못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 Q. 이번 연구는 어떤 내용인지? “이번 연구는 부산대학교 병원 권역외상센터에 개설됐던 한의과와 외상외과 간 2016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5년 동안의 협진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외상성 늑골 골절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외상외과 의료진의 한의과 침 치료 협진 의뢰 요인, 그리고 외상 환자의 침 치료 수용과 관련된 요인을 분석한 후향적 단면 연구다. 연구를 통해 외상외과 의료진이 환자 중 일부만 제한적으로 한의 치료 협진 의뢰를 하는 반면, 협진 치료가 의뢰된 환자 중 상당수(3명 당 2명 꼴)는 실제 침 치료를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는? “부산대학교에서는 졸업 요건으로 학생당 1편 이상의 연구 논문을 작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담당 교수를 배정해 교육하는 ‘한의학 연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임상교수이자 훌륭한 연구자이신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침구의학과 김건형 교수님의 지도를 받을 수 있었고, 실제로 교수님께서 진료하셨던 외상성 늑골 골절 환자의 한-의 협진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연구를 할 기회를 얻게 됐다.” Q.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연구와 논문 작성 등 모든 과정이 처음이라 서투르고 어려웠지만, 무엇보다도 데이터 클리닝 과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연구자로서 데이터 전반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이 과정은 자료의 통계적 분석뿐 아니라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데이터가 방대했기 때문에, 이를 정리하고 해석하며 그 속에 숨겨진 현상을 파악하고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돌이켜보면 끝날 듯 끝나지 않으며 연구 과정의 처음과 끝을 함께한 애증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연구가 가지고 있는 의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3차 병원의 권역외상센터 내에 설립된 한의과에서 한-의 협진을 통해 외상성 손상 후 회복을 위한 다학제 진료 내 침 치료의 역할을 평가하기 위한 후속 연구 설계와 환자-중심 관점에서 외상 후 한의 진료 근거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 중증 외상 환자의 회복 영역에서 침 치료 활용은 시작 단계이지만, 향후 급성·만성 통증 및 기능장애 회복에 대한 한의 치료의 우수한 근거를 쌓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이제 갓 한의사면허를 받는 입장으로, 의료 정책이나 학교 정책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많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막연하게 ‘생소하고 어려운 질환’이라고 생각했던 외상 환자의 한의 치료가 실제로 어떻게 행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며 한의 치료의 더 많은 활용 가능성을 생각하게 됐다. 지금까지 한의계가 많이 다뤄오지 않았던 질환을 많이 치료하려 시도하고 그 경험을 서로 공유하며 임상과 연구 등 다방면으로 쌓아간다면 현대의 한의학이 더 넓은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은지? “처음 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던 때부터 졸업을 앞둔 지금까지도, 항상 제게 영감을 주었던 한의사 분들은 ‘지금 잘하는 영역’보다 ‘아직은 생소하고 어려운’ 외상, 암, 염증성 장 질환과 같은 중증 또는 난치 질환의 치료에 도전하고 연구하며 전문성을 쌓아 온 한의사 분들이었다. 이러한 은사님들을 본받아 안전성과 전문성을 키워 ‘이유 있는 자신감’을 갖추고 임상에 나아가, 환자들에게는 따뜻하며 동료 선후배 한의사 분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 이와 함께 외상 연구의 특성상 (양방)의과 의료진과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아낌없는 조언과 많은 도움을 주신 제주한라병원 조현민 교수님, 부산대학교병원 김선희 교수님과 신유경 선생님께도 꼭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516)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92년 10월5일 경희대학교에서는 『경희의료원 20년사』를 간행한다. 이 자료에는 1965년 동양의과대학이 경희대로 흡수 합병된 것으로부터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이 개원하는 것까지 상세하게 날짜별로 일어났던 사안들을 기록하고 있다. 아래에 연도별로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해본다. ◎ 1965년 ◌ 1965년 3월20일: 학교법인 행림학원(동양의과대학 유지재단)에 고황재단 이사장 이사겸직 문교부 인가. ◌ 3월26일 행림학원과 동양의과대학에 대한 업문 인수인계서 서명. ◌ 3월27일 학교법인 고황재단 이사회 동양의과대학을 흡수 합병 결의(4월27일 합병조인). ◌ 4월10일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육위원회, 경희대학교 부설 동양의약연구소 설치. ◌ 4월27일 의과대학 부속병원 기초공사 착공(6000평, 연건평 10592.67평). ◌ 9월3일 동양의약대, 경희대학으로 합병 인가. ◌ 9월13일 동양의과대학, 경희대학교 의과대학(한의학과, 약학과)으로 교명 변경. ◌ 11월3일 의과대학 및 약학대학 신설 인가(한의학과 40명, 약학과 40명). ◌ 11월5일 부속병원 설립준비 독일 아이젠버그 회사와 250만불 차관 가계약. ◎ 1966년 ◌ 4월12일 안암동 교사(구 동양의과대학) 한의 본과 1, 2학년생 경희대 캠퍼스 내로 이전 완료. ◌ 5월7일 한방병원장에 김정제 교수 취임. ◌ 6월1일 세종 27년(1445년) 출간된 『醫方類聚』 한의학과에서 重刊. ◌ 6월1일 부속안암한방병원 개원. 엑스선, 병리검사실, 동양의학연구소로 구성. 한방약을 현대화한 엑기스 산, 환제 등으로 진료 실시(안암동 3가 54번지). ◌ 9월7일 부속병원용 최신 의료기구 도입. 