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에서 느껴보는 醫藥文化 14세종의 소갈병과 전순의(全循義) 식치방(食治方) 최근 수년째 전통 식이요법이라 할 수 있는 한의 식치법에 대한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연구원을 주관책임 기관으로 한국식품연구원과 안전성평가연구소가 동참하여 새로운 미래 산업을 이끌 선도적이고 창의적인 융합연구 분야로 전통한의문헌에 기반한 식치융합 연구가 출발된 지 어언 3년차이다. 그동안 『의방유취』와 『승정원일기』 등을 주축으로 방대한 분량의 문헌지식을 발췌하여 정리하고 국역하여 일반에게 보급하였을 뿐만 아니라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구축하여 연구자나 일반인들 모두가 손쉽게 접근하여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를 비롯한 국고문헌과 국가기록물인 『청강김영훈진료기록』 등을 기반으로 검색 추출한 식치 사례를 중심으로 주요 전통식치법의 특징과 실제 사용례를 가독성 있게 정리하여 출판할 예정이다. 이를 목표로 조선시대 식치를 사용하여 치료한 가장 대표적이고 특징적인 의안을 선별하여 소개해 보고자 하며, 우선 그 가운데 세종임금과 소갈병을 고친 식치의안 사례를 먼저 선보이도록 한다. 세종대왕의 소갈병(消渴病)을 치료한 양고기 처방 세종은 어린 시절부터 학문에 열중하고 성품이 어질어 만인이 우러러 볼 뛰어난 자질을 보였기에 부왕인 태종으로부터 장차 왕업을 맡길 재목으로 지목되었다. 세종은 또한 무인 출신인 할아버지 태조 이성계의 기질을 닮아서인지 기골이 장대하고 육식을 즐겨했다고 한다. 아니 심하게 표현하자면 고기반찬이 상에 오르지 아니하면 식욕이 없다하여 밥상을 밀어낼 정도였다. 태종은 자신의 사후 장차 보위를 이을 세종의 이런 식성을 잘 알고 있기에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사후 여러 달에 걸쳐 진행될 국상에 효성이 지극한 세종이 고기와 술을 금할 것이고 고기반찬이 없으면 식사하지 못하는 세종이 건강을 해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임종을 앞둔 태종은 특별히 좌우의 고명대신들을 불러 상중임에도 불구하고 상주인 세종에게 고기와 술을 억지로라도 들게 하라고 유시(遺示)를 내리게 된다. 가히 타고난 효성에 지극한 부정(父情)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 알다시피 세종은 워낙 책읽기를 좋아하고 정사(政事)에 바쁜 나머지 30대 초반 이른 나이에 이미 소갈병이 찾아들었다. 시력이 나빠지고 안질과 피부병에 시달렸으며, 체구도 비습해서 크고 작은 질병치레가 잦았다고 전해진다. 특히 내의원 의관들은 탕약을 진어할 경우, 대부분 육식을 피해야 하는 금기 때문에 처방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당대 명의로 명성을 날렸던 어의 전순의(全循義)는 음식처방[식치법食治法]을 생각해 내었고 고기반찬을 끊을 수 없는 임금에게 식치방을 진어하였다. 전순의가 처방한 소갈식치방에는 양고기가 주재료로 들어가는데, 양은 본국[조선]에서는 나지 않는 짐승인지라 세종은 극구 사양하고 복약을 물리쳤다. 조선 초기에 원나라에서 도입하여 시범사육에 들어갔던 양은 몇 마리 되지 않았으며, 이를 임금이라 할지라도 혼자만의 몸을 위해 희생시킬 수 없노라 말하며 극구 사양하였다. 가히 역사에 기록된 어진 임금[仁君]의 남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 의관들은 다행히 양이 잘 번식하여, 임금의 치료를 위해 1~2마리 사용할 정도가 되니 물리치지 말라고 재삼 간언하였다. 당시 어떠한 진료과정을 거쳐 치료가 이루어졌는지는 『왕조실록』에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지 않다. 다만 10여 년이 흐른 뒤, 중년에 이른 세종이 과거를 회상하는 가운데 “내가 젊어서 소갈병을 앓아 동이 채로 물을 마실 정도였으나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말한 대목이 보인다. 지금 이 식치 처방은 전순의가 남긴 『식료찬요(食療纂要)』라는 식치 전문서에 전해져 내려온다. 세종시대 의학자이자 과학자, 어의 전순의(全循義) 전순의는 노중례와 함께 세종시대 태평성세를 이끈 최고의 의관이자 과학자였으며, 침구학에도 발군의 저술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음식과 요리에도 뛰어난 안목을 지닌 전문가였다. 그는 『의방유취(醫方類聚)』 편찬에 의관으로서 참여하여 1445년 365권의 방대한 의학전서가 완성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으며, 침구임상실기서인 『鍼灸擇日編集』, 식치전문의서인 『식료찬요』, 가정백과전서의 전범이라 할 수 있는 『산가요록(山家要錄)』 같은 저술을 남겼다. 특히 그가 장원서(掌苑署) 주부로 있으면서, 엄동설한에도 꽃을 피우고 채소를 기를 수 있도록 고안한 ‘동절양채(冬節養菜)’법에는 콩기름을 먹인 한지와 온돌의 원리를 응용하여 만든 온실축조법이 소개되어 있어 관련 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바 있다. 지난해는 세종이 보위에 오른 지 600돌이 되는 해였으나 세종시대 의학을 조명하는 일에 미력도 보태지 못한 필자는 여주의 영릉을 찾아뵙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올해는 즉위년으로 따져 600주년인데 다행히도 마침 궁중문화축전에 창덕궁 내의원 체험행사에 동참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내의원의 상징이 될 만한 『동의보감』과 한의학을 대중에게 알기 쉽게 소개해 달라는 강연 요청에 응한 것이지만 다행히도 호응이 좋아 기간을 연장하여 확대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된 지 어언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마침 문화재청 주관 세계기록유산 홍보활용 사업에 동의보감이 선정되었다. 그동안 등재의 기쁨과 아울러 산청에서 치러진 전통의약엑스포를 끝으로 주춤하던 동의보감 열기가 다시 한껏 고조될 분위기이다. 오는 31일은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에 선정 발표되었던 날이다. 때맞춰 제주민속박물관에서 주관하는 광해기념전시회에 본원(한국한의학연구원)과 제주한의약연구원이 공동으로 ‘동의보감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세종과 전순의, 창덕궁과 동의보감, 광해와 제주가 함께 한의학의 도약을 노래할 것이다. -
“국제대회서 저변 넓힌 스포츠한의학, 7월에 또 웅비할 것”최의권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메디컬센터 한의진료실 TF팀장 인천아시안게임·광주U대회·평창올림픽 거치며 시스템화 한의진료단, 지부 28명·학회 12명 등으로 구성… 만반의 준비 [한의신문=윤영혜 기자]본란에서는 오는 12일 개막을 앞둔 ‘2019 FINA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관련, 선수촌 메디컬센터 한의진료실 TF팀장을 맡은 최의권 광주시한의사회(이하 광주지부) 수석부회장(現 본한방병원장)으로부터 그간의 준비과정과 각오를 들어봤다. <편집자주>Q. 한의진료실 TF팀장을 맡게 된 계기는? 2015년 지부 보험약무이사로 일하면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진료단 일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외국인 선수, 스태프들, 봉사자들을 접하며 쌓은 경험 덕에 팀장을 맡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U대회를 통해 얻은 가장 값진 경험은 스포츠 분야에서 한의학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는 점이다. 우리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만 해도 선배들이 한의사 군의관 제도를 만들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써야 했다. 군진의학에서 한의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의사들이 군의관으로서, 또 공중보건의로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고 있나. U대회 경험을 통해 스포츠 분야에서도 한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고, 선수들이 부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은 물론, 더욱 효율적인 운동 메커니즘을 유지하는 데에도 한의학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Q.요즘 진행 상황은? 전반적인 준비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U대회 때에는 조직위원회 측에서도 과연 한의사들이 이런 행사에 참여해도 되는지, 또 국제 대회에서 침과 같은 진료행위를 했을 때 대회의 관련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지 모든 사항들을 일일이 검토해야만 했다. 