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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느껴보는 醫藥文化 13불교설화와 삼국시대의 의학 『삼국유사』, 僧醫 혜통은 신문왕의 등창 치료 속의의 범주가 아닌 세상의 질고 고치는 대의 올해도 어김없이 석가탄신일을 맞아 곳곳에 연등 의식이 분주하다.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천오백여년 세월이요, 고구려, 백제, 신라와 고려가 모두 불교국가였으니 불교의약이 없을 리 만무하건만 의학사 분야에서 아직껏 불교의학의 대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 가운데 하나이다. 근래 중국에서는 불교를 종교나 사상, 철학적 입장에서 국한하지 않고 종교의학적인 측면에서 탐구한 연구성과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몇 단편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니나 불교의학의 성격이나 치병방법이 자세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아쉬움을 달래길 없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한 기념으로 일연스님이 지은 『삼국유사(三國遺事)』와 이능화(李能和·1869~1943)의 역작 『조선불교통사(朝鮮佛敎通史)』에 전하는 불교의약설화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삼국유사』에 전하는 신라의 승려 혜통(惠通)은 신라시대의 중기 신문왕~효소왕대에 활약했던 인물로 중국에 건너가 밀교승인 무외삼장(無畏三藏), 혹은 선무외(善無畏)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애초에 불가에 입문하게 되는 동기 또한 매우 특이하다. 그는 속세에서 경주 남산 기슭 은천동(銀川洞) 어귀에 살고 있었다. 하루는 집 근처 시냇가에서 놀다가 물가에 사는 수달을 잡아 그 고기를 먹고 뼈를 뒷동산에 버렸다. 僧醫로서의 혜통의 의약설화 여러 가지 전해지고 있어 다음날 새벽, 그곳에 가보니 수달의 뼈가 보이지 않아 핏자국을 따라가 보니 수달이 살던 동굴로 이어져 있었다. 그 안을 살펴보니 놀랍게도 뼈만 남은 수달이 어린 새끼 다섯 마리를 품에 안고 있는 것을 보고서 크게 뉘우치고 출가를 결심했다고 한다. 함부로 살생을 저지르지 않도록 경고하고 이적(異蹟)을 보여주어 경외감을 주기 위한 설화적 장치라 하겠지만 승의(僧醫)로서 혜통이 시작부터 매우 남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혜통은 해동진언종의 개조(開祖)로 밀교승 밀본(密本)의 뒤를 이어 세상을 주유하면서 사람을 구원하고 교화와 해원 사상을 역설하였다고 한다. 승의로서의 혜통의 의약설화는 여러 가지가 전해진다. 그 중 하나는 신문왕 때의 일이다. 임금에게 등창이 생겨 혜통에게 치료해 주길 요청하였다. 혜통이 찾아와 주문을 외우자 등창은 금새 나았다. 혜통은 왕에게 그 병의 원인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수인성 전염병 신통한 스님의 願力을 빌어 해결하려 “폐하는 전생에 재상으로 있으면서 양민인 신충(信忠)의 죄를 잘못 판단하시어 종으로 삼았기에 죽은 신충이 원한을 품게 된 것이고 신충이 환생할 때마다 보복하려 하는 것이니 이 등창 또한 그로 인한 것입니다. 그러니 그를 위해 절을 세우고 명복을 빌어주십시오.” 신라 후기 골품제의 폐단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분노를 사원 건축과 종교적 교화를 통해 화해시켜 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여 그가 단지 상습질환이나 다스리는 속의의 범주에서 머무르지 않고 세상의 질고를 고치는 데 주력한 대의의 길을 걸었음을 보여준다. 그의 치병 사적은 유학 갔던 당나라에서도 이어져 신라로 귀국할 때까지 이어진다. 당나라 고종의 공주가 병이 들자 혜통에게 왕진을 청하였다. 공주의 병이 교룡(독룡·毒龍)의 장난임을 알아차린 혜통은 멀리 떨어진 방에 자리를 잡고 앉아 흰콩 한말을 은그릇에 담아두고 주문을 외었다. 그러자 흰콩들이 흰 갑옷을 입은 신병(神兵)이 되어 병귀와 싸웠으나 이겨내지 못했다. 다시 금그릇에 검은 콩 한말을 담아 두고 주문을 외우니 검은 갑옷을 입은 군사가 되어 함께 싸우게 하니 독룡이 이겨내지 못하고 달아나 공주의 병이 낫게 되었다고 한다. 공주의 병은 병귀를 퇴치하여 치료하였으나 이에 앙심을 품은 독룡은 신라에 도망 와서 변란을 부려 앙갚음을 하고자 하였다. 이에 신라 사람들이 혜통을 청해 다시 돌아와서 구제해 주길 청하였다. 어린이 동화에도 소개되는 구구절절한 설화의 내용을 모두 옮길 필요는 없겠지만 그는 나라의 질고를 구하기 위해 문무왕 5년에 귀국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를 두고 문학에서는 대개 불교와 용신(龍神)의 대립구도로 해석하여 사금갑(謝金匣 ) 설화와는 반대로 불교의 우위 구도를 이룸으로써 토착신앙이 외래종교인 불교에 굴복하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필자의 머릿속엔 혹시 중국에서 시작한 수인성 전염병이 신라 땅에 까지 두루 퍼져 신통한 스님의 원력(願力)을 빌어 해결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상상이 떠오른다. 스님이 악귀를 물리칠 때 사용했던 독경(讀經)과 주문(呪文), 부적(符籍) 같은 방법은 무술(巫術)과 도교, 의학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기에 하나의 영향권 안에 가둬두기 어려운 성격의 것들이다. 하지만 수당시기에 걸쳐 승의, 혹은 도사들의 신통력에 힘입어 크게 유행했던 이러한 기주(祈呪) 요법들이 불교와 도교의학의 일면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하겠다. -
“900여개 창방 통해 국민 위한 한의학으로 거듭나길”박해복 선사 고유 처방 모아 ‘동의정리학처방집’ 출간 “타성 젖기보다 물음표 갖고 늘 한의학 정진했으면” 김기현 동의정리학연구회 이사 인터뷰 [caption id="attachment_416940" align="aligncenter" width="2432"] 동의정리학연구회 김기현 이사.[/caption] 태무진 박해복(1923~1999) 선사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사물과 현상의 정해진 이치를 깨달음으로써 대우주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우주인 인체의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동의정리학’을 창시했다. 그 과정에서 박해복 선사는 ‘창방(創方)’ 중심의 처방을 900여개 만들었고, 1995년에는 동의정리학연구회를 창립해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다. 그의 유지를 이어받은 제자들은 그 뜻을 이어받아 동의정리학을 발전·계승시켜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박해복 선사가 창방한 900여개의 처방을 엮어 ‘동의정리학처방집’을 출간했다. 박해복 선사의 제자이자 동의정리학연구회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현 이사(토당한의원 원장)를 만나 동의정리학에 대해 들어봤다. 김기현 이사는 우선 동의정리학처방진 출간 의의에 대해 “그간 비방으로 공개가 안됐던 박해복 선사의 900여개 처방을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책으로써 공개했다”고 말했다. <동의보감> 등 고서에 나와 있는 한의학 각각의 이론을 정리하고, 이를 임상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 태무진 박해복 선사를 말하다 일찍이 박해복 선사는 한의계 내에서도 명의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못 고치는 난치병이 없다는 소문이 나 이태원동에 위치한 그의 한의원은 늘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러한 내공에는 집안의 도움도 있었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한의사 가문이었다. 증조부는 궁중의 어의였고, 조부, 선친 모두 한의사였다. 박해복 선사의 아들 또한 대구한의대를 졸업한 한의사로 현재 한의사만 5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 박해복 선사는 1984년부터 1999년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기 전까지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었다. 국민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석류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그의 사후에는 직·간접으로 전수받은 ‘치방(治方)’과 ‘치법(治法)’을 김영동 선생(동의정리학연구회 명예이사장)이 2012년 ‘동의정리학’으로 출간했다. 