미국 마천루빌딩 사장 위너씨 20만불 기증. 한방병원 강효신 교수 『동의부인과학』 저술 발간. ◌ 9월14일 동양의약연구소 임원 개편 소장 허금 교수, 운영위원장 조원준 사장, 고문 이종규 교수, 운영위원 박홍렬. ◎ 1967년 ◌ 4월25일 한의학과 논문집 『경희의학지』발간. 128면 4-6배판. ◌ 4월27일 의약대학관 착공. ◎ 1968년 ◌ 1월11일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첫 졸업생 70명 배출. ◌ 12월20일 의약대학관 준공(연건평 4760평). ◌ 12월27일 홍콩 중의학자 陳存仁 『중국약물표준도영』을 비롯, 한의학서적 진본 등 802권 기증. ◎ 1969년 ◌ 10월1일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과 구본홍 교수를 콜레라 학술연구조사단 단장으로 전남, 전북, 충남 등지 파견. ◌ 12월10일 부속병원 증축. 남쪽 외래환자 진료실 및 일반환자 입원실 8층 건물 착공. ◎ 1970년 ◌ 1월24일 지방 순회 한방학술강연회 개최(한의사협회 주최–대전시 부녀회관. 강사: 한의과 채인식, 안병국, 신길구, 윤길영 교수. ○ 4월13일 한의학과장 이창빈 교수. 세계의학교육자대회(1972년 덴마크 코펜하겐) 아시아지역 유일대표로 선정됨. ○ 제3차 세계침구학술대회 참가차 이탈리아 침술학회 회장 울데리코 란자 박사 내원. ◎ 1971년 ◌ 1월15일 조영식 총장. 뉴욕에서 재미 경희대학교 후원재단(AFOKHU) 이사회 주재. 임원 보강, 재단 확충, 의료원 내 설치 위한 의료기구 보완 논의. ◌ 2월4일 동서의학연구소 설치. ◌ 3월1일 초대 부속한방병원장에 노정우 교수 취임. ◌ 4월20일 한의학과 학생 200여명 제2과학관에서 입영 후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농성(21일까지). ◌ 6월23일 부속시내한방병원장에 구본홍 교수 취임. ◌ 10월1일 초대 부속안암한의원 분원장에 강효신 교수 취임. ◌ 10월5일 경희의료원 개원. 부속한방병원 한방내과, 한방부인과, 한방소아과, 침구과. ◌ 10월12일 제1호 입원환자. 김△△(여. 64세) 중풍으로 한방병원 301호실 입원. -
심신건강 수양음료, 야생녹차와 다산정약용 제다 이야기필자는 과거 한국 전통차인 야생녹차에 대한 입문기와 정보를 다룬 ‘차의 귀향’을 읽고 저자의 자연주의에 감명받아 녹차를 마시기 시작했으며 느낀 점을 한의신문에 기고했던 적이 있다. 이번에는 야생녹차에 기반한 수양다도 위주의 진정한 차문화를 되살리자고 외치는 다서(茶書) 두 권, ‘차의 귀향, 그 후 20년’(최성민 저)과 ‘녹차, 다산에게 묻다’(최성민·김은정 저)가 출간돼 다시 한번 글을 적어본다. ◇차의 본질 탐구 필요 저자인 최성민은 일찍이 한겨레신문에서 ‘자연주의 여행’을 취재했다. 이 과정을 통해 무위자연의 진수를 사람의 몸과 마음에 전이시켜 주는 자연물이 차(茶)임을 깊이 인식하고 순수 야생차 원료를 얻기 위해 20년 동안 전남 곡성 야산에 ‘산절로야생다원’을 조성해 전무후무할 100% 순수 야생차숲을 조성한 이야기를 ‘차의 귀향, 그 후 20년’에 담았다. 이 책에는 저자가 전통 차문화 복원 운동의 일환으로 직접 야산에 차 씨를 심고 야생 다원을 일구면서 겪은 우여곡절들이 나와 있다. ‘녹차, 다산에게 묻다’는 녹차가 왜 중요한가에 대한 해답과 조선의 대학자 다산이 녹차 제다 일관의 독창적 제다법을 창안해 낸 내력과 다산차와 초의차를 비교하고 있다. 또한 근래 한극 차문화가 쇠퇴하게 된 근본 원인으로 차의 본질 탐구보다는 이벤트기획 위주로 차상업주의에 편승하는 반지성적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 등을 실었다. 공동저자인 김은정은 KBS 제1FM 국악 전문 프로듀서를 역임했으며, 은퇴 후 야생차 제다와 한국 수양다도 음악연구 및 강의를 하고 있다. 차는 선사시대 신농씨가 발견한 이래 음다법과 더불어 식용(煮茶法)-약용(煎茶法)-수양음료(點茶, 泡茶)의 과정을 거치며 정체성을 다듬어 왔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차는 기호음료 반열으로 추락해 명운이 다해가고 있다. 차문화의 원조 중국에서는 아직도 녹차가 차 소비의 60% 이상이고 녹차를 기반으로 한 다도(일본 다도)가 국민의 일상생활 전범(典範)으로 작동하는 일본에서도 차의 주류는 녹차이다. ◇한국 차의 현 상황은? 그러나 커피식민주의-보이차사대주의 시장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는 한국은 어떠한가? 한국에서 녹차가 기호음료화 돼 맥을 못 추고 있는 이유는 한국 차학계, 차문화계, 차인들이 차의 성분과 효능, 그리고 차 특유의 문화 양태인 수양론적 다도에 대해 관념적으로만 외치고 있을 뿐 깊이 있는 공부나 실증적인 인식과 이해를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당대(唐代)에 차와 차문화에 대한 이론이 확립되고 ‘다도’ 개념이 발아되면서 차가 수양음료로 인식됐고, 명말 청초에 녹차 제다과정에서 변칙적으로 오룡차와 같은 산화 발효차가 발생하면서 차가 기호음료화되는 경향을 띠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통해 중국차는 향·색·맛 등의 기호성에 따른 기호음료 및 수양음료 원조로서의 지위를 함께 누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차 도입기부터 약용으로 음용됐고, 센리큐에 의한 ‘일본 다도’ 확립이 더해져서 심신건강 수양음료의 지위를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과 일본의 차문화 융성 기반에는 녹차의 차별적인 성분과 뛰어난 효능에 대한 이해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 전통차인 녹차가 쇠망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은 차의 본질에 대한 한국 차계의 무지와 맹목적인 차상업주의 편승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아는 한국의 전통차는 ‘초의차’, 한국 전통제다법은 ‘초의제다법’이다. 오늘날 한국 전통차, 특히 녹차가 쇠망에 이르렀다면 이것은 바로 한국 전통차라는 초의차의 문제일 수도 있다. 초의차를 만드는 초의제다법은 초의가 ‘동다송’에서 밝혔듯이 ‘다록’에 있는 명나라 덖음제다법을 옮겨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덖음제다법은 명 태조 주원장이 당시 왕실공납차인 ‘용단승설’의 까다로운 제다법이 끼치는 민폐를 해소하고자 손쉬운 제다법으로 장려한 것으로 좋은 녹차를 만드는 최선의 제다법이 아니다. ◇야생녹차와 다산의 구증구포 단차 제다·삼증삼쇄 연고녹차 제다의 만남 신농씨 시절부터 녹차가 차로써 인식되고 최근 ‘세계 10대 장수식품’ 자리를 유지하면서 중국과 일본에서 단순한 기호음료가 아닌 심신건강 수양음료로써 확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녹차의 성분과 효능, 녹차의 차별적 정체성을 온존시켜주는 제다법 때문이다. 차에는 3대 성분 카테킨-테아닌-카페인이 있다. 