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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의 의권 수호 및 권익 향상과 도민건강 증진에 매진심진찬 회장(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 [한의신문=기강서 기자] 심진찬 제28대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장(우주한의원)이 1일부터 본격적인 회무에 돌입했다. 본란에서는 심진찬 회장을 만나 회장으로서의 포부 및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의 중점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심진찬 회장은 전주시한의사회 임원으로 시작해 전주시한의사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전북한의사회에서도 보험이사에서 부회장까지 맡는 등 만 26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분회 혹은 지부 회무를 수행해 왔다. 심 회장은 인터뷰 전 “20대 후반에 회무를 시작해 이제 50대 중반까지 함께하다 보니 한의사회는 나에게 매우 각별한 인연과 의미로 다가온다”고 전했다.<편집자주> Q. 신임 회장으로서 포부는? 그토록 기다려왔던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고도 최근 우리나라는 유례가 없는 경기 불황을 겪고 있으며, 이 여파로 인해 한의계는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이 엄혹한 시련이 도대체 언제 끝날지 기약하기 어렵다는 것이기에 회원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커졌다. 임기 동안 회원들의 의권 수호 및 권익 향상과 더불어 도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매진하도록 하겠다. Q.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먼저 산후건강관리지원사업 및 한의치매예방사업의 확대다. 이 두 가지 사업은 전북지부 회원들이 가장 체감할 수 있는 주요 사업이며,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로 이뤄지고 있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사업들이다. 이 사업들은 전북지부의 많은 노력을 바탕으로 싹을 틔운 사업들인 만큼 이를 확장시켜 회원들에게 더욱 풍성한 결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지부에서 성공리에 진행되고 있는 한의난임지원사업 및 한의비만치료사업 등은 물론 최근 크게 관심이 높아진 일차의료 한의방문진료 시범사업과 재택의료사업에도 집중해 회원들이 보다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다음으로 회원고충위원회의 신설이다. 회원고충위원회는 회원들이 진료 현장에서 겪게 되는 고충에 귀를 기울이고, 도움을 모색하기 위한 위원회다. 회원의 권익 보호가 최우선과제인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다양해지는 고충들을 회원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해 회원들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만드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중앙회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가깝고 든든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대국민 한의학 홍보를 강화하려 한다. 한특위 사례와 같이 일부 집단에서 오래 전부터 이뤄지고 있는 한의약에 대한 악의적이고 부정적인 여론 조장은 한의계에 미치는 그 피해가 막대한 지경이다. 오래 전부터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가 실시하고 있는 도민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사고 한의치료 및 산후건강관리지원사업 홍보캠페인 등과 같이 일반 대중에게 한의약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홍보는 그에 대한 주요 대응책 중 하나이다. 한의약에 대한 포지티브 홍보를 보완·강화해 한의계를 찾는 발걸음이 더욱 늘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 Q. 성공적인 지부 운영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무엇보다 회원 및 임원 간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자유롭게 교환하고, 의사결정에 대한 공정한 과정을 유지함으로써 조직 내의 협력과 일치를 촉진할 수 있다. 특히 임원들은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조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실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회원들 간의 협력과 팀워크가 성공적인 회무 운영을 위해 필수적이다. 함께 노력하고 지원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을 도입해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발전과 혁신을 추구하도록 하겠다. Q. 한의계 발전을 위한 지부의 역할은? 전북특별자치도 지역 특성에 적합하면서도 회원의 진료와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관련 교육 및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의학의 가치를 홍보함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건강과 치유에 대한 올바른 한의정보를 제공하고 한의의료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높이도록 하겠다. 특히 지자체 및 관련 당국과 협력해 한의계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논의해 이를 통해 관련 분야의 법과 규제를 개선하고, 한의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한의사의 현대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견해는? 한의사가 현대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합법화된 것은 크게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았던 매우 불공정한 의료현실에 있어서 중요한 발전 중 하나다. 한의사들이 이러한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환자들에게 더 나은 진단 및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결은 한의사들이 최신 기술 및 장비를 활용해 진료와 치료에 도움을 주어 환자들의 건강에 더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장려함은 물론 한의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한의학적 혁신을 촉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한의사들이 현대 진단기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Q. 이 외에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 회원들은 회무 참여에 매우 적극적이며, 협조적이다. 지부 회비 수납률도 전국 최상위 수준을 오랜 기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면을 통해 회원들에게 큰 감사를 전하고 싶다. 임원 및 회원 여러분과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하면서 더 나은 한의학의 발전을 위한 여정을 걸어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아낌없는 지지와 협력, 따끔한 충고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한의사로서 도민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도록 기여할 수 있는 기뢰를 가지고 있으며, 회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을 좋아한다.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뚜벅뚜벅 성실히 한의사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존경하는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 회원들과 ‘함께’라면 한의계 발전이라는 우리 모두의 원대한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3이조현 대구한의대학교 본과3학년 지난 2월 8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에서 6주간의 아카데믹 인턴십을 수료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턴십 기간을 마무리하며 국제보건의료 현장에서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인턴십 프로그램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는 故 이종욱 제6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사무총장의 뜻을 이어 국제보건의료 분야의 교육·연구·사회공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개발도상국가의 의료인 역량강화 교육과 임상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보건의료정책 컨설팅 및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한다. 