김기현 이사는 박해복 선사에 대해 “공리(公理)나 정의(定義)를 바탕으로 이미 진리의 일부로 증명된 일반적인 천문·지리·인사의 명제인 정리(定理)를 의학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깊게 연구하신 분”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그는 “깊고 다양한 진료, 절제와 수양, 자연과의 교감, 참선 등을 통한 각고의 노력과 사유의 결과인 인체관, 진단, 질병관, 법제 및 처방, 침법, 골도추나법 등의 정리는 선사님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여정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aption id="attachment_416941" align="aligncenter" width="367"] 동의정리학 처방집.[/caption] 가르침 집대성한 ‘동의정리학처방집’ 이번 처방집에서는 박해복 선사가 제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전수한 약 900여개의 창방 중심의 처방들을 ‘원문(原文)’, ‘방의(方意)’, ‘참고사항’ 등의 형태로 구성했다. 이 처방들을 허로, 내과, 부인과, 소아과, 정신과, 피부과, 오관과, 외과, 근골과, 잡과 등으로 각각 구분해 임상 적용에 편리하게 순서를 정했다. 하지만 출간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김기현 이사는 “선사님께 직접 호(號)를 받은 46명을 포함한 그 당시 약 600분의 제자들이 수강을 했지만 적은 수의 중심 제자들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처방을 수집하는 것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그는 “선사님께서 선계(仙界), 입적(入寂)하신 이후여서 의문이 있는 책의 내용을 직접 여쭙지 못하는 부분 또한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보건정책기조가 급성질환 중심에서 예방의학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김 이사는 동의정리학처방집 또한 일선 한의사와 국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현 이사는 “이 책 내용은 현재 우리의 식생활과 보건의료 환경을 기반으로 탄생한 데에 특장이 있다”면서 “근·현대 한의학 역사상 월등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지닌 창방들이 이 책의 중심에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제시된 새로운 처방들이지만 적어도 30년 이상의 현대 국민들의 질병 치료와 예방에 적용해 검증된 결과물”이라며 “향후에도 현대 국민들의 건강 유지에 지대한 기여를 하면서 수정 보완될 수 있는 처방집이다”고 강조했다. 학문에 늘 정진하고 환자에게 정성 다해야 동의정리학연구회는 매년 학술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1984년부터 강좌를 진행한 박해복 선사의 뜻을 이어받아 이들 또한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도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입문과정을 거쳐 오는 6월부터 11월까지 는 고급과정을 격주로 동의정리학 강의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김기현 이사는 1984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뒤, 경원대(현 가천대) 서울부속한방병원 교수/병원장을 비롯해 대한한의학회 부회장, 한의사국가시험 출제·채점 위원 등을 역임한 한의학계 산증인이기도 하다. 이제는 쉬어갈만도 한데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매번 학술강좌를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한의사는 늘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고 답했다. 김기현 이사는 “그동안 공부한 것만 가지고 타성에 젖어 치료해선 안 된다. 환자를 보면서 늘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며 “그 물음표 속에서 환자에게 더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술을 잘 발전시켜 현대에 맞는 처방을 해야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한의학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동의정리학처방집을 출간한 이유도 후배 한의사들이 환자에게 더욱 정성을 다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는 것. 그는 “동의보감, 사상의학 처방 이후 한의사의 지극한 노력으로 창방된 900여 처방을 동의정리학연구회만 알고 있기에는 선사님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그간 공개, 비공개된 처방을 함께 나누고 임상에 적용하는 것 또한 동의정리학회가 복을 짓는 일이라 분명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이사는 동의정리학처방집을 보고 많은 한의사들이 한의학을 더욱 진보시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기현 이사는 “동의정리학이 고서에 나와 있는 기존 이론들을 재해석해 창방으로써 응용·발전시킨 것처럼 후배 한의사들도 이 책의 내용들을 참고로 한의학을 더욱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그것이 한의사가 상도(商道)하는 길이고, 의학적 도덕을 갖추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한의약과 WHO의 협력 기록’ 발간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영 한약자원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지난 40여년간 WHO에서의 한의계 발자취 정리 저자는 한의약 관계자가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와 협력한 객관적 기록을 모으고 개인 설명을 더하였다. 한의약 관계자가 WHO 서태평양 지역사무처 주관 회의에 언제 처음으로 참석하였을까? 기록에 따르면 1977년 일본 동경 회의이다. 한의약 관계자가 WHO 본부 주관 회의에 언제 처음으로 참석하였을까? 1985년 기록이 있다. 한의계 최초의 WHO 전통의약 협력센터는 1988년 4월에 지정받았다. 한의사가 WHO 서태평양 지역사무처에 첫 근무를 시작한 것은 2003년이다. 한의사가 WHO 본부에 첫 근무를 시작한 것은 2016년이다. UNICEF와 WHO는 1975년에 ‘Alternative health approaches to meeting basic health needs in developing countries’ 보고서를 출판한다. WHO 본부는 1977년 ‘The promotion and development of traditional medicine’ 회의를 개최하여 전통의약 활용 현황을 살펴본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을 기반으로 1978년 Alma Ata 일차보건의료 선언문에 전통의약 문구가 포함된다. WHO에서 전통의약 관련 프로그램이 운영된지 40여년 경과하였다. 한의약 관계자가 지난 40여년 동안 WHO와 동행한 기록을 모아 ①WHO 조직 구조 ②WHO 전통의약 회의 목록과 참가자 명단 ③WHO 협력센터 ④WHO 근무 한의사 ⑤국제 보건 동향 시사점으로 구성하였다. 저자가 WHO 서태평양 지역사무처(2012년 10월~2015년 12월) 및 WHO 본부(2016년 3월~2019년 2월)에 근무하는 동안 비슷한 유형의 질문을 여러 차례 받곤 하였다. 어떤 후배는 대화 내용을 정리해서 신문에 기고하거나 블로그에 올리기도 하였다. 개별 상담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 한의계 모처에서는 소속 수장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똑같은 질문을 정확히 세번 하였다. 또한 WHO 표준, 가이드라인 관련 업무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여러 나라가 기여한다. 그러다보면 당연히 여러 기억과 소견이 혼재된다. 한 사건을 바라볼 때 각 전문가와 참여 국가의 의견은 물론 WHO 내부의 생각조차 개별적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더 많은 한의약 관계자가 WHO 구조와 담당 역할, 그간의 과정과 성과를 이해한다면 더 올바른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된다. 2018년 10월 25~26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Alma Ata 선언문 40주년을 기념하여 Global Conference on Primary Health Care를 개최하였다. 저자는 전통의약 담당자로 선언문에 관련 문구가 포함되는데 기여하였다. 담당 부서는 이 선언문을 금년 세계보건총회 안건으로 상정하였고, 유엔총회에서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1978년 선언문 이래 또 다른 계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한의약 관계자는 지난 40여년 동안 WHO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였다. 이러한 발자취를 기록하는데 오류 및 입장과 해석의 차이는 피할 수 없다. 