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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숙 여의도 책방-47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2023년 1월에 쓴 칼럼을 다시 꺼내 읽어본다. 마감일 닥쳐 겨우 써낸 내 글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무슨 생각으로 올해를 시작했던가?’ 회상을 제대로 해내려면 근거가 필요하다. 제목은 『그 나이에는 그 나이가 흐른다』였고 장자크 루소의 주치의인 티소의 책 『읽고 쓰는 사람의 건강』의 서평이 글의 주된 내용이다. 글 말미에는 그 달 설연휴 이틀에 걸쳐 MBC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주인공이신 김 선생님께서 등산에 임하는 자세로 소개하신 “사부작 사부작 꼼지락 꼼지락”처럼 나 역시 그런 자세로 한 해를 살아가겠다고 소박하게 다짐을 하고 있었다. 2023년 1월20일 금요일자 한겨레신문에는 『평생 처음 한 인터뷰 얼마나 베푸셨나 물으니 입 꾹 다문 참어른』이라는 제목으로 김장하 선생님을 다룬 전면 기사가 실렸었다. 이 기사를 통째로 진료실 책상 앞 파티션에 붙여둔 채 올해를 시작했다. 1년 가까운 시간을 입은 신문지의 색깔은 누런 갱지처럼 약간 탈색이 되어가고 있다. 진료실과 치료실을 수없이 오가며 PC 모니터로부터 눈을 약간 들어올리면 기사 속 인자하신 김 선생님의 얼굴이 바로 보인다. 선생님 얼굴을 꽤 자주 들여다 보았고 그 기사를 반복해서 읽었다. 2023년 한 해를 버티도록 힘을 주셨던 선생님의 2부작 다큐는 올해 4월 백상예술대상에서 지역방송사(경남MBC) 최초로 TV 부문 교양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러닝타임 105분으로 편집되어 영화로 재탄생한 이 작품은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으며 지난 11월16일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는 영화상영회와 함께 제작진이 참석한 GV(관객과의 만남)가 개최되기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김장하 선생님께서는 다큐든 영화든 당신이 주인공으로 출연하신 이 영상을 아직도 보지 않으셨고 앞으로도 볼 생각이 없으시다는 것이다. ‘사부작 사부작 꼼지락 꼼지락’하는 한 해 였을까? 선생님의 이 한결같은 묵직함과 겸손함은 훌륭하다 혹은 대단하다 등의 그 어떤 감탄사로도 표현이 되지 않는다. 올해 초 선생님께 배운 주문 “사부작 사부작 꼼지락 꼼지락”을 읊다보면 ‘하던 일 계속 하고, 가던 길 쉬지 않고 걸어가는 것, 그것이 삶이구나’ 싶은 작은 깨달음에 도달한다. 그렇게 일년 이년 살다 보면 밥은 먹고 살 수 있을 것이고 운이 더 따라준다면 김 선생님께서 하셨던 일의 1000분의 1 정도의 크기로라도 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할 여유를 가지게 될 지도 모른다. 여러 종교를 넘나들며 영성과 마음 공부에 관한 유명한 혹은 초야에 묻혀 지내시는 수많은 구루(guru)들과의 대담 영상을 주로 올리시는 조현 기자의 『조현TV 휴심정』이라는 유투브 채널을 자주 보고 듣는다. 죽음학의 대가로 알려진 종교학자 최준식 교수님이나 『불교정신치료 강의』의 저자인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박사님을 알게된 것도 이 채널을 통해서였다. 부적 팔고 사주관상 봐주는 승려가 무당과 무슨 차이냐며 불교가 가야 하는 바른 길을 주창하시는 향봉 스님 말씀이 반가워서 국회도서관에서 스님책을 찾으니 2023년 5월과 8월에 출간된 신간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과 『산골 노승의 푸른 목소리』가 검색되어 서둘러 대출을 신청해본다.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여러 종교 지도자들의 말씀을 접하며 종교를 가질 필요성을 느꼈다기보다는 죽음과 영성에 대한 일정한 경지에 오르신 분들의 깊은 고뇌와 그 고뇌에 이르기까지의 삶의 굴곡진 사연들을 통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끝’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계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잘 살다가도 가끔 두려운 순간을 마주했을 때, 여러 대담 속 오가는 대화에 집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너무도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깊은 호흡을 반복하게 된다. 바쁘고 정신 없는 일상 속에서 숨구멍이 되어 주셨던 『조현TV』의 많은 대가들 중에 유독 마음이 끌리고 그래서 귀를 쫑긋 기울이게 되었던 분이 고등학교 시절 조각가를 꿈꾸었다가 치대에 진학하여 치과의사로 임상을 14년 하신 후 불교학도로 진로를 변경하셔서 2000년부터는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과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하신 김성철 교수님이셨다. “질병을 불교적 관점으로 보면 달라지는 것들”, “윤회가 있다는 것들 증명할 수 있을까”, “불교수행의 목표” 등의 강의들은 듣고 또 들어도 좋았다. 불교 공부를 길고 끈질기게 하신 결과물로 들려주시는 여러 말씀들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불교에 관련된 몇 가지 의문들에 대해서는 아주 명쾌한 답을 얻을 수도 있었다. 치과의사 출신 불교학자 김성철 교수의 가르침 잊어버릴만하면 조 기자님 채널에 가끔 들어가 새로 올라온 영상을 한번씩 보곤 했었는데 지난 11월23일에는 김 교수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향년 67세. 생전 『치의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치과의사 시절 하루에 내가 최선을 다해 진료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자만을 보고 불교 공부를 했다. 생각해 보면 치과의사란 직업만큼 정직한 직업도 없는 것 같다. 우리가 한 치료내용이 환자들에게 그대로 남으니 말이다. 치과의사들이 조금만 덜 가지려 한다면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하셨던 말씀도 떠오른다(2016년 7월). 『불교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다른 인문학과 달리 삶과 죽음을 추구하는 학문이 불교학이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 불교학은 보다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면서 삶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라고도 하셨다(2019년 1월). 대승불교의 아버지이자 ‘제2의 붓다’로 불리는 용수(나가르주나)의 중관학으로 석박사를 취득하신 김 교수님은 10여 권의 저서(역서)와 70여 편의 논문을 남기셨다.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몇 저서들은 어려워서 감히 읽을 엄두가 안 나고 기존의 글 모음으로 작년 11월에 출간된 『불교적 심신의학과 생명윤리』의 일부는 그래도 접근 가능한 것들이라 아래와 같이 옮겨 본다. - 뇌과학의 최신 연구성과에 비추어 보면 인간은 물론이고 생명체의 모든 체험이 다 그럴 것이다. 우리들이 체험하는 세상만사는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듯이 우리들 각자 하나씩 갖고서 혼자만 보는 ‘상자 속의 딱정벌레’와 같다. 모든 것이 나의 주관적 체험이다. - 주관! 내가 보기에는 분명히 실재하는데, 체험되는 것은 나의 주관 뿐이다. 남의 주관은 그 존재를 추측할 수는 있어도 체험할 수는 없다. 우리의 마음 또는 의식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일까? - 무의식이 의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만, 마음의 정체를 구명하고자 할 때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명백한 의식이다. 라이프니츠(Leibniz, 1646∼1716)는 “도대체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 존재하는가?”라는 ‘존재의 근본 의문’을 토로했지만 이는 “도대체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의식이란 게 있는가?”라는 ‘마음의 기원에 대한 의문’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 객관 세계의 모든 것들은 언제나 주관인 의식에 의해 그 존재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도대체 의식이란 무엇인가? 마음이란 무엇인가? - 불교의 경우는 내담자의 고통이 무엇이든, 명상을 통해서 사성제의 진리를 철견(徹見)할 때 모든 심리적 고통이 해결된다고 보았다는 점에서 그 방식이 독특하다. 혹 상담자가 개입한다면 상담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사성제를 철견할 수 있도록 지도해 줄 뿐이다. 