또, 정부의 국제개발협력사업에 참여해 국제보건의료 분야의 주요 주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국내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또한 운영하는데, 이번에 참여한 인턴십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는 글로벌 의학 분야의 미래세대 양성이라는 취지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총 6주간의 기간 동안 센터 연구원과 학생을 일대일 멘토-멘티로 구성해 국제보건사업 실무를 경험할 수 있게끔 하며, 학습 및 진로지도를 제공한다. 출퇴근 시간은 9:30-17:30으로 점심식사 시간을 제외한 총 업무 시간은 7시간이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각각 주간 회의와 주간 세미나 발표가 있다. 수요일 주간 회의에는 센터의 전체 구성원이 모여 일정 및 업무 진척을 공유한다. 센터가 어떤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금요일 국제보건의학 주간 세미나 시간에는 인턴이 주축이 돼 매주 새로운 주제로 발표를 하고, 연구원님의 피드백을 받는다. 세미나 주제는 기초적인 국제보건의 개념부터 질병관리 및 역학, 국제보건의 윤리적 접근, 가정보건 등 세부 분야까지 섭렵할 수 있게끔 구성됐다. ◇ 국제보건의료 현장의 최전선에서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개발협력사업 등 국제보건의료 분야의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그리고 지원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주간회의와 세미나뿐 아니라 KOFIH 이종욱펠로우십 임상과정 몽골·우즈베키스탄 초청연수 수료식, KOICA 이라크 심장병 어린이 전문병원 건립사업 회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부 회의, 심장질환 환아를 위한 재활운동 프로그램인 ‘제4회 몸튼 마음튼 가족건강캠프’ 등을 보조하며 보건사업의 실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해외 출장 준비, 초청연수 의료진 인터뷰 번역 및 활동백서 제작을 돕거나 SNS 카드뉴스 등의 센터 홍보자료를 제작하는 일을 맡았다. ◇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인턴십 기간동안 여러 사람들을 만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더욱 넓어진 것 또한 큰 수확이었다. 매 기수마다 인턴 수에 차이가 있다고 들었으나, 이번 기수 인턴은 나를 포함해 총 5명이었다. 5명 모두 전공이 달랐으나, 국제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열정 하나만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었다. 다양한 배경의 학생이 모여 각양각색의 시각을 공유하며 더욱 알찬 시간이 됐다. 또, 바로 곁에서 여러 교수님과 연구원님 등 실무 전문가로부터 책과 이론을 넘어선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김웅한 센터장님께서 교육의 힘을 통한 자립을 강조하신 것이 인상깊었다. 의료취약국에 당장 필요한 수술을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현지 의료인의 역량강화 및 보건 교육에 힘을 쓰는 것 또한 진정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 20년 후의 나: 변치 않는 단 하나의 가치, 사랑 6주간의 인턴십을 마치는 마지막 주간 회의 시간에는 모든 인턴이 ‘20년 후의 나’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센터와 작별 인사를 하게 된다. 나는 보건정책 및 국제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막연한 관심으로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인턴십에 지원했다. 아직까지 좋아하는 것을 탐색하는 과정 속에 있는 내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20년 뒤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확정적으로 말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20년 뒤의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사랑을 실천하고 있을 것이다. 인턴십을 지원하며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의 설립 취지와 행보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사랑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인턴십을 하며 그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내가 여러 경험을 하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조차 오롯이 내 결실이 아니고, 사랑의 연쇄 작용 덕분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있을지는 늘 바뀔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년 뒤의 내가 어떠한 일을 하든, 사랑이라는 변치 않는 단 하나의 가치에 기반해 타인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 한의학으로 세계를 꿈꾸며 국제보건의료 분야에서의 한의학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인턴십기간 동안 센터에서 해당 분야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한의학’이 어떠한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가지고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누군가 그에 대한 답을 해주거나, 6주가 지나면 답이 저절로 떠오를 거라 은연중에 기대를 했던 것 같다. 그러나 6주간 인턴십을 하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타인이 해결해 줄 수 없고 오롯이 한의학도인 내게 주어진 질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이 다르다. 먼저 현장에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만일 내가 필요하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현장 상황에 맞게 공부하고 배워야 할 것이다.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또한 귀중하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의 분야에서 깊은 배움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 인턴십에 지원할 때 국제보건의료에 관심이 있는 학생을 위해 본 센터에서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한의신문에 글을 투고하며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조금이나마 진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볍다. 마지막으로 글을 맺으며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공유해주시며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센터장님과 교수님,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무엇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 한 연구원님 덕분에 6주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이 더없이 뜻깊은 시간이 됐다. 앞으로도 글로벌 의학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교육과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의 행보를 응원한다. -
“한국이 세계의학의 중심이 되는 것이 나의 꿈”[한의신문=기강서 기자] 지난해 대한한의사협회를 방문해 AKOM-TV 공식 유튜브에 출연한 바 있는 이란계 미국인 나비 니마 존이 올해 당당히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대한민국 한의사가 됐다. 이에 AKOM-TV에서는 나비 니마 존을 재초청해 앞으로 한의사로서의 포부 및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나비 니마 존은 뉴욕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후 한의학을 배우기 위해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 올해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한의사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는 ‘이웃집 찰스’, ‘어서와 한국살이는 처음이지’, ‘KBS 인간극장’ 등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의사를 준비하는 과정 및 다채로운 한국살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편집자주] 한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노력을 충분히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죽을 만큼 노력한 결과 국가고시에 합격해 속이 시원하다. 그동안 공부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지만,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암기 위주로 공부를 한 부분도 있었다. 