이 졸고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기록이 정리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한의학 말살, 역사는 반복이다”연극 ‘낯선사람’ 리웨이 역 배우 김대흥 “한·양방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상생의 길 찾아야” 재학시절 배운 한의학 전인적 치료에 ‘매료’ [caption id="attachment_416741" align="aligncenter" width="428"] 연극 <낯선사람> 리웨이 역을 맡은 배우 김대흥.[/caption]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역사에 대해 “과거는 그대로 반복되지는 않을지라도, 분명 그 운율은 반복된다”고 정의했다. 이탈리아 철학자 움베르토 에코 또한 지극히 과학적인 의미에서 ‘역사는 삶의 스승이다’고 강조했다. 역사에는 몇몇 법칙이 있고 작용과 반작용을 하기 때문에 수사학적 의미가 아닌 과학적 의미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극 <낯선사람>도 역사적 소재를 사용한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미완성 소설 ‘의화단 운동’을 동시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의화단 운동은 1900년 중국 화베이 일대에서 일어난 반 그리스도교, 반 제국주의 운동이다. 열강의 침략과 과학적으로 발전된 폭력적 도구 앞에서 주인공 천샤오보는 유럽 연합군을 대항해 싸운다. 그러나 연합군의 오스트리아 장교 울리히에게 생포되고, 사형을 가까스로 면한 천샤오보는 현재 시점에서 다시 울리히와 재회한다. 극의 서사는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에 의해 명맥이 끊길 뻔했던 우리 한의학과도 유사하다. 다시 현재에서 제국주의로 상징되는 인물과 마주한다는 점도 그렇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공간을 통해 역사는 어떻게 서사되는지, 또 그 속에서 한의학의 미래를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 연극 <낯선사람>에서 리웨이 역으로 출연한 김대흥 배우를 통해 물었다. Q. <낯선사람> 작품 소개를 부탁한다. “낯선사람은 극에서 중국과 독일, 과거와 현재라는 시공간적 특성을 두고 펼쳐진다. 낯선사람은 현대 비극의 미학적 특징을 강조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사와 일상을 심리적으로 관찰한다. 이를테면 작중에서 울리히에게 붙잡힌 천샤오보는 사형장으로 끌려가지만 가까스로 살아난다. 시간이 지나 현재에서 울리히는 오페라를 보던 중 오스트리아 연합국 장교였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 순간 천샤오보가 그의 눈앞에 나타난다. 울리히는 천샤오보를 다시 사형대에 세우고 총살하려 한다. 오페라는 멈추지 않고 결국 총소리는 울린다“ Q. 리웨이는 어떤 역인가. “울리히라는 노인의 상상 속에서 그의 과거 부하도 되었다가, 오페라 가수도 된다. 극의 마지막에는 반전을 주는 의사로 등장한다” Q. 작품에서 의화단 사건을 모티브로 다뤘다. 작중 열강의 폭력이라는 점이 민족말살정책으로 행해진 일본의 한의학 죽이기와 유사하다. “사실 일제 강점기의 한의학 죽이기는 처음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사 청산이 중요하다. 당시 열강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서양문물은 과학화됐다고 자신했다. 반면 약소국의 문화는 미개하다고 치부했다. 사실 문화가 서로 다를 뿐인데 말이다. 낯선사람의 천샤오보와도 유사해 보인다. 민족말살정책으로서 행해진 한의학 죽이기와 같은 이야기도 연극화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나중에 서점에 가 한의학 역사에 대한 책을 찾아봐야겠다. 가능하다면 이 사건에 대해 작품화할 수 있도록 주변 작가나 연출들에게 추천을 해보고 싶다” [caption id="attachment_416744" align="alignleft" width="300"] OCN 드라마 <빙의>에 출연 당시 모습.[/caption] Q. 작품에서 공존을 위한 상생도 말한다. 우리나라 의료체계 상 한·양방도 늘 갈등이 있어왔다. 국민 입장에서 두 학문은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까. “상생의 방법은 한의사와 의사 본인들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 어떤 상생을 하던지 서로를 잘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그 차이를 인정해야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이 보였을 때 서로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양·한방 협진도 이와 같은 의미로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닌가. 의료일원화 얘기도 많이 나오던데 통합해서 상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Q. 평소 한의학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대학교 재학(김대흥 배우는 경희대학교 졸, 96학번) 시절 교양과목으로 한의학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었다(웃음). 의학은 어떠한 질병을 치료할 때 그 국소만을 본다면 한의학은 국소가 아닌 각 장기의 상호작용에 따라 원인을 제거한다는 점이 인상에 남았다. 한의학은 한글과 마찬가지로 우리 힘으로 일궈낸 의술이다. 한글에 외래어 표기법이 있듯, 한의학도 접목할 의술을 더 늘려서 일반인들이 더욱 친근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치 동네 소아과처럼 말이다” Q. 마지막으로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작품은 10월 16일부터 대학로 예그린 극장에서 ‘분홍나비 프로젝트’라는 독립투사 이야기를 공연한다. 스마트폰을 켜시고 달력에 꼭 체크하셔서 다음 작품에서 만나 뵙고 싶다. 작년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작품이니만큼 기대하셔도 좋을 듯싶다(웃음)” <낯선 사람> 공연 개요 일정: 2019년 5월 10일(금)~5월 19일(일) 시간: 화-금 오후 7시 30분, 토 오후 3시/7시, 일 오후 3시 장소: 문래예술극장 박스씨어터(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1가 30) -
“질병 치료뿐 아니라 몸 치료 함께 발전한 한의학…발전가능성 무궁무진”30여년간 임상·연구 경험 한권에 담아…한의학교육 개선방향도 제시 ‘몸 치료’ 관점이 많은 한의사 및 한의대생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 서적으로 인한 수익금은 한의학 교육 및 한의학 발전에 모두 환원할 것 이재동 경희대 한의과대학장, ‘이재동 교수의 K. 한의학 임상총론’ 발간 최근 한의학 교육과정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연구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0여년간의 연구 및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의학 교육과정에 대한 개편안을 제시한 서적이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이재동 학장으로, ‘이재동 교수의 K. 한의학 임상총론’이라는 제하의 서적을 통해 향후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서적 발간 계기에 대해 이 학장은 “1987년 한의대를 졸업한 이후 30여년이 지나면서 그동안 연구 및 임상 경험, 치료적 관점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특히 한의학에 대해 고민과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한 제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의학 교육이 더 이상 이렇게 돼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 서적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의학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하나의 안을 제시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발간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의학 교육 개편, 국민신뢰 증진에 도움줄 것” ‘임상총론’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한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부터 한의학의 원리, 생리·병리, 진단 및 치료법, 양생법 등 환자를 치료하는 모든 부분이 담겨져 있다. 또한 어려운 한의학 이론의 나열이 아닌, 이 학장이 30여년간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면서 경험했던 임상사례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임상경험을 그대로 옮겨놓은 만큼 알기 쉬운 구성 및 저술로 이뤄져 있다. 