카테킨은 항산화작용이 있으며, 테아닌은 뇌파를 베타파(외부 자극반응파)에서 알파파(명상파)로 변환해 심신을 진정시키는 기능이 있고, 카페인은 테아닌에 의해 안정된 뇌파의 상태에서도 각성효과를 준다. 즉 차 한잔으로 차분한 마음과 명료한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카테킨-테아닌-카페인 조합은 심신의 활성화와 명료화, 동양사상 수양론에서 말하는 ‘적적성성(寂寂猩猩)’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움을 준다. 이런 심신상태에서 나와 우리는 천도와 인도의 진리를 깨닫고 실천함으로써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도 인체는 생명 활동을 하는 한 산화물질이 자연스럽게 발생하지만, 바이러스·질병 등 특정 원인에서는 폭증하게 되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지속되면 만성질병의 원인으로 치닫게 된다. 물론 문제가 되더라도 한약 치료를 통해 해결하면 되지만 평소에 항산화음료(야생녹차·국산생강차·코페아아라비카 커피 등)로 매일 대응을 해준다면 더 좋다. 특히 그중 야생녹차는 항산화로 몸을 명상과 호흡을 함께 해 정신수양을 하는 일거양득의 한의약 음료다. 야생녹차와 다산 정약용의 구증구포(九蒸九曝) 단차(團茶) 제다와 삼증삼쇄(三蒸三曬) 연고녹차(硏膏綠茶) 제다의 만남은 카테킨 산화요소의 작동을 정지시켜(殺靑) 카테킨을 보호한다. 오룡차와 보이차처럼 카테킨 산화 유실은 물론 단백질 성분인 테아닌이 미생물 발효에 의해 유실됨이 없고, 한국식 덖음제다법처럼 섭씨 300~400도의 고온에 찻잎을 넣기 때문에 비등점 157도인 녹향의 유실을 막아 몸에 좋고 향도 좋은 가장 이상적인 차가 된다. 마지막으로 구권 한 권과 신권 두 권을 읽고 저자의 초심을 한번 복기하면. ‘웰빙을 외치도록’ 병이 축적된 까닭은 지나친 인위에 있고 그 병의 치료는 단연 무위의 자연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절로야생다원이 다 이루어진 오늘날 내가 바라는 힐링의 명약은 야생다원의 모습과 ‘순수야생차 산절로’의 차향에 담겨있다고 자부한다. 그 과정과 현장에서 체득하게 된 차에 도(道)라는 말이 붙게 된 많은 이야기를 싣고자 했다. 위 초심은 AI 시대를 살고 있는 한의사에게 자연주의와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또 한 번 깊은 감명을 주며 차인인 저자들이 향후 어떤 경험과 글을 작성 기대하면서 녹향 진한 따듯한 야생녹차를 한잔 마신다. -
‘의과학’의 미래를 열어가는 정신건강한의학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 수료 정부가 이달 중 대통령 직속으로 ‘정신건강정책혁신위원회’를 발족시킬 예정이다. 정부는 신체에서 정신에 이르기까지 정신건강을 개인문제로 두지 않고 국정어젠다로 삼아 상담-입원-재활까지 국민 생애 전주기에 걸쳐 관리할 방침이다. 역사적으로도 흑사병, 스페인 독감, 코로나 등 세기적 팬데믹 기간 이후에 사람들은 세상에 대한 관점도 긍정보다는 부정적 시각으로 보게 되었고 이러한 ‘사회적 우울증’에는 늘 정신건강 위민정책이 뒤따랐다. 한의학은 사람의 생명현상을 형신(몸과 마음)의 일원적 관계로 관찰하고 신체의 생·장·화·수·장과 정신의 혼·신·의·백·지의 구조역학적 동의생리학리로 연구, 이를 수천 년 간 임상에서 실증해 왔다. 정신건강한의학은 공황장애, 자살충동, 우울증 등 칠정상으로 인한 모든 병리적 정신장애 환자들의 ‘몸과 마음’ 이상변증에 동의음양생리대사 이론을 적용하여 자발적 자기대사력을 통해 정상으로 돌아오게 한다. 이제 무너지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는 개개인이 처한 신체 및 생활환경에 따른 형신일원적 존재의 병증으로 보고 음양조화 치료법에 맞춰 치료해야 비로소 현실적으로 가족 및 사회가 떠안아 왔던 부담을 바로 잡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생명력의 작용을 신체면과 정신면의 병증으로 보고 각기 정지변동(情志變動)에 따라 발생기능이 편항(偏亢)하면 노(怒)하고 추진기능이 편항하면 희(喜)하고 통합기능이 편항하면 사(思)하고 억제기능이 편항하면 비(悲)하고 침정기능이 편항하면 공(恐)한다는 오종기능 학리로 생명활동 현상을 치유해 왔다. 의과학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로 인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삶’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정신건강정책혁신 국정사업도 과거처럼 일방적이고 편향되었던 정책지원에서 벗어나 한·양방이 각기 지니고 있는 임상 의료의 장점을 살려 보건의료제도의 법적 기반을 분명하게 구축하고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임상사례 50대 중반의 부인이 상기된 얼굴로 황급히 진료실로 들어왔다. “대학병원에서 우울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향정신약물을 처방 받아 수년 간 복용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귀에서 우는 소리가 나며 가슴이 답답하고 불면증은 여전하다”라며 “우선 잠만이라도 푹 자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진찰해보니 형신의 정지변동 병증으로 면무택미흑(面無澤微黑) 맥미세삽현긴(脈微細澁弦緊)으로 기역상기, 기결하였다. 한의사: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나요? 환자: 오래되었는데 몇 달 전부터 심해졌어요. 남편이 건설관련업을 하는데 요즘 힘든 지 외부의 스트레스를 저한테 쏟아내면서부터 제 증상이 더 심해졌어요. 한의사: 남편이 직장에서 어려움이 많으신가봐요. 환자: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남편은 쉽게 지치는 것 같고, 더구나 요즘 코로나 이후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남편이 퇴근 후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저도 모르게 남편 눈치만 보게 되요. 한의사: 저런, 비위맞추기도 힘드시겠어요. 환자: 네. IMF가 왔을 때만 해도 잘 견뎌냈지만 이번 팬데믹 때는 전보다 더 어려워요. 고생하는 남편도 측은하고, 또 가정형편도 염려되고...저도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밖에 나가 일한다고 어린 남매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어요. 청년이 된 아들이 경계성자폐증인데 어릴 때 조기 발견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속상하고 애한테 너무너무 미안해요. 한의사: 가족들도 그렇고 엄마가 정말 고생 많이 하셨네요. 환자: 애들이 무척 착해요. 