이제 합격한 만큼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 수련의 과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항상 공부할 마음은 가지고 있다. 아무리 그 분야에 대해 잘 안다고 해도 늘 배울 것은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미국에서 의과대학 과정을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온 것이기 때문에 수련의 과정도 진행하고 싶긴 하지만 현재 의대도 지원 중에 있다. 의대에 붙게 된다면 이제는 그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의대를 다니면서 병행가능한 수련의 과정이 있다면 무조건 하고 싶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좋아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 인 만큼 신체적으로는 조금 힘들더라도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무장지대에 병원 설립이 꿈인가? 이번에 시험을 합격함으로써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꿈은 최종적인 꿈이며, 그전에 좀 더 빨리 이루고 싶은 목표는 한국에서 한의사면허뿐만 아니라 의사면허까지 보유한 복수면허자가 돼 한·양의 치료를 병행하는 종합병원을 세우는 것이다. 비무장지대에 병원을 세우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협업하거나 아니면 반 국립적인 병원을 운영 하고 싶고, 그 이유는 돈을 버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신경 쓰기보다 환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치료를 다 해드릴 수 있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무장지대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의료인이 돼 신체적인 상처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역사적인 상처, 흉터를 함께 치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의 포부는? 앞으로 신규 한의사로서 능력과 지식을 최대한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면허가 나오는 과정에서 취직을 하지는 못했지만 의료봉사를 다니기 시작했고, 이제부터 진짜 공부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면서 다양한 논문과 임상진료지침들도 많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의학과 현대의학을 제대로 접목시킬 수 있다면 세계의학계를 이끌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한국이 세계의학의 중심이 되는 것이 바로 나의 또 다른 꿈이다. -
인류세의 한의학 <29>키리바스는 멀다. 그 태평양의 섬나라까지 가려면 비행기를 세 번은 갈아타야 한다. 인천에서 호주로, 호주에서 피지로, 피지에서 키리바스 수도가 있는 타라와(Tarawa) 섬으로 네 곳의 공항을 거쳐야 도착할 수 있다. 필자가 기후와 건강의 관계에 관한 현장연구를 진행한 마라케이(Marakei) 섬까지는, 타라와에서 또 한 번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한다. 비행기를 세, 네 번 타야하니 중간 경유지에서 숙박을 하면서 가야 한다. 키리바스는 멀지만, 만약 직항 노선이 있다면 비행기로 어림잡아 8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지도상의 거리는 인천공항에서 하와이나, 인천-우즈베키스탄과의 거리와 비슷하다. 타라와는 적도 바로 위에 있기 때문에 직항이 있다면 남반구의 호주와 피지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길을 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생각보다 길지 않은 (가상의)직항 비행 시간에도 불구하고, 키리바스는 멀다. 키리바스가 먼 것은 거리보다는, 가는 길이 어렵기 때문이다.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갔다가 다시 북반구로 올라오는 길을 거쳐야 한다. 또한, 연결 비행기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는 길에 숙소를 잡고 다음 비행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부친 짐을 다시 찾고, 잠깐 머무른 호텔에서 풀었다 다시 싸고, 다음 경유지에서 싼 짐을 다시 푸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그 나라가 먼 것은, 결국 한국을 포함한 키리바스 바깥에서, 자주 찾아가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머나먼 키리바스 키리바스가 먼 것은 멀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돌아돌아 가는 길도 길이지만, 가는 길에 익숙한 장면들이 사라지고, 익숙한 느낌들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가는 것이 키리바스로 가는 길이 멀게 느껴지는 이유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 생경함이 거리감으로 드러난다. 익숙하지 않음은 곧잘 불편함으로 또한 드러난다. 한국과, 현장연구를 진행한 마라케이 사이 익숙하지 않은 부분들, 편하게 느끼지 못하는 부분들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마라케이에는 에어컨이 없다. 섭씨 30도가 기본인 열대지방의 고온에도 그 섬에는 에어컨을 찾아볼 수 없다. 여름에 에어컨 가동이 당연시 되는 장면이 끊어지는 부분이다. 또한 수돗물이 없다. 집안에서 수도꼭지를 열면 쏟아지는 수돗물의 익숙함이 마라케이에는 없다. 화장실도 드물고, 특히 물을 내려서 용변을 흘려보내는 수세식 화장실은 거의 없다. 키리바스가 먼 것은, 한국과 키리바스에서 느끼는 익숙함의 차이에서 생겨난다. 공유되지 않는 익숙함이 거리를 만든다. 익숙하지 않음은 직항이 없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키리바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생각한다면 방문객이 많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익숙함의 공유가 전제되어야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키리바스에는 건물도 다르다. 마라케이 사람들의 집은 부이아라고 한다. 지열을 피하기 위해 땅과 거리를 둔 평상 같은 구조에, 팬더너스 나무 잎들이 무성하게 덮여 지붕을 이룬 전통양식이다. 열대지방의 열기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의 구조와 자재로 만들어졌다. 부이아는 단촐하다. 그 집에는 수납공간이 없다. 벽이 없기 때문에 수납공간을 만들기 어렵다. 열대 지방에서 소유보다는, 바람이 들게 하여 열기를 식히는 것이 우선한다. 마라케이에서 익숙하지 않은 장면들 중의 하나는 경계를 나누는 것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집에 담이 없고, 가옥에 벽이 없다. 길을 가다가도 집 안이, 방 내부가 들여다보인다. “그 사람하고 “담” 쌓고 지낸다,” “대화에 “벽”을 느낀다”와 같이 물질적, 비물질적 경계 짓기에 사용하는 물리적 형태가 없다보니, 사람들의 관계에서도 그런 경계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마라케이 사람들로부터 받은 놀라운 환대도 그러한 경계 없음에 대한 생각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먼 곳에서도 익숙한 머나먼 키리바스에서도 익숙한 것들이 있었다. 플라스틱과 비닐이었다. 그것들은 쓰레기 처리시설이 없는 키리바스에서 특히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익숙하지 않은 키리바스에서, 눈에 띄는 익숙한 것들은 그것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에서 일상으로 쓰고 버리는 비닐과 플라스틱이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키리바스에는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시설이 없다. 비닐 공장도 없다. 플라스틱과 비닐은 수입품의 경로를 타고 들어와서, 더 이상 키리바스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키리바스에 도착한 다음날 피지에서 사온 물이 동이 날 때쯤, 타라와의 한 가게에서 플라스틱 병에 든 물을 살 수 있었다. 그것은 정수한 물이었고, 중국에서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었다. 먹는 물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키리바스에서 만난 플라스틱 병에 든 물이 반가웠다. 익숙한 물건을 만난 것이다. 키리바스에 있는 동안 필자가 구입한 물병은 모두 키리바스 바깥에서 왔다. 중국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피지에서 왔다는 문구가 물병을 싸고 있는 비닐에 찍혀 있었다(키리바스에서 지내면서 빗물, 끓인 우물물을 주로 마시게 되었지만, 물병에 든 판매하는 물을 사야할 때도 있었다). 또한 익숙한 것은 벽돌로 지은 건물이었다. 부이야와 마니에바(커뮤니티 모임을 위한 전통 가옥양식)가 아닌 건물이, 특히 수도가 있는 타라와 섬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양철 지붕에 벽돌로 된 현대식 건물은, 하지만 키리바스와 같은 고온의 열대 지방에서는 취약한 구조였다. 마라케이로 가는 배를 기다리며 타라와에서 임시로 머문 카톨릭 수도원은 현대식 건물이었는데, 그전에 머물던 부이야와 온도 차가 컸다. 수도원에서는 열기에 몇 번이고 선잠을 깨야 아침을 맞을 수 있었다. 현대식 건물은 에어컨을 필요로 했다. 산호초 섬인 타라와에, 길게 난 섬 모양을 따라 길이 나있다. 