이 학장은 “한의학은 수천년 동안 인간의 생활 속 경험과 자연의 이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용의학이며, 오랜 기간 이어져온 만큼 각 시대마다 학설이나 다양한 이론이 내려져오고 있어 어찌 보면 다양성이라는 장점도 있는 반면 변증과 치료에 있어 수요자인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는 요인도 될 수 있다”며 “한의학이 국민들에게 더 큰 신뢰를 통해 한단계 더 발전하는 의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한의학 교육과정 개편을 통한 국민의 혼란을 야기시키는 부분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학장은 한의학만큼 단순명료한 의학도 없으며, 더욱이 한의학은 표증(질병 중심)과 본증(몸 중심)을 함께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학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한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관점은 천인상응의 원리에 따라 우주 만물의 생성과 성장의 원동력인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인체의 생명활동에 있어서도 가장 근본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질병을 중심으로 한 ‘표증’과 몸을 중심으로 한 ‘본증’에 대한 진단·치료 과정이 분리돼 적용한다는 부분을 명확히 이해하고, 임상에 적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미병’으로 눈 돌리는 양방… 한의학은 수천년간 진단·치료 이뤄져 그러나 양방의 경우는 지금까지 한의학에서의 표증, 즉 질병 중심의 치료만을 위주로 발전돼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세포·유전자 치료 등으로 눈을 돌리며 몸 치료의 연구, 즉 질병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지금까지 질병 중심의 치료는 물론 몸 치료에 대한 이론 및 임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에 몸 치료에 대한 부분에서는 한의학이 더욱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장은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인류 중 건강한 인구는 5%, 질환을 앓고 있는 인구는 20%에 불과하며, 나머지 75%는 질환을 앓고 있지는 않지만 몸의 불편을 호소하는 ‘미병’ 단계에 있다는 분석이 있는 만큼 서양의학에서도 이제는 더 큰 시장이 되는 인간 중심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한의학은 이미 이러한 몸 치료에 대한 이론은 물론 진단법, 치료법이 정립돼 있는 만큼 앞으로 한의학교육의 개선을 통해 이러한 분야를 선점키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학장은 본과 2학년 때까지는 한의학을 바탕으로 몸 치료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이후에는 서양의학에서 얘기하는 질병을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몸 치료와 질병을 연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개편돼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이 같은 이 학장의 생각을 반영, ‘진단’편에서는 병인변증·경락변증·장부변증을 활용한 몸을 진단하는 진단법을 제시와 함께 현재의 질병상태를 진단을 위해서는 의사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 KCD 질병코드에 따른 진단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치료’편에서도 진단편과 마찬가지로 표증과 본증의 진단에 따라 약물요법은 물론 침구요법, 약침요법, 부항요법, 매선요법, 침도요법, 추나요법 등 다양한 한의치료법에 대해 구분지어 제시해 놓고 있다. 한의대교육 통해 표증·본증 개념 명확히 정립돼야 이 학장은 “한의학에서는 표증·본증을 나누고 있으며 표증이 심할 경우에는 우선 표증을 중심으로 한 치료를 시행하고, 증상이 만성화되고 계속 재발할 경우에는 증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본증을 중심으로 한 치료를 진행한다”며 “표증·본증에 대한 개념만 한의대교육을 통해 명확하게 인식시킬 수 있다면 치료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치료 원리를 국민들에게 쉬운 언어로 전달해 나간다면 국민들의 신뢰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 학장은 ‘K. 한의학’이라고 지은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 중의학의 경우에는 중서의결합을 국가 차원에서 중시하다보니 질병 중심으로 발전돼온 측면이 있다”며 “반면 한국 한의학은 질병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몸 치료도 함께 발전돼 이에 대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한국 한의학에 대한 특징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해 ‘K. 한의학’이라는 명칭을 붙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학장은 ‘K. 한의학 임상총론’은 이러한 개념들을 보다 많은 한의사 회원들과 한의대 학생들과의 공유를 통해 이러한 인식이 널리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발간된 만큼 향후 서적 발간을 통해 얻어지는 모든 수익은 한의학 교육 및 한의학 발전을 위해 모두 환원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이 학장은 “지난 30여년간 임상에서 실제로 활용했던 모든 경험은 물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확립된 한의학교육의 개선방향을 이 한권의 책에 다 담아냈다”며 “물론 내 생각에 모든 한의사나 학생들이 공감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현재 교육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개선안이 제시됨으로써 좀 더 논의가 활발해졌으면 하는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장은 또 “한의사라면 누구나 한의학이 국민건강, 나아가 세계인류건강의 증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해나가기를 바랄 것이며, 이제 막 몸 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구를 시작하는 양방과는 달리 한의학은 이미 수천년 이어져 내려온 진단 및 치료방법이 있다”며 “이 부분을 더욱 명확히 해나간다면 우리 한국 한의학은 국내는 물론 세계로 진출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의학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활발한 소통으로 정보 공유하고 어려움 극복할 것”국민에게는 한의치료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나가는 것에 집중 안병수 이사가 맡고 있는 분야는 의무와 홍보다.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커뮤니티케어(통합돌봄사업)에서의 한의약 역할 확대와 한의약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올곧게 알려 나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협회에서의 이사직 수행 외에도 대한약침학회 회장직을 맡아 약침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위해서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아이스하키팀 ‘앤틀러스’에서 생활의 활력을 충전했지만 최근에는 너무 바빠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원기를 북돋는 행복충전소가 있다. 바로 가족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4남매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삶의 큰 선물이다. 안병수 이사의 일상(日常)으로 들어가 본다. 의무와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커뮤니티케어와 공공의료 분야에서의 한의약의 참여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고, 여기에 더해 약침의 급여화도 고심하고 있다. 최근에는 홍보이사를 겸직 발령받아 한의약의 올바른 대국민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의약을 어떻게 알려 나갈 것인가? 