그러나 인천아시안게임, 광주유니버시아드,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등을 거치면서 한의진료실을 설치하고 한의사들이 침 치료와 추나요법 등을 하는 것이 이제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광주시에서도 U대회 동안 한의진료실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이전보다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대형 스포츠행사 때마다 묵묵히 애써온 대한스포츠한의학회와 전국 지부 진료단들의 지속적인 노력의 산물이다.Q.한의진료단은 어떻게 구성됐나? 현재 한의진료단은 지부 한의사 28명과 스포츠한의학회 소속 한의사 12명, 간호조무사 9명을 주축으로 그 외에 행정 및 진료 지원을 해줄 사무국과 학생봉사자들로 구성돼 있다. 지부 소속 한의사들 중 다수는 U대회 진료 경험이 있고, 개원 한의사들이 나오기 어려운 시간대에는 원광대, 동신대, 자생, 청연 등 지역 내 한방병원 한의사들이 나와 진료를 담당하기로 적극 협조해, 개촌부터 폐촌까지 전체 기간 동안의 일정을 무난히 짤 수 있었다. 스포츠한의학회의 경우 소속 한의사 12명을 모든 시간대에 배정해, 모든 진료마다 스포츠한의학회 회원과 지부 한의사가 함께 진료하는 형태로 근무 일정이 준비됐다.Q.스포츠한의학회와의 협업은 어떤가? 스포츠한의학의 가치와 중요성에 먼저 눈을 뜬 한의사들을 중심으로 대한스포츠한의학회가 만들어졌고 그동안 지속적인 교육 활동, 각종 선수단과의 교류, 국내외 각종 대회에 의료 지원 참가 등을 통해 역량을 축적해왔다. 학회 회원들이 대승적인 노력을 계속해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국제 대회 경험을 다년간 꾸준히 축적해왔다는 점은 우리 한의계의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2015년 광주U대회 진료실의 성공적 운영은 어디까지나 학회와 지부의 협업 덕분이었다. 당시 학회의 충실한 교육과 노하우 제공, 진료 지원 등은 진료소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데 큰 도움이 됐으며 지부 한의사들 또한 학회의 역량이나 노력에 대해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유니버시아드대회보다 훨씬 국제적인 위상이 높은 대회로, 진료단의 의료 행위에 대해서도 올림픽과 유사한 수준의 엄격한 기준이 적용 될 것으로 보인다. 진료단은 근거가 있고 공인된 치료를 위주로 진료할 것이며 절대 치료 목적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실히 인지해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경험이 많은 학회 회원들과 지부 한의사들이 함께 근무하는 것이 국제 대회가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지 않고 적정한 진료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지부에서는 인적·물적 자원을 잘 준비하고, 학회에서는 진료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잘 공유해준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조합을 이뤄 더욱 성공적인 치료, 대회가 될 것이다.Q.U대회에서의 진료 경험을 토대로 이번 대회에서 개선된 부분이 있다면? U대회에서 놀랐던 사실 중의 하나는 예상보다 추나요법을 원하는 선수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도 일부 외국 선수들에게는 침을 맞는 것이 생소하고 두려운 일이다보니 침보다는 추나요법이나 테이핑치료만을 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추나요법은 할 수 있는 한의사가 한정돼 있어 당시에 인력이 모자란 측면이 있었다. 올해에는 추나요법이 급여화되면서 전국적으로 전문적인 교육이 진행됐기 때문에 충원 가능한 인력도 늘어 진료가 더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 상승과 추나요법에 이은 보조적 치료를 위해 수치료기를 설치하고 어깨나 등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수영선수들의 특성을 감안해 한냉치료기를 이용한 경피경근한냉요법도 시행할 계획이다.Q.양방에도 스포츠한의학에 해당하는 진료실이 있다. 어떤 점으로 차별화할 것인가? 선수촌 메디컬센터에는 한의진료실과 함께 내과, 응급의학과, 스포츠의학과, 안과, 치과가 설치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X-ray실, 약국, 물리치료실도 설치된다. U대회 때도 정형외과, 스포츠의학과 등과 한의진료실 간에는 내심 상당한 경쟁이 있었다. 단 한의진료실은 전기치료나 초음파 치료 외에도 양방진료실에서는 하지 않는 침이나 추나요법, 테이핑 치료 등을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어서 양방의 물리치료실과는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Q.선수촌 진료실 운영,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렇게 큰 국제대회의 선수촌 한의진료실 TF팀장을 맡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선수촌 한의진료실을 통해 우리 한의계도 대회의 성공개최에 기여한다는 점에 첫 번째 의미를 두고 싶고, 메이저 국제 대회에서 침 치료를 비롯한 한의진료가 그 역할을 인정받는 계기를 계속 축적해감으로써 스포츠한의학의 설 자리를 확립해 가는데 두 번째 의미를 두고자 한다. 셋째로는 우리 한의학을 세계 여러 나라의 선수단에 소개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한의학이 국제화되고, 세계화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 -
“현재 한의학은 공공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이선동 교수 상지대 한의과대학 時論 - 한의학과 한의사의 공공성 “한의사는 의료전문가다. 한의학지식과 경험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가로 확실한 사회적 책임감(accountability)과 의무를 좀 더 올바르게 해야 한다” 첩약의 건강보험 참여는 국가의 사회보장 정책에 참여하느냐, 아니냐의 문제 한의학은 공공재인가, 아닌가? 모두가 공유하는 자산인가? 한의사만의 것인가? 뜬금없거나 이상한 물음인가? 이런 질문에 아마도 대부분은 당연히 공공재라고 생각할 것이다. 일부는 한의사만의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필자는 한의학을 포함한 모든 의학은 공공재라고 생각한다. 좁게는 환자치료이지만 더 넓게는 국가와 사회의 안녕과 건강을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의학을 하는 한의사도 공인이며 중요한 의료인이다. 모든 의료인들은 사회에 공헌해야 하며, 동시에 항상 환자를 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한의학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 따라서 국가와 사회가 한의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요구가 있으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개인적인 일보다 공적인 일이나 사업이 우선되거나, (최소한) 동일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한의학은 공공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형편이다. 몇 명의 중앙·지방직 공무원, 군업무를 대체하는 한의사공보의, 90여명의 공직한의사 등이 전부이다. 2만5000여명의 한의사 중에서 이 정도면 공직한의사들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전체의료의 10% 정도가 공공의료로 미국, 일본의 약 30%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지만 한의학은 이중에서도 그 비중이 매우 낮다. 한의학, 한의사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동안 한의사의 역할도 문제가 있다. 찾아온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공인으로서 역할이다. 그러나 제3자 입장에서 보면 국가와 사회, 환자보다 한의사 개인이나 한의계 이익만을 우선한 부분이 많다. 한의계가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한의계 입장에서는 그동안 국가의 태도나 한의계에 해준 지원 등에 대해 많은 유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인으로서 자부심이 있다면 이런 유감을 내세우기 전에 과연 한의사가 의료인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정확히, 엄격히 잘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한의사는 의료전문가이다. 