키리바스 인구의 과반이 밀집해 있는 남타라와에는 아스팔트가 깔려 있고, 왕복 2차선 길 위에 오토바이, 자동차가 달린다. 이 내연기관을 단 이동 수단도 익숙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전기차는 찾아볼 수 없다. 발전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차는 다른 나라 이야기이다. 문명과 비문명의 경계 익숙한 것들은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것들이었다. 머나먼 키리바스에도 익숙한 것들이 늘어나고 있었지만, 내게 익숙한 것들은 기후·환경문제를 심화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비닐, 플라스틱, 그리고 에어컨이 필요한 현대식 건물이 그러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사용 자동차, 오토바이가 그랬다. 필자가 키리바스에 간 것은 기후위기가 태평양 도서국 사람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WHO 사업에 참여하면서 그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키리바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현대적 변화는, 쓰레기를 양산하는 일상으로 사람들을 편입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근현대화, 세계화는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편하게 생각하는 일상을 전 세계가 공유하는 방향성을 가진다. 그 중에 많은 부분은 기후위기를 심화하는데 동참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쓰레기는 “어떤 것의 생산량이 자연의 [흡수]분해 능력을 웃돌 때” 생겨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근현대 문명은 쓰레기를 양산하는 일상을 지구 구석구석까지 전파하는 존재양식의 세계화를 실천한다. 마라케이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네 번의 비행기를 탔다. 마라케이에서 타라와로, 타라와에서 피지로, 피지에서 일본 나리타를 거쳐, 드디어 인천에 도착 하였다. 비행기 일정을 맞추기 위해 타라와, 피지, 일본에서 숙소를 잡고 짐을 풀었다, 쌌다를 반복했다. 마라케이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익숙하지 않음에서 익숙함으로의 이동 경로였다. 일본 나리타 공항 근처 호텔에서의 익숙함은 우리가 한국에 근접해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호텔 1층 편의점에는 비닐과 플라스틱에 담긴 음료수, 음식, 상품이 넘쳐났다(키리바스 통신 III에서 계속).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70)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崔鎭昌 선생은 충남 아산군 음봉면 쌍암리 출생으로 6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유학을 와서 야간 중고등학교를 고학으로 마치고 공무원으로 14년간 봉직하였고,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기자로도 활약을 했다. 그가 한의학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는 한국전쟁이 나면서 피난 중에 선배로부터 한의학 공부를 할 것을 권유받으면서부터다. 崔鎭昌 선생은 만학의 나이로 경희대 한의대에 13기로 입학해 1964년에 졸업하고 한의사가 되었다. 그후 1968년에 경희대 한의대에서 한의학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국제적 활동으로 한국의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을 열정적으로 하였다. 1969년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 제2차 침구학술대회’에 대한한의사협회 대표로 참가해 차기 대회의 유치를 위해 공헌하였다. 1974년 『한방춘추』 8월호에 생생한의원 최진창 선생이 「상반야제증의 치험례」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의 부제로는 “妊娠冷飮, 冷浴으로 冷熱相克原因인 듯”이라는 글이 덧붙여져 있다. 그는 소아의 상태를 웃는 상태에 따라 건강의 차이가 있다는 점과 顔貌를 살펴서 병의 경중을 본다는 것도 밝히고 있다. 또한 치료의 어려움이 있는 것에 대해 역대 소아과 의서에서 밝히고 있는 脈息如毫, 易虛, 易實, 易冷, 易熱, 口不能言, 手不能指한 것이라는 정리해서 제시하였다. 또한 소아환자는 한의원에 1차로 내원하는 경우보다 다른 의료기관을 입원치료을 받고 치료 효과의 부족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내원한 후 가운을 입은 사람이나 낯선 사람만 보아도 광적으로 놀라서 우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그가 경험한 치험 하나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성명 이씨의 장남(아직 출생신고 안 함). 주소는 용산구 주성동. 연령은 생후 40일. 병명은 상반야제증. 발병은 1973년 10월17일(생후 10일). 발병 후 40여일 계속 치료했다고 함. 초진은 1973년 11월13일. 증상은 면색이 적하고 순홍, 신열(구복이 개열), 소변이 赤澁하며, 入夜則 仰身有汗而啼. 치료는 加味導赤散 1첩과 침법으로 百會, 身柱, 命門穴을 1〜3분 자침하고 少商, 少澤穴에서 소량 瀉血 1회. 치료 경과는 치료 당일에 쾌유. 이 치료 경험에 대해 그는 心熱과 胎熱이 원인이기에 加味導赤散을 투여했고 刺鍼은 百會, 身柱, 命門, 少商, 少澤穴을 택했으며, 少商과 少澤穴에 소량을 瀉血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心臟과 소장은 서로 표리가 되니 심열즉소장적열한 것으로 面赤, 煩躁, 口渴하는 것은 生地黃으로 滋腎養心하고 淸下焦血分之熱하며 木通은 通和小腸劑로서 君藥으로 하여 가미했고, 百會, 身柱, 命門은 小兒諸症에 기효한 통용방이라는 것이다. 이 소아 환자의 모친은 잉태했던 임신 초부터 갈증과 전신번열이 나서 妊娠冷飮, 冷浴으로 冷熱相克에서 胎熱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였다. 이 때 투여한 加味導赤散은 생지황·목통·적복령·황금·택사 各 一錢, 치자·감초 各 六分, 釣鉤藤 一錢, 薑二片이었다. 다음날에 이 소아 환자의 부모와 고모가 쾌유의 소식을 가지고 인사차 내원하여 한의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감사의 말씀을 전했다고 한다. 崔鎭昌 선생의 사모님께서 2010년에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에 그동안 보관하고 계셨던 선생의 유품들(의서들, 학술자료, 의권 자료 등)을 남김없이 기증해 주셔서 이 자료를 접할 수 있었다. -
‘마음속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정신건강한의학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 수료 유엔(UN)본부는 지난달 21일 개최된 총회에서 인공지능(AI)의 안전한 사용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회원국 모두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지난해 5월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생성형 인공지능 AI’를 의료분야에 활용하려면 △자율성 보호 △인간복지 안전 △형평성 △허위정보 경계 △지속가능 대응성에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WHO 지적대로 불확실하고 정확하지 않은 AI기술을 자칫 한의학에 접목할 경우 오히려 근본학리가 왜곡될 수 있어, 한의학은 철저히 ‘이론적 다원주의’ 관점에서 구조역학적 특성을 살려 연구하고 해석해 나가야 한다. 한의학은 수립될 때부터 ‘신체의 생장화수장’과 ‘정신의 혼신의백지’를 오기능의 발생기능, 추진기능, 통합기능, 억제기능, 침정기능으로 분석, 이를 역학적 상생상극 조율을 통해 구조역학적 동의생리학 이론으로 다뤄왔다. 한의학은 ‘무슨 병에는 무슨 처방식’의 질병 중심이 아니라 인간 체계를 전일로써 발현하는 현상으로 관찰하고 개체별 생활환경 현상을 분석, 이를 임상에서 수천 년을 두고 실증해 왔던 만큼 현대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의과학으로 다뤄 가야 한다. 정신건강한의학은 한의학의 복잡계적 특성을 살려 우울증, 번아웃, 불안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의 치료에 AI가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뿐만이 아닌 동의생리학리의 자발적 자기대사력의 상생을 통해서만이 행복한 삶을 구현하게 될 것이다. 한의학이 현재와 미래의학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사람은 원소의 결합체’ 또는 ‘나열식 해부학적 체계’를 취하지 않고 천인상응 형신일원(形神一元)의 구조역학적 이론체계를 통해 임상데이터를 구축하여 의과학의 깊은 연구를 열어가야 한다. 임상사례 진료 중 밖이 소란스러워 나가보니 상기된 얼굴의 60대 남성이 ‘뭐라 뭐라’ 소리지르고 있었고 옆에서는 부인이 남편 팔을 붙들며 어쩔 줄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 우선 진료실로 들어오게 한 후 먼저 부인에게 전후 사정을 들었다. “의사인 남편은 4년 전 대학병원에서 조현병으로 진단받고 향정신약물을 복용하며 휴직 중이었는데, 며칠 전부터 난동을 부리는 등 증상이 더 심해져 약물을 증량했는데도 여전해요. 이러다가는 또 다시 폐쇄병동에 강제 입원시켜야 하는 지...걱정이에요”라며 “선생님, 제발 남편을 어떻게든 진정시켜 주세요”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한의사: (환자와 눈을 똑바로 맞추며)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거예요? 환자: (초점 없는 눈빛으로) 관세음...보살... 