아들은 자신감과 사회성이 부족해서 그렇지, 컴퓨터 관련 알바도 하고 어른들과도 잘 지내요. 과연 제가 언제까지 아들을 돌보며 살 수 있을는지...가슴 한가운데 돌덩이가 들어 있는 것 같아요. 밤에 자려고 누우면 아들 걱정, 남편 염려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돌아다녀 밤새 한숨도 못자요. 한의사: (눈을 맞추며)사실 아들이 이처럼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된 것도 알고 보면 모두 어머니와 자식들이 화목하게 지내며 많은 시간을 공들여 세세한 것까지도 사랑과 인내심으로 잘 가르쳐 왔던 덕분이었네요. 환자: (살짝 웃으며)같은 처지의 엄마들도 그렇게 말하긴 해요. 등하교도 함께 하며 매번 일일이 가르쳤고 또 매일 함께 운동해오고 있죠. 부모니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요. 지금부터라도 남편이 아들 케어에도 함께 합심하면 좋겠는데,..아직도 남편은 대학병원에서 향정신약을 복용하는 아들이 일반인들과 똑 같은 줄 알고 있어 너무 걱정이에요. 사실 남편은 초등학교 동창이었는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저렇게 답답한 꽁생원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한의사: 아, 동창과 결혼하셨네요. 환자: 시골에서 한 동네니까 서로 집안 사정을 뻔히 다 알죠. 또 남편이 말수가 없는데다 책임감 있고 듬직해 보여 좋았어요. 지금도 융통성은 없지만 애들을 끔찍하게 여기고 밖에 나가 술 먹거나 허튼 행동은 전혀 안 해요. 한의사: 남편 분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긴장, 두려움, 스트레스를 받는 자영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보기 드문 성실한 가장이네요. 환자: (눈을 반짝이며)네. 지금 생각해봐도 남편 또한 여러 가지로 고생 많았지만 고맙게도 저희 가정을 지켜주고 있었네요. 제가 건강해야 살아있는 날까지 아들을 행복하게 잘 돌볼 수 있을 테니까요. 선생님과 구체적으로 상담을 하고나니 이제 제 마음도 차분히 안정 되는 것 같아요. 혼·신·의·백·지는 사랑의 생명력 작용 복약 석 달 후 내원한 환자는 “요즘엔 남편 퇴근 후에 함께 산책하며 남편을 응원하는 대화도 많이 하고 잠도 푹 잔다”고 기뻐하였다. 위 사례에서 보듯 필자는 ‘남편이 직장에서의 경제적 불안, 긴장, 스트레스를 환자에게 쏟아서’ 온 억울함, 두려움, 무력감으로 인한 이상변이의 병증을 기초개념으로 노(怒)로 편항(偏亢)된 경제적 어려움과 사(思)로 편항된 아들을 잘 돌보려는 환자의 생활현상을 분석, ‘남편에 대한 믿음과 격려’의 유스트레스로 전환하여 자발적 자기대사력을 회복시켜 치유했다, ‘심한 우울증, 불면증, 흉민증, 이명’을 앓고 있던 환자에게 필자는 내경의 ‘우비(憂悲) 칠정’의 정지변동이 정신면과 신체면에 상극의 병증으로 나타나 ‘기역상기, 흉만협통, 기결, 불면’한 것으로 진단하여 ‘간기울결, 울구화화한 화병, 사려과다, 기혈구허’로 변이증후군을 변증·분석하여 이를 오신의 의·백·지 기능을 안정시키는 이정변기요법, 경혈을 자극하는 감정자유기법(EFT), 지언고론요법, 경자평지요업, 오지상승위치, 정서상승요법 및 가감팔물안신탕으로 침구·방제해 정확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본격적인 정신건강 국정의제 시대를 맞아 정신건강한의학계는 형신일원론을 기본으로 하는 구조역학적 동의생리학리의 신의료 임상기술 개발과 인재양성으로 ISO-TC249 등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세기의 한의사과학자들을 배출해 나가야 할 것이다. -
18세기 조선의 침구 경혈은 어떤 모습일까?본래 침구의학은 서적과 경혈도, 동인銅人의 세 가지 형태로 전해오고 있었다. 침구서적은 경혈의 위치를 문자로 기록하는 것이고, 경혈도는 그림으로 위치를 표시한 것이며, 동인은 해부학을 바탕으로 인체모형의 정확한 위치에 경혈을 표시하여 기록하는 것이다. 각각의 기록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세 가지가 모두 있어야 경혈의 위치를 정확히 학습 할 수 있다. 정밀한 동인이 있더라도 침구서적의 혈위 설명이 없으면 경혈을 취혈할 수 없으며, 동인이 없으면 침구서적의 설명이 아무리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혈위를 찾을 수 없다. 또 경혈도가 없으면 동인과 침구서적의 혈위를 한 눈에 구분하고 정리해서 기억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동의보감 침구편>이나 <침구경험방(鍼灸經驗方)>에서 설명하는 경혈의 위치를 정확하게 해석하기 어려웠던 것은 내의원에서 사용하던 침금동인(鍼金銅人)을 참고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침금동인은 1741년 조선시대 내의원에서 침구경혈의 교육과 임상실습을 위해서 제작하였으며, 영의정 김재로와 조선 최고의 장인인 최천약(崔天若)이 제작한 우리나라의 유일한 동인이다. 현재 일본과 중국에도 다양한 침구동인이 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동인들은 개인들이 자신들의 침구학 지식을 바탕으로 제작한 것이며 국가의 공인된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들이다. 이에 비하여 침금동인은 제작과정과 당시 참여한 인원이 <승정원일기>에 세밀히 기록되어 있으며 내의원의 검증을 거친 것이기 때문에 18세기 조선의 ‘국가표준경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침금동인의 학술적 가치는 값으로 따질 수 없다. 17~18세기 조선의 침구의학은 당시 동아시아 최고의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동의보감 침구편>은 당시 동양 3국 중에서 가장 발달했던 조선 침구의학의 이론과 임상을 집대성한 보고이다. 또한 침금동인은 현대의학과 동일한 수준의 표면해부학을 충실하게 표현하고 있다. 최천약이 1740년에 제작한 사각유척(四角鍮尺)은 당시 도량형의 기준으로 현대의 정밀기기로 측정하여도 오차가 거의 없을 정도의 정밀도를 가졌다고 하니 그가 제작한 침금동인의 경혈 역시 상당히 정밀하게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침금동인에는 18세기까지의 조선의 모든 경혈 지식이 함축되어 있어 학술적인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조선 침구의학의 일본 전파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인류세의 한의학<28>김태우교수 경희대 기후-몸연구소, 한의대 의사학교실 남태평양의 키리바스(Kiribati)에서 이 글을 쓴다. 태평양 도서국 사람들의 건강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인류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여기에 와있다. 