이와 달리 정신분석에서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무의식을 드러냄으로써 심리적 고통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 생명공학을 포함한 의료기술에는 인류의 질병 치료라는 밝은 측면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를 위해 실험실에서 살해당하는 무수한 실험동물들의 고통이 수반되어야 한다. 오늘 이 순간에도 수많은 실험동물들이 인류의 복지와 안락을 위해 희생당하고 있다. 인류라는 생명군이 누리고 있는 지금이 이 풍요는 다른 생명군의 처참한 희생을 딛고 이룩된 것이다. 김 교수님은 생전에 “남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이타의 감정’인 자비와 ‘절묘한 분별’을 하는 지혜가 없다면 깨달은 게 아니다”는 말씀으로 자비와 지혜를 갖춘 인지적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감성적 정서적 정화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머리로만 이성적인 깨달음에 이르렀을 때의 위험함을 경고하셨다. 고통과 죽음이 왜 있냐는 질문에 애초에 생성과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불교학에서의 가장 근본적인 법칙을 떠올리면 유독 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모여있는 동네가 있는데 이는 동네 노인정이 아닌 국회다. “이러다 다 죽어!!”가 아닌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영화 대사가 훨씬 어울리는 2023년 연말의 국회는 벌써부터 복작거린다.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내리막길을 걸어가다가 유권자들로부터 완벽하게 잊혀지는 존재가 되어야 마땅할 72세의 김모, 정모 전 의원님과 75세의 이 모 전의원님도 모자라 팔순을 넘긴 박 모 전 의원님까지 내년 4월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참담함을 넘어 공포 그 자체이다. 자비와 지혜 갖춘 인지적 수행의 중요성 강조 지역소멸과 그에 따른 지방국립대의 위상 추락, 흑사병 창궐 수준에 비유되는 역대 최저를 기록한 저출생과 인구감소 거기에 우울증과 외로움에 잠식당한 것도 모자라 저렴한 중국산 마약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우리의 10∼20대들 문제들은 논외로 쳐박아 둔 채, 몇몇 정치인들에게는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초고령 시대만 보이는 모양이다. 청년 비례니 젊은 당대표니 온갖 미사 여구에 정치판으로 모여드는 젊은층들을 띄워주는 모양새는 완벽한 연기였다. 그 초고령 시대의 파도 위에 “우리는 그래도 이렇게 버텨냈다!”라고 소리치는 꼴이라니 볼썽사납다. 3선, 4선도 모자라 5선, 6선에 도전하며 출판기념회에 몰려든 인파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여기 모인 노인들 중에 내가 젤 잘 나가는군’ 생각하며 뿌듯하셨을 것이다. 내년에 이분들이 모조리 국회에 입성이라도 하신다면 그리 멀지 않은 날, 22대 국회는 강시국회 혹은 좀비국회 아니 백세 시대를 반영하는 ‘노인이 최고당’ 국회로 조리돌림 당할 것이다. 늙었다고 모두 낡은 사람들은 아닐테지만 70∼80대 어르신 의원들이 바글대는 국회가 과연 이 나라의 미래를 논할 수 있을까? 조용히 뒷방에 찌그러져 있는 것이 노인의 미덕이나 의무는 아니더라도 박수칠 때 떠나야 하고 또한 떠날 때는 말없이 사라져야 한다. 쇠퇴의 길은 누구에게나 닥치기 마련이기에 고인물들이 증발되어야 그 자리에 새 싹도 나는 법이다. 버텨내야 존재하는 미미한 존재들은 이토록 삶이 만만치 않은데, 맨 꼭대기에서 단물만 쪽쪽 빨며 다 누려온 자들이 끝까지 삶의 절정만을 맛보며 죽는 그 날까지 현역으로 살겠다고 덤벼드니 그 맹렬한 투지는 아름답다기보다는 추악하다. 많은 도전과 변화 있었던 2023년 ‘아듀’ 『버텨내고 존재하기』는 음악인 최고은이 바라본 광주스러움을 나누고자 초대한 일곱 뮤지션이 광주극장에 방문하여 각자의 ‘버텨내고 존재하기’에 대해 말하고 노래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올해 11월1일 개봉했다. 광주극장은 1933년 설립된 호남지역 최초의 극장으로 1935년 개관하여 현재까지 같은 자리에서 영화를 상영 중인 단관극장이다. 이 극장에는 1990년대부터 오늘까지도 상영 중인 영화의 대형 간판을 손으로 직접 그리는 화백님이 여전히 근무 중이시다. 1935년부터의 역사도 단관극장으로서의 일관성도 아날로그식 간판의 고집도 버텨냈기에 존재하고 있고 존재하고 있기에 2023년 영화의 소재도 될 수 있었다. 20년간의 봉직의 생활을 마치고 53세에 처음으로 암사역 근처에 한의원을 개원한 성실왕 선배님이 계신다. 30대 중반에 첫 번째 한의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이제는 지역도 규모도 월세도 역대급인 곳에서 두 번째 도전을 준비 중인 능력짱 제자도 있다. 광주광역시에서 첫 번째 한의원을 잘 해내고 이번에는 대구광역시로 지역을 옮겨서 두 번째 도전을 준비 중인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중인 또 다른 제자도 있다. 5년간 프랜차이즈 한의원 운영을 잘 해낸 후 입시준비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딸냄을 위해 잠시 개원가를 떠난 후배도 있다. 올 한 해 한의계의 수많은 동지들도 많은 도전과 변화를 마주했을 것이다. 버텨내기 위해 용을 썼고 그 결과 이 순간 우리는 존재하고 있다. 내년에는 너무 애만 쓰는 버티기 말고 각자의 존재감을 색다른 방식으로 뽐내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미리 메리 해피뉴이어”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51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81년 간행된 『醫林』 제146호에는 그 해에 있었던 국내외 한의계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아래에 그 내용의 일부를 소개한다. ◯ 대구한의과대학 신축교사 기념학술강연회를 9월16일 대구시민회관에서 개최했는데, 연사는 陳太羲 博士(臺灣醫藥學院長), 변정환 이사장, 김완희 박사 등이다. ◯ 경희의료원의 10주년 기념행사가 10월5일 오후 2시 경희대학교 크라운관에서 거행되었다. ◯ 서관석 원장 저술 『성인병과 한방치료』의 출판기념연을 9월26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회관에서 25인의 참석으로 개최되었다. ◯ 경희의료원 개원 10주년 기념 한의학학술대회를 대학부속한방병원 주최로 10월 7, 8일 시청각교육실에서 열었다. 연사는 배원식, 염태환, 이상인, 최용태, 홍문화, 이문재, 김완희, 김상효, 채병윤, 홍순용, 류기원, 임준규, 이봉교, 홍남두 등이었다. ◯ 일본동양의학회 참사 히로세氏가 내한 8일 밤 6시30분부터 서울시 중구 필동 소재 가현에서 환영회를 베풀었다. 그 모임에는 맹화섭 선생을 위시하여 14명이 참석하였다. ◯ 대구직할시(81년 승격시의 호칭) 한의사협회 지부가 지난 8월8일 오후 5시 대구시 명성예식장에서 개최하였는데, 초대회장에 尹培永, 부회장에 孫在聲·尹敬述·張世煥이 각각 선출되었다. ◯ 한독한방학술세미나에 참가한 단장 임문달을 포함한 16명이 10월14일 무사히 귀국하였다. ◯ 여한의사회 金雲貞 회장은 13명의 여성 한의사과 강동구 마천동 소재 청암양노원 노인 67명에 무료진료를 실시하였다. ◯ 인천직할시(81년도 인천직할시로 승격) 한의사협회 지부 창립총회가 10월6일 인천올림포스 호텔 8층에서 개최되어 초대회장에 최상철, 부회장에 이홍강·조원호가 각각 선출되었다. ◯ 한방기준처방집을 1980년도 보사부 지원으로 작성하여 전국 회원들에게 각도 지부로부터 배포하고 있다. 수록 내용은 한방항목별 기준처방명 약물처방해설, 침구처방해설, 부록 등으로 되어 있다. ◯ 『천식과 한방요법』이란 책자를 동양의학회 총무 임정석이 출판하였다. ◯ 국내 다섯 번째 한의학교육기관인 대전대 한의학과가 인가되어 1982년 신학기에 신입생을 모집한다. ◯ 한의학박사 학위를 김래원, 허창회, 황민식 등 세명이 경희대학교에서 8월31일 후기졸업식에서 취득하였다. ◯ 경희대 부인과 주임교수 송병기 교수의 박사논문이 보기 드문 알찬 내용으로 편집체제도 잘 되었고 특히 용담사간탕과 은화사간탕의 항염증의 논제는 착안에 관심사를 집중케 하였다. 이 논문을 일본과 중국 한방연구소에 자료로 송부하였다. ◯ 한방신정정신과학회에서 11월11일 7시 종로구 낙원동에서 학술집담회를 개최하였다. 학회장은 이동건. ◯ 원광대 한의대에서는 11월4일부터 醫明축제를 다양한 행사로 4일간 개최하였다. ◯ 일본동양의학회지 제32권 제2호가 기증돼 왔다. ◯ 동양의학회 임상학술집담회 제50회가 26일 오후 6시30분 필동의 현 정식점에서 개최되었다. 연사는 이종형 선생으로 연제는 귀비탕의 임상응용에 대하여로, 약 40분간 임상치험례와 더불어 열띤 강연을 하여 찬사를 받았다. ◯ 충무로 소재 김동한 선생의 자혜한의원에서 한방의우회 정기월례회가 개최되었다. 임학만 회장의 독일 학술대회 참가 귀국보고가 있었다. ◯ 제1회 국제동아의학학술심포지움이 국제동서의학연구소장 김태영 주관으로 31일 오후 2시부터 신라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연사에는 홍문화 박사(동서의학과 한국), 정재혁 교수(동양의학의 철학과 과학), 백광세 교수(말초신경자극이 동통반응에 미치는 영향) 등 3명이었다. -