한의학 지식과 경험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가로 확실한 사회적 책임감(accountability)과 의무를 좀 더 올바르게 해야 한다. 즉 한의사, 한의학의 공공성을 되돌아 봐야 한다는 뜻이다. 의학 자체는 공공재이며 공공성을 전제한다 한의학이든, 서양의학이든 의학자체는 공공재이며 공공성을 전제한다. 이러한 이유로 의료는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사회보장제도 하에 운영되고 있다. 각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는 국가가 관여하고 보장한다. 한국도 보건의료 분야에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 오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보장성 강화 등의 의료정책은 과거 정부에 비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의학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한의계는 침, 일부 한약제제 등만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한의계의 논란인 첩약의 건강보험 참여는 실은 국가의 사회보장정책에 참여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참여 또는 비참여시 한의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만약 참여한다면 국가의 관리와 보호로 한의학은 질적, 양적 측면에서 좋아질 수 있다. 국가의 이런저런 간섭과 통제도 더욱 커질 수 있다. 한의학 정책 중 좋아진 것은 한약재 관리이다. 잘 아는 것처럼 국가의 관리 이후 한약재 오염, 독성문제 논란이 거의 없어졌다. 현재의 건강보험제도인 침 등으로 상당수 환자들이 가격부담 없이 한의원을 이용하고 있다. 당연히 첩약이 보험에 참여하면 한약처방이 늘어 한의사의 치료율이 높아져 환자의 의료만족도가 좋아질 수 있다. 반대로 비참여시 국가의 간섭과 관리가 적어지기 때문에 한의사의 자율성은 보장될 수 있지만 국가의 보건의료 정책에서 배제되고 고립된다. 제도가 사람보다 더 믿을만 하다 이외에도 건강보험제도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비싼 비용, 진료비의 이중부담으로 인한 한방의료기관의 경쟁력 저하, 치료율이나 의료전달체계 등 상당부분에서 부가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도 한의원을 4차 의료기관이라고 하지 않은가? 이처럼 사회보장제도의 한 방편인 건강보험제도는 너무 중요하고 필요성이 크다. 특히 최근 첩약건강보험 논쟁의 시작이 자보, 추나의 제한이 첩약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안다. 또한 요즘 문제가 되는 환자당 30~40분 진료시간, 턱없이 낮은 진료수가, 의약분업과 약사참여 문제 등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므로 한의계 내부의 철저한 논의가 필요하다. 한의계의 분명한 수용조건을 정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최근의 상황이 한의학의 공공성 강화와 한의학 발전의 토대와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의학은 훌륭한 민족유산이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해야 하고, 더욱 많은 환자들이 한의학을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제도가 사람보다 더 믿을만 하다는 것을 생각하자. 진리는 세상의 公器이다. 이는 한 개인의 사유재산이 아니며 영원히 존재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한의계만의 시각으로 보지 말고, 전세계의 정치경제의 큰 흐름, 보건의료 분야의 변화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미래에 닥칠 문제를 대비해야 한다. 현재로는 사회보장제도에 적극 참여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한의학이란 진리를 지금의 한의사들이 잠시 사용하는 것이며 동시에 지금보다 더 발전되고 변화된 한의학을 물려줄 책임도 우리에게 있다. -
“누구나 다양하게 소통하도록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2020년 ICOM, 진정한 국제학술대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 다양한 분야·주제 다뤄 학술대회 콘텐츠 강화할 것 남동우 국제동양의학회(ISOM) 사무부총장 인터뷰 [caption id="attachment_419512" align="aligncenter" width="462"] 남동우 ISOM 사무부총장.[/caption] [편집자주] 오는 2020년에 열릴 ‘제20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가 한국에서 열린다. ICOM은 동양의학의 발전과 국제 전파를 위해 매 2년마다 국제동양의학회(이하 ISOM)가 주최하는 학술대회다. ICOM 한국 개최를 위해 지난해 12월 ISOM 사무부총장에 취임한 남동우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국제교류이사는 벌써 대회 준비 실무 작업에 착수한 상태. 이에 본란에서는 2020년 ICOM 서울 대회를 어떻게 기획하고 있는지 남동우 ISOM 사무부총장에게 들어봤다. Q. 지난 12월 국제동양의학회(ISOM) 사무부총장으로 선출됐다. 자리의 무게가 느껴져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진다. 대한한의학회와 대한침구의학회 국제이사로 활동한 경험을 잘 살려 국제동양의학회가 더 발전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왜 사무부총장을 맡고자 했는가? 우리의 우수한 한의학이 아직까지는 우리만의 한의학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었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적인 전통의학 시장과 학술활동 속에서 우리가 주체가 돼 국제적인 학술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우수한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Q.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제33회 ISOM 이사회 개최 준비에 바빴을 것 같다. 사전에 일본과 대만 대표단과 조율할 부분들이 많았다. 지난 3월에는 대만 국의절 행사에 참여하면서 대만 측 이사들과 사전 미팅 자리를 가졌다. 5월에는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 참가 차 일본을 방문해 일본 측 이사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응세 한국한의약진흥원장, 최승훈 한의약진흥원 이사장, 그리고 송미덕 사무총장 등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힘써주신 덕분에 이사회가 순조롭게 잘 진행됐다. 이 자리를 빌어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Q. ISOM 신임 사무총장에 선출된 송미덕 한의협 부회장과의 호흡도 중요할 것 같은데. 송미덕 신임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이 되기 이전부터 호흡을 맞춰오고 있었다.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과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 자격으로 여러 번 학술 행사 및 관련 교육 사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미팅을 하는 등 이미 많은 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협회와 학회가 뜻을 모아 힘을 합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대한한의학회의 국제이사로 활동하면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 등을 잘 살려 송미덕 사무총장과 함께 국제동양의학회가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발 맞춰 전진해보겠다. Q. 한의학회 국제학술이사와 동시에 맡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외교관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웃음). ISOM 사무부총장과 같은 활동을 통해 민간 외교관처럼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 어린 시절 꿈이 이루어진 느낌이다. 