한의사: 관세음보살을 보고 싶으세요? 환자: 여기...관세음...보살? 아내: (한숨을 쉬며) 그동안 형제들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벽촌 시골에서 자란 장남인 남편은 장학생으로 의대를 졸업한 뒤 개원하면서 동생들을 모두 대학공부까지 시켰는데도 ‘형이 우리에게 해준 게 뭐 있냐?’고 대들었고 남편이 부모님께 마련해 드린 재산마저 ‘부모님은 늘 큰 형만 편애했다’라며 모두 빼앗아 갔어요. 지금은 모두들 형과 의절한 뒤 연락마저 없어요. 동생들을 끔찍이 아꼈던 남편은 그 일로 쇼크받아 무척 힘들어했어요. 옆에서 보는 저도 마음이 정말 속상해서...아이 참... 한의사: (환자와 눈길을 맞추며) 지금도 관세음보살같이 자애로웠던 어머니가 생각나고 늘 그리우신가 봐요. 환자: (감정의 눈물이 맺힌다)... 다음날 환자와 내원한 아내는 “어제도 약하게 난동을 부리긴 했지만 우선 급한대로 선생님이 지어주신 한약을 복용하고 남편의 눈빛을 맞춰가며 안심시키니까 차츰 진정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환자를 보니 면적설홍(面赤舌紅)하고 맥은 활부삭긴난하초허(活浮數緊亂下焦虛)했다. 한의사: (환자와 눈을 맞추며) 형제 많은 집의 장남으로 고생하신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셨네요. 자수성가하시고선 가족들의 생계와 교육까지 책임지셨고요. 아내: 법 없이도 살 양반이에요. 남편은 우리 가정보다도 항상 부모형제들을 먼저 챙기고 헌신했어요. 그런데도 막상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동생들은 큰형과 형수인 저에게 대들고 욕하고. 남편은 아마 그런 게 더 감정이 풀리지 않는 것 같아요. 환자: (한의사를 편안히 바라보며) 어머니가 사랑...사랑으로... 한의사: 어머니가 큰아들을 무척 사랑으로 키우셨네요. 환자: (소통, 교감의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한의사: (다정히 눈빛을 맞추며) 환자분은 정말 어머니께 받은 많은 사랑을 그대로 동생들에게 몽땅 쏟아 부으셨네요. 너무너무 감동적이에요. 그동안 정말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환자: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맺힌다)... 아내: 지금까지 남편이 이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선생님 눈빛을 보면서 진료받는 모습은 이번 한의원 진찰이 처음이에요. 실제 선생님 말씀을 듣고 치료, 복약하면서 남편이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어 안심이 되네요. ‘혼신의백지’는 생활환경을 분석한 상생치유법 복약 6개월 후 내원한 환자는 더듬거림 없는 명랑한 목소리로 “안정을 되찾아 치유되고 있어 정말 기쁘네요. 요즘엔 나로 인해 고생한 아내와 함께 여행도 다니며 자녀들과 대화도 많이 하니 감정이 편안해져 잠도 푹 잔다”며 “이제 곧 요양병원 촉탁의로 나가기로 했다”며 고마워했다. 위 사례에서 보듯 어렵게 자수성가한 장남으로 그동안 부모의 역할을 도맡아 해 왔던 환자는 생각지도 않은 ‘동생들과의 갈등’에서 온 배신감, 억울, 분노, 의절의 슬픔을 달고 살아왔으나 필자와의 지지적 눈빛으로 소통, 교감과 침구시침, 복약하여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도록 해 자발적 자기 대사력 회복으로 치유됐다. ‘심한 불면증, 두통, 전신 신경통’을 앓고 있던 환자에게 필자는 내경의 ‘상혼(傷魂)하여 광망부정(狂忘不精)으로 정상(正常)을 상실(喪失)한 칠정상’으로 진단하여 ‘간양상항, 울화병, 과로로 인한 정혈구허’로 변이증후군을 변증·분석해 이를 오신의 ‘의백지’기능을 안정시키는 EFT요법, 지언고론요법, 경자평지요법, 정서상승요법, 오지상승위치, 이정변기요법 및 사신총, 신문혈, 신정격, 가감지백지황탕 2배방을 1일 4회 복용으로 침구·방제해 정확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정신건강한의학이 미래에도 세계화,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신체 일변도의 치료에서 벗어나 형신일원의 구조역학적 동의생리학리를 바탕으로 한의학 임상에 적용할 때 비로소 ‘정상과학시대’에 인류의 행복한 삶을 위한 의과학 혁신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27>김혜경 본디올강남한의원장 남자 83세. 2022년 8월22일 내원. 【形】 164cm/75kg, 走類 木體, 氣科, 코가 크고 배 많이 나옴, 이마 넓고 주름, 와잠이 크다, 법령이 진하고, 안경 착용. 【色】 面黃赤. 舌苔厚. 手掌 脫色. 【旣往歷】 간암 말기였고 전립선암, 신장암으로 전이. 독일제 약 3달 먹으면서 간암이 개선됐었고 4년 1개월간 더 복용하고 현재는 약을 끊었다. 올 봄에 간에 종양이 2개 생겨 고주파로 쏘아서 종양 줄임(4회 치료). 아직 조금 남아있다. 8월31일 간암관련 CT검사 예정. 2년 전에 왼쪽 허벅지 밑으로 발끝까지 2회 부었었다. 신장암, 전립선암 수술. 디스크 수술(10년 전). 치질(10년 이상 경과). 혈압약(40년), 다리 부종 관련 약(이뇨제), 진통제 복용 중. 【生活歷】 전에는 과음을 많이 했었다. 【症】 ① 양 무릎 밑으로 붓고 아파서 걸음을 걷지 못 한지 3달 이상 됐다. 간계 치료의사가 간에서 온 것으로 추측해 진통제, 이뇨제 등을 처방하여 복용 중이나 전혀 차도가 없다. 우측 종아리가 검게 변색되어 있다. ② 가끔 이명. 빈 속에 어지럽다. ③ 속 쓰림, 트림, 더부룩하다. 식후에 졸리다. ④ 대변시 출혈이 있을 때 있다. 관장약을 대변 볼 때마다 사용한다. ⑤ 요실금 있어서 기저귀를 착용한다. 밤 소변 3회/일. ⑥ 피곤, 기억력 감퇴됨. ⑦ 가끔 몸이 가렵다. ⑧ 땀을 많이 흘린다. 【治療 및 經過】 ① 2022년 8월25일. 간암을 앓아서 한약이 꺼려져 8월22일에 진찰받고도 망설였다. 항상 속이 더부룩하고 배가 불러서 식사를 잘 하지 못한다. 積聚門 香砂平胃散 食鬱方(加 나복자) 1제. ② 9월20일. (脈 77/67) 속 쓰림, 몸 가려운 것은 괜찮아졌다. 右足 부은 것이 내렸고 덜 아프다. 종아리의 검은 색이 옅어지고 부위가 밑으로 많이 내려갔다. 소변 새는 것이 덜한 것 같다. 몸에 사마귀, 물혹이 많이 나는데 요즘 덜한 것 같다. 右側 발목이 저녁에 아려서 진통제 복용한다. 관장하면서 대변 본지 1년 정도 됐다. 아직 肝에 종양이 조그만 것 2개 있다. 입맛이 없다. 밤 소변 횟수가 줄었다(2회/일). 전에 右 무릎에서 고름 빼고 시술했었다. 積聚門 香砂平胃散 食鬱方 1제. ③ 10월6일. 다리 부기가 다 빠져서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종아리색도 많이 옅어졌다. 피부에 붉은 점이 잘 생긴다. 밤에는 발목이 가렵고 따갑다. 잠들기 힘들다. 대변이 굵어서 힘들고 피난다. 사마귀가 잘 생기는데 다리가 심하다. 요실금 있어서 기저귀 착용. 간암, 신장암, 전립선암 수술 관련해 2일 전에 검사했다. 밤에 다리, 발에 쥐나면 너무 고통스럽다. 補中益氣湯 積聚方(加 삼릉, 봉출, 청피, 향부자, 길경, 곽향, 익지인, 육계) 1제. ④ 10월21일. 밤에 다리 쥐나서 너무 고통스러운 것 덜하다. 다리 색은 점차 옅어지고 있다. 3일 전부터 다시 다리 무릎 밑으로 붓는다. 발목이 아프다. 하루에 걷기 운동을 2∼3시간씩 한다. 발에 쥐가 잘 난다. 얼마 전에 변비약 먹었다(2회). 관장약 안 쓰니까 대변이 힘들다. 끝에는 묽어진다. 활동 많이 한 날은 요실금이 더하다. ⑤ 10월25일. 부은 것 많이 빠지고 조금만 부었다. 어제 병원 갔는데 1년 후에 오라고 함. 정형외과 갔었다. 진통제와 혈압약만 먹는다. 손발에 쥐나는 것 덜하다. 가끔 관장하고 변비약 먹는다. 잠은 좀 잔다. 3일 전부터 요실금 증상이 덜해진 것 같다. 피로하다. 손, 다리에 뭐가 잘 난다. 補中益氣湯 積聚方 1제. ⑥ 11월7일. 다리 부은 것 괜찮고 정상 됐다. 손발에 쥐나는 것과 손, 다리에 뭐가 잘 나는 것도 덜하고 검은색이 많이 옅어지고 있다. 요실금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변비약 2∼3일에 1회 복용. 헛배 부른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있다. 간에 암세포 조금 있다 함(2달 후 검사예정).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積聚門 香砂平胃散 食鬱方 1제. ⑦ 11월19일. 헛배 부른 것, 다리 쥐나는 것 덜하다. 다리가 부었었다가 빠졌다. 어제는 오후에 다리가 아팠다. 매일 하루에 2시간 이상 걷는다. 소변 지리는 것이 여러 번 있었는데 계속해서 조금씩 나왔다. 老人腎氣丸(신기환 거 택사, 가 복신, 익지인) 1제. ⑧ 12월6일. 손발에 쥐나는 것은 없어짐. 조금 걸으면 다리 붓는다. 아직도 많이 걷는다. 통증 약은 먹는다. 소변 지리는 것은 계속 있다. 변비약(관장한다) 관장 안하면 항문 찢어진다. 대변 안 보면 배가 불러서 음식을 못 먹는다. 핑 돌고 어지러울 때 있다. 補中益氣湯 積聚方 1제. 【考察】 상기환자는 얼굴이 각지고 코가 발달하고 木의 기운이 강하여 고집이 세고 怒氣가 많은 남자 노인으로 간암말기에 전립선암, 신장암까지 전이가 됐던 환자로 다리가 부어서 걸음을 걷기 힘든 것을 주소증으로 내원했다. 병원에서는 부기를 빼기 위해 이뇨제를 3달 이상 복약시켰지만 전혀 개선이 안 되었다. 한의원에 내원하여 진찰을 받고도 간암을 앓았기 때문에 한약 복약을 굉장히 꺼리다가 방법이 없으니 한약을 한번 먹어보겠다고 진찰 며칠 후에 한약을 부탁했다. 생긴 모습이 얼굴이 각이 져서 氣가 울체되기 쉽고 木氣가 강하여 肝의 기운이 성하고 怒氣가 많아 결국 간암이 발생했고 이어서 전립선암, 신장암까지 발병하여 수술은 했지만 다리부종, 다리 피부 변색, 피부소양, 속 쓰림, 소화불량, 이명, 현훈, 요실금, 변비 등의 여러 증상으로 고생했다. 積聚門의 香砂平胃散에 나복자를 가미한 香砂平胃散 食鬱方은 단순히 내상, 조잡, 心嘈 증상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火性이 있어 성질이 급하고 날카로우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상증상과 더불어 氣鬱이 생기는 경우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간경화, 간암 환자의 여러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상기 환자는 香砂平胃散에 나복자를 가미한 식울방을 복용하면서 다리의 부기가 빠지고 몸이 가벼워졌는데, 운동을 지나치게 하여 다시 부어서 지나친 운동은 삼가하고 적당히 하도록 조언해도 고집이 세고 운동을 많이 하라는 양방의사의 권유에 따라 83세의 나이에도 매일 2∼3시간씩 걸어서 다리가 다시 붓거나 요실금이 심해지는 등의 불편 증상이 반복되었다. 