급변하는 의료생태계으 흐름에 따라 한의계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무엇보다 한의약 치료기술들이 문케어의 급여화에 포함되기 위한 회무가 적극 펼쳐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만큼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회원들의 기대와 불안에 대해 활발한 소통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국민에게는 한의치료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나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한의학이 국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길 바라는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녹아져있는 모습으로 함께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의치료가 이전보다 더욱 보편적이면서도 전문적이고, 치료의 유효성이 증명된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 특히 국민들에게 호감가는 이미지로 한의학이 다가설 수 있도록 관련 컨텐츠를 개발, 보급하는데 많은 신경을 쓸 것이다. 현재 대한약침학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학회 발전의 출발점은 학문 탐구로부터 시작된다. 그렇기에 회원들의 연구 결실인 학회지와 저널 발간을 통해 우리나라의 약침학, 더 나아가 한의학문을 세계에 알려 나가고 있다. ESCI급의 약침학 저널인 JOP(Journal of Pharmacopunc ture)과 JAMS( Journal of Acupuncture and Meridian Studies)가 그 예이다. 이와 더불어 ISAMS(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cture &Meridian Studies)라는 국제학술대회도 정례적으로 개최해 한의계의 보물로 키워 나가고 있다. 약침학의 국제 교류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임상에 있는 한의사들이 피부로 느끼기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국제적인 저널과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국내 한의학자와 외국의 저명한 전통의학 전문가들간 활발한 교류로 한의학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직접적인 교류가 세계 속의 한의학으로 발돋움하는데 큰 동력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내실화도 매우 중요하다. 약침학회는 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약침아카데미’ 프로그램을 개설해 대학 뿐만 아니라 임상가들에게 한층 더 심도있는 교육를 통해 치료 데이터들을 체계화, 객관화, 논문화하는 작업들을 할 예정이다. 이는 임상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약침요법의 급여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00대 100으로 건강보험에 포함돼 있던 약침이 2006년에 비급여가 된 이후 일부 약침에 대한 급여화 요구가 크다. 현재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약침을 사용하고 있어 약침 급여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수가 역시 현실적인 부분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협회에서도 조제약침과 제제약침에 대한 균형적인 발전과 보험적용을 고려하여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야 한다. 최근 면역약침학회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대한약침학회와 면역약침학회가 모두 대한한의학회의 정회원 학회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학술적인 교류도 없이 지내왔다. 하지만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학술교류는 물론 회원들의 교육과 약침에 대한 정책적인 부분까지 협력해 약침이 환자들에게 더 유익한 치료기술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동행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은? 여러가지 일들을 다 잘 해야 한다. 한의원 운영의 경우는 협회와 학회 일을 맡고 있어 쉽진 않겠지만 지혜롭게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약침학회를 기반으로 한 탕전원 운영 역시 견실하게 자리를 잡아 거기서 창출되는 제반 수익이 학술 발전과 한의계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고자 한다. ‘양조장’ 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한약 발효를 연구하면서 우리의 전통 술을 접한 후 그것의 매력에 푹 빠졌다. 술만이 가진 문화적 가치에 대한 흥미는 물론 이를 통해 한의사가 아닌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는 것이 재미있고, 즐겁다. 그럼에도 가장 원하고 바라는 것은 우리 가족의 행복이다. 네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어 결코 가정에 소홀할 수 없다. 가장으로서의 막중한 역할이란 결국 아내와 아이들의 행복이다. 그들이 행복해 할 때 나 자신 역시 큰 행복을 느낀다. 취미 활동은? 한의사들로 구성된 ‘앤틀러스’ 아이스하키팀에서 활동했다. 최근에는 너무 바빠 휴면회원으로 쉬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일상을 버티기가 힘들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나가려 한다. 최근 호모루덴스(유희의 인간)와 호모파베르(도구의 인간)를 넘나들고 있다. 때로는 과하게 신중해서 지루하거나 성과가 없기도 해 재미없는 상황들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가능한 인간의 본성에서 재미있고, 더 긍정적인 면을 찾아 나가려 한다. -
전침 치료, 중증의 만성 기능성 변비 증상 개선에 ‘효과’[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중증 만성 기능성 변비 환자에게 전침 치료를 적용하여 배변 횟수 증가 및 삶의 질 개선 확인 ◇서지사항 Liu Z, Yan S, Wu J, He L, Li N, Dong G, Fang J, Fu W, Fu L, Sun J, Wang L, Wang S, Yang J, Zhang H, Zhang J, Zhao J, Zhou W, Zhou Z, Ai Y, Zhou K, Liu J, Xu H, Cai Y, Liu B. Acupuncture for Chronic Severe Functional Constipation: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Ann Intern Med. 2016 Dec 6;165(11):761-9. doi: 10.7326/M15-3118. ◇연구설계 multicenter (15 sites), randomized, single blind (patient), paralle, sham-controlled, follow-up ◇연구목적 중증 만성 기능성 변비 환자에게 복부 및 하지부 경혈점에 전침 자극을 주어 배변 횟수, 대변 성상, 배변 관련 증상 및 삶의 질에 미치는 효능을 확인하고, 해당 효과 지속 여부를 확인 ◇질환 및 연구대상 중증 만성 기능성 변비 환자 1,075명 ◇시험군중재 · 전침 (electroacupuncture) 치료군으로서 앙와위로 양측 천추 (ST25), 복결 (SP14)상 0.30×50mm 또는 0.30×75mm 규격의 침을 수기법 없이 놓고 양측 경혈간 전극을 걸어 (10/50Hz, 0.1~1.0mA) 30분간 유침함. · 아울러, 양측 상거허 (ST37)에는 0.3×40mm 침을 이용해 수기법으로 득기감을 주어 전침 자극 없이 30분간 유침함. · 총 8주간 치료 (첫 2주간은 매주 5세션, 나머지 6주간은 매주 3세션으로 진행), 이후 9~20주까지 매주 추적 관찰함. ·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3일 이상 대변을 못보는 경우 110ml glycerol 또는 40~60ml sorbitol 관장을 구제요법으로 허용하였음. ◇대조군중재 · sham 전침군은 양측 천추혈, 복결혈 주위 비경혈점 (nonacupoint)에 시험군과 동일하게 침으로 자침한 후 가짜 전침기로 실제 전류를 흐르지 않게 않고 동일 시간 유침함. · 아울러, 양측 상거허혈 주위 비경혈점에 시험군과 동일한 방법으로 자침하여 유침함. · 구제요법의 경우도 시험군과 동일하게 적용함. ◇평가지표 · 배변 횟수 (Bowel movement, BM), 자발적인 배변 횟수 (Spontaneous bowel movement, SBM), 완전한 자발적 배변 횟수 (Complete spontaneous bowel movement, CSBM), 대변 굳기, 긴장 정도, 약제 사용 여부, 삶의 질 정도 (Patient assessment of constipation quality of life, PAC-QOL)를 연구 참가시 (0주), 4주, 8주에 측정함. · 주요 변수는 Change from baseline in mean CSBMs per week (0주차와 비교하여 주당 CSBM 횟수의 차이) ◇주요결과 · 1,075명이 참여하여 (전침군 536명, 가짜 전침군 539명) 1주에서 8주 전침 치료 기간 사이에 전침군의 CSBM 증가가 1.76 (95% CI, 1.61 to 1.89)였고, 대조군은 0.87 (95% CI, 0.73 to 0.97)로 군간 차이가 0.90 (95% CI, 0.74 to 1.10)으로 P -