한의학의 세계화와 세계 각국의 교수, 연구원, 임상가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일은 나에게 참 설레는 일이다. 각각의 직책에서 쌓은 네트워크와 확보돼 있는 인프라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Q.한의학회 대표로서 최근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전일본침구학회 임원들 중에는 상당수가 세계 의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ISO TC249(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학 기술위원회) 등 국제 표준 업무를 담당하는 이사들도 다수 있다. 국제 의료행위 분류체계인 ICHI를 담당하시는 교수도 소속돼 있으며, 진료지침 개발을 하는 교수들도 있다. 따라서 국제표준회의나, 국제의료행위 분류체계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이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고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불가결이라 생각한다. 담당하는 이사들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앞으로 양국의 역할과 각 학회에서 분담할 업무 내용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 외에도 ICOM 이사회 전에 의견 조율할 사항 등에 대한 의논, 내년도 한국에서 개최될 국제동양의학회 학술대회에 연자 추천 및 참가 독려에 대한 내용도 서로 의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연구에 대해 소개를 하는 4명의 발표도 진행하고 온 바 있다. Q. ISOM은 어떤 회의를 이끄는 곳이 돼야 한다고 보는가. 아무래도 학술단체이기에 그 근본이 되는 학술활동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학술대회 콘텐츠 강화를 통해 다양한 수준의 학술발표들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 국제적으로도 인지도 있는 세계적인 석학의 발표부터 각국 연구자들의 발표, 임상가들의 임상 치험례 발표,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의 연구발표에 이르기까지 누구든 학계에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자유롭게 소개하고 서로 토론하고 격려도 해주는 그런 학회가 됐으면 한다. 그런 많은 이들의 참여가 활성화되어 있는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국제동양의학회학술대회(ICOM)를 이끌어온 ISOM이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하나씩 꼽는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오랜 역사를 계승하면서 이어온 부분과, 일본, 대만과의 교류를 통해 관계를 돈독히 해온 부분,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이 중심이 돼 국제적인 학회를 이끌어온 부분이 자랑스럽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학술적인 부분에 있어 보다 열린 정책을 ISOM이 펼치지 못했다. 보다 많은 회원학회들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해줄 필요가 있다. Q. 차기 ICOM은 한국에서 개최된다. 개최국으로서의 포부나 다짐이 있다면. 성공적인 학술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 그동안 참석했던 ICOM 대회는 물론 일본 동양의학회, 전일본침구학회, 세계침구연합회(WFAS), 세계중의약학회연합회(WFCMS), ICMART(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 등에서 보고 느꼈던 점들을 잘 활용하겠다. 이들 대회의 장점을 도입 하겠다. 또 ICOM의 프로그램 중 개혁이 필요한 부분은 개혁을 하겠다. 참석자들 입장에서 재미가 있고 국제적인 기준에서 체계가 잘 잡힌 학술대회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데요”정우열 명예교수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환경이 좋네요, 강물도 있고…” “그래서 집사람 때문에 일부로 이곳을 찾아 온 거야. 그런데 저렇게 누워 있으니…” 디리링~ 디리링~ 현관문 벨이 울렸다. “누구세요?” “저 명이예요” 아침 9시, 막 조반상을 물리고 있을 때, 멀리 부산 기장에 사는 제자 서명(徐明)이 찾아왔다. 그의 호는 화송(華松)이다. “아니, 자네가 어떻게 멀리서 이렇게…” 나는 그를 반갑게 맞았다. 그는 현재 부산의 기장에서 화송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찾아 온 건 정말 뜻밖이다. 물론 며칠 전 그의 전화를 받긴 했다. “교수님, 사모님께선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날씨도 더운데…” “지난번 기흉으로 입원했다 퇴원한 뒤론 더 기력을 잃었는지 힘들어해” “그러세요. 교수님이 힘드시겠네요. 그럼, 제가 한번 올라가 뵙겠습니다. 8월 초에 가겠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가 오리란 생각은 못했다. “조반 어떻게 했어요?” “먹고 왔어요. 걱정마세요” 뜻밖에 남편 제자의 방문을 받은 아내(한솔)는 어쩔 줄 몰라했다. “쿨룩 쿨룩…” 기침소리를 들은 서 원장은 “기침이 심하시네요. 제가 뵙기엔 사모님 체질이 소양인(少陽人) 같아요” 하면서 오링테스트를 했다. “이것 보세요. 소양인이 틀림없죠” 서 원장은 내 교실에서 병리학을 전공하고 따로 사상체질의학을 공부했다. 그뒤 체질의학을 임상에 응용해 환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고 있는 명의다. “서 원장, 자네가 한 번 진찰하고 처방내봐!” “네, 알겠습니다”“교수님, 앉아계세요. 제가 찾아 마실게요” “아이구, 그 먼데서 이렇게 오셨는데…” 한솔의 말에 그는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데요. 그동안 결단을 못냈어요”하며 오히려 일찍 방문하지 못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했다. “서 원장, 조반은 먹었다니 더 권하지 않겠네. 이왕 왔으니 나하고 한강변 걸으면서 이야기 하다 점심 먹고 저녁 비행기로 내려가게, 음료수 뭐 줄까?” “그냥 생수나 한 잔 주세요” 내가 물을 가지러 냉장고로 갈 때 “교수님, 앉아계세요. 제가 찾아 마실게요”하면서 마치 자기집 마냥 냉장고를 열어 물을 마시곤 싱크대로 가서 설거지를 하는 게 아닌가. “아니, 이 사람 놔둬…” “괜찮습니다. 집에서도 제가 하는걸요. 교수님 세대 땐 엄마들이 못하게 했죠” 그렇다. 난 그동안 밥이며 설거지를 해본 적이 없다. 아내에게 의지해 살았다. 막상 아내가 저렇게 고생을 하니 아내도 아내려니와 나 또한 힘들다. 아내에게 몹시 미안했다. 한편 내 자신이 무능하고 초라해 보였다. “어허~ 참” “화송, 올해 몇인가?” “예순 셋요” “벌써 그렇게 됐군” 화송은 재학 당시 동급생 전주출신 이지영과 결혼했다. 졸업 후 고향 울산 근처인 기장으로 내려가 ‘화성한의원’이란 간판을 걸고 개업을 했다. 그리고 두 아들을 두었으며 모두 출가해 지금은 손주까지 봤다. 큰 아들은 목사로 현재 미국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으며, 둘째는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한의사로서 현재 아버지와 함께 기장에서 환자를 보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부자한의원(父子韓醫院)이다.“집사람 때문에 일부로 이곳을 찾아 온거야” “이젠 아들한테 맡겨. 그리고 하나씩 내려놔. 그러니 오늘은 나하고 얘기나 하세” 나는 그와 함께 나의 집 ‘여안당’(與雁堂)을 나와 에코센터 쪽으로 갔다. 뜨거운 햇살이 내려 쬐었다. “저기 보이는 저 곳이 생태공원이야. 높이 보이는 저 건물이 바로 에코센터지” “환경이 좋네요, 강물도 있고…” “그래서 집사람 때문에 일부로 이곳을 찾아 온거야. 그런데 저렇게 누워 있으니…”에코 전망대로 올라갔다. 강 건너 자유로, 차들이 연락부절(連絡不絶)로 달린다. 멀리 심학산(尋鶴山)이 보이고 그 위로 흰구름이 뭉게 뭉게 일고 있다. “저 산 뒤가 교하(交河)야. 임진강물과 한강물이 서로 교차해서 부쳐진 이름이라네. 옛날에 율곡 아버지 이원수(李元秀, 1501~1561)가 배를 몰고 여주 지역을 오갔던 길도 바로 이 강 길이요,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이 낙향하던 길 또한 이 강 길이며, 개화기 영재(寧齋) 이건창(李建昌, 1852~1898)이 월사매(月沙梅)를 이삿짐에 얹고 서호를 떠나 강화 사기실로 간 길도 모두 이 길이라네. 