키리바스의 수도가 있는 타라와(Tarawa)를 거쳐 지금은 마라케이(Marakei)라는 더 작은 섬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인간과 땅 키리바스의 섬들은 대부분이 산호섬이다. 우리가 아는 땅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땅 위에 사람들이 산다. 산호섬은 길쭉한 모양이나 환상을 이루는데, 마라케이는 특히 고리 모양의 환상(環狀)의 섬이다. 가운데 라군(lagoon)이 있어서 바다가 안쪽에도 있고 바깥쪽에도 있는 형상이다. 섬 모양은 환상이지만 사람들은 결국 가늘고 길쭉하게 이어진 땅에서 산다. 그 땅의 폭은 1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는다. 몇 백 미터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백 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가늘게 이어진 섬 위로 비포장도로가 하나 있고, 길 주변에 사람들이 산다. 키리바스에서 인간과 땅의 관계를 배운다. 여기서 사람들은 가늘고 길게 이어진 바다 위의 땅 위에서 삶을 이어나간다. 가느다란 한 줄 위에 삶들이 펼쳐지고 터전을 구성한다. 한 줄 위에 집도 있고, 학교도 있고, 교회도 있고, 가게도 있고, 묘지도 있고,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도 있다. 여기의 광장은 마니아바(maneaba)다. 키리바스의 독특한 커뮤니티 모임 장소인 마니아바는 날씨가 더워서 지붕이 덮인 형태의 광장이다. 안팎의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산호섬에서 자라는 나무와 식물에서 사람들은 음식을 얻는다. 참치, 날치, 자리돔(reeffish)은 주식에 가깝다. 야자수는 음료, 약, 음식, 그리고 수입의 원천이 되는 고마운 나무다. 집들을 만들 때 사용하는 건축자재는 이 땅에서 자라는 팬다너스(pandanus), 야자수의 나무와 잎들을 주로 사용한다. 대다수가 도시와 아파트에 사는 한국에서는 그 인위적 구조물에 곧잘 가려 있지만, 인간은 기후와 지리와 생태를 떠날 수 없다. 도시도 평평하고 넓은 땅이 있어서 만들 수 있었고, 살만한 기후여서 거기에 도시를 지을 수 있었다. 살펴보면, 인간이 땅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인간이 깃든다. 더운 열대지방도 그늘이 있고, 밤이 있고, 바람이 분다. 기후에 맞추어 일을 하고, 놀고, 휴식을 취한다. 인간이 땅을 지배하는 것 같지만, 인간이 땅을 부쳐 먹고 산다. 도시는 인간중심주의를 강화하지만, 도시도 땅의 일부다. 자연을 인간의 영역 밖으로 내밀고, 인간과 자연, 도시와 자연의 분절주의를 실천해왔지만, 인간은 언제나 자연 속에 있는 자연의 일부다. 공기 같았던 기후가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는 이 잊었던 상식을 다시 절감한다. 마라케이는 아름다운 섬이다. 가운데 호수 같은 라군은 옥빛이다. 야자수들이 휘어져 서있고, 어디선가 본 듯한 남태평양 섬의 그림과 사진이 현실이 되어 있는 곳이다. 사람들은 착하고, 친절하고, 나 같은 이방인에게도 웃으며 인사를 한다. “마우리(mauri)”하고 먼저 인사하면 “마우리, 마우리”하고 받아준다. 인터뷰를 갔었던 한 마을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마을 잔치 같은 식사 대접을 해주기도 한다. 마라케이에는 없는 것이 많다. 산이 없다. 강이 없다. 최고 기온이 항상 30도를 넘나들지만 에어컨도 없다. 에어컨이 없지만, 마니아바 안에 들어가면 살만하다. 30도를 넘는 기온이지만, 팬다너스(pandanus) 나무 잎으로 층층이 지붕을 올린 마니아바 안에 들어오면 열기를 식힐 수 있다. 지붕이 있는 평상과 유사한 가옥인 부이아(bwia)에 앉으면 바다 바람이 들어오고, 작렬하는 낮의 햇볕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열대지방인 키리바스에서도 기온은 계속 올라간다. 이제는 낮에 밖에 나갈 수 없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구름이 끼어도 열기가 심하다고 한다. 예전과 다르다고 말한다. 열대지방의 비등화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가 심각한 기후변화를 지시하며 글로벌 보일링(global boiling)을 언급했을 때, 국내 언론에서는 지구열대화로 번역하였다. 하지만 열대지방도 나름의 계절이 있고, 최고 기온이 30도가 넘어가도, 살만하다. 여기도 저녁이 되면 선선한 바람이 불고, 밤의 바다 바람은 한기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분포도 다르고 정도도 자르지만, 여기도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가 있다. 지구 전체가 열대화 되더라도, 원래의 열대기후가 전 지구화된다면 지구는 살만한 곳일 것이다. 문제는 열대 지방뿐만 아니라, 계절과 날씨의 변화가 가변성의 한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최저 기온과 최고 기온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던 기온이 그 가변성의 범주를 이탈한다. 여름이 고점(高點)의 한계를 벗어나니, 그 여파가 다른 계절에도 연쇄적으로 전달된다. 한국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의 경계가 흐려지고, 꽃들이 때 없이 피고지고, 겨울에도 20도 이상으로 기온이 오른다. 키리바스 사람들은 두 계절을 산다. 열대지방이지만 기후가 변화하는 나름의 진폭이 있다. 겨울로 번역될 수 있는 아우 미앙(Auu Meang)과 여름인 아우 마이아키(Auu Maiaki)가 두 계절이다. 아우 미앙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하지만 여기도 이 계절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아우 미앙이 사라져 간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아우 마이아키만 계속되는 해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기운의 흐름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열대기후에도 순환하는 기운이 있다. 양(陽)이 있으면 음(陰)이 있다. 아우 마이아키가 있으면 아우 미앙이 있다. 그런데 키리바스에서 아우 미앙이 실종되고 있다. 가을겨울봄여름이 가을겨울봄여름여름여름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기록을 갱신하는 고온은 키리바스에서도 마찬가지다. 낮에 직사(直射)하는 햇볕은 (적도에 면해 있는 키리바스에서는 햇볕이 진짜 직사광선이다) 적도의 열기에 익숙한 키리바스 사람들마저 힘들게 한다. 