“한의진료를 통한 맞춤형 난임 치료라는 매력, 난임부부 선호할 것”[한의신문=이규철 기자] Q. 안녕하세요, 의원님. 먼저 독자들께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경기 시흥시의 군자동, 월곶동, 정왕본동, 정왕1동, 정왕2동, 거북섬동을 지역구로 활동하는 오인열 의원입니다. 저는 정치의 시작은 주민들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귀를 활짝 열고 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생활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저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흥시의 해결사’라고 불리고 싶습니다. Q. 최근 통과된 ‘시흥시 난임극복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하셨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A. 이번 조례는 「모자보건법」 제3조 및 제11조 와 「저출산ㆍ고령사회기본법」 제10조 에 따라 난임극복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난임 부부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경감하고 저출생의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시흥시장이 난임극복과 출산장려를 위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보조생식술로 체외수정 시술 및 인공수정 시술 등 시술비 지원 △난임시술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배아동결비, 착상유도제 및 유산방지제에 드는 비급여 비용 지원 △한의약육성법 제2조제1호 에 따른 한방 의료를 통하여 난임을 치료하는 사업 지원 △난임을 극복하기 위한 상담‧교육 및 홍보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조례를 발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이번 조례는 시흥시에 거주하고 있는 부부 중 난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부부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싶은 마음으로 발의를 하였습니다. 우리 시흥시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작은 것부터 준비하고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부부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기에 조례를 통해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Q. 특히 이번 조례에 한의 치료 지원이 포함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한의학과 양의학은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양의학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한의학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난임으로 고민하는 부부에게는 양의학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복잡한 상황에서 나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주는 한의학 치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Q. 지역 내 난임 치료 지원 현황은 어떤가요? A. 우리 시흥시에서는 현재 2022년 710건의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을 하였고, 2023년에는 10월까지 738건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의난임치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홍보나 지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번 조례를 통해 지원을 받는 난임부부들이 늘어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되며, 한의 진료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난임 치료 방법의 제시라는 매력적인 부분을 난임부부들은 선호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Q. 조례를 발의하시면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다면요? A. 난임부부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장 고민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한의학적 난임 치료는 보험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있어 난임부부에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였습니다. Q. 이번 조례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점일까요? A. 총 두 가지 부분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난임부부 지원을 다양하고 폭 넓게 보장하기 위해 난임 치료 사업지원에 확대에 중점을 두었고, 기준중위소득 기준을 완화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난임부부를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Q. 이번 조례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요? A. 난임부부들의 어려움은 다양합니다.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는 시흥시에 거주하고 있는 난임부부들이 이번 조례를 통해 경제적인 부분의 혜택과 더불어 심리상담 지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 우리시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요? Q. 이밖에도 평소 한의약과 관련된 정책에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나요? A. 동의보감에는 이러한 명언이 있습니다. ‘손을 쓰지 않고 오래 내버려두면 드디어 구해낼 수 없게 된다’.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의 치료법에만 만족하지 않고 한의학에 대한 연구와 데이터를 디지털화, 치료법 연구 및 개발에 대한 부분에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Q. 한의약 발전을 위한 제언해주신다면? A.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디지털시대라는 특성에 맞는 부분도 함께 고민하고 발전해 나간다면 우리가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A. 한의학은 우리국민과 오랫동안 함께 숨 쉬어온 민족의학으로서 수천 년간 우리 국민을 지켜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오늘도 현장에서 환자분들을 위해 노력해 주시는 모든 한의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2024년도 새해에는 한의학이 더욱 발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천오 복용 심정지 사건에 대한 소회최현명 경희영창한의원장 (한의학박사) 일요일 아침 느긋하게 일어나 모닝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절친한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다급한 연락이 왔다. 환자가 심정지 상태로 실려 왔는데, 어떤 약재를 술로 담가먹고 나서 그랬다는 것이었다. 약재를 적은 메모 사진을 보니 천오(川烏)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부자(附子)는 미나리아재비과 식물인 오두의 뿌리인데, 이 오두는 엄마 뿌리(母根)가 있고, 엄마 뿌리에서 뻗어나 자라는 아들 뿌리(子根)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부자라는 약재는 아들 뿌리이고, 천오(川烏)는 엄마 뿌리다. 약성과 독성 모두 엄마 뿌리인 천오가 훨씬 강하다. 천오의 성분 중 약효를 냄과 동시에 부작용을 발휘하는 성분은 아코니틴(aconitine)이다. 부자나 천오에 들어있는 아코니틴은 강력한 소염작용과 함께 진통작용을 하기 때문에 오래된 관절염이나 신경통증에 사용한다. 하지만 아코니틴은 소량만 복용해도 혀가 마비되고 심장박동을 불규칙하게 한다. 또한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키고 호흡곤란, 실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특히 아코니틴은 술과 함께 복용하면 중독 증상이 더 쉽게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부자, 천오 등을 술로 담가서 복용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하지만 근대 약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파라셀수스가 ‘모든 약은 독이다’라고 한 말은 다시 말해 모든 독은 약으로 쓸 수 있다는 말과 같다. 