옛날엔 이 강물이 주요 교통로였으니까… 지금은 윗쪽에 보를 막아 위험하지. 저것 보게 물이 많이 찼지? 바닷물이 들어 온 거야”그 마음 먹는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그렇다. 한강물은 이곳 하류에서 바닷물과 강물이 서로 만난다. 어판장이 있는 전류리(轉流里)란 지명도 그래서 생긴 것이다. 이렇게 짠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을 ‘기수역’(汽水域, brackish water eria)이라 한다. 옛날엔 이곳에서 잡히는 웅어가 진상품이었다. 정말 오랫만에 제자와 만나 한가롭게 이야기 했다. “자네가 내 이야기 들을 수 있는 날도 이젠 얼마 안될거야” 우리는 공원을 나와 맞은편 모담산(茅潭山)밑 원삼국시대 사람들의 무덤터로 갔다. 김포시의 보호수인 3백년 된 향나무를 본 후 아트홀을 지나 한옥마을로 들어갔다. 12시 30분, 점심 시간이 다 됐다. 전통음식점 ‘모담’으로 들어가 정식을 시켰다. 점심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 식사로는 양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그와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갖은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언제 또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그때 밖에서 차 소리가 났다. “서 원장, 차 왔어, 어서 타고 가, 고마웠네” 차는 김포공항을 향해 달렸다. 제자는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었다.집으로 들어 오면서 자꾸만 그가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데요” 했던 말이 생각났다. 마음만 먹으면… 그런데 그 마음 먹는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화송, 고마워, 난 자네 같은 제잘 두어 행복하네” 자꾸만 추사(秋史)의 <세한도>(歲寒圖) 가 떠 올랐다.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 추운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안다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나도 이제 늙었나 보다. 김포 하늘빛마을 여안당에서 -
나를 위한 봉사가 아닌 남을 위한 봉사 실천하기손규헌 KOMSTA 단원 사단법인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Korean Medicine Service Team Abroad · 이하 KOMSTA)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베트남 바리아붕따우에서 해외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손규헌 단원은 인도주의 실천을 위해 또, 한의약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전파하기 위해 밤낮으로 의료봉사를 실시했고, 보여주기 식의 봉사가 아닌 진정 어려운 사람을 위한 봉사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본란은 손규헌 단원의 의료봉사 후기를 담고자 한다. 내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준 베트남 한의의료봉사를 마치며... 해외의료봉사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꽤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한의대 졸업 이후 다이어트 환자 상담 위주의 진료가 반복되자 점차 지쳐갔다. 한의사로서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도 했다. 나의 직업이 상업적인 것이 아닌 보람되고 열정을 다할 수 있는 일이길 바랐고, 그러던 때에 콤스타 의료봉사를 알게 되었다. 이번 봉사활동은 베트남 호치민 인근 바리아붕따우 보건소에서의 6일간의 일정으로, 김영삼 단장님과 함께 16명의 단원들이 함께하는 여정이었다. 낙후된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내가 가진 것을 베풀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참 보람된 일이다. 나의 꿈이기도 했던 해외봉사를 간다는 사실에 내 마음은 설렘과 기대, 그리고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막상 진료일이 다가오니 ‘내가 보람을 얻고 싶어서 하는, 진정 남을 위한 봉사가 아닌 나를 위한 봉사를 가는 것이 아닌가...’, ‘진정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보여주기 식의 봉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첫날 진료는 오후부터 진행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전일의 이른 시간 비행 스케줄과 오랜 공항 대기로 인해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기에 오전진료가 비어있는 것에 기뻐했는데, 웬걸 환자분들이 오전부터 와서 대기하고 계셨다. 우리는 진료 시작시간을 당겨 오전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내 몸이 피곤해지니 초심이 흐려지고 진료시간보다 일찍 와 계셨던 환자분들에게 약간의 원망이 생기기도 했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것 같다. 혹여 내가 전혀 도움을 줄 수 없는 환자가 오지는 않을까 많은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오신 분들의 대부분은 허리, 어깨, 무릎이 아픈 환자분들이었다. 대기하고 있는 환자분들이 많아 긴 시간 진료를 볼 수는 없었지만 할애할 수 있는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것들을 해드리려고 노력했다. 베트남 분들은 침을 맞아 본 경험이 없으니 치료에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안전하게 진료하라는 진료부장님의 말씀에 따라 처음에는 굉장히 가볍게 침 치료를 했다. 그런데 웬걸, 이분들은 한국 의료봉사 현장에서 마주했던 할머니, 할아버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옆 사람이 허리에 침을 맞고 있으면 본인도 무릎 뿐 아니라 허리도 아프니 침을 허리에도 놔달라 하셨고, 옆에서 부항을 뜨면 본인도 부항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침을 맞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사람 마음이란 다 비슷하구나...’ 느끼며 베트남 환자분들에게 친근감이 느껴졌다. 둘째 날 진료부터는 새로운 초진환자와 함께 전날 진료 봤던 재진 환자도 같이 보게 되었다. 혹여나 한의학 치료에 또는 나의 진료에 효과를 많이 못 느끼셨을까봐 많은 걱정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생각보다 많은 재진 환자분들이 오셨고, 그 중에는 고맙다며 베트남 과일을 한 봉지 사다 주신 분도 계셨다. 끊이지 않는 진료에 지치다가도 환자분들의 감사인사와 더불어 진료를 마친 환자의 웃음에 힘을 얻어 진료를 지속할 수 있었다. 이번 일정에서 의료진만큼 큰 역할을 했던 분들이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통역 학생들이었다. 스무 살 또래의 귀여운 친구들은 ‘환자에게 현관장애가 있다’, ‘환자의 등뼈가 퇴화했다’라고 설명하는 등 아직은 어색한 한국어 통역으로 우리를 당황하게 했지만 한없이 밝고 해맑아 같이 있으면 너무나 즐거웠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통역으로 ‘뇌가 없어졌다’는 표현을 하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고, 의료진과 환자의 연결고리가 돼주었다. 정이 많고 착했던 베트남 친구들은 진료가 끝나면 피곤이 몰려옴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머무는 호텔로 찾아와 동네 구경을 시켜주고, 베트남에서 파는 노른자가 없는 구운 계란과 메추라기 구이를 맛보여주기도 했다. 일주일의 시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마지막 날 아침 단장님께서 우리 단원들에게 집에 돌아갈 시간이 오니 기분이 어떻냐고 물으셨고, 단원들은 하나같이 “너무 아쉬워서 더 머물고 싶다”고 대답했다. 남에게 베풀면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다고 한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왔으나, 훨씬 더 많은 것을 받아서 돌아왔다. 