글로벌 보일링은 온대지방이 열대지방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각 기후대가 본래의 순환의 고리를 잃어버리는 시대다. 열대화보다는 비등화(沸騰化)가 더 어울린다. 기존의 틀이 뒤집어지는 변화다. 액체에서 기체로의 변화와 같은 상의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키리바스를 비롯한 태평양의 섬나라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이다. 여기서 기후위기는 “위험한 고비나 시기”(“위기”의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지금 바로 기후변화의 영향은 사람들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북극이 다 녹고 남극 대륙이 드러나서, 산이 없는 여기 섬나라들이 바다에 가라앉기 훨씬 전부터, 사람들이 경험하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심각한다. 강이 없는 키리바스에서 지하수가 중요한 식수의 원천이지만, 바닷물이 밀려들면서 지하수는 염분이 높아진다. 바닷가 집들은 해변 침식으로 이주를 해야 한다. 이미 기후이주, 기후난민의 현상이 여기서는 일어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한 주민들 중 특히 오션 쪽(라군 반대 편)에 집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우물을 더 이상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염분이 높아져서 우물물을 빨래, 청소하는 용도로만 사용한다고 한다. 심할 경우 우물을 폐쇄하기도 한다. 식수는 소금기가 덜한 이웃 우물에서 길러서 먹거나, 빗물받이 탱크에서 구한다. 물의 문제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는 삶과 생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닷가에 가까운 땅에서는 흙에 염분이 높아져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 죽는 나무들도 있다. 여기의 열대 식물들도 지금의 혹염을 견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키리바스의 주요 먹거리의 일부인 테 메이(Te Mai, breadfruit)도 혹염을 이기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녹말을 함량하고 있어 말 그대로 나무에서 나는 빵이었던 이곳의 주식이 줄어들고 있다. 살아남은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의 양도 전과 같지 않다. 마라케이는 아름다운 섬이지만, 기후변화를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위기”는 머나먼 이국, 남의 일이 아니다. 키리바스는 기후변화를 혹독하게 겪으며 다른 땅들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후에는 국경이 없고, 기후위기는 모든 인류의 위기다. 세계화를 통해 인간들은 지구 위에서의 활동을 하나로 만들고 있지만, 지구는 이미 하나다. 기후는 지구와 그 땅 위의 존재들을 하나로 묶는 전통이 오랜 연결망이다. 지구 비등화로 높아진 바닷물은 남태평양에서만 들이치지 않는다. 지구는 이미 지구화되어 있고, 기후위기는 그것을 확인하게 한다. -
“청각신경계·구강 내부 신경계 동시 자극하는 한의약 이명치료”[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본란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최한 제3회 한의약 신제품·신기술 경진대회에서 ‘가정용 이명치료기기’로 입상한 나상혁 두침한의원장을 만나 개발과정 및 이명치료의 한의약적 접근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나 원장은 평소 이명치료 외에도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쟈오슌파두침’에 관심을 갖고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하고 있다. <편집자주> 나상혁 수원두침한의원장 Q. 수상 소감 부탁드린다. A. 스타트업을 설립하자마자 최소기능의 이명치료기기 제품만 만들어서 경진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해주신 덕분에 보완해야할 점들이 많았지만 수상이 가능했습니다. 한의약의 파이를 늘리기 위해 더 노력하라고 한의약진흥원장님께서 엄중하게 채찍질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이번에 개발한 이명 치료기기란? A. 제가 새롭게 창안해낸 기계로 훈청구(귓바퀴 상단 1.5cm 위)와 구강 내를 동시에 자극하는 디바이스입니다. 청각신경계와 구강 내부 신경계를 동시 자극하는 혁신적인 치료원리(bi-mode)를 기반으로 하는 기계입니다. 뇌의 시냅스를 변경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 기계로 ‘만성 주관적 이명환자’가 타깃입니다. Q. 개발 계기 및 과정은? A. 3년 전쯤 만성 이명 환자가 찾아왔었는데, 쟈오슌파두침의 훈청구를 자극한 이후 급격하게 좋아졌습니다. 그야말로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를 잡은 격인데, 그 우연한 기회가 저를 이명에 대해 연구하도록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이명치료에 자신감을 찾아나갈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탕약에는 관심이 없고, 주로 두침(scalp acupuncture)과 뇌자극술(brain stimulation)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융합시켜서 최단기간에 최대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시도해 해외이명치료현황과 해외의료기기에까지 시야를 넓혀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 논문은 ‘LENIRE’ 이명치료기 관련 논문이었습니다. 혀에 전기자극을 주면서 이명을 치료하는 기계인데, 현재 FDA 승인받고 시판 중입니다. 동물실험에 기반해 출발한 기계이기는 하지만, 뇌질환치료에 있어서 바이모드(bi-mode)와 멀티모드(multi-mode)의 개념을 확실하게 정립시켰다는 점에서 제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기기개발과정 자체가 미지의 영역이다 보니 꿋꿋이 혼자 궁리하며 걸어 갈 수밖에 없었지만, 한 우물을 파다보면 언젠가는 ‘LENIRE’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 욕심까지 생겼습니다. 