그 이후로는 형상 체질에 맞는 처방 중에서 증상의 상황에 따라 발에 쥐나고 핑 돌고 어지러울 때는 노인에게 쓸 수 있는 기본방이며 정기를 보하여 적취를 치료하는 補中益氣湯 積聚方, 요실금이 심해져서 소변을 지리는 증상이 더 할 때는 老人腎氣湯 등을 처방하기도 했다. 끝으로 안타까운 점은 한약으로 상당히 많은 불편 증상이 개선됐고 본인도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을 인정했지만, 결국은 양의사의 말에 따라 생활하여 다시 힘든 증상이 반복 된다는 것이었다. 【參考文獻】 ① 補中益氣湯 積聚方(동의보감 p.1393); 역로가 “正氣를 기르면 績은 저절로 사라진다”고 하였다. 오적, 육취, 징가, 적괴를 치료할 때 원기가 허약하고 몸이 여위었으며, 입맛이 없고 사지가 몹시 나른할 때는 보중익기탕에 삼릉, 봉출, 청피, 향부자, 길경, 곽향, 익지인, 육계를 넣고 써야 한다. ② 香砂平胃散 食鬱方(동의보감 p.1385); 식울을 치료한다. 향사평위산에 생강 3쪽, 나복자 볶은 것과 간 것 한 자밤을 넣고 달여 먹는다. ③ 나복자(동의보감 菜部 p.2125); 창만과 적취를 치료화고 오장을 잘 통하게 하고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④ 腎氣丸 加味方<老人腎氣湯>(동의보감 附養老 p.40); 老人治病에 “나이가 많은 사람은 외감이 있더라도 쓰거나 차거나 크게 땀을 내거나 토하게 하거나 설사시키는 약은 절대로 쓰면 안 된다. 오직 화평한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소변이 잦은 때는 신기환에 택사를 빼고 복신, 익지인을 넣어서 써야 한다”고 하였다. -
침금동인으로 복원한 내의원 표준경혈5박영환 시중한의원장(서울시 종로구) <WHO/WPRO 표준경혈위치>에 따르면 현재 한의학계에서는 공식적으로 독맥 배수혈을 해당 척추뼈의 ‘가시돌기 아래’에서 취혈하고 있으며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동일하다. 그러나 침금동인의 독맥 배수혈들은 모두 해당 척추뼈의 가시돌기(Spinous process) 끝에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중국과 일본의 동인들과 구별되는 침금동인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천금익방>에서 <의종금감>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서에는 독맥 배수혈들이 ‘椎下節間’, ‘椎節下間’ 또는 ‘椎下間’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오늘날 학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가시돌기 아래에서 독맥 배수혈을 취혈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 정설(定說)로 둔갑한 와혈(訛穴)이다. 허준 선생은 “椎節(Vertebral Body)”과 “骨節突處(Spinous process)”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었으며. 침금동인 역시 독맥 배수혈을 ‘椎節下間’에 위치한 “骨節突處”에 정확히 표시하고 있어서 내의원에서는 공식적으로 “骨節突處”에서 독맥 배수혈을 취혈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십사경발휘>, <동인침구도경> 등의 “독맥지도(督脈之圖)”에는 척추뼈의 몸통이 아닌 가시돌기를 그려 넣고 가시돌기 끝에 경혈을 표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른 위치이다. <의종금감>, <명당동인도> 등에서는 독맥지도(督脈之圖)에서 가시돌기를 생략하고 척추뼈를 네모로 그려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경혈을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독맥 배수혈이 실제로 척추뼈 사이에 있는 것으로 잘못 이해한 것이다. 또한 수백 년간 제작한 동인의 대부분은 이러한 내용을 숙지하지 못하고 만들어서 척추돌기를 척추뼈로 착각하여 독맥 배수혈을 척추돌기 사이에 표시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대해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에서 “척추뼈에 뜸을 뜰 때는 척추 관절의 튀어나온 곳(가시돌기:骨節突處)에 뜸을 떠야 바로 효과가 있다. 가시돌기의 아래쪽에 뜸을 뜨면 효과가 없다. 물고기의 뼈를 살펴보면 이 말이 믿을 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말을 따라 척추 관절의 튀어나온 곳에 뜸을 떠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
[젊터뷰] 제주도에 사는 한의사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한의신문=강준혁 기자]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MZ세대는 전체 인구 중 약 34%를 차지, 경제활동인구로만 보면 60%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한의계에서도 MZ세대들이 진출해 다양한 트랜드를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본란에서는 제주 여행 콘텐츠를 주제로 12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버 제주에디’ 장성태 오렌지한의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편집자주> Q. 제주에디 유튜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채널은 제주도 여행, 맛집, 숙소 등 제주도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2019년 중순경부터 시작했는데 코로나 시국에 여행 수요가 제주로 몰리면서 덕분에 구독자가 현재 12만4000명 정도까지 늘어났네요. 그리고 원래는 사실 세계여행이 버킷리스트여서 제주를 시작으로 해서 세계여행 유튜브를 하기 위한 채널이었어요. 한의원을 개원하면서 세계여행의 꿈은 저 멀리 미뤘지만 짧게라도 여유 있을 때 해외여행 다니면서 해외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Q. 제주 생활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당시 공보의 생활 3년을 할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2017년이 제주살이 열풍의 절정이기도 했고 국시를 치고 남미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동경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제주도로 지원했고 운 좋게 뽑히게 됐습니다. 당시 경기도, 충청북도에 이어 제주도의 경쟁률이 3위였으니 만만치 않았죠? 사실 어머니가 제주도분이어서 제주에 외할머니와 이모님들이 살고 계시기 때문에 아예 무연고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로 내려온 뒤 공보의 1년 차끼리 제비뽑기를 해서 근무지를 선정해야 하는데 마침 또 외할머니가 계신 구좌읍으로 배정을 받았어요. 덕분에 매일 할머니 집에 가서 할머니가 해주신 밥도 먹고 할머니 침도 놔드리고 하면서 제주 생활 초기에 적응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Q. 처음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제주에서 공보의를 했는데, 당시 한의대 동기들은 물론이고 동창, 친척, 친구의 친구, 엄마 친구까지 모두가 연락이 와서 제주도 현지인 맛집 알려달라고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제주도 맛집 중에 자본과 마케팅으로 맛집 순위에 올라가 있는 곳들이 많아서 저도 그런 곳은 가지도 않을뿐더러 가보니까 실제로 맛집이 아닌 곳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제주도는 바가지가 심하다는 말들이 많은데 이런 식당들 때문에 생겨난 이미지라고 생각이 들었고요. 나라도 이런 마케팅 식당보다는 현지인들의 진짜 맛집을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제주도에서 8년째 거주하시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주는 자연환경이 정말 뛰어나고, 시내에서 30분만 운전을 해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요. 제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데, 제주에 살면 굳이 타지역으로 여행 가지 않아도 돼요. 주말에 진료가 없을 때마다 제주도 곳곳을 돌아다니는 맛에 여전히 재밌게 지내고 있고요. 새로운 곳이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곳을 가보았지만, 가본 곳을 또 가더라도 계절마다 날씨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전 같은 곳에 또 가도 좋더라고요. ‘여행하듯 살고 있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주가 완전 시골은 아니거든요. 여행의 수요가 항상 많기 때문에 완전 시골에도 괜찮은 식당과 카페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백화점과 지하철이 없을 뿐이지 제주에도 생활에 필요한 건 다 있습니다. 자연도 만끽하고 적절한 도시 생활도 모두 즐길 수 있어요! Q. 제주도에 오면 이곳만은 가봐야 한다는 곳이 있으실까요? 제주 유튜버니까 특별한 곳을 소개해 드려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는데 이미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한 송악산 둘레길·용머리해안, 비자림·용눈이오름을 추천합니다. 육지에서 친구들, 가족들이 놀러 오면 항상 데려가는 곳들인데요. 