진료가 끝나면 항상 고마워하며 감사의 인사와 함께 따뜻한 웃음을 짓던 환자분들의 마음과 밝은 성격으로 통역뿐만 아니라 현장 분위기까지 책임졌던 베트남 한국어학과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을 받았고, 항상 단원들을 한 명 한 명 챙기던 김영삼 단장님의 마음과 쉬는 시간에는 조금이나마 피로를 덜어주려 마사지를 받게 해주셨던 황만기 진료부장님의 배려까지 받았다. 더불어 일주일간 다양한 경험을 함께 하고 끊이지 않는 웃음으로 함께 시간을 보낸 소중한 단원들까지 얻게 돼 너무 감사하다. 기회가 된다면 의료봉사를 지속해서 가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 우리 단원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렇게 좋은 추억을 갖게 해준 KOMSTA와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해준 포스코건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만족도 높고 치료도구 휴대 쉬운 한의약, 방문 진료에 적합”장애인 방문진료 실시하는 김정철 김해시한의사회장 욕창 방지·삼킴 장애 등 재활 및 치료…한달 뒤 모니터링 [한의신문=윤영혜 기자]본란에서는 최근 김해시, 가야대학교와 장애인 방문진료 업무 협약을 맺은 김정철 김해시한의사회(이하 김해분회)회장으로부터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향후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의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김해시에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김해시한의사회가 최근 김해시, 가야대학교와 장애인 방문진료 업무 협약을 맺었다. 계기는? 3개월 시범사업이며 김해시 동부보건지소에서 정부에 공모해서 선정된 사업이다. 이 사업을 위해 정부에서 공중보건한의사를 한 명 배치해줬고 김해분회에 일선 한의사의 참여를 요청해서 네 명의 한의사가 참여하는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전에 김해시 보건소에서 실시한 ‘한의약중재활용 건강증진사업’에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평이 있고, 치료 중재도구의 휴대가 간편한 한의약의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협약 내용을 소개해 달라. 거동이 불편한 차상위계층 장애인 16명을 선정해 한의사 1명당 4명의 장애인을 가야대학교 물리학과와 간호학과 교수 및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서 방문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한의사가 월2회 방문 진료를 통해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전체적인 치료 테두리를 설정하면 가야대팀과 공중보건한의사가 방문해 재활운동, 욕창 방지, 연하곤란((嚥下困難, 삼킴 장애)관리 등을 치료를 실시한다. 한 달 뒤 치료경과를 서로 모니터링해서 프로그램을 재설정하게 된다. 참여 한의사들의 선발 과정은? 지역 저소득층 장애인을 위한 봉사의 개념이 강해 취지를 설명한 후 자발적인 참여로 4명을 선정하게 됐다. 참여해주신 회원들께 감사드린다. 사랑의 한약증서 기탁 등 지역 사회 돌봄 서비스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사랑의 한약증서 사업은 김해분회에서 해마다 한차례 진행하는 사업으로 저소득층 및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약증서 쿠폰을 발급해 대상자가 거주지에서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해 진료와 약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매년 50여 명의 시민들에게 한약이 제공되고 있다. 김해시는 인구가 60만에 육박하는 도시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김해지역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한의사들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고 사회리더로서의 역할을 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 생각한다. 방문 진료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 있다면? 동국대 대학시절 봉사동아리 청심회에서 6년간 활동을 하면서 기본적인 봉사물품 준비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이런 경험이 김해분회에서 실시하는 농촌지역 경로당 진료사업, 장애인 방문진료, 커뮤니티 케어 사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취임 2년차를 맞이했다. 임기 내에 꼭 추진하고 싶은 회무가 있다면?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선도사업(커뮤니티케어)’ 시범지역에 김해시가 선정됐다. 이 사업이 한 번도 실시된 적이 없는 미지의 사업이라 자료도 부족하고 표본모델이 없어서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한의약이 지닌 장점을 살린다면 미래 가치 확대는 물론 한의사의 의권 신장도 이뤄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시범사업지역의 수가모델이 나중에 본사업의 수가 결정에 중요한 지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크고 또한 열심히 준비할 예정이다. 또 김해분회는 전통적으로 선후배간의 친목이 상당히 두터운 편이다. 한의사들이 해당사업에서 큰 힘을 발휘하려면 분회차원에서부터 화합이 잘돼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의계의 커뮤니티케어사업 참여, 어떤 의미가 있을까? 커뮤니티케어 수가 관련 방문수가와 치료수가 결정을 위해 회의가 거듭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노인인구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요양병원에 의지하던 현 의료체계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할 정도의 변화가 올 수도 있는 사업이다. 한의사가 해당 사업에 참여해 고령층을 대상으로 방문 진료를 실시하고 체계적 관리를 함으로써 노인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면 환자들은 물론 한의원 경영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본다. -
임신 초기 엽산 보충제 섭취 태아에 이상없나?[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임신 초기 엽산 섭취는 소아의 자폐장애 감소와 관련된다. ◇서지사항 Suren P, Roth C, Bresnahan M, Haugen M, Hornig M, Hirtz D, Lie KK, Lipkin WI, Magnus P, Reichborn-Kjennerud T, Schjølberg S, Davey Smith G, Øyen AS, Susser E, Stoltenberg C. Association Between Maternal Use of Folic Acid Supplements and Risk of Autism Spectrum Disorders in Children. JAMA 2013;309(6):570-7. ◇연구설계 전향적 코호트 연구 ◇연구목적 임신부의 엽산 보충제 섭취와 소아의 자폐 범주성 장애(자폐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달리 분류되지 않는 전반적 발달장애)와의 연관성을 평가 ◇질환 및 연구대상 노르웨이 모자 코호트 연구에서 추출된 소아 85,176명 ◇시험군중재 임신 4~8주(최종 월경 주기의 첫날부터 계산)에 엽산에 노출 ◇대조군중재 엽산 비노출 ◇평가지표 자폐 범주성 장애의 상대 위험도: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한 교차비로 추산 ◇주요결과 진단 표준 도구인 자폐증 진단 면담지 개정판과 자폐증 진단 관찰 척도로 270명의 소아가 자폐 범주성 장애로 진단되었다(자폐장애 114명, 아스퍼거 증후군 56명, 달리 분류되지 않는 전반적 발달장애 10명). 출생 전 엽산에 노출된 소아의 0.10%(64명/61,042명)와 노출되지 않은 소아의 0.21%(50명/24,134명)가 자폐장애를 가졌다. 엽산에 노출된 소아의 자폐장애에 대해 엄마의 교육수준, 출생연도, 출산경력을 반영하여 보정한 교차비는 0.61(95% CI, 0.41~0.90)이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달리 분류되지 않는 전반적 발달장애에서는 연관성이 없었다. ◇저자결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이들에게 즉흥 음악 치료와 강화된 표준 치료를 비교하였을 때 5개월간 ADOS의 Social affect 영역에 기반하여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는 자폐 아이들의 증상 감소를 위한 즉흥 음악 치료의 사용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결론 수태시 엽산 보충제 사용은 자폐장애의 낮은 위험도와 연관성이 있었다. 