결국 최소한의 기능만을 구현한 시제품을 만들었고, 본원에서 사용해 본 결과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Q. 이명치료의 접근 방향은? A. 양방 의료진들이 많은 혼란을 겪는 이유는 이명 병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같은 중풍이라해도 뇌출혈, 뇌경색의 병리, 치료가 다르듯이 이명을 치료함에 있어서도 세부진단, 감별진단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면 ‘체성이명’의 경우 이미 잘 알려져있는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양방에서는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이명은 종종 이석증, 어지럼증과 이관장애(이관개방, 이관폐색)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개개인의 편차가 상당하므로 이명치료는 초진뿐 아니라, 재진 시에도 의료진의 상당히 높은 주의력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적재적소의 치료수단이 요구돼 두침·뇌자극술·이관추나·설하액 투여·패치 등이 이용되기도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이명은 귀가 아닌 뇌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치료방법인 침과 한약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안겨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명은 한의학 내에서도 여전히 ‘난치병’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기를 기다리는 수요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앞으로 이명치료는 바이모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침이나 뇌자극술 어느 한 가지보다는, 두침과 뇌자극술을 함께 처방하는 것이 훨씬 효용성이 큽니다. 한의학 전침의 하위개념으로서 서양의 뇌자극술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이명치료의 Best way는 한·양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먼저 연구하고 먼저 점유한 자의 몫입니다. 치료효과를 더 증강시키도록 R&D를 결합시켜 K-medical의 이름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보고자 합니다.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2최승환 경희대학교 생리학교실 박사과정 저는 경희대학교에서 한의대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원에 진학해 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주니어 연구자입니다. 동기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경희대 최고의 input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줬습니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주임교수이신 김선광 교수님의 지도하에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뇌졸중, 별아교세포, 뇌척수액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한의학분야에 한정하면 집속초음파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혈위자극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의신문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기초한의학 연구에 종사하는 한의사의 삶에 대해 소개해드릴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입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소개 저희 생리학교실 연구실은 배현수, 김선광, 김우진 교수님 세 분의 팀으로 구성돼 있고 연구 분야는 신경과학, 면역학, 종양학이 주된 테마입니다. 주로 마우스, 랫과 같은 실험동물의 조직, 세포를 다루는 전형적인 wet-lab입니다. 여러 지도교수의 학생들이 섞이게 되는 경우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더러 듣게 되는데, 저희 연구실은 소규모 동호회 활동도 같이하고, 단체복도 맞추고, 실험에 있어서 필요한 요소들도 공유하며 화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한의과대학의 연구실이라 하더라도 학위과정 학생들은 대개 비한의사(non-KMD)가 많기 때문에, 한의사 대학원생이 비교적 특별한 존재로 부각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한의사 대학원생이 한의과대학 특유의 업무(한의과대학 학부생 관련 업무 등)를 포함해 모든 일에 낮은 자세로 솔선수범하고 연구실 내에서도 완충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도교수님과의 인연 저는 한의과대학 학부 시절 생리학과 해부학에 많은 흥미가 있었고, 제가 예과 2학년 무렵 김선광 교수님께서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에 계시다가 한국에 돌아와 모교 조교수로 부임하신 첫 해 생리학 수업에 들어오셨습니다. 당시 부친께서 신경통을 오래 앓고 있어 개인적인 관심이 많던 차에 교수님의 연구주제인 신경병성 통증을 학부수업시간에 소개하셨던 것에 흥미를 가지고, 지금 돌이켜보면 굉장히 용감하게(?) 교수님께 연구활동을 하고 싶다고 상담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후 교수님께서 계셨던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에 파견을 보내주시기도 하고 실질적인 연구활동에 참여하면서 논문도 쓰게 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교수님께서 저와 같은 학문후속세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계속돼 지도교수이자 멘토로 모시고 있습니다. 