‘골목 건강권’ 지키는 우리동네 한의원…커뮤니티케어의 미래를 보다윤동현 막내아들한의원 원장 인터뷰 강북 수유동 방문 진료로 지역주민 건강 챙겨 장애인 활동 보조인 자격 취득…장애에 대한 이해↑ 카카오톡 등 실시간 소통으로 환자와 밀도 높은 치료 [한의신문=윤영혜 기자]“골목 상권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골목 건강권’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의료기관이 목 좋은 곳, 사람 많이 다니는 곳으로 동네를 피해 다 떠나면 굽이굽이 골목에 계신 분들의 건강은 누가 지킬까요?” 여기 ‘골목 건강권’을 부르짖는 한의사가 있다. 목 좋은 상권과는 거리가 먼 강북구 수유동 굽이굽이 골목 안에 위치한 6평 남짓한 막내아들한의원 원장인 윤동현 한의사. 방문 진료를 자유롭게 다니려고 일부러 작은 한의원을 개설했다는 그는 “동네 골목을 다니다 보면 할머니들께서 옹기종기 제대로 된 의자도 아닌 바닥에 앉아 쉬고 계실 때가 많은데 요즘은 우리 한의원이 사랑방처럼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막내아들한의원의 진료는 오전에만 진행된다. 한의원이 문 연 시간에 사랑방처럼 모여든 어르신들에게 요즘 그가 하는 일은 사진을 찍은 뒤 선을 따라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린 캐리커처를 선물하거나 버스 노선을 알려드리는 민원 해결 등이다. 2남 중 막내로 태어나 막내아들 한의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어느덧 동네 어르신들이 “막내아들 집에 와서 쉬었다 간다”고 하실 정도로 정을 나누는 관계가 됐다는 것. 오후에는 2시부터 6시까지 한의원 인근의 독거노인이나 이동에 제약이 큰 장애인을 대상으로 방문 진료가 진행된다. 오래된 동네다보니 노부부가 많고 한분이 집에 못 나오는 경우 배우자가 방문 진료 요청을 하는데 주로 연대하는 단체나 기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방문 진료의 가장 큰 장점을 물으니 윤 원장은 “밀도 높은 치료”라고 답했다. 고령자, 장애인의 경우 신체 조건 상 불편함 때문에 의료기관 방문을 게을리 할 수 있지만 직접 방문하다보니 약이 꼭 필요한 시기 등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겨울마다 감기를 달고 살던 환자분이 있었는데 주기적으로 방문해 약을 처방하고 평소에도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건강 상태를 체크하다보니 그 해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언어 장애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이 같은 활자를 이용한 실시간 소통방식이 상당히 유용하지요.” 거동이 불편해 일 년에 한 번 병원을 겨우 방문하는 환자들, 의료에서 소외된 분들을 직접 찾아가 생활 주거 환경까지 손수 개선해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서비스’를 몸소 실천하는 윤동현 한의사를 지난 22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caption id="attachment_415946" align="aligncenter" width="1024"] 집들이 바특하게 붙어있는 강북구 수유동의 골목길[/caption] ◇강북 지역에서 방문 진료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caption id="attachment_415943" align="alignleft" width="200"] 방문 진료시 들고 다니는 왕진 가방[/caption] 원광대 한의대 재학 당시 기독의료인단체(CMF·Christian Medical Fellowship) 및 아름다운생명사랑이라는 NGO 단체를 통해 강북지역에서 활동을 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로 단체를 통해 한의원을 알게 된 분들이 진료 요청을 하면 시간 약속을 잡아 왕진 가방을 들고 자택을 방문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요양보호사 파견 기관이나 장애인 자립 생활센터, 서울시가 실시하고 있는 ‘찾동(찾아가는 동사무소)서비스’의 방문간호사들이 방문진료를 의뢰하기도 한다. 거주지도 당연히 이 동네다. ◇단체를 통한 의료봉사는 누구나 하지만 직접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보다 구체적 동기가 있지 않을까. 그나마 괜찮은 주거환경에 계신 분들은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서라도 재활원이나 병원에 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늘 대학병원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작은 로컬 의원들의 경우 오래된 건물에 있으면 엘리베이터도 없다. 이곳 강북 수유동은 이렇게 엘리베이터도 없는 노후한 빌라나 단독 주택이 많다. 그래서 집에서 나오기가 어려운 분들이 대다수다. 1년에 한번 약 처방 받거나 장애등급을 신청할 때나 병원에 겨우 가는 분들인 셈이다. 방문 진료를 의뢰한다는 것은 그만큼 의료에서 소외돼 있다는 얘기다.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분들에게 직접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주로 하는 진료는? 주로 고령층과 장애인이 대상인데 노인분들은 기초 체력이 떨어져 허약한 분들이 많다. 주로 입맛이 없고 잠을 잘 못 주무시는 분들이고 장애인의 경우는 근육통이나 경련, 강직으로 고생하는 분들이다. 침 치료를 하고 소화장애에는 보험약을 처방하고 있다. ◇진료 외에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것도 신경쓴다고 들었다. 예컨대 반복적으로 발목을 다쳐서 오는 환자가 있었다. 그 분 집에 방문 진료를 가보니 오래된 집이어서 계단이 너무 높더라. 그래서 개인적 취미로 목공을 하던 터라 집에 계단 턱을 직접 만들어 드렸다. 이렇게 방문 진료의 장점은 의료기관에서 미처 보지 못한 환자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생활의 문제들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또 불면이 지속되던 환자가 있었는데 집에 방문해보니 수도꼭지에서 물이 계속 ‘똑똑’ 떨어지더라. 밤새 소리가 나면 누가 잠을 잘 수 있겠나. 불면의 원인일 듯 싶어 수도꼭지를 직접 갈아드렸는데 그 이후로 잘 주무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화도 배우고 있다고 들었다. 장애 유형별로 유형에 맞는 소통방식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네에 정착하고 처음에는 진료 건수가 많지 않아 특별 활동을 했다. 장애인 자립 생활센터에서 장애인과 활동 보조인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건강권에 대한 강의를 했고 오후에는 주 2회씩 한의원에서 지역 주민들과 수화를 배웠다. ◇정부가 고령사회를 대비한 지역 연계형 ‘커뮤니티케어’를 추진 중이다. 한의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커뮤니티케어라는 거창한 그림으로 방문 진료를 시작한 것은 아니나 우연한 계기로 지금까지 실천하게 된 ‘우리동네 주치의’ 개념이 커뮤니티케어의 모델과 비슷하게 됐다는 생각은 든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에서 의사와 같은 수준으로 한의사의 참여도 보장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물론 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으로 커뮤니티케어에서 의료인의 역할은 일차적으로 진료를 잘하는 것이겠지만 이에 국한하지 않고 속한 지역 내의 보건의료 자원이 무엇인지를 알고, 필요한 자원과 환자를 연계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한마디로 ‘케어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단 얘기다. 어떤 질환은 의사가 잘하고 어떤 질환은 한의사가 잘한다라는 식의 논의는 의료인이 할 수 있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논쟁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아무리 힘든 정책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길은 열려”이세연 한의협 의무이사 공공기관 한의사 배치 및 공공병원 한의과 설치 추진 회무, 누군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일 “우리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언젠가 더 좋은 미래가 열릴 것이다.” 한의계 현안들이 대체로 그렇겠지만 특히 공공의료 분야에서의 한의 역할 확대는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바로 나타나기 어려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밀고 나가는 뚝심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아무리 힘든 정책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하는 대한한의사협회 이세연 의무이사. 