소개해 드린 곳들 모두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지형이나 지질 구조를 가지고 있고, 한 바퀴 걷는데 30~40분 정도로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들 말고 조금 마이너한 관광지와 여행지는 제 유튜브 채널에 하나씩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 부탁드려요! Q. 유튜브를 시작하려고 하는 한의사 회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점이 있으시다면요? 저처럼 본인이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주제가 있으시다면 그걸로 진행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주제인 여행과 맛집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는데요. 사실 어느 정도 구독자를 모을 때까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도 구독자 1000명을 모으는데 6개월의 시간이 걸렸고 매주 2개의 영상을 올렸었는데요. 그걸 버틸 수 있었던 건 제가 좋아하는 주제를 다뤘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제주MBC 라디오 방송에도 한의사가 아닌 여행 유튜버로 게스트로 나가고 있고요. 좋아하는 주제가 아님에도 남들 다 하니까, 무리해서 할 경우 분명 3개월 정도 만에 유튜브 장비를 당근마켓에 올리게 되실 겁니다. 저는 여행과 맛집이 주제이지만 제 한의원 지도 링크를 영상 설명란에 넣어뒀는데 그걸 보고 찾아오시는 환자분들도 있고, 여러모로 한의원 운영에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한의원 업무와 진료는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지만 유튜브는 말 그대로 ‘크리에이터’ 일이라서 굉장히 창의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충전이 많이 되는 느낌이랄까요? 꼭 한번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제주에디님에게 한의약이란 무엇일까요? 한의사와 유튜버, 2가지 직업을 모두 할 수 있는 원동력은 한약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도 스스로 처방해서 먹는 한약들로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러닝크루에 가입해서 달리기 운동도 주 2~3회 나가고 있는데요. 달린 후에도 한약 복용 및 동료 원장님들에게 침 치료도 받아 가면서 몸 관리를 하고 있어요. 제 본업이 다른 게 아니고 한의사라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고 있습니다. 특히 러닝크루하면서 젊은 친구들을 한의원으로 많이 내원 유도를 하고 있는데요. 20~30대 젊은 친구 중에 한의원에서 어떤 치료를 하는지 아예 모르는 친구들도 많더라고요. 이렇게 운동 좋아하는 친구들이 정형외과가 아닌 한의원에 먼저 오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튜브 영상으로 한의사임을 밝힌 게 딱 1년 됐는데요. 알음알음 아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한의사 동료분들의 커뮤니티에 밝히기에는 부끄러워서 조용히 있었는데 이제 당당하게 밝혀봅니다. 제주로 휴가 오시기 전에 제 유튜브 채널 ‘제주에디’의 영상들을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거예요! 그 외 궁금하신 사항은 영상 댓글이나 인스타그램 @jejueddy로 DM 주시면 답변드릴게요! -
“AI 시대의 한의사 모습…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나가길 바라”[한의신문=주혜지 기자] 김창업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가 지난해 스탠포드 의대 방문교수로 1년간 연구년을 보내고 왔다. 본란에서는 김창업 교수의 미국 연구년 생활을 비롯해, AI 시대의 도래에 따른 한의사의 새로운 역할 고찰 및 한의학의 미래 전망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김창업 교수 가천대학교 생리학교실 NNSM Lab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A. 안녕하세요, 가천대 한의대 생리학교실 NNSM (neural network & systems medicine) 연구실의 김창업입니다. 인공지능의 이론적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뇌의 계산적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한의학 이론과 임상의사결정 과정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스탠포드 의대에서 연구년을 보낸 소회는? A. 연구년을 맞아 스탠포드 의대 Raymond Lab에서 방문교수로서 1년을 보내고 왔습니다. 항상 목이 마른 연구자로서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에서 다양한 연구자들과 부대끼고 교류하며 성장할 수 있는 이번 기회가 매우 소중했습니다. 한정된 시간이지만 가능한 많은걸 배우고 경험하며 느끼고 싶었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저를 초청해 준 Raymond 교수의 입장에선 계산과학적 측면에서 저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었기에 마치 박사후연구원처럼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며 랩 구성원으로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문득문득 꿈 같았던 캘리포니아의 환상적인 풍광과 아름다운 스탠포드 캠퍼스가 아른거리네요. 가족과 나의 꿈을 모두 챙길 수 있었던 완벽한 1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Q. Raymond Lab에서 진행한 연구는? A. Raymond lab은 소뇌의 학습 알고리즘을 연구합니다. 다양한 실험적 기법과 계산적 접근을 병행하며 이 분야를 이끌어온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실입니다. 저는 fiber photometry라는 이미징 기법을 이용해 기록된 소뇌 퍼킨지(purkinje) 세포들의 활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속성의 감각 및 운동정보를 소뇌 세포들이 어떻게 부호화(encode)하고 있는지 밝히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를 위해 데이터 전처리 알고리즘과 수학적 모델을 개발했고 AI 기반의 분석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소뇌의 machine-learning theory-inspired computational model 개발은 현재 진행형으로 첫 연구결과를 정리해 현재 투고 단계에 있습니다. 이어지는 후속 연구들도 잘 진행이 됐으면 좋겠네요! 사실 이 연구는 서울의대 신경생리학 연구실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데 Raymond 교수님과의 공동연구와도 접점이 있어서 앞으로 함께 발전시켜 나가면 좋겠다고 희망하고 있습니다. 기계학습의 수학적 이론과 실험 양 분야를 아우르는 주제라 사실 매우 어려운 주제입니다. 다행히 열정과 자질이 훌륭한 한의사들이 연구실에 합류해 도전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향후 미래가 더욱 기대됩니다. Q. 연구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 예정인지? A. 스탠포드에 머무는 동안 Raymond 랩 소속으로서 소뇌의 학습 및 정보처리 기전을 연구함과 동시에 인공신경망 기반의 뇌인지모델 연구에 있어 세계적인 석학인 James mcclelland 교수님 연구실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향후 한국에서 이 두 연구실과의 공동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나가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Raymond 랩과 진행하던 연구는 서울의대와 다기관 공동연구로 발전시켜 AI 이론 관점에서의 뇌 정보처리 기전 연구 프로젝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한의사가 진료할 때 한의사의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인지신경과학적 프로세스를 AI 기반으로 모델링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며 James 교수님에게 도움을 받을 예정입니다. Q. 동료들의 한의학에 대한 평가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연구실의 동료들과 한의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거의 없었어요. 한국인 부인을 둔 미국인 친구가 한의학 진료에 대해 한번 물어본 적이 있어서 상담해 주고 한국의 한의원을 추천해 준 적이 한 번 있긴 합니다. 스탠포드 의대에 연수 중인 한국인 의대 교수님들과 교류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한국의 한의계 연구자들이 근거중심의학(EBM)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생각납니다. 과거 한의계가 EBM 측면에서 공격을 많이 받다 보니 한의대생들이나 한의계 연구자들이 이 주제에 대해서 넘치도록(?) 많은 공부가 된 게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Q. 연구년 동안의 하루 일과는? A. 연구년이라 학부 수업과 행정 업무가 없어 한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현지 연구와 함께 한국 랩의 멤버들과 공부 및 연구를 병행하려니 한편으론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던 것 같아요.