특히 이 말은 아코니틴이 함유된 부자나 초오 등에 완벽히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는데, 아코니틴이 독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물질이면서 치료물질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환자는 원인 물질을 빨리 찾을 수 있어서 심정지 상태에서 소생했고, 다시는 한의사 처방없는 한약을 오남용하지 않기로 맹세했다고 한다. 문대원 등이 복치의학회지(現 대한상한금궤의학회지)에 2010년 투고한 ‘수치에 의한 부자류 식물의 아코니틴 함량의 변화에 대한 연구’와 조선대학교 윤종웅 등의 연구에 따르면 초오, 천오, 부자의 독성은 법제를 거치고 나면 줄어든다. 법제를 여러 번 거치게 되면 독성을 상당량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아코니틴의 강한 작용을 기대한다면 법제를 1~2회 거쳐서 사용해야 하고, 더욱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라면 4~5회 법제를 거쳐서 사용해야 한다. 신농본초경에서 독성 약재를 사용할 때 처음에는 좁쌀만큼의 용량을 사용했다가 이상이 없으면 점차 용량을 늘려서 사용하고, 증상이 다 나으면 복용을 즉시 중지하라고 기재돼 있는 대목은 지금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아쉬운 점은 환자가 시장에서 천오를 손쉽게 구해서 술을 담가 먹었다는 것이다. 필자가 식약처에서 잠시 근무할 적에 중독우려 한약재에 관한 홍보물을 제작해서 일선에 배포한 작업을 도운 일이 있었다. 그러나 십 년이 넘게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일반인이 독성 한약재를 너무나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더 이상의 약화사고를 막기 위해 독성 한약재를 일반인이 구할 수 없게 해야 하고, 독성 한약재는 반드시 한의사의 엄중한 관리 하에 처방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에 나서야 할 것이다. -
“한의학에게 ‘조예린’이란”조예린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본3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삼수생이었던 저는 수험생 신분을 벗어날 때까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시험점수라고 생각하는 결과주의자였습니다. 그렇게 성적에 맞춰 입학한 한의대에서 방황을 하게 됩니다. 특히 예과 시절 뼛속까지 이과인 저는 동양철학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한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머리로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데 다른 학생들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는 낮은 학업성취도로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고, 결과주의자였던 저는 만족스럽지 못한 한의대 생활을 보내게 됩니다. 가치 있는 경험, 가치 있는 한의학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과 선배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인생은 결과가 아닌 방향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한 한의사라고 말할 수 있는 데에는 특정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모습의 한의사가 되는 것이 최고의 한의사가 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치료 경험이 한의학을 증명하듯이, 가치 있는 경험들이 한의학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 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이에 시험 하나하나에 연연해 하는 학부 시절을 보내는 대신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많은 것을 느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예과 2학년부터 본과 2학년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에 제한이 생겼고,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기준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다행히도 학과 학생회 활동, 학술봉사동아리 운영진 활동 등 꾸준히 해온 교내 활동 덕분에 다양한 선배님들을 뵐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느꼈던 것은, 한의사분마다 본인이 정의하시는 한의학의 가치와 이상적인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나만의 한의학이 모여 모두의 한의학이 깊고 넓어지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제가 한 명의 성공한 한의사가 되기보다는, 한의학이 발전하고 빛을 발하여 환자와 한의사 모두가 행복하길 원하고, 그 가치를 이끌어내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의학 기술의 발전, 한의학의 발전 본과 2학년 갈무리 때 방제학교실에서 학부 연구생을 모집했고, 연구로 한의학의 가치를 발견하고 탐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학부연구생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년간 연구실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기회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포트폴리오 부문을 준비하면서 제 관심 분야와 관련된 연구계획을 세울 수 있었고, 전국한의학학술대회에 참석해 최신 연구 및 임상 트렌드를 파악하고 포스터 발표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방제학 연구실에서는 한의 디지털 융합 과제 및 이를 기반으로 한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보조하면서, 주제 질환과 관련 있는 통합뇌질환학회의 아카데미와 파킨슨병 연수강좌를 수강하며 연구 주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몇 년간 참여해 온 의료봉사활동 역시 저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져다 주었는데요, 한의학 연구가 개인적인 학문적 성장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는 데에 진정한 가치가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한의 의료봉사 활동은 많은 환자들과 대면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양한 질환을 접하고 불편함을 공감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연구자로서 어떻게 노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임상 과목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한의원 및 한방병원을 참관하고, 여러 학회에서 열리는 보수교육 및 학생 특강을 수강했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하며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한의 임상은 현대 의과학 기술의 속도와 흐름에 맞추어 함께 성장하고, 치료 범위 역시 확장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한의학과 다양한 기술의 접점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에 코엑스에서 개최한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HF)에 다녀오고, 한의 의료기기와 관련해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주최한 한의약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입상하면서 아이템의 기술 특허 출원을 준비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의학과 첨단 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보았고, 새로운 기술적인 아이디어가 연구로 시작해 실제 임상에 적용되기까지의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의 가능성, 한의학의 가능성 한의학은 환자들의 건강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중요한 의학입니다. 저는 그동안의 학업과 봉사 경험을 통해 한의학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환자를 직접 돌보는 임상도 중요하지만, 한의학 연구를 통해 미래의 의료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했습니다. 