이 결과로 인과 관계를 확립할 수는 없지만, 출생 전 엽산 보충제 사용을 지지할 수는 있다. ◇KMCRIC 비평 임신부가 복용하는 엽산 보충제(1일 권장량 400 ㎍)가 태아의 신경관 결손을 줄인다고 알려졌지만, 다른 신경발달장애 감소와도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한 노르웨이 모자 코호트 연구에서 관찰된 바에 따르면 임신 4~8주 엽산 보충제가 36개월의 중증 언어지체 감소와 관련된다고 했으며 [1], 이번 연구도 그와 유사한 논지를 가지고 있다. 이 연구는 표본 크기가 큰 전향적 코호트 연구라는 점이 강점이지만, 코호트 연구 참여율이 38.5%로 노르웨이 전국 자료보다 초산부, 낮은 미혼모, 높은 교육수준, 높은 연령, 낮은 흡연 경향을 보였다 [2]. 하지만 연구에서 전국 자료를 분석해도 유의한 보정 교차비(0.83, 95 % CI, 0.71~0.97)를 보여 선택 비뚤림에 영향을 받는 결과는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 노르웨이 연구에서는 출생 전 엽산이 18개월까지 천명과 하기도 감염의 증가와 관련이 된다고 보고했지만 [3], 최근 메타 분석에서는 출생 전 엽산과 소아 천식의 증가가 연관성이 있다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4]. 더 많은 연구가 나오기까지는 안심하고 임신 초기 엽산 섭취를 권장하는 것이 좋겠다. ◇참고문헌 [1] Roth C, Magnus P, Schjølberg S, Stoltenberg C, Suren P, McKeague IW, Davey Smith G, Reichborn-Kjennerud T, Susser E. Folic acid supplements in pregnancy and severe language delay in children. JAMA. 2011 Oct 12;306(14):1566-73. doi: 10.1001/jama.2011.1433. https://www.ncbi.nlm.nih.gov/pubmed/21990300 [2] Nilsen RM, Vollset SE, Gjessing HK, Skjaerven R, Melve KK, Schreuder P, Alsaker ER, Haug K, Daltveit AK, Magnus P. Self-selection and bias in a large prospective pregnancy cohort in Norway. Paediatr Perinat Epidemiol. 2009 Nov;23(6):597-608. doi: 10.1111/j.1365-3016.2009.01062.x. https://www.ncbi.nlm.nih.gov/pubmed/19840297 [3] Haberg SE, London SJ, Stigum H, Nafstad P, Nystad W. Folic acid supplements in pregnancy and early childhood respiratory health. Arch Dis Child. 2009 Mar;94(3):180-4. doi: 10.1136/adc.2008.142448. https://www.ncbi.nlm.nih.gov/pubmed/19052032 [4] Crider KS, Cordero AM, Qi YP, Mulinare J, Dowling NF, Berry RJ. Prenatal folic acid and risk of asthma in childre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Am J Clin Nutr. 2013 Nov;98(5):1272-81. doi: 10.3945/ajcn.113.065623. https://www.ncbi.nlm.nih.gov/pubmed/24004895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302039 -
“한약 넘어 한의 의료까지 총괄하는 완전체로 거듭나”[한의신문=김대영 기자] “기존 한약진흥재단이 한약산업에 국한해 중점 육성했다면 한의약육성법 개정으로 새롭게 출범하게 된 한국한의약진흥원은 한약은 물론 한의 의료행위와 의료서비스, 의료기기 등 관련 모든 업무를 통칭하는 한의약 전분야에 걸친 산업을 육성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됐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이응세 원장은 개정 한의약육성법 시행에 따라 지난 12일부로 한약진흥재단이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 다시 출범한 의의를 이같이 말했다. 한의약육성법에 따라 지난 2006년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이, 2007년 전라남도한방산업진흥원이 설립됐으며 이후 경북과 전남 지역 한방산업진흥원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역할 조화를 통해 2016년 한약진흥재단이 출범했다. 그러나 한의약 육성을 위한 기반조성과 한의약 기술 및 산업 진흥을 위한 한의약육성법의 기본 목적과 달리 한약사(韓藥事)에 관한 기술진흥으로 업무가 제한돼 결과적으로 반쪽의 역할만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남인순 국회의원이 ‘한약진흥재단’을 한의약육성법의 목적에 맞게 한의약기술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 변경하고 그 업무 및 지원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신설한 한의약육성법 개정법률안을 2017년 7월 17일 대표발의했으며 동 개정법률안은 2018년 11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 한의약육성법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업무범위를 △한의약기술의 과학화 및 정보화 촉진 △우수 한약재의 재배 및 한약의 제조·유통의 지원 △전통 한약시장의 전승·발전 지원 및 한약재 품종의 보존·연구 △한의약 육성 관련 정책 개발 및 종합계획 수립 지원 △한의약 관련 국내외 공동 협력 및 국제경쟁력 강화 사업 △한의약기술의 과학화 관련 홍보 및 콘텐츠 개발 사업 △한의약기술의 산업화 지원 사업 △한의약기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사업 △그 밖에 한의약의 육성·발전에 관한 사업으로서 보건복지부장관, 관계 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은 사업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실질적으로 의와 약을 아우르는 한의약산업 육성을 위한 기초적인 법적 기반 마련 과정이 마무리 된 셈이다. “약용작물 생산에서부터 제품화 및 한의의료서비스까지 한의약의 전주기적인 것을 모두 업무의 범주에 두게 되다 보니 일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기관에서 세분화, 전문화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양의약계에 비해 한의약계는 절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한의약 기술 및 산업 진흥 업무를 담당할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 앞으로 한의약계도 공공성을 확보할 기관이 많아져 점차 세분화, 전문화된 업무를 해나가야겠지만 현재로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감당해 내야 한다. 물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료산업, 기기-기술-제약 등 다양한 분야 얽혀 있어 이 원장은 수천년 임상을 통해 검증된 한의약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령화 시대의 고혈압, 당뇨 등 난치 만성질환을 치료할 인류의 희망이자 항암신약의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의약 시장의 성장은 세계적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전통의학 시장 규모는 현재 200조원이 넘으며 2050년엔 6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앞다퉈 전통의학 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한의약 산업은 아직 뒤처져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 그는 의료산업은 의료 하나만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의료기기, 의료기술, 제약 등 다양한 분야가 얽혀있다. 의료기기는 의료기기업체에서 개발하고 약은 제약회사에서 개발한다. 반면 한의계는 한의사가 산학연 분야를 모두 다 하고 있다. 