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8월 6일부터 12일까지 일반 단원으로 제183차 WFK-KOMSTA 몽골 한의약해외의료봉사를 다녀왔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한몽친선병원에서 4일간 진행된 이번 봉사에서 900명에 가까운 환자들이 진료소를 찾았다. 한의사 4명, 일반 단원 7명이 함께 현지 주민을 진료하며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건넬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걱정에서 책임감으로
국내 봉사활동이나 학교 봉사 동아리를 통한 봉사활동에는 여러 번 참여했지만 해외로 나가는 의료봉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출국 날짜가 다가올수록 설렘도 커졌지만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또 내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걱정도 커져만 갔다.
해가 질 무렵 도착한 현지 병원에서 정신없이 물품을 정리하고 초진 및 접수, 약재실, 진료실을 세팅했다. 현지 교육을 마친 후 숙소에서 워크북을 다시 한 번 읽어보기도 하고 어떻게 움직이고 말해야 할지를 머릿속에서 수없이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진료 첫날이 다가왔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문 앞에 줄을 선 많은 환자들을 보았다. 언어도, 문화도 달랐음에도 한의학 치료를 받기 위해 많은 환자들이 찾아온 것에 놀라면서도 큰 책임감을 느꼈다. 콤스타 선서를 통해 이분들의 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도움과 진심을 전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정신없이 분주했던 진료
4일간 접수, 진료 보조, 약재실의 역할을 돌아가며 수행했다. 업무의 어려움과 정신없는 정도는 역할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역할에 적응하기 위해서 매일이 바쁘고 정신없이 흘러갔다. 물밀듯이 찾아오는 환자분들에 3시간가량 일어서지도 못하고 계속 초진을 보기도 했고 진료 보조를 할 때는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다 보니 정말 정신없이 분주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약재실은 모든 환자가 지나가는 곳이다 보니 앉으려고 하는 순간 바로 다음 환자분이 오셔서 그냥 계속 서 있기도 했었다.
하지만 출국 전에 했던 걱정과는 다르게 익숙하지 않은 역할에도 수월하게 적응하고 수행하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매번 달라지는 역할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옆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큰 도움을 주었던 모든 단원분들과 통역사 선생님들 덕분에 가능했던 것 같다. 각자 맡은 역할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바야를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해진 진심
봉사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마음의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어도, 문화도 다른 곳에서 과연 그 마음을 연결할 수 있을까? 우리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진료 마지막 날, 이 질문이 불현듯 떠올랐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 사이에서도 그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기가 어려운데 다른 언어를 쓴다면 얼마나 더 어려울지 의문과 걱정이 들었다.
“바야를라.” 접수받는 곳에 앉아서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나에게 진료를 마치고 돌아가시던 환자분께서 손짓하시면서 건낸 한마디였다. 발음은 한글로 적힌 것과 조금 달랐지만 몽골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이다. 모든 환자분들이 진료가 끝나고 나갈 때마다 밝은 미소와 함께 건넸던 인사이기도 했다.
그 순간 언어는 다르지만, 그 한마디밖에 알아들을 수 없지만 우리가 그분들에게 드리고자 했던 마음이, 진심이 전달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치료가 끝났다는 말을 몰라서 양손으로 따봉을 날렸을 때도, 약을 건네드리면서 번역기를 이용하여 ‘하루 3번, 식후 30분, 따뜻한 물과 함께 드세요.’라는 문장을 보여드릴 때도, 아픈 곳을 몸짓으로 표현하면서 이 부위가 맞는지 다시 여쭤볼 때도, 환자분들께서 항상 보여주신 그 환한 미소가 우리의 진심이 전달되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모두가 모여서 완성된 도움의 손길
단원의 대부분이 이번 봉사가 첫 해외 의료봉사였지만 첫날부터 톱니바퀴처럼 부드럽게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먼저 나서서 할 일을 찾고 무거운 짐이 있으면 본인이 더 들어주려는 모습, 본인의 역할이 끝났음에도 남은 역할이 있으면 기꺼이 나서서 도와주는 모습, 모두가 한마음으로 환자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통해 결국 혼자였다면 해내지 못했을 일도 함께하고 협력함으로써 큰 힘을 발휘함을 깨달았다. 이러한 협력의 힘이 이번 의료봉사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봉사 기획부터 원활한 진료와 진행을 위해서 힘써주신 김주영 단장님과 최수연 대리님, 이승하 주임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 현지에서 큰 도움을 주신 문성호 원장님과 병원 관계자분들께도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환자를 위해 쉴 틈 없이 진료에 임하신 홍진호 원장님, 정재욱 선생님, 최홍욱 선생님, 박민령 선생님께도 존경과 감사를 전하고 싶다. 분주한 일정에 지칠 때도 있었지만 항상 옆에서 격려해주고 큰 도움을 준 일반 단원들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애써주신 통역사 선생님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봉사를 마치며
몽골에서 보냈던 일주일을 돌아보면 행복했던 순간들만 가득했던 것 같다.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많은 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낼 수 있었던 만큼 그리움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처음에는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도움을 전하러 간 봉사였지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받고 배울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이번 봉사를 통해 배우고 느낀 것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길 소망한다.