그는 공공의료 역할 확대 정책에 한의가 적극적으로 참여될 수 있도록 회무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공공병원에 한의과를 설치하고 공공기관에 한의사가 배치되도록 하는 한편 실질적으로 한의사 보건소장 임용의 사례가 확대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계 스스로 관심을 갖지 않고 요구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한의계를 위해 나서주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그는 “회무는 나를 위해 누군가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더 나은 진료환경을 위해 분회에서, 지부에서, 대의원으로, 임원으로서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창호 선생의 ‘무실’과 ‘역행’을 삶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이세연 의무이사. 그는 나이가 들어도 매년 마라톤을 하고 싶고 철인 3종의 꿈도 이루고 싶단다. 다음은 이세연 의무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어떠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가? 한의사의 숭고한 의권을 지키면서 불공정하게 제한된 영역을 확대해 가는 정책을 추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들이 진료에 불편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각종 한의약 폄훼에 대한 대응정책을 마련하며 난임, 치매, 월경곤란증, 교의사업 등 지부사업을 지원하면서 국가적 지원사업이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과 공공병원에 한의사 배치 확대로 공공의료 참여를 높이고 보건복지부와 다른 의료단체들과 함께 하는 사회공헌사업 참여 및 대외 의료봉사활동 등을 지원하는 업무를 한다. Q. 공공의료에서 한의 역할 확대를 위해 어떠한 일을 진행하고 있나? 국립암센터, 일산병원, 보훈병원(대구, 인천만 한의과가 미설치), 교통병원, 경찰병원 등 공공병원에 한의과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질병관리본부, 교정시설 등 공공기관에도 한의사가 배치되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꼭 필요하지만 쉽게 단기간에 이뤄지기가 어렵다. 다행히 지난 협회에서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해 진천선수촌에 한의진료실이 개설됐다. 체육회 양의사 의무위원들의 견제 속에서도 많은 분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결실을 가져왔으며 국가대표선수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뜸사랑 봉사실을 폐쇄한 감사원에서 우리 협회에 요청해 올해 초 한의진료실이 개설됐다. 감사원 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요청에 따라 주 2회에서 주 3회로 진료시간도 확대됐다. 이번 집행부에서 공공의료에 대한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더라도 노력한 만큼 하나씩 결과로 나오도록 준비하겠다. Q.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 한의과장으로도 근무한 적이 있다. 공공의료기관에서의 한의 진료 확대에 대한 생각은? 의정부병원에 근무하면서 공공병원에 한의과가 필수적으로 설치돼야 함을 더욱 절실하게 느꼈다. 도립 의정부병원 한의과는 경기도한의사회에서 경기도청에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요청해 이뤄진 결과물이다. 도청 의사출신 공무원과 공공병원 양방병원장들의 반대가 워낙 강해 쉽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정책을 추진하면 언젠가 길이 열린다. 제가 근무할 때 경기도 6개 공공병원 120여명의 의료진 중 한의사는 저 한명이었다. 한의학이 왜 공공의료에서 외면받아야 할까? 우리가 관심 있게 요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공공병원은 한의과를 설치하면 한의과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게 된다. 공공병원을 주로 찾는 저소득층 환자는 한양방협진 진료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른 진료 만족도도 높다. 국가의 공공의료 역할 확대 정책에 한의가 적극적으로 참여되도록 하고자 한다. Q. 국립암센터의 경우 한의사 TO가 있음에도 채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 암환자에 대한 치료 및 관리를 하는 한방병원, 한의원이 증가 추세고 환자들도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한의약 치료를 많이 선호하고 있다. 한의사와 양의사가 함께 하는 통합암치료에 대한 연구와 학술교류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국립암센터가 양방의 기득권 유지만을 위해 국민건강권에 대한 요구를 무시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공공병원에서도 한의과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암환자에 대한 통합 협진 진료를 하도록 하고 이러한 국민적 요구를 국립암센터가 더 이상은 외면하지 못하도록 더욱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Q. 보건소장 한의사 임용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국가인권위에서도 지난 2006년과 2017년 특정 직종을 우대하는 차별행위임을 지적하며 관련 법령 개정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한 바 있다. 의사면허 소지자를 우선적으로 임용하는 지역보건법 시행령의 문제점에 대해 치과의사협회, 간호협회와 인식을 같이 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관련단체와 연대해 국회, 인권위, 복지부 등에 지속적으로 보건소장 임용 차별 법령 개선을 요구하겠다. 또한 작년에 한의사 진료과장이 화천군 보건의료원장에 임명된 것처럼 실질적으로 한의사 보건소장 임용의 사례가 확대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Q. 한의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초등학생 때 서예, 한자를 배우면서 우리문화, 한문을 좋아하게 됐고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의천도룡기의 장무기가 한의학을 배운 후 여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걸 보고 한의사가 되길 꿈꾸었다. 현실은 다르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웃음), 제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의사의 길을 선택했다. Q. 인생의 목표 혹은 꿈은 무엇인가? 나이가 들어도 매년 마라톤을 하고 싶다. 철인 3종의 꿈도 이루고 싶다. 가족의 건강과 여유로운 삶을 즐기면서 내가 사랑하는 한의학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스스로도 매일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Q.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적당한 운동이 필요함에도 게을러서 쉽게 시간을 내지 못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며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산을 참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사정상 가지 못해 아쉽다. Q. 인생 좌우명은? 고등학생 때부터 안창호 선생님의 ‘무실’과 ‘역행’을 삶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 꿈 속에서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뼈저리게 뉘우쳐라. 죽더라도 거짓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처럼 거짓 없이 참되게 힘쓰고자 한다. 정치인은 정치인의 본분을 다하고, 학생은 학생의 본분을 다하고, 한의사는 한의사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 ‘무실’이다. “우리 가운데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이 인물이 될 공부를 하지 않는가.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자가 되라.” 는 말씀처럼 정치인을 비난하고 한의학의 안타까운 현실을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나서서 개선하도록 힘쓰고 실천하는 것이 ‘역행’이다. Q.