저는 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러한 능력과 열정을 활용해 한의학 연구 분야에 기여하고, 환자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더 나은 치료 방법과 접근법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한의대에 와서 진로 고민이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계신다면 과거 그리고 앞으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이 한의학의 어떤 면모에 매력을 느끼는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한의학은 대학입시와 같이 정해진 진도와 범위가 없습니다. 깊은 역사를 가진 만큼 미래의 무궁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탐구하고 기대하는 만큼 다양한 가치가 발견될 것입니다. 특히 다른 학문과 융합하여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망설이지 말고 더 넓게 꿈을 펼쳐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 답을 찾고자 한다면 한의학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한의학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고자 하는지 고민하면서 동시에 여러분들의 가능성 역시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나에게 ‘한의학이란?’이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한의학에게 ‘조예린’이란?’의 문장을 완성하기까지 끊임없는 열정과 탐험으로 남은 학부시절을 장식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한의 의료봉사,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기본”[한의신문=강준혁 기자] 1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볼룸에서 개최한 ‘2023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서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성심복지의원 한의진료봉사단(회장 김정화·이하 성심한의진료봉사단)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성심한의진료봉사단은 1992년부터 3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사회에 꾸준한 기부와 의료봉사 등을 진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하게 됐다. 본란에서는 김정화 회장에게 성심한의진료봉사단이 진행해온 활동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성심복지의원과 봉사단을 소개한다면? 성심복지의원은 1992년 3월 설립돼 무연고 노약인, 건강보험 제도권에서 소외된 자, 실업 극빈 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의과·의과·치과의 다양한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소요 경비 일체를 정부 지원 없이 회원들의 회비와 독지가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는 무료 병원이다. 특히 성심한의진료봉사단에는 성심복지의원 설립부터 함께 한 장기 봉사자들(김성진 홍제한의원장, 정영목 정인한의원장)부터 이번달 막 들어온 분까지 다양한 봉사 경력의 한의사 18명이 활동 중이다. 특히 이번 특별상 수상은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 어쩌면 한의사가 의료봉사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 칭찬받을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그동안 지나온 발자취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인정받는 기분이었고, 앞으로의 활동도 더 힘내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Q. 무료진료봉사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성심한의진료봉사단은 매주 일요일 오전 무료진료봉사를 진행한다. 봉사활동에는 봉사단뿐 아니라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학생들과 계명대 간호대생들은 진료보조로, 또한 일반인 봉사자들과 청소년 봉사자들도 접수 안내 및 식사 지원 등을 위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초·중·고 학생 봉사자들은 1층 접수 때부터 진료차트와 처방전, 약을 들고 3층 병원 건물을 바삐 오르락내리락한다. 진료대기실과 복도에는 어르신들로 가득하다. 의료보장제도가 점차 발전하면서 환자들 수가 줄고, 코로나19 이후로 예약진료를 도입해 예전 모습과는 달라지기도 했지만 의료봉사를 진행할 때는 여전히 독거 어르신들과 저소득층이 많이 찾는다. 세상에서 가장 바쁘고 활기찬 일요일 공간이다. 진료봉사자들이 모두 가톨릭 신자인 것은 아니지만 진료 시작은 항상 기도로 한다. “우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분들의 수고와 보이지 않는 힘이 30년 봉사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Q. 그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해온 활동이 있다면? 세 번에 걸쳐 성심복지의원 년사 발간과 기념행사를 주관하면서 그동안의 봉사 과정과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외 진료보조 학생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는데, 오리엔테이션과 임상강의, 신입회원 환영회 등이 대표적이다. 명절과 어버이날, 성탄절과 같은 날에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쌀, 기타 생활물품을 지원키도 한다. Q. 봉사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재정 문제도 만만치 않다. 기업 후원과 개인 후원이 줄어들어 성심복지의원 살림이 어렵다. 뜻있는 독지가와 후원이 더욱 활성화 된다면 더 쾌적한 환경에서의 진료와 다양한 지원사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Q. 봉사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오랜 시간 소외이웃 주변에서 봉사하다 보니 진료 외적인 부분에서 우리 사회의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서로 어우러져서 활동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자주 느끼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 Q. 한의약이 의료봉사에서 갖는 장점이 있다면? 부분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를 놓치지 않는 한의약 특성상 노인성질환, 만성퇴행성질환을 가진 환자가 주를 이루는 성심복지의원 진료에 더 유리하다. 즉 침·뜸·부항·약침·봉침·추나·수기요법 등 다양한 한의약적 치료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한의사들의 마음은 선하고 온순하기에 환자들로 하여금 마음의 문을 쉽게 열게 할 수 있고, 이는 환자들이 편안하게 병원을 방문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성심한의진료봉사단의 활동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오래 지속되기 위해 젊은 한의사들이 더 찾아줬으면 좋겠다. 이번 한의혜민대상 특별상 수상을 계기로 주변의 성원과 관심이 배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생활습관병 치료 전략 3제강우 원장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제강우 원장으로부터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되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질환의 치료 전략을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중앙교육위원인 제강우 원장은 <모르면 나만 고생하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저자이자, 유튜브 채널 <한의사의 속마음>을 운영하며 올바른 한의약 정보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 이어 이후의 검사, 검진, 진찰 과정을 머리 속에서 연상할 수 있도록 계속 알려드립니다.) 상기의 검사를 한의원에서 직접 다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원에서는 혈당 측정, 당화혈색소 검사, 간기능 검사, 콜레스테롤 검사, 케톤 수치 검사까지는 직접 시행하나 이외 검사는 타 병의원에 의뢰하거나 환자의 정보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매해 실행하는 기본검사항목은 ‘진찰 및 상담, 신체계측, 시력·청력검사, 혈압측정, 흉부방사선, 혈액검사(혈색소, 공복혈당, AST, ALT, r-GTP, 혈청크레아티닌, e-GFR), 요검사, 구강검진’이기에 필요하다면 기본검사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염증 마커인 C-반응성 단백질(CRP),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전해질 균형을 확인하기 위한 전해질 수치, 인슐린 저항성 지표인 HOMA-IR을 알기 위한 공복 인슐린 수치, 필요하다면 갑상선 수치 검사를 타 의료기관에 의뢰할 수 있습니다. 