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올라온 랩 메신저의 메시지들을 확인하고 긴급히 해결해줘야 할 부분에 답변하며 아이들 등교 준비를 시킵니다. 아이들 등교시키고 커피 한잔하며 여유를 잠깐 즐깁니다. 푸른 나무와 잔디, 아름다운 새소리, 완벽한 햇살, 풍광까지… 축복받은 자연환경을 만끽하며 커피 한두 잔 즐기다 보면 자칫 출근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억지로 떨치고 일어나 출근을 해야 합니다. 해가 빨리 지는 겨울을 제외하고는 보통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했습니다. 연구실 환경이 비교적 쾌적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건물 밖으로 나와 캠퍼스를 거닐며 사색을 할 때면, ‘이 말도 안 되는 날씨에 건물 안에 하루 종일 처박혀 있는 건 무언가 잘못된 일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보통 늦어도 7시 이전엔 퇴근해서 저녁 식사하고, 한국 연구실과의 미팅, 스터디 등을 진행하는데 아이들 재운 이후, 대개 미국 시각으로 10시에 회의를 하곤 했습니다. 학교에 있는 동안엔 연구실 안에만 있기보다는 다양한 수업을 청강하고, 다른 연구실 랩미팅에도 참여하고, 연구소 세미나들도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탠포드엔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늘 찾아와 높은 수준의 세미나를 열고 커피, 다과와 함께 열띤 토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주 그 현장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한 축복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2023년 때마침 실리콘밸리 발 AI 혁명이 시작됐고(chat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의 출현), 사실 이와 관련된 공부와 연구로도 매우 흥분되고 바쁜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연구년 기간이었지만 석사 및 박사과정 신입생들이 연구실에 합류했고, 원격으로 공부하며 같이 논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김준동 박사과정 신입생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전문의까지 취득한 재원으로 본인의 전공을 살려 진료수행시험 연습용 챗봇을 개발했고, 이를 논문으로 완성해 대한한의학회지 3월호에 출판했습니다. 온라인 미팅을 통해 매주 2회가량 소통하고 있었기에 함께 논문 작업을 하는 것에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역시 경희대를 졸업하고 기업 및 임상에서 경험을 쌓은 뒤 랩에 합류한 윤태림 석사과정생 역시 한의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GPT-4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하고 한의사 국가시험에 합격시키는 연구를 선배 대학원생들과 함께 마무리 지었습니다. Q. 개원일변도인 한의계에서 계산신경과학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A. 어렸을 때부터 내가 왜 존재하는지, 왜 고통을 느껴야 하는지, 왜 결국 죽어야 하는지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세상이 경이로웠지만 동시에 너무나 무서웠고 그 두려움 때문에 어떤 궁극적인 답을 찾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 재학시절 이런 성향이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한의학으로까지 연결됐던 것 같아요. 한의대 졸업 이후 곧장 연구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그저 의사로서 인체를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기초의학을 전공하게 됐는데 원래의 철학적(?) 성향 때문에 신경과학으로 전공을 정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시 뇌신견망의 작동원리를 이해하려면 수학을 바탕으로 한 계산적 접근이 필요함을 느끼고, 이후 컴퓨터공학부 AI 연구실과 통계학 대학원, 수학과 등을 거치며 여기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보통 한의대 졸업하고 임상 안 하는 걸 색다르게 생각하는데, 한의사 면허가 있기에 뭘 해도 자신감 있으니 하고 싶은 거 다 시도해 보고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Q. NNSM Lab의 제자들 사랑이 각별한 것 같다. A. 그렇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주제를 공부하고 떠드는 거 좋아하는 덕후인데요, 원래 덕후는 보통 외롭습니다.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열정을 공유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대학원에 찾아온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나와 함께 덕질을 하자고 하는 거니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AI 시대, 새로운 방식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NNSM Lab에서 함께 공부해 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의학계열의 전공자들이 갖추지 못한 quantitative science의 무기를 장착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기초수학/통계, 컴퓨터 지식부터 대학원 수준의 고급수학/통계/인공지능 이론까지 소화해 내야 하는 과정이 쉽진 않습니다. 어려운 내용들이지만 이를 한의사에게 NNSM Lab보다 잘 가르쳐줄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고, 지적인 흥분을 느낄 수 있는 짜릿한 길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A. 2023년을 기점으로 AI가 인류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사가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2010년 무렵부터 AI 분야 일을 해왔는데, 2023년 거대언어모델(LLMs)의 출현은 그간의 예상들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익숙했던 많은 것들과 하루아침에 결별하고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일단 앞으로 3~5년 정도 새로운 시대의 출현을 최대한 가까이서 관찰하며 나름의 준비를 해나가려고 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 필요한 것, 그리고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수준에서 고민해 보려 합니다. 기존의 관성을 벗어나 과감히 움직여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SF물의 주제처럼 느껴졌던 ‘AI의 의식’ 문제가 인류를 큰 혼란에 빠트릴 수 있는, 시급히 풀어야 할 당면과제로 떠오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뇌와 AI 양쪽에 나름의 전문 지식을 갖춘 입장에서 보다 진지하게 이 분야를 연구해 보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의 폭발적 발전이 모든 분야에서 기존의 상식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대중이 피부로 느끼기까지 약간의 시간 차가 있을 뿐, 이미 우리는 SF가 현실이 되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발전이 발전을 가속화하는 양의 피드백 고리가 빠르게 돌기 시작했고 1년간의 변화가 기존 수십년의 변화를 넘어서는,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두려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의사의 전문성과 역할에 대한 기대 역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굳게 믿어왔던 의학, 의사에 대한 모든 상식이 내일은 더 이상 상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의료 전문지식과 기술들이 빠르게 AI와 로봇의 영역으로 이식됨에 따라 습득한 전문지식을 반복해서 적용하는 ‘사용자’ 역할보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창조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로운 과학과 의학의 발전은 AI를 빼놓고 논할 수 없을 것이며, 데이터와 AI, 계산적 방법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의학을 발전시키는 역할이 새로운 시대의 의학 전공 엘리트들에게 요구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제 막 시작된 AI 시대, 한의학과 한의사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정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의학을 전공한 우리가 스스로 정의하고 만들어 나가는 대로 결정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보다 많은 한의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며 준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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