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저는 한의대생 때 침구사법, 약사법 문제로 투쟁했고 공보의, 군의관도 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만든 선배들에게 분노하고 불신했다. 그러나 제가 임상을 하고 협회일도 하면서 느낀 것은 그동안 선배들도 참 해결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우린 참으로 작고 무력하다는 현실이다. 그동안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은 후배로서 이젠 저도 무엇인가 도움이 되고 싶어 협회 임원이 됐다. 의욕에 비해 부족함이 많아 맘에 안차실 수도 있지만 비난보다는 건전한 비판을 부탁드린다. 짧은 시간에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언젠가 더 좋은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질문 이외에 더 남기고 싶은 말은? 저는 수련의도 하고 개원의도 하고 봉직의도 하면서 임상에 대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제도적 개선이 절실함을 느껴왔다. 우연한 기회에 경기도 지부 임원을 하게 됐고 일한 만큼 성과가 있을 때 보람도 느꼈지만 최선을 다해도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회무는 나를 위해 누군가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좀 더 나은 우리의 진료환경을 위해 분회에서, 지부에서, 대의원으로, 임원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부탁드린다. -
“지부장은 회원 위한 집사인 동시에 미래의 나아갈 방향 제시하는 역할”강원도한의사회 오명균 회장 신임 시도지부장에게 듣는다(5) 의료소외지역서 의료봉사, 한의난임사업 확대 및 치매사업 참여 추진 지역 특성상 회원들의 단합 어려움…임상강좌 등 통해 교류의 장 확대 Q. 강원도한의사회장으로 선임된 소감은? “과거에 대의원으로, 총무이사로 회무에 참여하면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갖기도 했다. 그 기간에 직선제, 중앙회장 탄핵 등 한의계 내에 큰 일들이 있었고, 그러한 일들을 놓고 각 이익단체 내에서 해석이 너무도 다르다는 걸 직접 지켜봤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첩약 급여화, 의료기기 등 한의계의 많은 난관을 풀어나갈 지부장으로서의 역할에 내 자신이 미흡하다고 생각해 고사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 자리에 서있다. 그렇지만 역할을 맡은 만큼 지부장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Q. 임원 구성 및 향후 운영방향은? “수석부회장과 총무이사를 제외하고는 지난 집행부의 이사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어려운 자리임에도 묵묵히 다시 맡아주신 모든 이사들에게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특히 강원도한의사회 회원들 가운데 한의계 정책에 참여하고자 하는 회원들이 있다면 임원진으로 참여해 강원도한의사회를 앞에서 이끌어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문은 항상 열려 있으며, 의견이 다를지라도 논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로 민주사회다. 보다 많은 회원들이 회무에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한다.” Q.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그동안 강원도한의사회에서는 지역 건보공단, 한국전력 강릉특별지사 등과 함께 의료혜택이 힘든 곳을 선정해 의료봉사를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하려고 한다. 또한 춘천에서 실시 중인 한의난임사업을 도내 전체로 확대하는 한편 지역적으로 노인인구가 많은 만큼 한의약을 활용한 치매 교육과 치매공공사업에도 참여코자 준비 중에 있다.” Q. 최근 발생한 산불 피해지역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원주에서는 건보공단 지사와 함께 한달에 한번 의료봉사를 나가고 있어 항상 물품과 인원이 준비돼 있다. 산불이 발생한 직후 속초·고성 분회장과의 통화로 회원들의 피해 여부를 확인했고, 국민을 위한 한의약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있어 토요일(6일) 늦게 결정하고, 일요일(7일) 아침 10시부터 일주일간 고성군 천진초등학교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한의사 30여명, 진료보조 4명 등이 참여해 침, 부항, 보험약, 한방파스 등을 활용해 330여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특히 춘천 영광한의원 이용규 원장(75세)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위해 춘천과 고성을 왕복하며 진료에 참여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또한 저녁마다 이재민 주거지를 방문해 상담 진료에 참여했던 속초시한의사회 분회장을 비롯한 회원들과 함께 강릉옥계의료봉사 진행 중에도 수련의를 파견해준 상지대한방병원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Q. 회원간 결속력 강화를 위한 방안은? “지역 특성상 넓은 지역에 회원에 분포해 있다보니 솔직하게 말하면 1년 중 보수교육 때 한번 얼굴 보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 의료봉사에도 자발적으로 묵묵히 참여하고 마음을 모아주신 회원들 덕분에 1000명 이상을 진료할 수 있던 데는 참여는 못하지만 지부를 믿고 지지해 주는 회원들의 마음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의사회관에서 진료에 도움이 되는 임상강의 등을 통해 회원간 만남의 기회가 늘어나도록 할 것이며, 이 같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회원간 돈독해 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Q. 지역주민과 함께 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개관한 강원도한의사회관은 현재 지역주민들의 모임이나 강좌 등에 개방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주민에게 더욱 다가가기 위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건강 분야를 비롯해 동양철학, 인문학 등의 강좌를 준비 중이고, 원주시 차원의 재정적인 협력을 구하고자 논의를 진행하려고 한다.” Q. 지부장 혹은 지부의 역할은? “심부름꾼이면서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이자 중앙회와 일선 회원을 이어주는 소통하는 고리, 회원들을 위해 일하는 집사이면서도 집단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지부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떠한 일을 추진할 때 돌아가더라도 다수가 원하는 것을 따라야 하고, 소외되는 의견을 설득해야 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지금으로부터 6년 전에 내원하셨던 최혜규 할머니(84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혼자 사시는 분으로 가족이 전혀 없고, 생활보호대상자도 거부했던 분이었다. 내원 당시 암이 의심되었는데, 치료를 통해 통증이 좋아졌고 돌아가시기 전에 ‘많이 아프지 않고 죽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직접 제작한 ‘감사패’를 주셨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히 남아있다.” Q. 인생의 좌우명은? “20대 초반에는 ‘열심히 살자’였고, 현재는 논어의 ‘己所不欲 勿施於人’라는 구절을 항상 책상 앞에 붙여놓고 매일매일 보고 있다. 특히 회장 당선 후 여류서예가인 묵선 심재영 선생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欲來鳥 先樹木’이란 글을 직접 써줬는데, 현재 이 글을 보면서 뒤를 돌아보며 실감하고 있다.” Q.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행동하는 회원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현재 추나요법이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으며, 올해에는 첩약 급여화 등과 같은 다른 정책 추진이 준비되고 있다. 현안 하나하나가 한의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이에 대한 회원간 성숙한 토론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며, 무엇보다 일선 회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부장인 만큼 믿고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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