종합검진 결과 온라인으로 확인 가능 병원에서 실시한 종합검진 결과를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사이트가 있습니다. 여기 몇 가지 옵션을 소개합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결과조회: 본인 인증 후 검진 결과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검진 결과를 조회하고 결과지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검진기관을 찾고,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포털입니다. 이 사이트들을 통해 검진 결과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검진 결과를 조회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본인 인증이 필요하니 환자들에게 찬찬히 가정에서 해보시고 그 결과를 한의원과 공유하도록 합니다. 그중 특히 혈당 측정은 당뇨 환자라면 매일 꼭 하셔야 하니 본인이 가정에서 수시로 체크하도록 하고 한의원에서는 식이티칭 후 변화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총콜레스테롤, HDL, LDL, TG 등의 콜레스테롤 검사기는 필수적으로 구비하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제 기본적인 검사자료는 있으니 환자의 현재 상태를 진찰하고 치료 전략을 수립할 때가 왔습니다. 위의 검사지표를 받은 이후 키, 체중, 허리둘레 등을 재고 체성분 분석을 통해 체중, 골격근량, 체지방량을 파악하고 기본적인 비만진단을 위한 BMI, 체지방률, 복부지방률, 기초대사량을 체크합니다. 이후 이 환자의 병력, 기왕력을 체크하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금까지의 생활습관들을 살펴보는 과정을 가집니다. 사전 설문지 형식으로 작성하게 한 후 다시 묻는 상담 시간을 가집니다. 아래의 항목들일 수 있습니다. 이하 설문지의 질문 내용은 <당뇨리셋>, <다이어트 사이언스 2022>를 선택적으로 참고했습니다. 질병 1)과거에 앓았던 질병이 있다면 질병의 종류, 예상 원인, 당시 치료 방식을 적어주세요. 2)현재 앓고 있는 질병이 있다면 질병의 종류, 예상 원인, 당시 치료 방식을 적어주세요. 약물 1)과거에 복용하셨던 약물이 있나요? 종류, 복용 이유, 복용 방식을 적어주세요. 2)현재 복용 중인 약물이 있나요? 종류, 복용 이유, 복용 방식을 적어주세요. 식단 1)다음 중 과거에 자주 먹었거나 최근 2주 내 섭취한 식품에 체크해주세요. 2)하루에 평균 몇 회 식사하시나요? 3)일반적으로 많이 드시는 식사 패턴이 어떻게 되시나요? 일반적으로 각 끼니를 섭취하는 시각과 대략적인 음식의 종류를 적어주세요. 4)아래는 대표적인 탄수화물 식품입니다. 자주 먹는 것에 체크해주세요. 5)술을 마시나요? 드신다면 양, 빈도, 함께 먹는 음식은 어떻게 되시나요? 6)커피를 마시나요? 드신다면 하루에 몇 잔을 언제 드세요? 활동 1)주당 운동 횟수가 어떻게 되시나요? 2)어떤 운동을 얼마나 하세요? 3)운동 외 일상적인 활동량은 어떻게 되시나요? 4)최근 3일 중 15분 이상 햇빛을 쬔 일수는? 수면 1)나의 수면 패턴(취침 및 기상 시간, 총 수면 시간 등)은 규칙적인가요? 2)규칙적이지 않다면 이유는 무엇인가요? 3)평소 잠드는 시각, 4)평소 일어나는 시각, 5)침대에 누운 후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 6)하루 수면 시간, 7)수면 중 깨는 횟수 염증 1)현재 잇몸 상태는 어떠한가? 2)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염증성 장질환 등의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나 천식을 진단받은 적이 있는가? 있다면 증상은 어떠한가? 3)감염 증상은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가? 스트레스 1)일과 가정생활, 그 밖의 과업에 따른 평소 스트레스 수준은 어떠한가? 2)직무 스트레스 정도는 어떠한가? 3)최근 5년간 가족의 죽음이나 실업, 이혼, 금전적인 손해 등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위 설문지 항목은 구체적인 치료전략과 밀접한 관련을 가집니다. 뒤에 제가 공부하고 환자에게 적용한 당뇨병의 생리, 병리를 간단히 알려드리고 그 실행전략들도 하나하나씩 구체적으로 밝혀 드릴테지만 여기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요인부터 먼저 말씀드립니다. 우선 당뇨병은 생활습관병이라는 정의에 충실한 치료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근본으로 가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잘못된 생활습관이 쌓여 당뇨병이라는 게 생긴거죠. 그 중에는 식이습관이 제일 큰 요인입니다. 대부분의 복부비만 환자는 식이습관 개선을 통해 감량을 하고 나서 공복혈당수치가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추가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포함한 활동량을 가져야 합니다.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전략 필요 하지만 의료인으로서는 예외적인 경우의 수도 모두 살펴보아야 합니다. 마른 당뇨환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요? 물론 말라 보여도 체성분 분석을 하거나 복부 둘레를 재면 마르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더라고 식이습관, 운동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다른 요소들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수면이나 스트레스입니다. <메사추세츠 남성노화연구>에 따르면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사람은 7시간 이상인 사람보다 당뇨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면 부족이 당 대사 기능을 직접적으로 저해한다는 게 의학계의 중론입니다. 급성 및 만성 스트레스, 우울감이나 지속적인 불안감이 내당능장애를 일으키며 전당뇨병, 제2형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숱하게 많습니다. 이외 만성염증, 산화스트레스, 장내세균총 등 다양하게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런 요인들을 분석해서 환자의 변화를 유도하고 한의학 기반으로 한 치료들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
“한의진료센터, ‘Safety with K-Medicine’ 실현”[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한의진료센터는 올 여름 폭염 속에서도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 청소년들의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을 위해 한의의료봉사를 실시, 한의약의 품격과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공로로 ‘2023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했다. 본란에서는 양선호 공동센터장(전라북도한의사회장)으로부터 수상 소감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한 소감은? ‘Safety with K-Medicine’이라는 슬로건처럼 한의진료센터의 목표는 참가 대원들이 잼버리대회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한의진료센터가 이에 대한 실현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벅차다. 한의진료센터는 지난 2년여 동안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에서 만반의 준비해온 만큼 능숙한 운영과 진료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기쁘며, 한의협 잼버리지원위원회를 비롯한 80명의 한의사와 82명의 진료보조진들에게 그동안 너무나 수고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한의진료센터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한의협은 2021년 8월 한국스카우트연맹과의 업무협약 이후 잼버리대회를 준비해 왔으며, 지난 3월과 4월, 6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에 한의진료센터 운영을 제안해 유치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조직위원회 일부에서 한·양방 견해 차이로 대회 직전까지 유치 여부 관련 답변이 지연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후 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전주시갑)을 만나 한의진료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김 의원은 한의진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한의진료센터가 유치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줬다. 