각 분야가 서로 협력하고 융합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국제적으로 한의약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의약이 발전하려면 한의사 뿐 아니라 다양한 직역의 협력이 필요하다. 의료를 넘어 산업으로 진출해야 한다. 그래야 산업이 형성되고 의료도 발전해 나갈 수 있다. 무엇이 잘못 됐는지 근본적 원인을 찾아 정비하면 한의약이 도약할 길이 분명히 열릴 것이다.” 세계적 한의약 산업국가로 발돋움 위한 기틀 마련할 것 이를 위한 밑바탕을 깔아주고 마중물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이 원장.그러나 재원의 한계로 모든 부분에서 인프라와 전문성을 갖추고 사업을 추진할 수는 없는 일이다.그래서 그는 한의약 산업을 육성하는데 필요한 전문성을 갖춘 기관의 인프라와 기술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원장은 취임 후 다양한 기관과의 상생, 협업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5월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야생식물 기반의 한의약 자원의 안정적 보전과 산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들 수 있다.향후 10년간 한약자원 5만점 이상을 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에 기탁하고 한의약 자원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또 국립암센터와 한·양방 융합연구를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한약재 유래 성분을 이용해 암 전이·악성화 억제 및 치료제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지난 12일 출범식에서는 13개 기초지자체들과 한의약 산업 육성 등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전국 한의과대학 및 한의학전문대학원과 ‘한의약소재 글로벌 얼라이언스’ 협약을 맺었다. 이응세 원장은 “한의약 산업을 육성해 국가경제와 국민건강에 기여하자는 것이 한국한의약진흥원의 비전이자 목표다. 단순히 의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새로운 먹거리가 되도록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이 세계적인 한의약 산업 국가로 발전하는데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자 한다”며 한의약계의 많은 관심과 도움을 당부했다. -
“정확한 진단 없이는 올바른 치료를 할 수 없다”이선동 교수 상지대 한의과대학 時論 - 한의사의 치료목표(therapy target)는 무엇인가? “진료의 일반적 원칙은 증후가 아니라 질병으로 변화해야 한다. 증후치료보다 질병치료가 더 근원적으로 한의학의 治病必求於本 할 수 있기 때문” 한의학의 치료목표가 증후중심에서 질병중심의 전환이 필요하다 진료실에 여러 증상이 있는 암환자가 방문했다. 환자는 기운이 없고 피로, 허약하며 통증, 부종 등의 상태였다. 이 환자에 대해서 한의사는 어떤 치료를 하는 게 올바르고 정확한 치료인가? 암인가, 증상인가? 아니면 암이나 증상과 관계없이 보약 등 삶의 질의 보존인가? 당연히 암, 증상, 삶의 질 모두 치료의 대상일 수 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과정은 모두 의료의 필수 과정이고 중요” 그러나 이 환자의 의학적 치료순서는 암세포나 덩어리를 없애는 치료하는 게 우선이어야 한다. 암으로 죽을 수도 있고 암으로 인해서 많은 불편하고 힘든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한의사들은 보통 四診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다. 환자는 평소 자신의 증상을 진료부에 적거나 말하며, 일부는 병원진단서를 가져오거나 병원에서 진단받은 병명을 말한다. 이것을 근거로 한의사는 치료원칙과 방향을 정한다. 여기에서 한의사의 치료목표는 환자가 말하는 각 증상인가, 질병명인가 아니면 환자의 체질인가이다. 인간, 질병, 증상 중 어느 것을 치료목표로 삼아야 하는가? 이것은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위의 예에서 환자가 암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한의사는 환자의 증상에 맞추어 치료를 할 것이다. 사진을 통해 암임을 알아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환자의 암에 초점을 맞추어 치료하는 것과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은 치료과정, 절차도 문제지만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과정은 모두 의료의 필수 과정이고 중요하다. 그러나 중요 순서로 말하면 치료보다 진단이 훨씬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 없이 올바른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善診者善治이다. 대체로 한의사들은 진단보다는 치료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좋은 처방이나 치료라 하더라도 정확한 진단없는 치료는 무의미하며 오히려 환자를 해칠 수 있다. 辨證施治에서 病證辨治로 변화해야 한다 한의학은 현재 변증시치 방법으로 증상(징후)을 없애는 치료를 한다. 그러나 증후는 병이 아니다. 증, 증후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질병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한의학에서 말하는 治病必求於本을 할 수 없게 된다. 증상은 나무의 가지일 뿐이며 질병이 더 근본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럴 경우 한의사들은 원인 제거나 근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질병은 원인에 인체가 노출되고, 그것이 인체에 영향을 미쳐서 발생이 된다. 증상은 질병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의학적 측면에서 볼 때 증상보다는 질병을 치료하는 게 더 근원적이다. 최근 많은 연구에 의하면 질병이 유전자 돌연변이, 만성염증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을 보면 유전자, 염증은 질병보다 더 근원적인 것으로 보인다. 환자의 생명이나 질병의 진행, 위급, 진행상태에 따라 標(증상), 또는 本(원인)을 먼저 치료하는 것을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당연히 적절한 의료행위이다. 다만 현재 한의학의 치료목표(The target of therapy)가 증후중심에서 질병중심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辨證施治에서 病證辨治로 변화해야 한다. 진단과 치료의 진료과정이나 목적이 일치되고 객관적이어야 올바른 의학 오래전부터 중의학은 병증변치를 하고 있으며 중의사들은 환자를 진료할 때 먼저 질병을 규명하고 질병에 따른 변증을 진행하여 치료한다. 의학은 생명을 유지하고 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증상, 질병, 체질 등이 모두 치료의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진료의 일반적 원칙은 증후가 아니라 질병으로 변화해야 한다. 현재로는 증, 증후보다 질병치료가 더 근원적이며 올바르고 治病必求於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의사의 치료대상이 증후, 질병, 체질 등으로 매우 다르고 다양하여 많은 혼란이 있다. 또한 한의학 발전에 큰 장애물이다. 그동안 한의사협회의 의료기기사용 노력도 환자의 좀 더 확실한 건강상태나 질병을 규명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한약 투약 전후 안전성 확보 등과 같은 소극적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진단과 치료의 진료과정이나 목적이 일치되고 객관적이어야 정상적이고 올바른 의학이다.
많이 본 뉴스
- 1 정부, 사업자용 간편인증 도입…홈택스 등 공공사이트에 적용
- 2 ’25년 직장가입자 건보료 연말정산…1035만명 추가 납부
- 3 중동전쟁 여파 의료용품 수급 대란···정부와 긴밀 대처
- 4 대마, 의약·산업 활용 입법 재개…기능성 성분 CBD 중심 재분류 추진
- 5 “지난해 케데헌 열풍, 올해는 K-MEX가 잇는다”
- 6 ‘생맥산가감방’, 동맥경직도 유의 개선…“심혈관 신약화 가능성 시사”
- 7 “추나요법, X-ray와 만나다”
- 8 한의협 “8주 제한 대신 ‘범부처 협의체’로”…전면 재설계 촉구
- 9 홍승권 심평원장, 한의사협회 방문…소통의 장 마련
- 10 동국대 한의대 동문회, ‘초음파 활용 약침 1Day 실습 강의’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