학위과정에 있다 보니 지도교수를 대하는 다양한 형태의 대학원생 유형들을 목격하게 되는데, 어떤 경우는 굉장히 적개하거나 또는 지나친 맹종을 하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저는 비교적 중간적인 입장에서 교수님을 대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교수이지만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학문 분야와 기술에 도전하고, 연구의 디테일을 누구보다 정확히 짚을 정도로 깊이 있게 공부하는 교수님의 태도에 대해서 감명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외부 기관과의 공동연구에도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셔서 현재 서울의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림의대, 경북의대·수의대와 공동연구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구자로 트레이닝 받으면서 교수님께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아 ‘재밌고 참신한 연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기초한의과학 연구에 종사하는 한의사의 생활 학사는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지만, 박사는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밈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학-석-박사과정을 경험한 학생의 입장에서 특정 분야의 ‘박사’에게 주어진 무게감과 현실, 한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석박사를 하는 것이 마치 지식의 층위를 레벨업하는 것과 같이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자의 본업은 지식의 습득보다도 지식의 발견과 창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연구자는 기본적으로 지식의 생산자이고, 탁월한 지식생산을 위해 부가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한의사 연구자의 현실은 생각보다 멋지지는 않습니다. 저는 늘 검은 옷만 입는데, 굳이 옷차림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은 저의 목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실험에 주로 사용하는 마우스의 털이 검은색이라 묻어도 티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쥐의 입장에서는 제가 마치 광기 어린 도살자 같을 것입니다. 쥐를 잡고, 복강이나 혈관, 뇌척수액 공간에 주사를 놓고, 머리뼈를 자르고, 뇌를 꺼내고, 어떤 경우에는 특정 목적을 위해 보상을 주며 훈련시키기도 합니다. 털, 피, 뇌 조직, 오줌, 똥, 사체는 매일같이 보고 닿는 일상이 됩니다. 연구의 현실은 굉장히 지난하고, 반복적이다가, 아주 재밌는 순간이 간혹 짧게 찾아오고, 다시 반복됩니다. 연구실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저희 연구실은 하루에 할당된 근무시간과 업무 사항이 ‘교수님에 의해’ 규정된 것이 아니고, ‘나의 의지에 의해’ 자율적으로 관리돼야 합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이 실험동물의 컨디션과 스케줄에 의해 좌우되는데, 인간에게는 주 7일의 개념이 있지만 실험동물에게는 사육실 조명이 켜지는 12시간, 꺼지는 12시간 만이 있을 뿐입니다. 연구자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저는 최대한 많은 시간에 가용한 모든 작업을 채워넣기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연구 활동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몸은 퇴근한 상태이지만 대용량의 데이터 분석을 위해 원격으로 연구실 워크스테이션을 가동시키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런 일이 세상에 무슨 쓸모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비유컨대 연구실 구석에서 나만의 소중한 찰흙덩이를 한 땀 한 땀 매만져서(실험), 관심 있어 하는 소수의 사람에게 나의 찰흙덩이가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지를 심사받고 자랑하는 것(논문발표) 같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또는 동료 연구자들과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고, 기대하지 않았던 무언가에서 재밌는 결과가 나오는 등의 이벤트들은 굉장한 모티베이션을 제공해 줍니다. 근본적으로 저는 임상현장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트리거는 기초연구를 통해 도출된다는 믿음이 있고, 연구실과 학계에 한정되지 않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만들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맺음말: 기초연구에 관심 있는 선생님들께 연구에 관심 있는 동료 한의사 선생님들과 한의대 학생 선생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전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화여대 오욱환 교수님의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젊은 학자들을 위하여>라는 글을 꼭 읽어보시기를 감히 권해 드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 중 하나인데, 가끔 생각이 나면 다시금 읽으며 마음을 다지곤 합니다. 저의 한의과대학 학부생 시절 서울의대에 계시던, 제가 지금도 존경하고 좋아하는 한의대 선배가 당시에 한 말이 기억나곤 합니다. 연구자의 가장 큰 자질 중 하나는 ‘self-motivation’이라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연구자에게 있어 외부로부터의 경제적 또는 사회적 보상과 인정 등도 큰 기쁨이고 중요한 가치들이겠으나, 무엇보다도 내가 하루하루 일군 연구결과 자체만으로도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연구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초한의학 연구에 종사하는 한의사 대학원생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도 여기에 있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모두의 마음속에 평화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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