지면을 통해 김윤덕 의원에게 꼭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저는 주로 허드렛일을 많이 했는데 야간에 센터 막사를 구축했던 것과 우리 차량이 진흙에 빠졌던 웃지 못할 상황들이 스쳐 지나간다. 개영식은 8월1일이었지만 운영 준비를 위해 IST(운영요원)로서 그보다 며칠 앞서 잼버리대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황건순 한의협 총무이사를 비롯해 한의협 직원들과 함께 심야까지 막사를 짓느라 더위, 벌레 등과 사투를 벌였으며, 온몸은 땀과 먼지 등으로 범벅이 됐다. 또 숙소에서 잼버리대회장까지 의료진들의 왕래를 돕고자 제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의 승합차도 추가로 투입시켰는데 대회장 내부 진흙 뻘에 빠지게 됐다. 잼버리대회장에는 사전허가받은 관계자와 차량만 출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차량 등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몇 시간 동안 차를 빼내려고 고생하던 중 대회장 안에 상주하고 있던 119대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폭염이 예상보다 너무 심한 탓에 환자를 보살피기 위해 황건순 이사가 우여곡절 끝에 에어컨과 가동을 위한 발전기를 추가로 확보해 가동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Q. 한의진료에 대한 반응은? 잼버리대회 참가자들은 다리 등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벌레물림이 심각했으며, 폭염으로 인한 탈진으로 한의진료센터가 자리한 고구려 허브 내 운영요원 편의시설 안에 모두 누워있는 상태였다. 그들은 한의진료센터에서 실시하는 침·부항 치료, 근막 추나 등 한의진료를 처음 경험하면서도 거부감 없이 진료를 받았다. 침 치료에도 겁을 내지 않고,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즐거워했으며, 특히 폭염에 지친 참가자들을 위해 제공된 제호탕, 생맥산 등 한약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한의약이 전 세계인들에게 각광받는 의료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Q. 국제행사에서 한의진료 참여의 의미는? 이번 치료 성과와 호응도를 통해 잼버리 등 국제행사에서의 한의진료센터 유치에 대한 명분과 당위성은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8년 10월 열린 ‘제26차 아시아태평양 스카우트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오는 2025년에 열리는 ‘제33회 아시아태평양 잼버리’ 개최권을 따냈다. 이에 따라 2년 후에 열릴 ‘아시아태평양 잼버리대회’에서 더 업그레이드된 스케일과 운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9월 열린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한의진료센터를 개소해 폭염으로 어려움을 겪는 참여 대원들의 건강을 돌봐준 한의협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한 바 있다. 이제 한의계가 국제행사에서 정부의 의료시스템 구축에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폭넓은 지원을 통해 전 세계 참가자들을 좋은 환경에서 돌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한의진료센터는 열악한 환경 및 잼버리 파행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진료 열정을 불태워 모든 것을 극복해냄과 동시에 전 세계에 한의약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었다. 꿈을 꾼다고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 꿈을 확실히 준비하고 추진할 때 이뤄진다는 것을 한의진료센터를 통해 깨달았다. 한의협 잼버리지원위원회를 비롯해 한의진료센터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전국 한의사 회원들도 한 해 정리 잘 하고, 다가오는 새해에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
감초단2022, 한의학의 매력을 전하는 젊은 목소리[한의신문=주혜지 기자]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에서는 매달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tw4wi4ti6h)를 통해 한의계 소식을 전하고 있다. 본란에서는 2018년부터 ‘김감초와 친구들’이라는 인스타툰을 연재 중인 지정연 원장과, ‘한의학은 처음인데요?’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연 한다윤 학생위원을 만나봤다. 다음은 김지연 학생위원과 지정연 원장, 한다윤 학생위원이 나눈 일문일답이다. <편집자주>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지정연: ‘김감초와 친구들’의 작가이자 대표 지정연이다. 올해 갓 졸업한 1년차 한의사로 지금은 인턴 수련 중이다. ·한다윤: 저는 작년 지정연 원장님과 함께 전시회를 열며 ‘감초단2022’로 활동했던 한다윤이다. 현재 동국대학교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Q. ‘감초단2022’란? ·지정연: 2022년 두 달간 함께 전시회를 기획했던 프로젝트팀 이름이다. 한의대생 5명과 문예창작과 1명이 모여서 함께했다. Q. 주로 온라인으로 활동하다가 어떻게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할 생각을 했는가? ·지정연: 핸드폰 화면을 넘어 입체적으로 캐릭터들과 한의학의 매력을 담아내는 ‘실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건 혼자 조용한 여행을 갔을 때 본 로컬 맛집 지도였다. 비슷한 느낌으로 한의학을 주제로 지역 네트워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프라인의 가치를 느꼈다. 하지만 혼자는 하기 힘들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이랑 머리를 맞대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 싶어 다윤님을 포함해서 총 5명의 친구들을 더 모았다. 이렇게 프로젝트 팀이 꾸려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한다윤: 처음에는 굿즈를 판매하는 플리마켓을 개최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모여서 함께 회의를 하다 보니, 각자가 한의학에 대해 말하고 싶은 바가 큰 사람들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냥 굿즈 위주로만 가기보다는, 김감초와 친구들 캐릭터를 통해 체험형으로 한의학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를 만들자 싶어서 기획하게 됐다. Q. ‘한의학은 처음인데요’ 전시회 내용은? ·지정연: 전시공간은 총 3파트로 나눠 구성했다. 1부 ‘한의학은 처음인데요?’에서는 보험제제, 탕약, 생약 등 한약의 종류에 대해 스토리를 만들어 소개하고, 기존 KMCRIC(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에 연재했던 김감초 한의학 만화들도 일부 전시했다. 감초, 신이, 곡아, 맥아 캐릭터들의 모티브가 된 약재를 배치해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2부 ‘김감초의 한의대 생존기’에서는 각 학년별 시간표나 교과서를 비치해두고, 주요 경혈 위치를 맞춰보는 땡시 체험 코너도 만들었다. ·한다윤: 3부 ‘김감초의 가까이 한의원’에서는 실제로 여러 종류의 침, 뜸, 부항, 적외선 램프 등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치료도구를 비치해 친숙하게 함으로써 한의원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했다. 여기에 캐릭터 포토존과 직접 만든 굿즈 판매 등 다채로운 체험형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Q. 기획하면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지정연: 감초단2022는 진짜 매 회의마다 기본 3∼4시간, 길게는 5시간 동안을 함께 했다. 그렇게 긴 시간 온라인 회의를 하면서 점점 방향성이 뚜렷하게 잡혔던 것 같다. ·한다윤: 크게 세 가지였던 것 같다. 첫째는 관람객들이 한의학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인 트렌디한 체험형 전시회를 만들자, 그리고 둘째는 ‘한의대생’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지 말자였다. ·지정연: 셋째는 철저한 검증을 거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한의학이 의료인에 의해서만 시행돼야 하는 엄밀한 의학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한다윤: 이런 방향성이 뚜렷했기 때문에 모두가 긴 회의시간에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각자 맡은 일들을 척척 해 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Q. 현실적으로 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한다윤: 이번 전시회의 목적은 동네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한의학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고, 처음에 목표로 했던 타겟 역시 한의대생·한의사가 아닌 일반인이었다. 그래서 입장료라는 문턱을 줄여 무료로 운영해야겠다고 판단하고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방법을 통해 전시대관료 및 소품 제작비를 마련했다. 이밖에도 마포구한의사회나 한의원 원장님들, 학교 교수님들을 통해 다양한 물품들을 기부 혹은 대여받을 수 있었다. Q.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비법이 있다면? ·지정연: 일단 시작을 해보는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모여 하는 일이니까 불가능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진부한 말이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믿는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의 가치나 대원칙이 분명했기 때문에 다들 공감해 주셨던 것 같다. 대신 도움을 받는 게 당연한 것은 아니니, 상대편이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셨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소중하게 대할 수 있도록 많이 준비하고 노력을 기울였다. 앞서 한의학을 주제로 지역 네트워킹을 시도해보고 싶었던 게 전시회를 하게 된 이유라고 말씀드렸는데, 전시회 포스터를 카페 인근 한의원에 붙여서 전시회를 소개하고, 또 반대로 저희 전시회 내에 ‘동네 한의원 지도’를 만들어 선순환이 일어나게끔 했다. ·한다윤: 이를 위해 마포구한의사회에 지원을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인근 한의원에 포스터와 팸플릿을 비치해 주시고, ‘동네 한의원 지도’를 만들 수 있게 한의원 명단도 공유해 주셨다. 또한 포스터 인쇄비도 지원해 주셨다. Q.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정연: 프로젝트 총책임자의 입장에서, 감초단2022 팀원들을 모으고 보니 운명처럼 최고의 조합이었던 것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다윤: 한의학을 알린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한 일인 만큼 원장님들, 교수님들께 진심 어린 응원과 도움을 받은 건 소중하고 따뜻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전시회에 방문했던 친구들이 이후에 한의원 치료를 받고 나서, ‘전시에서 알게 된 치료를 받았어’라던가 ‘그때 땡시 체험에서 외운 혈자리에 침 맞았다’라며 연락을 준 것도 기억에 남는다. ·지정연: 우연히 오신 카페 손님들, 한의학 업계 분이 아닌데도 텀블벅 사이트에서 보시고 구경하러 오셨다던 분들도 기억에 남는다. 전시회의 목표를 다 이뤘달까. Q. 좋은 팀을 만들고 팀워크를 이뤄내기 위해서 중요한 점은? ·한다윤: 평소 저의 장단점에 대해 고찰을 자주 하는 편이라 제게 없는 면들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면 에너지가 많이 난다. 퍼즐의 들어가고 나와 있는 모양이 다른 것처럼 사람들마다 장단이 있는데 같이 있으면 맞춰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활동이 즐거워지는 것 같다. ·지정연: 다윤이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각자의 장점을 더 부각시키고 약점은 감출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는 팀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팀 리더로서 업무를 배분하거나 역할을 배정할 때 가장 염두에 두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항상 잘해냈다고 말하기에는 어렵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Q. 추후 전시회 개최 예정은? ·지정연: 오프라인 콘텐츠에 항상 관심이 많기 때문에 비슷한 기회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당연히 있다. 한의학박람회에서 부스로 참여하거나, 일러스트페어 참여 혹은 입시 박람회 등 한의계가 아닌 곳에서도 콘텐츠를 꾸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하루 한 시간씩 필사해 7개월 만에 완성”정재우 원재한의원장, 비플러스원외탕전 대표 글씨를 쓰는 일은 나에게 늘 스트레스가 따르는 일이었다. 악필(惡筆)이다 보니 방명록에 이름 석자를 쓰는 일도 늘 머뭇거리게 마련이었다. 필사의 시작은 악필을 교정해 보고 싶어서였다. 하루 진료 일과가 끝나는 1시간 전에는 환자가 비교적 뜸한 시간이다. 매일 이 시간을 이용해서 하루 한 시간씩 세필로 필사를 했다. 당시에는 논어를 읽고 있을 때였으므로 그 뜻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악필도 교정해 볼 목적으로 논어 본문을 필사 했다. 붓글씨를 배워본 적이 없어서 글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논어 필사를 마치고 맹자와 도덕경도 필사를 했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글씨가 틀이 잡혀가고 하루 한 장 씩 쌓여가는 필사지를 보면 늘 가슴이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일궤위산(壹簣爲山)이라 했던가… 매일 한장씩 쌓여가는 필사지는 어느듯 논어 두권, 맹자 상하권, 도덕경 5권이 되어 책으로 엮어졌다. 이왕에 필사를 할거면 내가 전공하는 한의서를 필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필사를 하면서 원전(原典)을 세밀하게 읽어보고 싶었다. 제일 먼저 선정한 책이 강평본(康平本) 상한론(傷寒論)이었다. 환자 진료 처방의 90% 정도를 고방(古方)으로 처방하고 있는 나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예로부터 중경서(仲景書)를 일러 천고묘문(千古妙文)이라 했다. 상한론에 기재되어 있는 처방들은 비록 2,000여년 전에 쓰여진 처방이지만 오늘날에도 활용 빈도가 매우 높으며, 임상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처방들이 많다. 특히 중경(仲景) 처방의 으뜸이라고 하는 계지탕(桂枝湯)과 마황탕(麻黃湯)은 임상 현장에서 처방 빈도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효과도 매우 좋아서 지금도 이 처방을 기본으로 다양하게 가감(加減)하여 사용하고 있다. 현재 한방건강보험에 적용이 되는 56종의 처방 가운데 상한론 처방은 갈근탕, 대시호탕, 대청룡탕, 대황목단피탕, 도인승기탕, 반하사심탕, 삼황사심탕, 소시호탕, 소청룡탕, 시호계지탕, 이중탕, 인진호탕, 조위승기탕, 황련해독탕 등 14개 처방으로 모두 임상 현장에서 다빈도로 이용되고 있으며, 모두 훌륭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처방들이다. 강평상한론은 일본 강평(康平) 3년(1060년) 단파아충(丹波雅忠)이 초록(抄錄)한 전사본(傳寫本)으로 1936년 대총경절(大塚敬節)이 처음 학계에 보고한 상한론 고본(古本)이다. 이 본(本)는 당대(唐代)의 권자본(卷字本)이라고 여겨지고 있으며, 1065년 교정의서국(校正醫書局)의 교정을 거치지 않은 고본(古本) 중의 하나이다. 강평상한론이 송본(宋本)과 다른 점은 원문의 형식이다. 즉 가장 초기의 원문으로 추정되는 15자행(字行)의 조문(條文)이 있으며, 대자(大字) 첩주(曡注)의 형식으로 14자행, 13자행이 있으며, 이 밖에 15자행과 14자행에 부가되어 있는 소자(小字)의 감주(嵌注)와 방주(傍注)가 있다. 이른 봄부터 하루 한 시간씩 필사한 강평상한론이 7개월에 걸쳐서 완성이 되었다. 졸필이어서 세상에 내어 놓기가 매우 부끄럽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면서 상한론을 깊이 있게 다시 읽는 계기가 되었고, 악필 교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상한론 조문마다 나의 감성을 정성껏 넣고 보니 무엇보다도 한의학에 대한 나의 애정과 사랑이 더욱 깊어졌다. 한의사로 살아오면서 만난 모든 인연에 감사드린다. 특히 교토대학 디지털 자료와 출처미상의 필사본을 전해준 나무뿌리한의원의 조성 원장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2023. 12. 1 喜雨堂에서 鄭 在 雨 筆寫 참고한 底本 서지사항 傷寒論版本大全. 康平本傷寒論. 李順保編著. 北京. 學苑出版社, 2006. 8 康治本·康平本傷寒論. 付國英 張金鑫 点校. 北京. 學苑出版社, 2021. 1 출처미상의 필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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